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turning with Ego Sword RAW novel - Chapter 103
제102화. 구출 임무 (1)
메디나 앞에 있던 부하 도적들이 재빨리 무릎을 꿇었다.
이들 모두 톤카의 돈을 빼앗으려고 싸움을 걸었던 패거리들이었다.
“죄송합니다. 길드장님.”
“한 번만 살려주십쇼.”
메디나가 대답했다.
“이번에 새로 입단했던 신참들이로군. 너희들에게 기회를 주겠다. 곧 새로운 임무가 주어질 것이니 대기하도록.”
“감사합니다! 길드장님.”
부하들의 얼굴에 화색이 돌았다.
메디나는 부하들을 물러가게 하고 루안 에게 다가왔다.
“루안 브리스톨 공자님. 초면에 부하들이 민망한 꼴을 보였습니다.”
“아닙니다. 제가 싸운 것도 아닌데요.”
메디나의 시선이 루크에게 향했다.
“루크 공자님께서는 저와 거래를 하실 게 남았었죠?”
“하하하, 물론입니다.”
“루안 공자님. 잠시 루크 공자님과 나눌 얘기가 있으니 먼저 실례하겠습니다.”
“네, 저도 이만.”
루안은 메디나와 루크를 뒤로 하고 스미스를 찾았다.
“교관님.”
“응? 루안, 우리도 배고프다. 밥이나 먹자.”
“톤카가 갔던 곳으로 가죠. 여기는 엉망이라서….”
“젠장, 그 자식 밥 먹는 곳에 가면 또 싸움 벌어질 거 같아. 다른 곳으로 가자.”
루안은 스미스를 따라 다른 곳으로 갔다.
“아, 그렇지.”
“뭐가?”
“루크가 여기 마을에서 맛있는 게 있다고 하던데 그걸 못 들었네요.”
“그래? 그게 뭐지?”
루안과 스미스는 가까운 음식점에 들어갔다.
“으응? 아까 시끄럽게 굴던 사람들 아니쇼? 여기서도 그러면….”
“아닙니다. 안 그럴 거예요. 그냥 밥만 먹고 나가겠습니다.”
루안의 말에 주인장이 물었다.
“그런데 그쪽이 정말 브리스톨 가의 공자쇼?”
“네, 루안 브리스톨이라고 합니다.”
“흐음, 브리스톨 공작령이 포격 당했다는 이야기는 들었소만… 혈족들은 멀쩡한 걸 보면 그냥 헛소문이었던가?”
“아닙니다. 메테오로 포격 당해 영지 전체가 사라졌습니다. 혈족들은 그저 당시 자리에 없었기에 죽지 않았던 것뿐이죠.”
“그랬었군. 뭐 어쨌건 안타까운 사건이니 위로의 뜻으로 맛있는 걸 해드리리다. 기다리쇼.”
주인장이 사라지고 스미스가 말했다.
“루안, 내가 저 쪽에서 재미있는 얘기를 들었는데 말이다.”
“무슨 얘기요?”
“필리아 마을의 사냥꾼 길드에서 곧 사냥을 나간다고 하더라.”
“사냥 나가는 게 재미있어요? 저는 관심 없습니다. 난 또 뭐라고….”
“얌마, 용병들 얘기는 끝까지 들어야 재미있는 거야.”
스미스는 루안 에게 사냥꾼 길드의 이야기를 시작했다.
한참 듣고 있던 루안이 말했다.
“그럼… 구출 임무라는 건가요?”
“사냥꾼 하나가 위험에 처했으니 무조건 구출이지.”
“그런데 그게 우리랑 무슨 상관 이예요?”
“루안 너 잊었냐?”
“뭘요?”
“나랑 같이 용병 수업하고 있는 거잖아.”
스미스가 낄낄거렸다.
“교관님. 제가 반역자로 쫓기는 순간부터 용병 수업 끝났거든요?”
“루안, 내가 한 번 사냥꾼 길드에 협상을 해서 네 몫까지 확실하게 가져오마.”
“지금 저랑 같이 사냥꾼 구출하러 가겠다는 건 아니시죠?”
“맞는데요?”
“교관님.”
“루안, 너 지금 돈 없잖아. 나도 지금 당장 쓸 돈이 없다고. 내 부하들하고 연락 끊어져서 자금이 끊긴 상태야.”
“루크가 있잖아요.”
“계속 쫓기다 보면 바닥날 거야. 그땐 어떡할래?”
“정보를 거래하면 되죠.”
“그것도 한 두 번이지 당장 급하게 돈 써야 할 일 생기면 정보가 무슨 소용 있어?”
그렇기는 하지.
루안은 반역자로 수배가 내려진 상태.
필요할 때 빠르게 쓸 수 있는 자금을 확보하는 것을 미처 생각하지 못하고 있었다.
“그런데 우릴 써줄까요?”
“써줄 거야. 너 브리스톨 가문의 공자님이시고 나는 유명 용병단 두목이니까.”
“그럼 먹고 나서 가보죠.”
“그러자고.”
루안과 스미스는 음식이 나오기를 기다리며 필리아 마을에서 자금을 마련할 아이디어를 서로 이야기했다.
* * *
필리아 마을 사냥꾼 길드의 산채.
가죽 갑옷을 입은 사냥꾼들이 회의를 하고 있었다.
“두목. 누가 찾아왔는데요.”
“지금 손님 맞을 시간 없어. 다음에 오라고 해.”
“루크 브리스톨의 형 루안 브리스톨 공자님이라고 하는데 두목을 만나고 싶다고 해서요.”
“뭐? 누가 왔다고?”
브리스톨이란 말에 회의를 하던 사냥꾼들의 대화가 멈췄다.
“들어오라고 전해.”
부하가 나간 뒤 사냥꾼 길드의 두목은 자리에 앉았다.
루안과 스미스가 산채로 들어왔다.
“처음 뵙겠습니다. 루안 브리스톨이라고 합니다.”
“만나서 반갑습니다. 들어보셨겠지만 붉은 늑대 용병단을 이끄는 릭 스미스요.”
루안을 보면서 사냥꾼 두목이 일어났다.
“나는 필리아 마을의 사냥꾼 길드를 이끄는 존 레밍턴이오. 이곳엔 무슨 일로 오셨습니까?”
스미스가 대답했다.
“다름이 아니라 밖으로 새어나오는 이야기를 조금 주워들었습니다.”
앉아 있던 사냥꾼들이 서로 시선을 마주쳤다.
“이야기라니… 무슨 이야기 말이오?”
“몬스터 사냥을 갔던 사냥꾼 하나가 현재 위험에 빠졌다면서요? 구출하려고 여기 모두 모이신 거 아니었습니까?”
“그걸 어떻게…?”
“우연찮게 들었습죠. 하하하.”
레밍턴 단장은 부하에게 스미스와 루안이 앉을 자리를 마련하라고 지시했다.
루안과 스미스가 자리에 앉자 레밍턴이 물었다.
“누구한테 들으셨소?”
“마을 구경을 하다가 사냥꾼 차림의 남자들이 빠르게 뛰어가며 하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저도 용병 짓을 하면서 위기가 발생하면 어떤 표정들을 짓는지 보면 감이 오죠.”
“으음, 그렇군요. 좋소. 용병단의 두목과 그 유명한 브리스톨 가의 공자께서 도와주신다면 문제를 빨리 해결할 수 있을 것 같군요.”
레밍턴은 부하 사냥꾼에게 작전 지도를 가져오라고 했다.
넓은 테이블에 필리아 산맥의 지도가 펼쳐졌다.
“먼저 상황을 알려드려야 할 것 같습니다. 오늘 필리아 산맥에 사냥 나갔던 사냥꾼 1조가 복귀를 하다 오크 무리를 만났었습니다. 갑작스런 상황 발생으로 사냥꾼들 다수가 사망, 4명이 마을로 복귀하였는데 1명이 현재 오크들에게 끌려간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오크라면 그 오크 산적이라 부르는 몬스터들이죠?”
“그렇습니다. 공자님. 필리아 산맥의 깊은 곳에 주로 서식하는데 사냥꾼들의 활동 구역과 겹치는 일이 드뭅니다.”
레밍턴 단장이 말했다.
“냉정하게 말씀드리자면 저희가 구출하려는 사냥꾼은 현재 생사여부를 알 수 없습니다. 구출을 하려고 사냥꾼들을 조직하여 보내도 이미 죽었다면 또 다른 위험 속으로 부하들을 밀어 넣는 것이고 아직 살아있는데 구출 팀을 보내지 않는다면 그 또한 사냥꾼 이전에 동료로서 못할 짓이죠. 그래서 고민에 빠져 회의를 열었던 겁니다.”
레밍턴과 사냥꾼들의 이야기를 모두 들은 루안.
“흐음… 오크 산적들이라면 저도 여기 오는 길에 싸워봤는데….”
“예? 공자님께서요?”
사냥꾼들이 놀란 표정으로 루안을 바라봤다.
“네. 싸웠습니다만….”
“그렇다면 오크 산적들이 보복을 하려고 저희 사냥꾼들을 공격한 걸 수도 있겠군요.”
“으음… 공자님 일행이 마을에 들어왔을 시각엔 아직 복귀를 하고 있었을 테니 가능성은 있을 거야.”
루안이 스미스에게 속삭거렸다.
“교관님. 빨리 말씀하시죠.”
“뭘?”
“우리들이 사냥꾼 구출 도와주면 얼마까지 받아낼지 협상하신다면서요.”
“루안, 널 좀 띄워줘야겠다.”
“뭐를요?”
“자, 레밍턴 단장님. 그리고 다른 사냥꾼 님들 다들 주목해주시죠. 일단 단장님께서 구출임무를 나가야 할지 말아야 할지 고민이라고 하셨죠? 그 고민 하실 필요 없습니다. 구출하러 갔다가 이미 죽었다면 시체라도 회수 해 와야 하지 않겠습니까?”
“그렇소만….”
“여러분들과 같이 저와 루안 공자께서 구출 임무를 나간다면 끌려간 사냥꾼을 구해올 수 있을 겁니다.”
“으음, 정말 이십니까? 생각보다 훨씬 위험한 임무일 수 있습니다. 루크 공자님의 호위 기사들과 같이 간다면 덜하겠지만요.”
레밍턴 단장은 은근슬쩍 루크의 기사 부대를 요청했다.
스미스가 루안에게 속삭거렸다.
“이제 협상 시작이다.”
테이블 위에 있던 사냥꾼들에게 스미스가 말했다.
“단도직입적으로 말씀드리겠습니다.”
모든 사냥꾼들의 시선이 스미스에게 향했다.
“오크 산적들에게 끌려간 사냥꾼을 구해주겠습니다. 하지만….”
“조건을 말해보시오.”
레밍턴 단장은 스미스가 원하는 걸 이미 알아차렸다.
‘상황 파악이 생각보다 빠른 인간이군.’
스미스가 대답했다.
“사냥꾼을 안전하게 구출해오면 금화 100개를 주십시오. 나 50개, 공자님 50개.”
“금화 100개요?”
사냥꾼들이 모두 레밍턴 에게 시선을 던졌다.
“그렇게 큰돈은 없소. 우린 사냥꾼들이지 장사꾼들이 아니오.”
레밍턴의 대답에 스미스가 말했다.
“필리아 산맥의 사냥꾼들은 꽤 값나가는 걸 산맥 곳곳에서 채집해오는 걸 저는 오래 전부터 알고 있습니다. 그것들만 팔아도 금화 100개 마련은 큰돈이 아니지 않습니까?”
“그건 필리아 마을의 방어를 위해 필요한 자금이오. 함부로 꺼내 쓸 수 없소. 파커 촌장님의 허락이 있어야만 가능합니다.”
“그럼 허락을 받아오시죠.”
“우리가 굳이 그럴 필요가 있을까 싶습니다만… 루안 공자님과 스미스 씨가 아니어도 우리들 전력으로 동료를 구해올 수 있다는 생각은 안 해보셨습니까?”
“여기 계신 루안 공자님께서는 필리아 마을에 오는 길에 마주친 오크 산적 11마리를 혼자서 해치우셨습니다. 여러분들은 그런 거 할 수 있습니까?”
스미스의 말에 사냥꾼들의 시선이 모두 루안에게 향했다.
“11마리요? 공자님 그게 사실입니까?”
“그 사나운 오크 산적 11마리를 혼자서 해치웠다고요?”
“정말로 혼자서 해치우셨습니까?”
“어떻게 해치우셨습니까?”
갑작스런 질문이 루안에게 쏟아졌다.
“아, 저는 기사라서 오크 산적들은 검으로 해치웠죠.”
가장 놀라워한 건 레밍턴 단장이었다.
‘브리스톨 가의 혈족들과 달리 검술에 재능이 형편없다고 들었는데 헛소문 이었던 건가?’
레밍턴 단장의 표정이 심각해졌다.
“좋습니다. 그렇다면 제가 촌장님께 가서 스미스 씨의 제안을 말씀드리고 금화 100개를 가져오겠습니다. 하지만 저 또한 조건이 있습니다.”
“말씀하시죠.”
“길드원이 끌려간 곳은 오크 산채입니다. 오크 산적들이 가득한 곳에서 제 사냥꾼을 데려오는 것은 두 분의 도움만으로는 부족합니다.”
“그렇다면?”
“아까 말씀드린 대로 루크 공자님의 호위 기사들의 힘이 필요합니다.”
루안이 말했다.
“그럼 오크 산적들과 전면전이 벌어질 겁니다.”
레밍턴 단장이 대답했다.
“바로 그겁니다. 그동안 오크 산적들의 피해는 이루 말할 수 없습니다. 이번 기회에 놈들을 아예 확실하게 토벌하고 싶습니다. 루안 공자님께서 루크 공자님을 설득하여 호위 기사 부대들을 움직여주십쇼. 그러면 금화 100개를 책임지고 가져오겠습니다.”
레밍턴의 대답에 루안이 물었다.
“그런데 이런 걸 여쭤보는 건 그렇지만 한 가지 확실하게 하고 싶어서 말씀드립니다.”
“말씀하십시오.”
“끌려간 사냥꾼이 대체 어떤 사람인데 금화 100개씩이나 걸고 구해오려고 하는 겁니까?”
루안의 질문에 레밍턴 단장과 사냥꾼들이 서로 시선을 마주쳤다.
“오크 산적들에게 끌려간 사냥꾼은 촌장님과 관계가 있는 아이입니다.”
“아이?”
“어리지만 사냥에서 제 몫을 다할 만큼 컸습니다. 그 아이의 대부가 바로 레녹스 파커 촌장님이십니다.”
(다음 편에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