Return to the building owner RAW novel - Chapter (737)
회귀해서 건물주-738화(738/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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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씸의 신민기 회장과 헤어진 현성은 바로 집으로 돌아와 사 가지고 온 곱창을 구웠다.
아내인 윤지수는 그에 보답이라도 하려는 듯 빛의 속도로 곱창을 먹어 치웠다.
그것도 3인분을.
윤지수 본인 또한 놀란 듯 현성을 바라보며 피식 웃었다.
“현성 씨, 내가 미쳤나 봐요. 무슨 곱창을 3인분이나 먹을 수가 있어요?”
“아니요, 극히 정상이니까 그런 소리 하지 말아요. 어차피 그 곱창 지수 씨가 먹은 게 아니라 우리 쌍둥이들이 다 먹은 거잖아요. 안 그래요?”
“호호, 그런가요?”
“그럼요, 우리 쌍둥이들이 이 아빠를 닮아서 먹는 거 하나만큼은 끝내주잖아요.”
현성은 빙긋 웃은 후 이번엔 윤지수의 불룩한 배를 바라보며 물었다.
“우리 쌍둥이들 많이 먹었어요?”
“네~ 아빠! 너무 맛있었어요.”
윤지수 또한 웃으며 현성의 말에 맞장구를 쳤다.
그렇게 두 사람은 뱃속의 쌍둥이들과 그 후로도 한참을 더 얘기를 나누었다.
남들이 보기엔 유치할지 모르겠지만, 두 사람은 지금 이 순간이 가장 행복한 시간이었다.
더군다나 현성의 경우는 전생에서 느낄 수 없었던 감정이라 그 행복감이 몇 배는 더 크게 느껴졌다.
그러던 어느 순간, 아내인 윤지수가 갑자기 생각난 듯 물었다.
“아참, 회장님은 무엇 때문에 갑자기 현성 씨를 찾아온 거래요.”
“아, 그거요. 다른 게 아니라…….”
현성은 곱창 가게에서 신민기 회장과 나눴던 얘기를 대략 간추려서 설명했다. 현성의 설명이 끝나자 윤지수는 바로 말을 잇지 못하고 고개를 갸웃거렸다.
그녀로서는 현성의 말에 이해가 안 가는 것이 있었기 때문이다.
고개를 갸웃거리던 윤지수가 바로 물었다.
“현성 씨한테 그런 특별한 능력이 있단 말인가요?”
지금 아내가 말한 그런 특별한 능력이란 신춘오 회장의 병을 발견하고 그것을 치료한 것을 말하는 것이었다.
“네, 맞아요. 저도 이해하기 힘든 부분인데 저한테 그런 능력이 있더라고요. 그런데 그게 또 신기한 건 모든 사람한테 다 적용되는 게 아니라 일부 사람한테만 해당이 된다는 겁니다.”
“그것도 또 신기하네요. 누구는 되고 누구는 안 되고.”
“그러니까요.”
현성 또한 이해가 안 가는 게 바로 그 부분이다.
도대체 무슨 이유로 사람을 가려 그 능력이 발휘되는지 말이다.
사실은 그동안 말은 안 했지만, 사람들과 접촉을 할 때마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자신의 능력을 테스트하기 위해 많은 시도를 했었다.
하지만 결론은 그 특별한 능력이 미치는 사람은 아주 극소수라는 것이었다.
“생각할수록 신기하네요. 그런 능력이 있다는 게.”
“그러게 말입니다. 저도 어느 순간 갑자기 알게 된 겁니다.”
“그런데 그 기준이 뭘까요? 왜 모른 사람한테 적용이 안 되고 일부 사람들한테만 그 능력이 통하는 걸까요?”
“그러게 말입니다. 이왕이면 많은 사람들한테 통하면 좋을 텐데 말입니다.”
현성 또한 아쉽게 생각하는 부분이었다. 만약, 그랬더라면 지금보다 더 많은 이들을 치료할 수 있었을 텐데 말이다.
바로 그때, 윤지수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현성 씨, 그건 아닌 거 같아요.”
“네? 뭐가요?”
“만약에 그랬다면 현성 씨는 다른 일은 아예 못 하고 환자들만 치료할 거잖아요. 그건 오히려 불행할 거 같아요. 안 그래요?”
“아, 그게 또 그렇게 되는 건가요?”
어쩌면 틀린 말도 아닐 것이다.
만약 현성의 능력이 모든 사람들한테 통용된다면 수많은 사람들이 찾아올 것이다. 특히 불치병에 걸린 사람들이라면 더더욱.
그렇게 된다면 아내의 말처럼 평범한 일상은 꿈도 꾸지 못할 것이다.
피식.
현성은 자신도 모르게 웃음이 나왔다.
생각해 보니 그렇게 안 된 것이 오히려 자신으로서도 낫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그러고 보니 오히려 잘 됐네요. 만약 그랬다면 지금 이렇게 지수 씨를 위해 곱창을 굽는 일도 쉽지는 않았을 테니까요.”
“맞아요. 저도 그렇게 생각해요. 저는 이런 평범한 일상이 더 좋아요.”
윤지수의 입가에도 미소가 번졌다. 그런 그녀가 바로 다시 말을 이었다.
“어쨌든, 현성 씨는 생각할수록 신기한 사람인 건 확실해요.”
“제가 왜요?”
“예지몽도 그렇고 사람을 치료할 수도 있으니까요. 이런 능력은 아무나 가질 수 있는 게 아니잖아요. 안 그래요?”
현성은 어쩔 수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었다.
하지만 하나는 확실히 아니었다.
그녀가 믿고 있는 예지몽은 특별한 능력이 아니라는 것.
그건 현성이 회귀한 사실을 숨기기 위해 둘러댄 것이니 말이다.
하지만 현성으로서도 그 부분은 어쩔 수 없었다. 어떤 경우라도 회귀한 사실을 밝힐 수는 없으니 말이다.
“결국, 회장님은 당신의 아버지 때문에 현성 씨를 보러 왔던 거군요?”
“네, 맞아요. 물론, 다른 것도 궁금한 게 있었지만, 그중에 가장 알고 싶었던 건 역시 회장님의 아버님에 관한 것이었습니다.”
어쩌면 당연한 얘기일 것이다.
자식 된 도리로서 당신의 아버지가 병에 걸렸다는 사실을 몰랐었으니 말이다. 그것도 다른 병도 아니고 생명이 좌우될 수 있는 간암이었으니 말이다.
“그래서 지금 회장님은 큰 회장님을 만나기 위해 시골로 내려가고 있다는 건가요?”
“네, 그래요. 아마도 지금쯤이면 서명면에 거의 도착했을 겁니다.”
“현성 씨가 또 큰일을 하셨군요.”
“아닙니다. 저야 뭐, 그냥…….”
“아니요!”
윤지수가 현성의 말을 끊으며 고개를 좌우로 저었다. 그리곤 바로 말을 이었다.
“솔직히 현성 씨 덕분에 두 부자지간이 화해를 하는 거잖아요. 만약에 현성 씨가 나서지 않았다면 두 분은 여전히 냉랭한 분위기를 풀지 못했을 테니까요. 안 그래요?”
“어쩌면…….”
현성은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었다.
어쩌면 아내의 말이 맞을 것이다. 이번에 자신이 나서지 않았다면 두 사람의 소원한 관계는 쉽게 풀리지 않았을 것이다.
전생에서도 그런 경우를 많이 봤었다.
부자지간임에도 불구하고 서로 풀지 못하고 마음의 벽을 평생 허물지 못하는 사람들을 말이다.
부자지간이라는 게 별일이 없을 땐 아무 문제가 안 된다.
하지만 어쩌다 그 관계가 한번 꼬이고 나면 그걸 푼다는 건 절대 쉽지 않다는 걸 잘 알고 있는 현성이었다.
윤지수가 갑자기 생각난 듯 이번엔 지금까지 와는 전혀 다른 얘기를 끄집어냈다.
“그리고 참, 저 결정했어요.”
“갑자기 뭘 결정했다는 겁니까?”
“신혼여행이요.”
“아, 그거요…….”
몇 달 전에 윤지수한테 신혼여행에 대해서 얘기를 한 적이 있다.
그건 바로 신혼여행을 어디로 갈 것인지 그 장소를 결정하는 것이었다.
아내는 자신한테 맡겨달라고 했었다.
그래서 흔쾌히 그러겠다고 했다.
결국, 아내는 지금 그 신혼여행의 장소를 정했다고 얘기하는 것이다.
“어디로 정했습니까?”
현성은 일단 묻기는 했지만, 사실은 이미 어느 정도는 예상을 하고 있었다.
전생에서는 전국일주를 했었다. 그때도 아내가 그걸 원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때는 아쉬움이 많았었다.
이유는 바로 짧은 여행 기간 때문이었다.
3박 4일, 전생에서 신혼여행을 다녀온 기간이다.
현실적으로 여유가 없다 보니 그 시간밖에 낼 수가 없었다.
그렇다 보니 말이 전국일주지 실제로는 동해안을 타고 내려가다가 중간에서 되돌아오고 말았다.
그러면서 그때 한 말이 나중에 시간 내서 다시 여행을 하자고 했었다.
하지만 그 약속은 끝내 지키질 못했었다.
항상 아내한테 미안한 부분이었다.
윤지수가 즐거운 표정으로 말했다.
“현성 씨, 우리 전국일주 가요.”
역시나 아내의 결정은 전생과 똑같았다.
하지만 현성은 아무것도 모른 척 바로 물었다.
“해외여행이 아니라 전국일주요?”
“저는 외국 나가는 거 싫어요. 음식도 안 맞고 말도 안 통하고, 그리고 무엇보다도 우리나라보다 아름다운 곳은 없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녀가 항상 전생에서도 하던 말이다. 자신은 외국 어느 곳보다도 우리나라가 가장 아름답다고 말이다.
그녀의 말이 다시 이어졌다.
“아마 우리나라만 구경을 해도 평생 다 못 할 걸요. 그리고 사실은 이게 저의 꿈이었어요.”
“꿈이요?”
“네, 신혼여행으로 전국일주를 하는 거 말이에요.”
피식.
현성은 자신도 모르게 웃음이 나오고 말았다. 그 이유는 전생에서도 그녀는 똑같은 말을 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현성 혼자만 알고 있는 사실이고.
윤지수의 입장에서는 갑자기 웃는 현성이 궁금할 수밖에 없었다.
“왜 웃어요?”
“사실은 저도 마찬가지였거든요.”
현성의 순발력이 돋보이는 순간이었다.
여기서 괜히 말을 잘못했다가는 그녀의 감정이 상할 수도 있는 상황인 만큼 순간의 센스가 중요한 순간이었다.
효과가 있었던 탓일까.
그녀의 얼굴에 반가움이 가득했다.
“그게 진짜예요? 현성 씨도 신혼여행으로 전국일주를 하는 게 꿈이었어요?”
“그렇다니까요.”
“그럼 잘됐네요. 그런데 기간은 얼마나……?”
윤지수가 현성을 바라봤다. 그녀는 지금 현성한테 여행 기간을 묻고 있는 것이다.
전생에서는 3박 4일이라 아쉬움이 너무 많았었다. 하지만 이제는 그럴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시간과 경제적으로 얼마든지 여유가 있으니 말이다.
현성은 자신 있게 말했다.
“무기한이요.”
“네? 무기한이요?”
“네, 지수 씨가 원하기만 하면 한 달이든 아니면 일 년이든 아무 상관없어요. 그러니까 지수 씨가 원하는 기간만큼 여행을 해도 됩니다.”
전생의 한을 이제야 푸는 현성이었다.
윤지수의 얼굴에도 웃음꽃이 활짝 피는 순간이었다. 그런 그녀가 갑자기 자리에서 일어나 현성을 향해 달려들었다.
와락!
윤지수는 현성을 양팔로 끌어안았다. 그러자 현성 또한 그런 그녀를 힘껏 껴안았다.
***
신민기 회장이 탄 승용차가 목적지인 서명면 입구에 도착했을 때였다.
“김 기사, 잠깐만!”
신민기 회장이 갑자기 차를 세웠다.
“윤 실장, 지금 내 눈앞에 보이는 저게 다 뭔가?”
“코스모스입니다. 자그마치 20만 평이죠. 봄에는 벚꽃과 유채꽃으로 가득하고 가을엔 저렇게 코스모스를 심는다고 합니다.”
신민기 회장은 자신의 눈으로 직접 보면서도 믿을 수 없었다. 그의 눈에 보이는 건 한없이 펼쳐진 코스모스 꽃밭이었다.
환상적이라는 말 외에는 다른 말이 필요 없었다.
“대단하군!”
“네, 그렇습니다. 세상에 어느 누가 이렇게 만들 수가 있겠습니까.”
“그러니까 이 또한 김 사장의 작품이란 얘기지?”
“네, 그렇습니다.”
“허허…….”
신민기 회장은 헛웃음밖에 안 나왔다.
물론, 보고서를 읽었기에 어느 정도는 알고 있었지만, 직접 눈으로 보니 그 놀라움은 이루 말로 다 할 수가 없을 정도였다.
20만 평에 꽃밭이라…….
그저 감탄사만 나올 뿐이었다.
“기가 막히군!”
놀라운 건 꽃뿐만이 아니었다. 진짜 놀라운 건 그 꽃밭을 채운 사람들이었다. 수많은 사람들이 코스모스 사이를 채우고 있는 것이었다.
신민기 회장이 윤승현 실장을 향해 물었다.
“저 사람들이 몇 명이라고?”
“주말에는 기본적으로 10만 명은 왔다 간답니다.”
“10만 명?”
“네, 그렇습니다.”
“저 사람들이 만 원씩만 쓰고 간다고 해도 10억이 아닌가?”
“그런 셈입니다. 그런데 어디 만 원만 쓰겠습니까? 최소한 평균 3만 원은 쓸 텐데…….”
윤승현 실장은 대답을 하면서도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처음 이곳에 현성을 조사하기 위해 왔을 때만 하더라도 이 정도 일 줄은 몰랐었다. 그런데 조사를 한 후 나중에서야 알았다.
주말이면 이곳에 뿌려지는 돈이 하루에 30억이 넘는다는 사실을 말이다.
그중에 20억 정도가 현성의 몫이었다. 그것도 순수한 현금으로. 기업도 이런 기업이 없었다.
“흠…….”
신민기 회장은 아무 할 말이 없었다.
누구는 뼈 빠지게 공장을 돌려야 버는 돈을 누구는 그냥 앉아서 벌고 있지 않은가 말이다.
“윤 실장.”
“네, 회장님.”
“이거 너무 불공평한 거 아닌가?”
“그러게 말입니다. 우리는 밤을 새우며 라면을 만들어야 하는데 김 사장은 그냥 앉아서도 하루에 20억을 버니…….”
쩝.
신민기 회장은 자신도 모르게 입맛을 다시고 말았다. 그런 그가 바로 다시 물었다.
“그래서 5년 뒤에는 10조를 예상한다는 건가?”
“네, 그렇습니다. 그때쯤이면 지금 공사하는 주상복합 건물은 물론이고 앞으로 계획하고 있는 주택까지도 분양이 끝날 테니 말입니다.”
“허허, 10조라…….”
신민기 회장은 더 이상 할 말이 없었다.
“김 기사, 그만 회장님 뵈러 가세.”
“네, 회장님.”
신민기 회장이 탄 차는 다시 출발하기 시작했다.
그 시각.
신춘오 회장과 최진영 실장은 창밖으로 넘어가는 해를 구경하고 있었다.
신춘오 회장이 말했다.
“최 실장, 오늘도 또 하루가 저물어 가네 그려.”
“네, 그렇습니다.”
“시간이 참 빠르지?”
“그런 거 같습니다. 그러고 보니 회장님께서 이곳에 오신 지도 벌써 5년이 되셨습니다.”
“허허, 5년이라…….”
신춘오 회장은 턱을 매만졌다.
어쩌다 보니 이곳까지 내려왔지만 후회는 전혀 없다. 단지, 마음에 하나 걸리는 건 큰 녀석과의 요원한 관계다.
원인은 씬라면 공장 때문이었다.
하지만 이미 지난 일이다. 더 이상 마음에 남아있지도 않다.
그런데 문제는 그 마음을 푼다는 게 쉽지 않다는 것이다.
자고로 자식 이기는 부모 없다고 했다.
부자지간에 자존심이 뭐가 중하겠는가 말이다.
신춘오 회장은 결심이라도 한 듯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최 실장, 아무래도 이제는 내가 먼저…….”
바로 그때였다.
신춘오 회장의 눈에 낯익은 승용차 한 대가 저만치에서 자신의 집으로 들어오고 있었다.
신춘오 회장이 바로 최진영 실장을 급하게 불렀다.
“최 실장!”
“네, 회장님.”
“맞지? 저 차?”
“네, 맞는 거 같습니다. 아무래도 회장님의 마음이 작은 회장님께 전달된 거…….”
후다닥!
신춘오 회장은 최진영 실장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현관문을 열고 마당으로 뛰어나가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