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turning with Ego Sword RAW novel - Chapter 38
제37화. 음모의 시작 (2)
록 마운틴을 통과하면서 라비뇽 후작의 기사 부대들은 몬스터를 처치해나갔다.
스미스의 붉은 늑대단이 앞장서며 몬스터들의 위치를 파악하면 기사 부대들은 미리 준비해온 화살을 퍼부었다.
루안은 후작을 호위하면서 몬스터들이 마차로 접근할 때마다 검을 휘둘러야 했고 록 마운틴을 통과할 땐 갑옷이 피로 물들어 있었다.
“이제 록 마운틴을 빠져 나왔습니다. 후작님.”
“레녹 왕국까지 얼마나 남았지?”
“지금 속도로 계속 간다면 12시간이면 도착할 겁니다.”
“좋아, 그러면 여기서 잠깐 쉬자고. 다들 몬스터 사냥에 지칠 대로 지쳤을 테니까 말이야.”
“알겠습니다. 다들 휴식한다!”
용병들이 저마다 갑옷을 벗고 가져온 물을 머리에 부어댔다.
기사들 또한 갑옷과 투구를 벗어던져 바닥에 등을 붙였다.
“후아… 진짜 록 마운틴을 살아서 통과하다니….”
“이따가 또 통과해야 하니까 안심하지 말라고. 크흐흐.”
“몬스터들을 많이 죽여 놨으니까 갈 때는 더 편하겠지.”
“그나마 록 마운틴에서 가장 약한 몬스터들이 적게 사는 루트를 통과했으니 이렇게 살아있는 거라고.”
“누가 루트를 알려줬어?”
“저기 보이네.”
기사들이 시선을 돌렸다.
스미스가 루안과 낄낄거리고 있었다.
“빨간 머리 용병?”
“붉은 늑대단의 우두머리가 그런 루트를 대체 어떻게 아는 거지?”
“그러니까 용병으로 인기가 높지. 이번 후작님을 록 마운틴을 통과하도록 설득시킨 배경이 안전한 루트의 정보를 알려줘서 그렇다더군.”
“저 꼬맹이는 제국 놈 주제에 여기서 잘도 낄낄대는군.”
“쉿, 브리스톨 가문에게 꼬맹이라니… 죽고 싶어?”
“흥, 여기는 제국의 영토가 아니야. 레녹 왕국의 국경이라고. 브리스톨의 이름이 여기까지 닿을 수가 없지.”
“모르는 소리. 브리스톨의 이름이 닿지 않는 곳은 없어. 레녹 왕국이야말로 한때 브리스톨 가문에게 멸망 위기까지 갔던 역사가 있다는 거 잊었어?”
“그게 언제 이야기야? 그렇게 따지면 브리켄슈타인 제국은 처음부터 제국이었냐?”
“어허, 이 사람 참. 내 말은 쓸데없는 말 잘못 해서 후작님을 난처하게 만들지 말라 이거야. 브리스톨 혈족이 후작님 목숨을 지키고 있는 현실을 좀 이해하라고 이 사람아.”
“난 하여튼 저 꼬맹이 마음에 안 들어. 제국에서 보낸 암살자를 제국 최고의 귀족가의 도련님께서 정말 몰랐을까?”
“끄응…. 그건 나도 이해하겠는데 후작님께서 상관없다고 했잖아? 우린 까라면 까야지.”
기사들의 거슬리는 시선이 모여드는 곳에는 루안이 서 있었다.
루안은 스미스에게 레녹 왕국에 가서 할 일을 듣고 있었다.
“레녹 왕국에서도 넌 후작님의 근접 호위를 담당한다.”
“암살자들은 이미 잡았잖아요. 왕국에도 암살 위험이 남아 있는 거예요?”
“용병들의 임무는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야. 우린 아직 의뢰금도 못 받았잖아. 그럼 끝까지 최선을 다해 일해야지. 후작님이 가는 곳을 놓치지 말고 따라다녀.”
“알겠습니다.”
스미스와 루안을 의심스런 눈으로 바라보는 이들이 있었다.
라비뇽 후작의 기사부대를 이끌며 후작가의 호위대장을 맡고 있는 니콜라스가 말문을 열었다.
“후작님. 정말 저 자를 그냥 내버려 두실 겁니까? 제국 최고의 귀족가문의 자제를 근접 호위로 두고 계신다면 후작님의 계획에 변수로 작용할 위험이 있습니다.”
“니콜라스 경. 적일수록 더 가까이 둬야 한다네.”
“브리스톨은 가까이 하기엔 위험합니다. 후작님.”
“위험이 클수록 이득이 큰 거야. 그것보다 급한 문제들이 많으니 더 언급하지 않았으면 좋겠군.”
“알겠습니다. 후작님. 그럼 계획대로 진행하겠습니다.”
라비뇽 후작의 일행들은 휴식을 하면서 레녹 왕국에서 만날 사람들에 대해 논의하기 시작했다.
* * *
루안이 호위하는 라비뇽 후작의 마차가 레녹 왕국으로 들어오고 있었다.
“멈춰라. 이것은 어디서 오는 마차냐?”
국경을 지키는 수비대가 나타났다.
“뷰론 공화국의 마카엘라 라비뇽 후작님의 마차요.”
“라비뇽 후작이라고?”
수비대 소속의 기사들이 라비뇽과 루안이 타고 있는 마차로 다가왔다.
“신분을 확인하고자 합니다.”
마차의 창문이 열리고 라비뇽 후작이 말했다.
“뷰론 공화국의 후작 마카엘라 라비뇽이라네.”
기사들은 라비뇽 후작과 마차 안의 루안을 모두 확인하고 대답했다.
“후작님께 실례를 끼쳐드려 죄송합니다.”
“아닐세. 국경을 지키는 임무를 맡은 기사들이 할 일을 한 것이니 상관없네.”
“레녹 왕국에는 어쩐 일로 방문하셨습니까? 왕궁에서 후작님께서 오실 거란 이야기를 전혀 듣지 못했습니다.”
“아, 레녹 왕과 긴히 상의드릴 것이 있어 그랬다네.”
“…….”
기사들은 서로 귓속말을 하더니 대답했다.
“그러셨군요. 레녹 전하를 알현하러 방문하신 것이라면 귀빈의 격을 갖춰 맞이하겠습니다. 왕궁까지 저희 수비대 소속의 기사들이 안내해드리겠습니다.”
“하하하, 그럼 부탁하네.”
수비대 소속의 기사들의 안내로 레녹 왕궁까지 별다른 검문 없이 통과할 수 있었다.
레녹 왕궁으로 들어온 라비뇽 후작의 마차에서 루안이 먼저 내렸다.
“라비뇽 후작님. 이렇게 찾아와주셔서 감사합니다.”
“윌리엄 왕자님 아니십니까? 어째서 여기에?”
“전하께서 후작님을 기다리고 계십니다. 어서 가시죠.”
“하하하, 제가 뭐라고 1왕자님께서 직접 나오시다니… 몸 둘 바를 모르겠습니다.”
“무슨 말씀을…. 일단 가시지요.”
레녹 왕국의 제1왕자 윌리엄 레녹.
차기 왕권에 오를 가장 유력한 왕자로 왕국에서 그를 지지하는 세력이 강력하였다.
왕궁을 지키는 기사단장이 윌리엄을 호위하며 왕궁의 문을 열라고 지시했다.
드그극-
거대한 문이 서서히 벌어졌다.
레녹 왕궁의 기사들이 일렬로 나란히 서서 검을 들어 올려 라비뇽 후작을 맞이하였다.
루안은 기사들의 환영 인사를 보면서 라비뇽 후작 곁을 따라갔다.
“라비뇽 후작!”
멀리서 우렁찬 목소리로 라비뇽의 이름을 부르며 다가오는 사내가 있었다.
“뷰론 공화국의 마카엘라 라비뇽. 레녹의 왕을 맞이하나이다.”
라비뇽 후작이 몸을 낮춰보이자 레녹 왕이 달려왔다.
“하하하. 겉치레는 됐고 얼른 갑시다. 록 마운틴을 통과하느라 제대로 먹지도 못 하였을 텐데, 그대가 좋아하는 것들이 아주 많소.”
“아니, 그러실 필요가 전혀 없는데….”
“어허, 다른 사람이면 몰라도 라비뇽 후작에겐 그래야 하오. 하하하.”
단순히 후작과 왕의 관계라기엔 지나치게 가까워 보였다.
루안은 옆에 있던 스미스에게 물었다.
“교관님. 후작하고 레녹 왕하고 무슨 사이죠?”
“친한 사이.”
스미스의 대답에 루안이 빤히 쳐다봤다.
“뭐 이런 놈이 다 있냐는 그 표정은 3학년 임무 평가에서 감점 요인이다. 알겠냐?”
“실속 있는 대답을 해주셔야 존경스런 표정이라도 지어드릴 거 아닙니까?”
“라비뇽 후작은 뷰론 공화국에서 차기 의장 자리에 오를 거물이다. 레녹 왕이 후작에게 잘 보여야 할 이유가 있으니까 저러는 거야.”
“그게 뭔데요?”
“일하는 시간이다. 루안. 빨리 따라가.”
라비뇽 후작을 데리고 레녹 왕이 멀어지고 있었다.
루안이 재빨리 쫓아갔다.
* * *
레녹 왕이 라비뇽 후작과 화려한 만찬자리에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음식 맛은 어떻소?”
“아주 훌륭합니다. 전하. 레녹의 만찬은 어느 곳을 가도 항상 화려하고 아름다워 눈을 즐겁게 하고 음식의 맛이 뛰어나 혀를 즐겁게 하니 올 때마다 즐거운 것 같습니다.”
“아하하하!!”
레녹 왕은 기분이 좋아졌는지 호탕하게 웃어댔다.
루안은 라비뇽 후작 뒤에서 호위를 하고 있었다.
“기사들도 출출하겠구먼. 이보게. 그대들을 위해 마련한 것들이 있으니 임무를 다 하고 나면 줄 걸세.”
“하하하, 전하. 제 기사들의 혀까지 챙기실 것까지야 없습니다.”
“어허, 무슨 소리. 라비뇽 후작을 지키는 기사라면 걸 맞는 대우를 해줘야 하지.”
“으하하하!!”
레녹 왕이 포도주를 한 입 마시면서 말문을 열었다.
“후작님께서 차기 의장으로 오르시면 마탑에서 어떤 후원을 하실지 결정했다고 합니까?”
“아, 마탑에서 뷰론 공화국의 국경을 지키는 마법 장치들을 제공하겠다고 합니다.”
“흐음, 그것이 뭐지요?”
라비뇽 후작이 레녹 왕에게 가까이 들이대듯이 속삭거렸다.
“제가 의장으로 다시 왔을 때 직접 보여드리겠습니다. 레녹의 국경을 지키는 데 쓰면 좋으실 겁니다.”
“으음? 크하하하!!!!”
“하하하!!”
레녹 왕과 라비뇽 후작이 서로 껄껄거리는 걸 본 루안은 흐린 눈으로 만찬을 바라봤다.
‘놀고들 있네.’
왕과 공화국의 귀족끼리 하는 이야기가 지루해지려는 순간.
[아, 지겹네. 루안. 사고 좀 쳐봐. 구경이나 하게.]라스칼의 목소리가 루안의 속을 긁었다.
‘미친놈아. 뭘 사고를 쳐? 내가 호위를 맡고 있는데 그게 할 소리냐? 와 이거 진짜 갈수록 막말을 내뱉네.’
[쫄기는.]라스칼의 말에 뭐라 하려는 순간이었다.
“레녹으로 오는 길에 록 마운틴에서 암살자들의 습격이 있었습니다.”
“뭐라? 그게 정말이오?”
루안의 귀를 자극하는 레녹 왕과 라비뇽 후작의 암살 모의 사건이 흘러나왔다.
“암살을 꾸민 놈들은 찾으셨소?”
“그게… 사실 출발 전에 이미 암살 모의가 있다는 정보가 있었습니다.”
“허어…. 그걸 알고도 록 마운틴을 통과하셨단 말이오?”
“전하께서 저를 초대하셨는데 어찌 시간을 늦출 수 있겠습니까?”
라비뇽 후작의 속 보이는 말에도 레녹 왕은 감동을 먹은 것 같았다.
아니면 포도주를 좀 많이 마셔서 그런가?
“내게 라비뇽 후작 같은 신하가 하나만 있었어도 제국을 무너뜨렸을 것인데. 꺼윽….”
포도주를 잔에 콸콸 부어대는 레녹 왕에게 라비뇽 후작이 속삭거렸다.
“사실… 암살자들을 생포하여 배후 세력을 알아냈습니다.”
“뭐라고? 그게 정말이오? 대체 어떤 놈이 그런 짓을 벌였소?”
라비뇽 후작이 레녹 왕의 귓가에 속삭거렸다.
레녹 왕의 동공이 커졌다.
“뭣이라…? 그, 그게 정말인가?”
“자세한 이야기는 사람들이 없는 곳에서 드리고 싶습니다. 원하신다면 암살자들을 보여드리고 직접 확답을 들으실 수 있고요.”
“그럽시다. 여봐라!! 이제 나는 라비뇽 후작과 긴히 상의할 것이 있으니 먼저 일어날 것이니 남은 만찬은 모두 너희의 것이니 마음껏 놀거라. 하하하.”
레녹 왕과 라비뇽 후작을 따라 루안이 간 곳은 왕의 처소였다.
“브리스톨 군. 오늘 수고했네. 이제 자네 시간을 갖게나.”
“알겠습니다. 이만 물러가보겠습니다.”
루안이 복도를 따라 나오는데 어디선가 휘파람 소리가 낮고 짧게 들렸다.
“교관님. 거기서 뭐하세요?”
“후작이 레녹 왕하고 단 둘이 처소에 들어갔지?”
“네, 확인하고 나오는 길입니다.”
“후작이 뭐라고 했냐?”
“물러가보라고 했습니다.”
“좋아, 그러면 따라와. 나랑 같이 갈 데가 있어.”
* * *
레녹 왕국의 지하 감옥.
이곳은 왕국에서 공개하지 않는 범죄자들이 잡혀오는 감옥 이었다.
“멈춰라. 이곳은 접근할 수 없는 곳이다.”
감옥 앞을 지키는 기사가 스미스와 루안 앞을 가로막았다.
“라비뇽 후작님의 호위를 맡은 붉은 늑대단장 스미스입니다. 여기 기사는 근접 호위를 담당하고 있는 기사 루안 브리스톨이고요.”
“브리스톨…?”
루안의 가문을 들은 기사가 머뭇거렸다.
“여기엔 어쩐 일로 오신 것이오?”
루안이 대답했다.
“후작님을 암살하려 했던 놈들에게 물을 것이 있어 왔습니다.”
(다음 편에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