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turning with Ego Sword RAW novel - Chapter 118
제117화. 필리아 던전 (1)
드윈의 기사들이 필리아 던전 앞으로 모였다.
‘수색하던 모든 기사들이 다 온 거 같군.’
루크는 숨어서 기사들의 규모를 파악하고 있었다.
드윈은 기사들에게 말했다.
“정말 던전 안으로 들어간 게 확실하냐?”
“확실합니다. 제가 두 눈으로 모두 확인했습니다.”
“들어간 인원은?”
“루안 브리스톨과 지저족 1명입니다.”
“으음, 좋아. 그럼 지금 즉시 놈들을 뒤쫓는다. 단, 놈들에게 들키지 않고 은밀하게 추적할 거야. 지저의 검을 놈들이 찾아내면 그때 가져오면 되니까.”
“기사들 전원이 다 들어갑니까?”
“아니야. 반은 남아서 입구를 지켜라. 나머지 반은 나를 따라서 안으로 들어간다.”
“네!”
드윈이 앞장서 필리아 던전으로 들어갔다.
이들은 필리아 던전에 대해 전혀 모르고 있었다.
루크는 필리아 산맥을 자주 왔기 때문에 정보가 있었지만 상업 기사단장 드윈은 필리아의 흔한 던전 중 하나로만 여겼다.
그렇기 때문에 드윈과 기사들은 아무런 의심 없이 필리아 던전으로 들어가고 있었다.
‘흐음… 걱정을 덜어주는군. 어차피 들어가면 못 나올 테니까…. 나머지 기사들은 처치하기 쉽겠는 걸?’
드윈과 기사들이 모두 들어간 뒤 남아있는 기사들은 필리아 던전의 입구를 지켰다.
“도련님.”
루크의 뒤에서 레딕과 호위 기사들이 나타났다.
“응, 저놈들 눈에 안 띄고 잘 찾아왔네.”
“이미 놈들의 움직임을 파악하고 쫓아온 것입니다.”
“그랬군.”
“드윈은 어디 있습니까?”
“들어갔어.”
“네? 들어갔다고요?”
“응. 기사단 병력 절반을 데리고 들어갔어. 나머지 반은 저렇게 지키고 있고.”
“필리아 던전에 대해서 전혀 모르고 있나 보군요.”
“그럴 거야. 엘란 왕국에서 주로 활동하면서 필리아 산맥은 경험이 많지 않다고 들었으니까.”
“그럼 드윈은 크게 신경 쓸 필요가 없겠군요. 루안 도련님이 안 나오면 구출하러 들어갈 때 말입니다.”
“맞아. 오히려 잘됐지. 놈들이 형님을 먼저 발견하지만 않는다면 말이지.”
“그렇다면 도련님. 먼저 저놈들을 치워두는 게 좋지 않겠습니까?”
“기사들?”
“네. 레녹스 파커와의 일이 있긴 합니다만… 계획이 예상대로 흘러간 게 아니니 이렇게 된 거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루크는 던전 입구를 지키는 엘란의 기사들을 바라봤다.
“좋아. 하지만 쓸데없이 길게 시간 끌면 안 돼. 속전속결로 해치워.”
“알겠습니다. 모두 흑면갑을 착용하라.”
레딕 뒤에서 대기하던 기사들은 모두 검은색 복면을 썼다.
흑면갑을 착용한 기사들의 몸에 검은 빛이 일렁였다.
낮에 바라본 흑면갑의 기사들은 마치 사람 형태의 그림자처럼 보였다.
“그럼 제거하겠습니다.”
루크의 사인이 떨어지자 레딕은 명령을 내렸다.
“드윈의 기사단을 신속하게 제거한다.”
파-앗!
레딕과 호위 기사들이 움직였다.
* * *
필리아 던전 1층 내부.
루안과 톤카는 호롱불을 켜고 안으로 걸어가고 있었다.
던전의 내부는 음습했고 싸늘했다.
축축한 곰팡이 냄새가 코를 찔렀고 이끼가 가득한 바닥은 미끌거렸다.
“흐음… 이쪽 어디였더라?”
루안은 콘라드의 기억 속에서 봤던 길을 더듬어서 나아가고 있었다.
필리아 던전의 내부는 안으로 들어갈수록 복잡해졌다.
“여기였군. 톤카, 이쪽이다.”
루안은 2층으로 내려가는 계단을 발견했다.
우툴두툴 튀어나온 돌로 만들어진 계단.
계단 곳곳에 물이 고여 있었다.
첨벙- 첨벙-
“야, 톤카. 장난 칠 시간 없어.”
루안과 톤카는 2층으로 내려왔다.
1층에 비해 더 어둑하고 습한 공기가 밀어닥쳤다.
2층 던전 에는 벽마다 촛불이 걸려 있었다.
루안과 톤카가 2층 던전 복도로 들어왔다.
화르륵-
촛불이 환영 인사라도 하는 듯 밝게 불타올랐다.
루안과 톤카는 복도 가운데를 빠르게 걸었다.
“퀴아악!”
어디선가 몬스터들의 울음소리가 들려왔다.
루안은 관심 없었다.
필리아 던전에 들어온 목적은 몬스터 사냥이 아니었으니까.
“지저의 샘은 4층에 있어. 빨리 3층으로 가는 계단을 찾아봐.”
루안은 톤카를 데리고 3층 계단을 찾고 있었다.
타타탓-!
톤카가 뛰기 시작했다.
루안이 쫓아갔다.
“저쪽이다.”
톤카는 손가락으로 3층 계단을 가리켰다.
“잘했어. 톤카!”
“퀴악!”
3층 계단 입구에 난데없는 고블린 한 마리가 튀어나왔다.
“퀴르르.”
고블린은 톤카와 루안을 노려보면서 공격 자세를 취했다.
“죽여 버리고 간다.”
톤카는 바닥을 차면서 고블린에게 돌격했다.
루안이 뒤따라가며 락셀로를 뽑았다.
고블린이 아가리를 벌리고 톤카 에게 달려들었다.
뻐-어억!!
톤카의 주먹이 고블린의 복부를 강타했다.
눈알이 튀어나올 것 같은 고블린의 안면을 톤카의 다른 주먹이 덮쳤다.
콰지직-!!
고블린의 두개골이 박살났다.
톤카는 고블린을 발로 차버렸다.
“들어간다.”
루안과 톤카는 3층으로 향했다.
* * *
드윈과 기사들은 2층 던전을 지나가고 있었다.
“루안과 지저인의 발자국입니다. 단장님.”
“좋아. 계속 추적해.”
던전의 복도에는 발자국이 찍혀 있었다.
드윈은 기사단의 추적을 바라보며 뒤따라갔다.
한참 따라가던 순간.
“응?”
천장에서 붉은 핏물이 떨어졌다.
드윈의 뺨에 닿은 핏물이 턱 밑으로 흘렀다.
“뭐야?”
드윈이 고개를 올리는 순간.
“캬악!!”
천장에 매달려 있던 거대한 흡혈박쥐가 아가리를 벌리고 포효했다.
놈의 입에서 핏물이 왈칵 쏟아졌다.
촤아아-!!
“크압!”
드윈과 기사들의 얼굴에 빨간 핏물이 덮쳤다.
“위쪽이다!!”
“죽여라!!”
기사들이 검을 뽑으며 오러를 끌어올렸다.
흡혈박쥐가 날개를 퍼덕였다.
그러자 근처에 있던 다른 흡혈박쥐들이 붉은 눈을 뜨며 포효했다.
“동굴박쥐 ‘케이브 벳 (Cave bat)’입니다. 단장님.”
“쳇, 빨리 죽여 버려!”
드윈은 얼굴의 피를 닦아냈다.
“얼굴에 핏물이 튄 기사들은 모두 포션을 마셔라! 놈의 독에 감염될 수 있으니까!”
“네!”
드윈과 기사들이 서둘러 포션을 꺼내 마셨다.
기사들의 오러에 의한 소드 브레스가 마구 발사되었다.
콰앙! 콰앙!
케이브 벳이 허공을 가로질렀다.
카앙! 카앙!
기사들의 검과 케이브 벳의 발톱이 부딪히는 소리가 들려왔다.
“후우… 이제 안심할 수 있겠군.”
케이브 벳의 핏물은 독성물질이었다.
놈들은 먹이를 향해 핏물을 뱉는 습성이 있었다.
핏물에는 마비독이 있었기 때문에 시간이 지나면 몸이 굳어버렸다.
몸이 굳은 먹이를 향해 다가와 피를 빨아먹어 죽이는 것이 케이브 벳의 사냥 패턴.
드윈은 포션을 마신 뒤 핏물을 닦아내고 검을 뽑았다.
“단장님! 케이브 벳을 모두 처치했습니다.”
“좋아, 3층으로 향한다!”
“모두 3층으로 가는 입구를 찾아라!”
드윈과 기사들이 3층 계단을 수색하기 시작했다.
한참을 수색하던 드윈의 시선이 멈췄다.
“저기 있군. 모두 따라와라!”
드윈이 3층 계단을 발견했다.
기사단이 드윈을 쫓아 계단을 내려왔다.
“응? 뭐야?”
3층 계단은 입구부터 모두 거미줄로 가득했다.
“쳇… 이거 놈들이 아직 3층은 도착하지 않은 건가?”
“아닙니다. 단장님. 저 거미줄은 아라크네의 체액으로 만들어진 겁니다. 뚫고 지나가도 시간이 지나면 다시 원래대로 회복되는 특징이 있습니다.”
“그렇다면 먼저 도착하고 지나갔겠군. 우리도 쫓는다.”
“하지만 아라크네의 거미줄은 조심하셔야 합니다. 3층 던전이 아라크네의 서식처라는 뜻이니까요.”
“그건 나도 알아, 그렇다고 놈들을 놓칠 수는 없어. 빨리 따라와!”
“네!”
드윈은 검을 휘둘렀다.
서걱-! 서걱-!
거미줄을 잘라내면서 앞으로 전진했다.
드윈과 기사들이 거미줄을 자를 때마다 미세한 진동이 거미줄을 타고 어딘가로 전해졌다.
“뀨르르….”
먼 곳에서 잠을 자고 있던 아라크네가 새까만 눈을 떴다.
잠을 자던 둥지는 거미줄로 겹겹이 쌓여 있는 곳.
거미줄을 타고 느껴지는 진동은 아라크네에게 먹이가 왔다는 신호였다.
“뀨륵… 뀨륵….”
아라크네가 거대한 다리를 접어서 거미줄을 툭툭 흔들었다.
거미줄의 진동은 다른 곳에 잠을 자고 있던 아라크네들에게 느껴졌다.
“뀨르르….”
잠을 자던 아라크네들이 하나 둘 깨어나기 시작했다.
아라크네들은 모두 굵은 거미줄을 타고 던전 내부로 이동했다.
루안과 톤카는 4층 계단을 찾고 있었다.
촤르륵-!
위쪽에서 거미줄이 생성되며 넓게 퍼졌다.
“젠장, 또 나타났군.”
루안은 락셀로를 뽑아 휘둘렀다.
거미줄이 끊어졌다.
다른 곳에서 거미줄이 발사되었다.
“뀨르륵!”
아라크네가 나타났다.
거미줄을 타고 수직으로 하강한 놈의 몸뚱이가 바닥에 착지했다.
거대한 다리가 넓게 퍼졌다.
던전의 복도가 꽉 차는 느낌이 들었다.
아라크네의 앞다리가 루안을 덮쳤다.
루안은 뒤로 물러나며 락셀로를 사선으로 휘둘렀다.
써걱-!
“키악!”
앞다리 끝 부분이 락셀로에 의해 잘려나갔다.
아라크네는 앞다리를 회수한 뒤 거미줄을 뱉어냈다.
거미줄을 순식간에 앞다리에 감쌌다.
다른 곳에서 아라크네가 튀어나왔다.
“이러다가 4층 계단을 찾지도 못하겠군.”
루안은 아라크네 무리에게 포위되었다.
라스칼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걸 써라. 야왕의 폭주.]순간 테라칸 으로부터 라스칼이 빼앗았던 능력 하나가 떠올랐다.
루안은 자세를 고쳐 잡았다.
후우웅-!!
자색의 빛이 루안의 손목을 타고 락셀로의 검신을 물들이기 시작했다.
어마어마한 투기가 루안의 눈에서 흘러나왔다.
콰콰콰-!
폭발적으로 흘러넘치는 오러가 락셀로의 검에서 뻗쳐올랐다.
근육이 팽팽해졌다.
심장이 날뛰기 시작했다.
루안의 몸속 혈관이 확장되고 피가 빠르게 흘렀다.
아라크네가 앞다리를 뻗어 루안의 심장을 노렸다.
앞다리 끝의 뾰족한 갈고리 발톱이 루안의 가슴을 긁으려는 순간.
써걱-!
앞다리를 잘라낸 루안이 바닥을 차고 돌격했다.
루안의 락셀로가 아라크네의 앞다리와 교차하며 들어갔다.
콰콱-!
아라크네의 앞다리가 루안이 있던 바닥을 내려찍었다.
루안은 교묘하게 몸을 날려 틈을 파고들었다.
락셀로를 좌우로 휘둘렀다.
빠른 스피드로 아라크네의 앞다리 여러 개를 잘라버렸다.
“키악!”
아라크네가 비명을 질러댔다.
루안의 몸놀림은 끊이지 않고 계속 돌진했다.
아라크네는 잘려진 앞다리를 거미줄로 덮기 위해 몸을 일으켰다.
바닥에 붙어있던 아라크네의 몸통 가운데가 드러났다.
파아앗-!
루안의 속도가 더욱 빨라졌다.
아라크네의 몸통에는 놈의 뇌가 들어 있는 급소가 있었다.
파-앗!
루안이 락셀로를 직선으로 찔렀다.
쑤걱-!
락셀로가 아라크네의 몸통에 들어갔다.
“키에엑!”
아라크네의 눈알이 크게 떨렸다.
몸통에서 락셀로를 빼낸 루안.
뒤로 물러났다.
아라크네의 몸통이 갈라지기 시작했다.
콰-작!
아라크네의 가죽이 찢어지고 몸통이 터졌다.
뇌수가 흘러나와 바닥을 적셨다.
“키익! 키익!”
동족이 죽은 걸 목격한 다른 아라크네들이 흥분하며 날뛰었다.
촤라락-!
아라크네가 루안을 향해 거미줄을 발사했다.
루안은 락셀로를 빠르게 휘두르며 거미줄을 공중 분해시켰다.
팟-!
바닥을 차고 벽을 밟고 위로 도약한 루안.
오러를 끌어올렸다.
자색의 빛이 루안의 몸을 휘감았다.
라스칼이 약탈한 야왕의 폭주 능력은 아무리 날뛰어도 루안의 힘을 더 솟구치게 했다.
루안의 눈이 자색으로 물드는 순간.
후우웅-!!
자색의 빛은 루안의 몸에서 뻗어 나와 거대한 기운으로 변해버렸다.
루안은 빠르게 아라크네들을 향해 락셀로를 휘둘렀다.
락셀로에서 뻗어나가는 소드 브레스가 아라크네를 향해 나아갔다.
(다음 편에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