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turning with Ego Sword RAW novel - Chapter 125
제124화. 전쟁의 서막 (4)
루안의 동작을 본 루크가 입을 다물지 못했다.
“발데스의 격투술을 배우셨어요?”
“루크, 이거 죽인다. 느낌이 달라.”
라스칼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게 바로 드래곤을 때려죽인 무투가 발데스의 권갑이다. 또 다른 특징으로는 먼저 양 손을 펼쳐봐.]라스칼의 말대로 루안이 양손을 펼쳤다.
[발데스의 권갑을 착용하면 어느 손이든 한 손으로 뭐든지 끌어당길 수 있다. 그리고 끌어당긴 손과 반대 손으로 그만한 힘을 방출시킬 수 있지.]루안은 눈앞에 보이는 돌덩이를 향해 손바닥을 펼쳤다.
후웅-!
갑자기 멀리 떨어진 돌덩이가 루안의 오른손으로 날아와 달라붙었다.
그리고 루안의 왼손으로 엄청난 힘이 분출되기 시작했다.
파-아앙!!
콰쾅!!
“와….”
루크가 감탄을 했다.
루안은 자신의 오른손에 붙어있던 돌덩이를 던졌다.
‘야, 라스칼. 이거 뭐냐? 내 심장의 마나랑 상관이 없는 힘 같은데?’
[상관없어. 그건 발데스의 권갑 특유의 능력이니까.]발데스의 권갑은 루안의 맨손 전투력을 경이로운 수준까지 끌어올려버렸다.
루안의 격투술에 놀라워하던 루크.
“아! 그렇지. 이러고 있을 때가 아니지.”
“뭐가?”
“형님, 큰일 났습니다.”
“레녹 왕국에 무슨 일 난 거냐?”
“아니요. 제국입니다.”
“제국?”
“클레이 황제가 몇 달 만에 몸을 회복하더니 난데없이 콘웰 황자를 끌어내 죽였다고 합니다.”
“뭐라고?”
뜬금없는 제국의 소식이 루크 로부터 전해졌다.
“클레이가 누굴 죽였다고?”
“콘웰 황자요. 그리고 체스터와 휴즈 백작을 체포하여 반역죄로 처형했다고 합니다.”
“으음, 황제가 갈수록 미쳐 날뛰는 군. 죽음이 다가와서 그런 건가?”
“단순히 그런 것과 좀 다른 것 같습니다.”
“그러면?”
“이번엔 클레이 본인이 직접 죽였다고 합니다.”
콘웰 황자 그리고 체스터와 휴즈 백작의 처형.
루안은 제국 내부의 분위기가 심상치 않음을 느꼈다.
“제국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거야?”
“그건 저도 모르겠습니다. 확실한 건 클레이가 완전 미쳤다는 거예요.”
루크는 레녹 왕궁의 지하창고에서 발데스의 권갑을 가져오는 길에 근처 국경에서 자신의 정보원들을 만났었다.
정보원들은 제국 내부의 사정을 루크 에게 자세히 전해줬었다.
루크는 정보원들로부터 들은 모든 내용을 루안 에게 말했다.
“그럼… 그게 대체 뭐지?”
“저도 모르니까 지금 빨리 제국으로 가보자는 거죠.”
* * *
“허억… 허억… 저게 대체 뭐야?”
도망치던 황궁의 신하들이 하나 둘 죽어가고 있었다.
사람들의 그림자 속으로 일렁이는 움직임이 빛이 닿지 않는 구석진 곳으로 흘러갔다.
어두운 곳에서 꿈틀거리며 나타난 것은 살라자르였다.
“휴우… 혹시나 했는데 역시 미리 해두기를 잘했군.”
살라자르는 멀리서 비틀거리는 라퀴엘을 바라봤다.
라퀴엘은 클레이의 얼굴에서 서서히 드래곤 특유의 본색을 드러내고 있었다.
“크르륵… 이게 대체… 어째서 내 폴리모프가….”
뺨의 피부가 허물처럼 벗겨지고 있었다.
폴리모프 마법이 계속 풀리는 걸 라퀴엘이 복구시켰다.
“크아악!”
콰쾅-!!
황궁의 벽이 무너졌다.
라퀴엘의 어깨 한 쪽으로 드래곤의 비늘이 돋아났다.
순간적으로 몸이 거대해졌다가 다시 줄어들었다.
“살라자르. 어디 있는 거냐?”
라퀴엘이 소리쳤지만 살라자르는 숨죽인 채 그저 지켜만 봤다.
“후후후, 라퀴엘 놈이 혹시 날 죽이려고 할 때를 대비하여 폴리모프 마법을 해제하는 걸 소환 마법진에 새겨뒀었지. 그러면 어떤 경우에도 인간으로 변할 수 없으니 드래곤 특유의 힘이 완전히 회복되기 전까지는 위험할 테니까.”
라퀴엘의 폴리모프가 풀리는 횟수가 계속 증가하고 있었다.
멀리서 비명을 듣고 달려오는 황궁 호위 기사들이 보였다.
“제기랄!!”
콰지직-!!
클레이의 모습에서 괴상한 드래곤의 골격이 드러났다.
“뭐야?”
멀리서 달려오던 호위 기사들이 멈췄다.
“방금 저거 클레이 황제가 아니고….”
“드래곤의 날개가 보였어. 너도 봤어?”
“무슨 소릴 하는 거야? 황궁에 난데없이 드래곤이라니?”
호위 기사들이 서로 술렁이는 순간.
콰드득-!
“쿠아악!”
거대한 날개가 황궁의 지붕을 부숴버리고 솟구쳐 올랐다.
호위 기사들의 시선이 라퀴엘의 날개를 향했다.
“드래곤 맞잖아!!”
“빨리 다른 곳의 모든 호위 병력을 불러!”
호위 기사들이 흩어졌다.
라퀴엘이 마침내 본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멀리서 숨어 있던 살라자르가 라퀴엘을 보면서 비웃음을 터뜨렸다.
“후후, 당해봐라. 감히 내가 아끼던 수하들을 그렇게 죽여? 저렇게 미친 괴물인 줄 알았다면 애초에 소환할 필요도 없었을 텐데….”
살라자르는 처음으로 자신의 행동을 반성하고 있었다.
고대의 독룡 ‘맹독의 라퀴엘’을 소환하여 그의 피를 마셔 ‘용혈족’ 이 되기를 갈망했었다.
용혈족은 드래곤의 피가 섞인 인간들로 인간의 몸으로 드래곤의 힘과 능력을 소유했다고 알려졌던 전설상의 일족들이었다.
라퀴엘을 부활시켜 용혈족으로 거듭나 대륙을 지배하고 싶다는 것이 살라자르의 목표.
하지만 현실은 그의 생각과 달랐었다.
간신히 소환시켜놓은 라퀴엘은 자신의 통제에 전혀 따르지 않았다.
‘젠장… 드래곤을 내 손으로 길들일 수 있다고 생각한 것 자체가 착각이었지.’
살라자르는 자신이 어떤 존재를 끄집어냈는지를 뒤늦게 깨달았다.
하지만 이미 때는 늦었다.
“어쩔 수 없다. 지금이라도 사람들에게 최대한 많이 알려서 저놈을 죽이게 하는 수밖에.”
살라자르는 서서히 날뛰기 시작한 라퀴엘을 보면서 침을 삼켰다.
콰콰쾅-!!
황궁의 건물 하나가 통째로 박살나버렸다.
라퀴엘은 폴리모프 마법이 완전히 풀려버렸고 사납게 포효를 했다.
포효를 듣고 곳곳에서 몰려오는 황실 기사단.
“드래곤…?”
“설마 했는데 진짜 드래곤이잖아!”
“저게 대체 어떻게 황궁에 나타난 거야?”
모두가 당황하고 있었다.
황실의 기사단장이 소리쳤다.
“쏴라!! 빨리 놈을 처치하고 폐하를 찾아라!!”
황실 기사들이 빠르게 움직였다.
라퀴엘의 눈이 번뜩거렸다.
꾸르륵-
놈의 목이 부풀었다.
황실 기사들을 향해 진녹색의 브레스가 뿜어져 나갔다.
콰-아아!!
거대한 독액이 허공에서 바닥으로 흩어졌다.
치지직-!!
바닥에 닿은 독액이 진녹색 안개로 변해갔다.
“독가스? 모두 숨을 쉬지 말고 물러나라!”
“커헉!”
“쿨럭… 컥!”
기사들이 핏물을 뱉었다.
독가스를 흡입한 기사들의 피부가 녹아내렸다.
라퀴엘의 독이 황궁 곳곳으로 번졌다.
“젠장, 황궁에서 벗어나야겠군.”
살라자르가 빠르게 그림자 속으로 스며들어갔다.
* * *
“형님. 여기입니다.”
루안과 루크는 피오니아 마을의 워프 존을 이용하여 제국에 도착했다.
이미 황궁 내부에서 사람들이 대피하고 있었다.
“대체 뭐가 어떻게 되어가는 거야?”
루안이 도망치는 황궁 시녀를 한 명 붙잡았다.
“이봐, 안에 무슨 일이 있는 거냐?”
“드래곤입니다! 드래곤이 나타났어요!”
“뭐? 드래곤?”
시녀가 도망치는 순간 라퀴엘의 맹렬한 포효가 터져 나왔다.
“형님… 진짜 드래곤인데요?”
“왜 드래곤이 황궁에 있는 거야?”
“저도 모릅니다. 빨리 가보죠.”
루안이 먼저 앞장섰다.
황궁 안으로 들어가는 순간 루안이 소리쳤다.
“루크! 숨 쉬지 마라!”
루안이 독가스를 감지했다.
루크가 뒤로 빠르게 물러났다.
포션을 꺼내 한 모금 마신 루크.
“형님!”
“쿨럭….”
루안이 독가스 일부를 마셨다.
‘라스칼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알고 있지?’
[알고 있으니까 그냥 들어가.]루안이 독가스가 퍼져 있는 황궁 내부로 돌격했다.
“형님!”
루크는 흑면갑을 썼다.
검은 빛이 일렁거리며 루크의 전신을 감쌌다.
루안이 들어간 곳을 따라 루크가 빠르게 쫓아갔다.
짙은 독가스가 안개처럼 퍼져 있는 황궁의 내부.
루안은 독가스를 마시면서 뛰고 있었다.
독가스로 인한 데미지를 라스칼이 순식간에 약탈해 모아두기 시작했다.
[루안, 너한테 황궁은 최고의 싸움터다. 드래곤을 죽여 버리고도 남을 만한 힘이 저 독가스에 가득하다고.]‘장난하냐?’
달려가던 루안의 시야에 죽어 있는 황실 기사들이 나타났다.
대부분의 황실 기사단은 전멸한 상태였다.
‘이미 모두 당했군. 도움 같은 건 기대 안 하는 게 좋겠어.’
[내가 있잖아.]라스칼의 말에 루안은 대답 하지 않고 계속 달렸다.
한참 달려간 황궁.
어딘가에서 낯선 소음이 들려왔다.
쿠웅-! 쿠웅-!
근처의 바닥이 울려댔다.
거대한 라퀴엘의 꼬리가 흐느적거리며 나타났다.
‘저 쪽이군.’
루안이 움직이려는 순간.
콰-아아!!
라퀴엘이 먼저 루안을 감지하고 맹독의 브레스를 뿜어냈다.
“쳇.”
루안이 옆으로 몸을 굴려 회피했다.
독가스를 마실수록 라스칼은 루안의 몸에서 데미지를 더 많이 뽑아냈다.
라퀴엘의 위치가 루안의 시야에 들어왔다.
‘좋아. 가보자.’
파-앗!
루안이 돌격했다.
바닥을 차고 날아오르듯이 라퀴엘의 꼬리를 밟고 뛰었다.
“쿠르륵?”
라퀴엘이 꼬리 끝의 루안을 감지해냈다.
루안이 꼬리를 밟고 라퀴엘의 허리 위로 도약했다.
“쿠와악!!”
허공으로 솟아오른 루안.
라퀴엘이 정확하게 브레스를 뿜어냈다.
루안이 브레스 가운데를 가로지르며 라퀴엘의 시야에 나타났다.
우우웅-!!
라스칼이 뽑아놓았던 데미지를 락셀로의 검신에 잔뜩 우겨넣은 루안.
루안의 락셀로가 라퀴엘의 뿔을 강타했다.
빠-각!
쩌걱!
“크르륵!!”
라퀴엘이 뒤로 물러났다.
루안의 락셀로에 맞고 자신의 뿔 하나가 부러져 버린 것이었다.
“방금… 봤어?”
멀리 떨어진 경계탑 위에서 황실 호위병들이 기겁했다.
“누가 검을 휘둘러서 드래곤의 뿔을 베어버렸어.”
“뭐?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릴 하는 거야? 소드 마스터도 아니고 그게 가능해?”
“진짜라니까!”
루안은 자신이 베어버린 라퀴엘의 뿔을 확인했다.
라퀴엘의 뿔은 진녹색의 액체를 흘리면서 녹아내리고 있었다.
뿔이 녹을 때마다 공기와 반응하며 독가스를 뿜어냈다.
라퀴엘이 사납게 포효했다.
후우웅-!!
거대한 꼬리가 허공을 가로질렀다.
무시무시한 속도로 루안이 반응할 틈도 없이 덮쳐왔다.
뻐-어억!!
“크억!”
루안이 공처럼 튕겨져 나갔다.
맞은편 황궁 건축물에 루안이 처박혔다.
콰르르-!!
건축물이 충격에 의해 무너졌다.
“형님!”
루크가 쫓았지만 라퀴엘이 가로막았다.
“젠장….”
라퀴엘이 루크를 향해 발톱을 휘둘렀다.
후우웅-!!
파칵!!
바닥을 긁어대면서 루크를 쳐버린 라퀴엘.
루크는 검으로 막았지만 뒤쪽으로 날아가 버렸다.
라퀴엘은 루크가 날아간 쪽을 향해 브레스를 뿜어냈다.
루안이 건축물 더미를 헤집고 밖으로 나왔다.
라스칼이 데미지를 뽑아낸 뒤에 루안이 락셀로를 찾았다.
락셀로는 루안이 튕겨나가면서 꽤 멀리 떨어져 있었다.
쿠웅-! 쿠웅-!
그 사이 라퀴엘이 루안을 향해 다가왔다.
거대한 날개를 폈다가 접으면서 루안을 향해 폭풍을 일으켰다.
후우우웅-!!
“크윽….”
루안이 눈을 감고 뒤로 물러났다.
주변에 있던 독가스가 루안을 향해 몰려들었다.
라퀴엘이 루안 앞에서 일으킨 폭풍에 의해 빨려오고 있었으니까.
‘젠장….’
[루안, 데미지를 네 손에 모두 넣어줄게. 발데스의 권갑으로 싸워라.]라스칼이 뽑아놓은 데미지를 루안의 손으로 밀어 넣었다.
루안의 손에 붉은 빛이 일렁거리기 시작했다.
몰려드는 독가스를 흡입한 루안.
라스칼이 데미지를 뽑아내면서 말했다.
[그냥 손 가는 데로 막 퍼부어버려. 저놈이 뱉는 독가스가 네게는 힘이니까.](다음 편에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