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turning with Ego Sword RAW novel - Chapter 46
제45화. 던전에서의 만남 (1)
록 마운틴 던전으로 기사 부대들이 모여들고 있었다.
“놈들이 들어간 게 확실해?”
“확실합니다. 마르코스 대장님.”
은빛 갑옷으로 무장한 마르코스 대장.
로베르토 뷔야르 백작 휘하의 척살 부대를 이끌고 있는 기사였다.
마르코스는 검은 빛으로 일렁이는 록 마운틴 던전의 입구를 바라보며 투구를 벗었다.
“젠장, 록 마운틴 던전이 열릴 줄은….”
“대장님. 던전으로 들어갔으면 몬스터들의 먹이나 마찬가지 아닙니까? 그냥 버려두시고 복귀하시죠.”
“록 마운틴 던전은 입구가 여러 곳이다. 한 곳이 열렸다는 것은 다른 곳의 입구가 열렸다는 증거다. 놈들이 다른 곳으로 빠져나갈 수 있어.”
“저 던전에서 빠져나간다고요? 대장님. 놈들은 고작 용병들입니다. 최소 왕정 기사단 급 규모가 던전으로 움직이지 않는 한 용병 패거리들이 던전에서 빠져나갈 수는 없습니다.”
“크루즈, 우리가 쫓는 놈들은 붉은 늑대단이다. 놈들에게 던전은 사냥터일 뿐이야. 다른 출구로 빠져나갈 거야.”
“그럼 던전에서 계획을 새로 세우겠습니다.”
“우리의 목적은 루안 브리스톨을 생포하는 것이다. 던전의 몬스터를 토벌하러 온 것이 아니니 붉은 늑대단을 쫓아 브리스톨을 생포하면 퇴각한다. 쓸데없는 충돌을 피하고 던전을 빠져나갈 것이다.”
마르코스 대장의 말에 기사들이 대답하고 검을 세웠다.
“모두 던전으로 들어간다. 정찰조 앞장서서 용병들의 발자국을 추적하라.”
마르코스의 척살부대가 록 마운틴 던전으로 들어갔다.
* * *
“루안, 이쪽이다.”
타타탁-!
루안은 스미스와 용병들을 따라 던전의 복도를 달리고 있었다.
록 마운틴 던전의 내부는 음습한 분위기로 가득했다.
곳곳에는 몬스터의 뼈들이 굴러다녔고 벽은 갈라져 그 틈새로 괴상한 벌레들이 기어 다녔다.
스미스는 던전 복도의 냄새를 맡으면서 달렸다.
“저쪽은 몬스터들이 많이 몰려 있으니까 놈들을 유인해서 몰아넣자.”
“몬스터들하고 싸잡아 죽여 버려야지. 크흐흐.”
“우릴 쫓아온 놈들은 정예 기사단 급 실력자들이야. 쉽게 당할 리가 없어.”
“그럼 더 좋지. 놈들을 다 없애버리면 우리들 악명이 높아질 거니까. 하하하.”
붉은 늑대단의 용병들은 스미스처럼 몬스터들, 적들의 위치를 냄새로 파악하고 의견을 말하고 있었다.
용병들은 단순히 냄새로 위치만 알아내는 게 아니었다.
루안이 스미스에게 물었다.
“교관님. 적들의 실력을 어떻게 냄새로 알아요?”
“루안, 네 후각으로는 알 수 없겠지만 우리들은 후각이 발달해서 적들의 정보를 냄새로 알 수가 있다. 기사들이라고 다 같은 기사들이 아니야. 오랜 시간 훈련으로 흘린 땀과 실전에서 흘린 피는 기사들의 육체에 남는단다. 우린 기사들의 육체에서 피와 땀의 농도를 후각으로 감지할 수 있어. 경험이 많은 기사일수록 농도가 짙어서 단번에 알 수 있거든.”
기사들은 훈련과 전장을 누비며 날마다 씻을 수가 없었다.
그렇기에 기사들마다 특유의 냄새들이 있었고 경험이 많을수록 체취가 강렬했다.
사람의 후각을 자극할 만큼은 아니었지만 후각이 엄청나게 발달한 붉은 늑대단의 용병들에겐 정보를 수집하는 수단이었다.
“두목, 놈들의 추적 속도가 엄청난 걸? 곧 마주치겠어.”
“몬스터들이 많은 곳으로 끌고 가자.”
스미스가 앞장서 달려갔다.
멀리서 몬스터들의 울음소리가 들려왔다.
“크와악!!”
“쿠르르….”
굶주린 몬스터들의 포효가 던전 복도로 울려 퍼졌다.
록 마운틴 던전의 복도는 미로처럼 복잡했고 몬스터들이 숨어있을 만한 매복 지역이 많았다.
“두목, 블러드 웜이다!”
루안과 스미스가 몬스터를 발견했다.
거대한 애벌레처럼 생긴 곤충형 몬스터가 꿈틀거리며 다가오고 있었다.
“놈의 정면으로 마주보지 마.”
블러드 웜이 뱉어내는 체액은 끈끈한 피와 같았다.
몸에 맞으면 갑옷과 무기를 부식시켰고 사람을 녹여버렸다.
블러드 웜의 시야는 항상 정면을 바라볼 수 있었기에 앞에 움직이는 것을 발견하면 체액을 발사했다.
“두목, 저거 엄청 커서 복도가 꽉 찼어! 옆으로 들어가기엔 위험해!”
“다른 길로 갈 거야. 저놈은 우릴 따라온 놈들에게 줄 선물이다.”
“아, 그렇지. 크흐흐.”
용병들이 서로 흩어지면서 블러드 웜을 유인하기 시작했다.
“다른 놈들은 블러드 웜 체액이 닿지 않는 거리를 유지해라. 나와 루안이 놈들을 끌고 올 거니까.”
루안과 스미스가 기사들이 쫓아오는 곳으로 달렸다.
“교관님, 둘 만 가면 위험하잖아요. 좀 더 데리고 가는 게 안전하지 않을까요?”
“쪽수가 많으면 저놈들도 경계 태세에 들어가서 유인할 수가 없어. 손쉽게 잡을 수 있으면 경계심이 풀어지고 앞서가는 놈들이 생기기 마련이지.”
스미스와 루안이 달려가다가 멈춰 섰다.
“좋아. 루안 넌 저쪽에서 대기해. 내가 놈들에게 먼저 공격할 테니까. 그리고 놈들의 공격이 거세지면 오면서 봤던 길로 뛰어. 블러드 웜이 있는 곳으로.”
“알겠습니다.”
스미스는 루안에게 블러드 웜을 유인하는 부하들이 있는 위치와 길을 알려줬었다.
루안이 근처의 부서진 바위 뒤쪽에 몸을 숨겼다.
스미스가 맞은편으로 뛰면서 활을 꺼내는 순간.
“응?”
숨어있던 루안이 등 뒤에서 기척을 느꼈다.
휘-익!
바람을 가르는 미세한 소음이 들렸고 루안이 툼스톤을 뽑았다.
파-캉!
툼스톤과 다른 검이 충돌했다.
“크윽!”
“찾았군, 루안 브리스톨.”
척살부대의 기사였다.
루안이 툼스톤으로 척살대원의 검을 옆으로 흘려버리고 빠져나왔다.
스미스가 루안의 공격을 발견하고 활을 쐈다.
써걱-!
화살을 베어버린 기사가 말했다.
“붉은 늑대의 우두머리로군. 여기서 빠져나갈 수 없을 거다.”
스미스의 눈에 기사의 투구의 새겨진 문양이 들어왔다.
‘뷔야르의 척살부대였군. 빠져나가기 쉽진 않겠는 걸.’
뒤쪽에서 기사들의 냄새를 맡은 스미스.
양손에 검을 한 자루씩 뽑은 뒤 기사들에게 휘둘렀다.
챙- 채챙!
기사의 검 끝을 긁어내듯이 옆으로 치고 틈새를 만들어 파고들었다.
다른 기사의 검을 피하며 스미스는 좁은 복도의 틈으로 뛰었다.
루안은 자신을 공격하는 기사를 방어하면서 뒤쪽으로 물러났다.
척살 대원은 루안을 보면서 의아해했다.
‘브리스톨 가문에서 유일하게 재능이 없다고 들었는데 헛소문이었던 건가?’
루안의 검술은 뷔야르의 정예 기사의 검을 능숙하게 방어하고 있었다.
단순히 검을 방어하는 것만이 아닌 던전의 환경을 이용하는 루안.
척살대원의 눈에 띌 수밖에 없는 움직임이었다.
다른 곳에서 나타난 척살대원이 루안의 뒤를 기습했다.
차캉! 차캉!
루안이 동시에 앞과 뒤의 검을 쳐내고 옆쪽으로 빠졌다.
던전의 좁은 복도에서 많은 기사들이 포위할 수 없었다.
루안과 스미스는 던전의 좁은 곳으로 물러나면서 쫓아오는 기사들과 1대 1 상황을 만들어냈다.
“크와악!”
때마침 다른 쪽에서 몬스터들이 나타났다.
“으아악!”
기사들이 루안을 쫓느라 몬스터들에게 기습을 당했다.
“루안!! 내가 말한 대로 움직여!”
스미스의 말을 들으면서 루안은 뒤로 물러났다.
척살대원들은 앞쪽의 기사들에게 가로막혀서 루안을 보기만 할 뿐 제대로 공격할 수 없었다.
루안이 상대하는 기사는 한 명, 많아야 두 명이었다.
스미스와 루안은 서로 다른 곳에서 던전의 좁은 복도를 통과하며 블러드 웜이 있는 곳으로 가고 있었다.
마침내 블러드 웜을 끌고 오던 용병들의 소리가 들려왔다.
루안은 기사들을 데리고 블러드 웜이 있는 곳으로 나타났다.
용병들은 블러드 웜이 기사들을 공격하기 편하도록 넓은 복도로 유인해냈다.
촤아악-!
눈앞에서 루안을 뒤쫓던 척살대원의 옆쪽에서 뜨거운 체액이 덮쳤다.
“크윽! 이거 뭐야?”
투구 사이로 핏물이 번졌고 기사는 옆으로 몸을 돌려 투구를 벗었다.
치지직-!
투구에서 연기가 모락모락 솟아올랐다.
핏물이 투구를 녹이고 있었다.
“젠장! 다들 투구 벗지 마!”
블러드 웜의 체액이 투구를 벗은 기사의 머릴 덮쳤다.
“으악!!”
기사의 머리가 피로 적셔지면서 녹아내렸다.
쫓아오던 기사들이 멈춰 서자 블러드 웜의 반투명한 몸이 빨갛게 물들었다.
먹이를 발견하고 흥분하기 시작한 것이다.
“브, 블러드 웜?”
“젠장! 저게 여기서… 아악!!”
블러드 웜은 기사들을 향해 체액을 계속 발사했다.
“퇴각하라!! 여기서는 블러드 웜을 사냥하기엔 위치가 최악이야!”
“퇴각!! 퇴각!!”
좁은 복도로 쫓아오던 기사들은 앞쪽의 기사들이 나가지 않자 막혀버렸다.
“뭐하는 거야!! 빨리 나가!! 여기서 움직일 수가 없잖아!!”
“퇴각하라고!! 블러드 웜이 앞에 있다니까!!”
블러드 웜의 체액에 녹아내리는 기사들이 많아졌다.
좁은 복도로 많은 기사들이 끼어버린 꼴이었다.
“좋아, 한쪽은 블러드 웜에게 맡겼고 두목을 도와서 나머지 부대를 없애버리자!!”
붉은 늑대단이 스미스가 끌고 온 기사들을 향해 돌격했다.
루안은 용병들을 따라 기사들이 있는 곳으로 뛰다가 멈췄다.
“응? 뭐야? 이 기척은….”
척살 부대원들이 쫓아오지 않은 다른 던전의 복도.
복도에는 몬스터도 없었고 기사들도 없었다.
‘엄청난 오러의 느낌이다.’
복도의 어둠 속에서 대단한 기세를 드러내는 기사가 나타났다.
“마르코스 대장님. 찾았습니다. 저놈이 루안 브리스톨입니다.”
뒤이어 나타나는 마르코스 대장을 본 루안의 몸에 소름이 돋았다.
‘뭐야? 저놈은 더 세잖아. 뷔야르의 척살부대장의 실력이 이 정도였던가?’
라스칼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후후, 루안, 저놈을 없애자. 훨씬 강해질 수 있을 거야.]‘뭐? 저놈들 오러가 안 느껴지냐? 엄청 센 놈들이라고.’
[그러니까 좋아해야지. 멍청아. 약해빠진 놈들은 죽여 봤자 쓸 데가 없어. 무조건 강한 놈들은 없애야 네가 빨리 강해지는 거다. 가자!!]라스칼의 말이 끝나는 순간.
“생포해라.”
마르코스 대장의 말에 크루즈가 검을 뽑았다.
파-앗!!
바닥을 차면서 순식간에 거리를 좁혀오던 크루즈.ㅁ
검을 사선으로 그어버리는 듯이 루안의 툼스톤을 후려쳤다.
챙-!
“크윽!”
루안의 툼스톤이 대각선 위로 휘어졌다.
손잡이로 느껴지는 힘이 루안의 손목과 어깨를 사선으로 꺾어버렸다.
크루즈는 루안의 빈틈을 만들고 몸을 돌려서 발을 걸어 찼다.
순식간에 벌어지는 동작에 루안의 몸이 허공으로 떠버렸다.
“젠장….”
엄청난 속도와 힘.
크루즈는 루안의 몸통을 발로 걷어찼다.
강철 부츠를 신었기 때문에 가죽 갑옷을 입은 루안의 몸이 90도로 꺾인 채 던전의 벽으로 처박혀버렸다.
“끄…으으….”
크루즈는 검을 다시 세워서 루안의 목에 겨눴다.
“루안 브리스톨. 널 황제 폐하를 모독한 죄로 체포….”
쉬이익-!
빠가악!!
루안을 겨누던 크루즈의 머리가 옆으로 꺾였다.
쓰고 있던 투구가 벗겨졌다.
크루즈의 거대한 체구가 옆쪽으로 밀려났다.
툭-!
철걱 철걱.
투구가 굴러가면서 마르코스의 발 앞에 멈춰 섰다. 마르코스의 시선이 향한 곳에는 스미스가 서 있었다.
“후우…. 아찔했네. 루안, 용병들이 있는 곳으로 들어가. 그럼 안전할 거야.”
“저도 싸울 거예요.”
뒤쪽에서 척살대원들을 죽이고 있는 용병들의 포효가 들려왔다.
기사들이 죽어가며 비명을 터뜨렸지만 마르코스와 크루즈는 전혀 동요하지 않고 있었다.
“뷔야르의 제4척살대 테디 마르코스 대장과 그의 오른팔 크루즈 부대장이로군.”
“붉은 늑대단장 릭 스미스. 네놈 또한 폐하를 모독하고 반역에 가담한 죄로 체포할 것이다. 검을 버리고 투항하라.”
스미스가 루안에게 물었다.
“투항 할 거냐?”
루안이 크루즈에게 검을 겨누고 대답했다.
“아니요.”
(다음 편에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