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turning with Ego Sword RAW novel - Chapter 27
제26화. 사육장 (2)
고블린들이 숨어있는 사육장 안은 적막이 감돌았다.
먼저 들어간 루안과 그란델이 수색을 시작했다.
코넬은 사육장에서 가장 높은 곳을 찾아 올라갔다.
뒤따라 들어온 베일과 라니에르는 루안과 그란델의 뒤를 맡았고 측면을 경계하면서 따라갔다.
“리사! 여기서 깃발 위치가 보여! 저쪽이야. 계속 직진!”
“여기서 거리는?!”
“정확한 건 아니지만 50미터쯤 떨어진 바위틈에 깃발이 꽂혀 있어.”
“알았어. 다들 들었지? 빠르게 이동….”
리사 그란델의 말이 끝나기 전이었다.
키카악-
어디선가 고블린의 울음소리가 짧게 들려왔다.
베일이 창을 겨눴다.
루안과 리사가 손짓을 했다.
창을 거두는 베일 곁에 있던 라니에르가 긴장한 표정으로 방패를 앞세웠다.
타타탁-!
분대원들 근처에서 돌이 튀기는 소리가 들렸다.
코넬은 높은 위치에서 고블린들을 찾았지만 놈들은 보이지 않았다.
사육장은 고블린들이 숨을 만한 바위와 인공적으로 만들어진 구멍들이 많았다.
구멍 안으로 들어가면 다른 구멍으로 나올 수 있는 구조로 만들어져 있었다.
리사가 앞서가면서 구멍 앞을 경계했다.
구멍 근처의 흙 위로 고블린의 발자국이 찍혀 있었다.
그녀의 시선이 발자국을 따라 구멍으로 이동했다.
“베일, 이쪽으로.”
뒤에 있던 베일이 창을 들고 뛰어왔다.
“여기부터 구멍이 보이는 곳으로 창을 겨냥해서 찔러봐.”
베일이 창으로 구멍을 겨냥했다.
“정면으로 서지 말고 구멍 옆으로 붙어서 찔러. 고블린이 갑자기 튀어나올 수 있으니까.”
“알았어.”
베일은 호흡을 가다듬고 구멍 옆쪽으로 서서 구멍 속으로 창을 찔렀다.
키악-!
구멍 안에서 고블린 소리가 들렸다.
라니에르가 방패와 검을 들고 다가왔다.
“지금 죽일까?”
“나와야 죽이지. 베일, 손의 촉감이 어때?”
“제대로 찌르진 못한 거 같아. 다시 찔러볼까?”
“한 번 더 찔러.”
베일이 창을 빼려고 뒤로 당기는 순간.
“응?”
쥐고 있던 창대에서 감촉이 느껴졌다.
구멍 속으로 창이 점점 빨려 들어가는 느낌이 들었다.
베일이 고개를 갸우뚱거렸다.
“뭐지?”
창이 잘 안 나오자 베일이 구멍 안으로 얼굴을 들이댔다.
탁탁-!
갑자기 창이 안으로 쑤욱 빨려가더니 구멍에서 고블린의 눈이 번쩍였다.
키악-!
“으아악!!”
창을 쥐고 있던 베일이 구멍으로 끌려들어가면서 고블린이 튀어나와 덮쳤다.
베일의 머리에 달려든 고블린이 발톱으로 긁기 시작했다.
“으악!! 으악!”
“베일!!”
라니에르가 검을 휘두르려는 순간 리사가 가로막았다.
“멈춰!! 잘못하면 베일이 다쳐!”
고블린이 매달린 베일이 마구 움직였다.
자칫 잘못하면 고블린을 공격하려다가 베일을 찌를 수 있었다.
“그럼 어쩌라고?!”
리사가 칼집을 들고 달려들었다.
고블린은 베일을 공격하면서 마구 울부짖었다.
휘익-
빠각!! 빡! 빡!!
키악!!
고블린의 등을 리사가 칼집으로 후려쳤다.
목과 머리를 연속으로 강타하자 고블린이 베일을 발로 차면서 뒤로 점프했다.
빙글 돌면서 착지하더니 톱날 같은 송곳니를 드러내며 게걸스럽게 아가리를 벌렸다.
크아악-!
바닥을 긁으면서 리사에게 달려드는 순간 루안이 검을 휘둘렀다.
써걱!
리사 앞에서 고블린의 머리가 반으로 잘려지면서 굴러다녔다.
“후우….”
“…고마워.”
“베일, 괜찮아?”
라니에르가 방패를 놓고 베일의 머리를 들었다.
“으으….”
베일의 목에서 피가 흐르고 있었다.
높은 곳에서 경계를 하던 코넬이 소리쳤다.
“전방 30미터에 고블린 4마리!!”
고블린들이 동족의 울음을 듣고 몰려오고 있었다.
사육장 요새의 성벽 위에 설치한 난간에 용병 스미스가 걸터앉아 구경하고 있었다.
“흐음, 부상자 발생했고 고블린은 몰려오고… 재밌네.”
“두목, 저거 치료 잘못하면 사망할 거 같은데 빼내올까?”
“놔둬. 어떻게 대처하는지 지켜보자고. 기사라면 저 정돈 극복할 수 있어야 하지 않겠어?”
“귀족 자제 죽으면 두목이 다 책임지쇼.”
스미스의 눈에 리사와 루안의 움직임이 들어왔다.
고블린 4마리는 빠르게 좌우로 흩어지면서 바위를 딛고 여러 각도로 점프를 하며 입체적으로 돌진해왔다.
“루안!”
“베일 치료해줘! 고블린은 내가 막을게! 라니에르 따라와!!”
리사는 베일의 목에 응급처치를 하면서 포션을 부었다.
라니에르는 방패를 들고 루안을 따라갔다.
높은 곳에 있던 코넬이 활로 고블린 한 마리를 겨냥했다.
피-잉!
투칵!
고블린 한 마리의 어깨에 맞은 화살.
카악-!
고블린들이 코넬의 위치를 발견했다.
칵-! 칵-!
다른 곳에 있는 고블린들에게 짧고 격렬한 쇳소리를 보냈다.
리사가 입술을 짓씹었다.
“뭐야? 저 고블린들 조직력이….”
지켜보던 스미스가 팔짱을 끼면서 말했다.
“꼬맹이들이 고블린이라고 얕잡아 봤군.”
루안이 고블린의 움직임을 파악했다.
고블린 한 마리가 바위를 딛고 루안에게 달려드는 척 하더니 리사에게 돌격했다.
써걱-!
리사는 거침없이 고블린의 머리를 잘라내고 다른 고블린의 위치를 파악했다.
뒤쪽에서 달려드는 고블린을 루안이 검으로 베었다.
“3마리 죽였어. 나머지….”
“뒤쪽!!”
루안의 뒤쪽에서 다른 고블린이 위쪽 바위에서 점프를 하였다.
“이야압!!”
라니에르가 돌격하며 방패로 고블린을 후려쳤다.
케엑-!
고블린이 바닥을 뒹구는 걸 쫓아가더니 검으로 찔렀다.
“4마리!!”
“베일! 저쪽!!”
포션으로 회복한 베일이 창을 휘둘렀다.
고블린 한 마리가 마구 튀어 다니며 베일의 창을 회피했다.
“꺄아!!”
비명이 들린 곳을 쳐다보니 코넬이 고블린들에게 활을 쏘고 있었다.
다른 고블린들이 매복을 하며 바위 뒤쪽에서 기어올라 코넬을 기습했던 것이다.
코넬은 근거리에서도 빠르게 활을 쏘면서 고블린을 사격했다.
“허억… 허억….”
단검을 휘두르는 고블린에게 부상을 당했지만 모두 쏴죽이고 나서 포션을 들이마셨다.
화살을 맞은 고블린 2마리가 바위 밑으로 굴렀다.
“이제 남은 놈들은 4마리야.”
라니에르가 방패를 들고 다른 곳에 나타난 고블린들을 발견했다.
고블린들이 모두 단검을 들고 사납게 울부짖었다.
죽은 동족들을 라니에르가 방패로 찍으면서 도발했다.
키읏-?
크아악!
고블린들이 라니에르의 행동을 보면서 급격하게 사나워졌다.
정면으로 돌격하는 고블린들의 속도가 엄청나게 빨라졌다.
라니에르가 방패를 세웠다.
파-앗!
고블린 한 마리가 점프를 하면서 라니에르의 방패를 딛고 위로 튀어 올랐다.
“라니에르!”
루안이 뒤쪽으로 달려오면서 라니에르 머리를 단검으로 찌르려는 고블린을 포착했다.
뒤이어 달려오는 고블린 때문에 라니에르는 방어를 할 수 없었다.
“흐읍!”
검을 직선으로 겨눠 고블린의 몸통을 찔렀다.
루안의 검에 심장이 뚫린 고블린이 온몸을 꿈틀거렸다.
쿠악-!
고블린을 찌른 검을 루안이 바닥을 향해 휘둘렀다.
빠직-!
고블린의 상체가 검에 잘려지며 바닥에 굴렀다.
다른 고블린들을 리사와 베일, 라니에르가 난전을 벌여서 모두 처치했다.
“후아… 후아….”
“헤헤, 드디어 이겼다.”
“아직 끝난 거 아니야. 깃발을 찾아.”
리사의 말에 베일와 라니에르가 포션을 꺼내 마셨다.
“휴우. 그래도 고블린을 다 죽이니 기분이 좋다. 깃발만 찾으면 테스트 끝이니까.”
“맞아. 히히.”
“셀리! 이제 내려와!! 깃발 찾으러 갈 거야!”
바위를 밟고 셀리 코넬이 달려왔다.
“저쪽에 깃발이 있었어. 따라와.”
코넬을 따라 분대원들이 움직였다.
* * *
“이쯤 어디였는데…. 아, 저기 있다!”
코넬이 깃발을 발견했다.
“크하하, 잘했어. 코넬. 이제 집에 갈 시간이다!”
라니에르가 앞장섰다.
검을 칼집에 넣고 방패를 등에 멘 채 깃발을 향해 달려가던 라니에르.
바로 뒤따라가던 루안의 시야에 라니에르 근처에 움직임이 들어왔다.
‘…고블린?’
소리칠 틈도 없었다.
고블린 한 마리가 단검을 쥐고 은폐하고 있었던 것이었다.
깃발로 향하는 라니에르를 사각에서 기습을 가했다.
파-앗!!
루안이 라니에르의 뒤에서 고블린을 향해 검을 휘둘렀다.
타-캉!!
고블린의 단검이 루안의 검에 부딪혀 튕겨나갔다.
루안은 검을 돌려서 고블린의 머리를 잘랐다.
짧은 순간에 벌어진 공격과 방어였다.
라니에르가 멈춰서 루안 발밑에 굴러다니는 고블린의 머리통을 바라봤다.
“뭐… 뭐야? 10마리라고 하지 않았어? 내가 한 마리씩 다 확인했었는데….”
“일단 깃발 가져와. 베일, 코넬 혹시 모르니까 경계를 늦추지 말고.”
루안의 말에 분대원들이 경계를 하면서 깃발을 회수했다.
지켜보던 스미스가 루안을 보면서 부하들에게 말했다.
“저 꼬맹이 꽤 쓸 만한데. 기습을 당황하지 않고 차분하게 처리했어.”
“브리스톨 가문의 혈족 아니유? 그러면 뭐 이상할 것도 없잖아.”
“뭐, 일단 꼬맹이들 구경하러 가보자고.”
루안과 분대원들은 사육장 출구에 서 있었다.
다가오는 스미스를 향해 리사가 말했다.
“교관님! 고블린이 10마리라고 하지 않으셨어요?”
“했지.”
“그런데 1마리가 더 있었습니다.”
“아~ 내가 잘못 셌나보네. 미안.”
“…미안요? 교관님. 이건 테스트잖아요. 고블린이 정확히 몇 마리인지 알려줘야 부상 없이 모두 테스트를 끝낼 수 있는 거 아니에요? 교관님의 잘못된 정보로 라니에르가 위험했었다고요.”
스미스는 능글맞은 표정으로 대답했다.
“뭘 잘못 알고 있군. 리사 그란델 양. 테스트와 실전을 그렇게 구분해서 보면 전장에서 정말 위험한 일을 당할 거다. 나는 너희들에게 10마리가 있다고 했지만 그 정보가 정확한 것인지 틀린 것인지 파악하는 건 너희들의 임무다. 내가 그런 거 하나하나 일일이 확인시켜줘야 하냐?”
분대원들이 말이 없자 스미스는 루안을 쳐다봤다.
루안은 묵묵히 스미스의 말을 듣고 있었다.
스미스는 루안을 보면서 물었다.
“루안 브리스톨. 대답해봐라. 너희 가문은 내가 말한 실전에 아주 이골이 났을 테니까.”
스미스의 말에 루안이 대답했다.
“교관님의 말이 맞습니다. 전장에서 수집한 정보가 꼭 맞을 순 없으니까요. 경계를 느슨히 한 제 잘못입니다.”
“네 잘못이 아니라 너희 분대의 잘못이지. 내가 지켜봤는데 고블린 10마리 다 죽인 거 확인하더니 깃발 회수보다 집에 갈 생각을 더 많이 하는 거 같던데 아니야?”
스미스의 말에 분대원들 모두 말이 없었다.
“실전에서 수집한 정보는 진실일 수도 있고 거짓일 수도 있다. 아니면 거짓이 섞여 있을 수도 있지. 이럴 땐 모든 것을 염두에 두고 항상 대비하는 자세를 지녀야 한다.”
스미스는 분대원들의 평가를 매길 양피지를 펼쳤다.
“리사 그란델의 분대는 4분기 테스트 모두 탈락이다. 다른 테스트로 새로 치를 테니 그렇게 알고 해산!”
스미스의 말에 분대원들 모두 당황하며 말했다.
“교관님! 잠깐만요! 이렇게 탈락시키는 게 어디 있어요?”
“10마리라고 해놓고 1마리 대처 못했다고 탈락 시키는 거예요?”
“람버트 교장님께 찾아가서 교관님에 대해 항의할 겁니다!”
분대원들의 반발에 스미스가 어깨를 으쓱하면서 대답했다.
“난 용병이라서 상관없어.”
“이건 권력남용이에요!”
“좋아, 그러면 이렇게 하자.”
스미스의 말에 분대원들이 반발이 줄어들었다.
“테스트를 통과시키는 건 전적으로 담당 교관인 내 권한이다. 너희들 행동은 나란 인간이 보면 정말 싫어하는 짓들이었거든. 하지만 통과시켜줄 수도 있어. 내가 원하는 걸 하겠다는 분대원이 있다면 말이지.”
“그게 뭔데요?”
“말하면 재미없지. 누가 할래? 1명만 나와. 동료들의 3학년을 걸고 혼자서 책임지고 내가 원하는 걸 하겠다는 기사는 나와라.”
스미스의 속을 분대원 모두 알 수 없었다.
뭘 원하는지 알 수 없었으니 다시 테스트를 치를지 분대원들이 고민하는 순간이었다.
“교관님, 제가 하겠습니다.”
루안이 대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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