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turning with Ego Sword RAW novel - Chapter 1
프롤로그
$공$금$
가장 강력한 힘을 갖고 싶었다.
수컷이라면 종을 막론하고 본능적으로 원하는 힘.
대륙의 소드 마스터를 초라한 칼잡이로 전락시키고 대마법사를 볼품없는 사기꾼처럼 망가뜨리고 싶었다.
드래곤을 죽이고 대마왕을 두려움에 떨게 만드는 건 누구든 상상할만한 평범한 힘.
나는 그런 상상조차 머뭇거리게 만드는 비현실적으로 강력한 힘을 원했다.
그랬으면 내 마음대로 살 수 있으니까.
상상은 자유니까 눈앞의 현실을 바라봐야 했다.
화염에 휩싸인 제국의 땅 위로 검붉은 연기가 솟았다.
매캐한 연기가 곳곳에 스며들었고 비릿한 핏물이 흘렀다.
“쿠헉!”
나는 부스러진 벽에 기대어 연신 핏물을 토했다.
갑옷을 입은 기사들의 주검이 장작더미처럼 곳곳에 쌓여 있었다.
내 곁에는 부러진 검과 조각난 방패가 굴러다녔다.
사방에서 메아리치는 인간의 비명.
찢겨진 제국의 깃발.
“이제 끝인가…?”
식어가는 눈동자로 불타는 시골 영지의 성을 바라보며 나는 입을 닦았다.
닦아도 피는 계속 흘렀다.
그의 가슴에는 낯선 검이 한 자루 박혀 있었으니까.
내 가슴에서 빠져나올 생각을 안 하는 마검이 웃었다.
[크크큭. 내가 경고하지 않았더냐? 가장 먼저 도망치는 놈은 살려주겠다고.]마검을 들고 있는 인간 형태의 마물의 손아귀가 더욱 조여 왔다.
내 가슴 속으로 밀어 넣는 마검의 검신이 피로 얼룩졌다.
오장육부가 불덩이로 뒤집히는 듯 했다.
이제 고통을 느낄 감각도 없는데 마검의 목소리는 귀에 더 크게 울려왔다.
눈이 흐릿해졌고 허리에 나른한 느낌이 구석구석 번져갔다.
그렇다.
나는 이제 졸음을 느끼고 있었다.
죽음과 잠은 종이 한 장 차이라더니.
이제 내가 살던 대륙의 운명도 바람 앞의 등불처럼 꺼질 것이다.
코 밑으로 새빨갛게 적셔진 내 얼굴을 물끄러미 바라보는 마물이 보였다.
머리 가운데에 돋아난 산양의 뿔.
피가 땀처럼 붉은 피부.
먹물을 쏟아놓은 것처럼 검은 눈동자.
코 속에서 분출되는 유황의 불씨.
망토처럼 접힌 날개를 등 뒤로 숨긴 놈은 마신이었다.
강력한 제국의 영토를 순식간에 죽음의 땅으로 전락시킨 장본인.
그를 따르는 마계의 짐승들이 곳곳을 휘저으며 시체를 뜯어먹고 있었다.
“쿠으읍. 그르럭.”
거친 야수의 코울음이 놈에게서 들려왔다.
놈이 무언가 말을 하려는 걸까?
하지만 죽어가는 내게 말을 건넨 건 놈이 아니었다.
[이걸로 끝이다.]마검에서 들려오는 목소리였다.
루안의 입가에 피가 움푹 하고 비어 나왔다.
‘이제 기댈 거라곤 이거 밖에….’
어릴 적 돌아가셨다던 어머니의 유품으로 갖고 다니던 목걸이가 하얀 빛을 뿜어냈다.
대마법사가 어머니에게 건네줬다던 목걸이였다.
시간을 회귀할 수 있는 마법이 걸려 있는 목걸이.
마법사 혈통이었던 어머니에 대해 알고 있는 대마법사가 목걸이에 대해 알려줬던 게 떠올랐다.
‘이 목걸이는 자네에게 한 번의 기회를 더 줄 걸세. 하지만 한 번 이 목걸이의 마법으로 시간을 회귀한 사람은 두 번의 기회는 없다네. 난 이미 이걸 한 번 썼으니 자네에게 주는 걸세.’
목걸이에 박힌 룬에서 빛이 뿜어지자 마검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뭐냐… 이건….]나는 새빨간 앞니를 드러내며 웃음을 터뜨렸다.
“또 보자고.”
[뭘?]흐릿해진 눈가를 밝게 비출 만큼 엄청난 빛이 나를 뒤덮었다.
이렇게 나는 다시 과거로 회귀를 했다.
문제는 나만 회귀를 한 게 아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