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turning with Ego Sword RAW novel - Chapter 48
제47화. 약탈자 라스칼 (1)
스미스의 붉은 머리가 갈기처럼 변하면서 신체 골격이 커졌다.
뚜둑- 탁!
근육이 팽창하며 감고 있던 넝쿨이 튕겨 나갔고 검을 들고 있던 손이 맹수의 발처럼 거대해졌다.
퀸튼이 뒤로 물러나면서 스미스와 눈을 마주쳤다.
맹렬한 분노로 일렁이는 눈동자.
가죽 갑옷을 뜯어내면서 드러낸 상체의 근육은 크루즈조차 감탄할 만큼 대단한 위압감을 보여줬다.
목을 덮고 등 근육을 가로질러 전투마의 갈기처럼 변한 머리칼은 스미스의 뒤를 감싸고 있었다.
검은 눈동자는 핏빛으로 변했고 흰자위는 황금빛으로 물들어 있었다.
몸을 옭아매던 넝쿨을 걷어낸 스미스의 신체의 가시가 박혔던 구멍이 사라졌다.
“저 회복력은 늑대인간? 아니야… 늑대인간의 특징은 없잖아. 그럼 수인족?”
당황하는 퀸튼의 뒤에서 마르코스가 말했다.
“라이칸 로드의 혈족이 살아있을 줄이야….”
마르코스의 말에 퀸튼의 동공이 커졌다.
“라이칸 로드라고요? 놈들이 어떻게 살아남았단 말이죠?”
크루즈가 퀸튼에게 말했다.
“놈들의 피가 섞이면 평범한 인간도 라이칸 로드의 능력을 각성할 수가 있어. 살아남아 있을 거라는 말들은 많았지만 직접 볼 줄이야… 흐하하!”
스미스의 체격은 크루즈의 시선조차 위로 향할 만큼 거대해져 있었다.
“늑대인간의 힘과 회복력을 지닌 인간과 몬스터의 잡종. 라이칸 슬로프의 이름을 따서 지었다고 알려진 라이칸 로드의 후예! 대장님!! 이거 제국으로 가져갈 엄청난 선물들 아닙니까? 흐하하!”
“크루즈!”
“응?”
마르코스를 향한 크루즈의 시선 옆쪽으로 움직이는 것이 있었다.
스미스의 오른쪽 주먹이 크루즈의 안면을 강타했다.
빠-아악!!
“크헉!”
코뼈가 부러지고 목이 뒤로 꺾인 크루즈가 뒤로 물러났다.
크루즈의 코와 입에서 튀어나온 핏물이 수직으로 솟구쳤다.
휘이익-!
스미스의 왼쪽 주먹이 크루즈의 갑옷을 후려 찍었다.
뻐걱-!
둔탁한 소리와 함께 크루즈의 몸이 옆으로 휘청거렸다.
“이 새끼가!!”
“아직이다.”
“으응? 뭐야? 몬스터로 변신하고 사람 말까지 하는 거냐?”
스미스의 몸놀림이 더욱 민첩해졌다.
촤촥-
바닥을 긁으면서 스미스의 몸이 위로 솟구쳤다.
크루즈가 팔뚝을 들어 올려 막는 순간.
텁-!
팔뚝을 낚아챈 스미스의 오른손이 대각선 아래로 휘어졌다.
크루즈의 몸이 옆으로 기우뚱 거렸고 스미스는 팔꿈치로 놈의 턱을 강타했다.
뻐걱-!
스미스가 주먹으로 크루즈의 안면을 수차례 때리면서 한 발씩 전진했다.
크루즈의 머리를 거대한 손으로 덮어버리듯이 붙잡은 스미스.
밑으로 끌어내리면서 무릎을 올려 찍었다.
“크아압!”
맹수의 포효와 함께 크루즈의 몸을 들어 올려 던전의 벽과 바닥에 집어던졌다.
크루즈의 갑옷의 틈이 벌어졌고 갈라지기 시작했다.
스미스가 갑옷의 틈에 손가락을 집어넣고 뜯어내버렸다.
순식간에 벌어진 공격.
크루즈가 반응을 하지 못할 만큼 빠르고 정확했다.
“큭! 젠장!”
우우웅-!
빌리엄 퀸튼의 힐링 마법이 크루즈를 회복시키고 있었다.
“젠장, 고맙수다. 마법사님 아니었으면….”
“혼자서 놈을 상대하는 것은 위험합니다.”
“회복만 시켜주쇼! 내가 직접 잡고 말 테니까!”
크루즈가 코 밑을 손등으로 닦아내면서 검을 휘둘렀다.
스미스가 바닥을 차면서 돌격했다.
퍼어억!!
전투장갑이 벗겨져 상체가 드러난 크루즈의 몸통을 스미스의 주먹이 후벼 팠다.
크루즈의 몸이 허공에 뜨면서 퀸튼이 있는 곳을 덮쳤다.
“쳇!”
부우웅-
퀸튼이 손바닥을 펼쳐 실드로 둘러쌌다.
크루즈의 거대한 몸이 반투명한 결계막에 덮여 바닥을 굴렀다.
“엄청난 힘이로군… 이거 예상 밖의 실험체를 수확할 수 있겠어요. 마르코스 대장. 저놈은 제가 가져가겠습니다.”
“루안 브리스톨만 생포한다면 상관없습니다. 먼저 생포를 도와주시면 허락해드리지요.”
빌리엄 퀸튼의 눈이 반짝였다.
“후후후, 좋습니다. 그럼 라이칸 로드 혈족 놈은 크루즈 부대장이 맡아 주십쇼. 브리스톨을 잡아오겠습니다.”
“크루즈.”
“들었습니다. 놈을 제가 맡고 있겠습니다.”
한편 뒤쪽에서 스미스의 변신을 목격한 루안은 말을 잇지 못하고 있었다.
“저… 저거… 교관님 맞아?”
라스칼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루안, 빨리 용병들이 있는 곳으로 달려! 저 마법사를 네가 상대하기엔 위험하다고.]루안과 퀸튼의 시선이 맞닿았다.
“지저에 잠든 생명들을 부르노니, 지상의 목소리를 듣고 모습을 드러내라.”
퀸튼이 마법을 캐스팅하자 바닥에 마법진이 그려졌다.
“젠장, 소환 마법이군.”
[마법에 따라 다르지만 4서클 마법사면 꽤 짜증나는 소환수를 소환할 수 있어. 튀자!]라스칼의 말대로 현재 루안이 소환수까지 감당하는 건 무리였다.
‘라스칼, 도망칠 수 있는 루트를 찾아봐!’
마법진에서 빛이 뿜어져 나왔다.
우우웅-
어두웠던 던전의 복도가 밝아졌다.
“응? 저건 뭐야?”
퀸튼의 마법진에서 꿈틀거리며 바닥에서 솟아나는 것이 있었다.
“큐읏, 큐읏.”
괴상하게 생긴 식물이 사람의 형태로 변하고 있었다.
퀸튼이 루안에게 다가오면서 말했다.
“칼론에서 수업만 들었을 테니 처음 보는 몬스터일 겁니다. 남부 해안가의 몬스터들이 서식하는 동굴이 많은데 그 동굴에서 특이한 식물 타입 몬스터들이 많죠. ‘솔록’이라는 몬스터인데 적을 포획할 때 유용하거든요. 바로 이렇게요.”
퀸튼이 손짓하자 솔록이 루안을 쳐다봤다.
“큐아악!”
솔록이 양손을 뻗으면서 가시넝쿨을 휘둘렀다.
촤라락-!
써걱-! 써걱-!
루안이 툼스톤을 휘둘러 가시넝쿨을 베어버렸다.
솔록들이 사납게 포효를 했다.
“퀴악!”
“큐아악!”
자신의 손을 잘라버린 루안을 향해 솔록의 가시넝쿨이 재생하더니 더 크고 굵어졌다.
“뭐, 뭐야? 성장한 거야?”
“이해가 빠르시군요. 솔록은 재생을 할 때마다 더 크고 강해지는 몬스터죠. 하지만 솔록에게 급소가 있는데 어디일까요?”
“저 미친놈 뭐라는 거야?”
솔록의 가시넝쿨 공격을 루안이 몸을 휘저으며 베어버렸다.
루안이 용병들이 싸우는 곳으로 달려갔다.
퀸튼이 크루즈가 있는 곳을 보면서 말했다.
“크루즈 부대장. 뒤를 봐줄 놈들을 두고 가겠습니다.”
“흥, 필요 없어!!”
크루즈는 검을 휘두르며 스미스의 공격을 막았다.
“라이칸 로드의 혈족이라더니 듣던 거랑 다르게 별거 없잖아? 그냥 단순하게 힘과 체력이 좋고 빠른 거 말고 뭘 보여줄 수 있냐? 앙?!”
스미스의 공격을 피하면서 크루즈가 검의 손잡이 끝을 돌려서 후렸다.
빠가악-!!
스미스의 머리가 휘청거렸다.
“아직 안 끝났어!”
퍽! 퍽! 퍼퍽!
꽈직-!
“으아아압!!!”
크루즈의 공격을 보면서 퀸튼이 솔록 몇 마리를 소환하였다.
“큐읏, 큐읏.”
퀸튼이 왼손을 아래로 펼쳤다.
부우웅-
새로운 마법진이 그려지면서 퀸튼의 발목에서 하얀 빛이 일렁거렸다.
퀸튼의 발바닥이 바닥에서 위로 떠올랐다.
파-아앙!
퀸튼이 부유 마법을 쓰면서 루안이 도망친 던전 복도를 가로질렀다.
“허억… 허억….”
루안이 용병들을 발견했다.
뷔야르의 척살대와 붉은 늑대단 용병들은 던전 복도에서 난전을 벌이고 있었다.
“이야압!”
퍽! 퍼퍽!
용병의 부러진 창대에 맞고 척살대원이 피를 울컥 하고 뱉었다.
머리가 터져서 눈과 코 입을 적셨고 검을 들고 비틀거리는 기사를 다른 용병이 단검으로 목을 그었다.
“흐억… 흐억….”
“다 죽여 버리자!!”
“으아아!!”
용병들 모두 피범벅이었고 마르코스의 기사들은 투구가 벗겨진 채 창과 검으로 돌격해왔다.
루안이 이들 사이를 끼어들었다.
“아앙? 루안? 여기서 뭐하는 거냐?”
“교관님이 여기에 있으라고 했어요.”
말릭이 달려오는 기사의 창을 검으로 쳐내면서 몸을 돌려서 단검을 던졌다.
푸걱-!
기사의 목에 박힌 단검을 뽑으면서 말릭이 물었다.
“젠장…. 두목… 뭘 여기로 보낸 거야?”
말릭의 시선이 닿는 곳으로 퀸튼이 모습을 드러냈다.
“뭐야? 저거… 마법사잖아.”
“기사들을 아직 다 못 죽였는데 마법사까지 나오다니…. 이봐, 말릭. 위험한 느낌 안 들어?”
“어쩔 수 없잖아. 두목이 알아서 하겠지.”
퀸튼이 바닥 위에서 떠오른 채 서서히 다가오고 있었다.
루안이 툼스톤을 겨눴다.
‘빈틈이 있을 거야. 반드시….’
“브리스톨 군은 마법사에 대해 경험이 없는 것이 확실하군요.”
“뭐?”
“제가 갈 필요는 없습니다. 브리스톨 군이 올 테니까요.”
퀸튼은 양손을 펼쳤다.
우우웅-
하얀 빛이 손바닥에서 일렁거렸다.
“매직 스톤 (Magic Stone)”
퀸튼이 손바닥을 붙였다.
위이잉-!
갑자기 던전의 벽이 갈라지기 시작했다.
콰드드득-
루안이 빠르게 뒤로 물러났다.
갈라진 벽이 갑자기 맞은편을 향해 튀어나갔다.
휘이잉-
콰앙!
“커헉!”
던전 복도에 있던 척살대의 기사들과 용병들이 벽에서 튀어나온 돌덩이에 맞고 쓰러졌다.
콰직! 콰지직!
“젠장! 이게 뭐야?”
“퀸튼 님! 저희들은 어째서… 크악!”
기사들의 갑옷이 돌덩이에 찍혔고 틈새로 핏물이 터졌다.
던전의 양쪽 벽면에서 튀어나온 돌덩이는 복도를 휘저으며 용병과 기사들을 쓰러뜨렸다.
“척살대 분들에겐 미안하지만 저도 어쩔 수가 없군요. 제 목적은 브리스톨을 생포하는 것이지 다른 분들을 안전하게 지키는 것이 아니니까요.”
퀸튼이 냉소를 머금고 매직 스톤 공격을 이어나갔다.
“끄아악!!”
돌덩이로 기사와 용병들을 짓이겨대는 마법.
매직 스톤의 위력에 기사들과 용병들이 속수무책이었다.
뼈가 부러지고 살이 찢어지는 소리가 들렸다.
루안이 툼스톤을 휘둘러 돌덩이를 쳐냈다.
퀸튼은 여유로운 표정으로 루안을 바라봤고 말릭은 돌덩이를 피하며 단검을 꺼냈다.
“뒈져!!”
말릭이 던진 단검이 바닥에서 솟아오른 넓은 돌덩이에 튕겨나갔다.
돌덩이가 말릭을 밀어붙였다.
“크으윽….”
말릭이 돌덩이에 밀려나면서 뒤쪽에 쓰러진 기사에 걸려 휘청거렸다.
빠가악!!
다른 곳에서 돌덩이가 말릭의 뒤통수를 쳤다.
“말릭!”
루안이 보는 앞에서 말릭이 피를 머금고 쓰러졌다.
“허억…. 허억….”
자신을 향해 달려드는 돌덩이를 쳐내던 루안의 등 뒤에서 싸늘한 목소리가 들렸다.
“이제 갈 시간입니다. 브리스톨 군.”
“이야압!!”
루안이 툼스톤을 휘둘렀다.
파-캉!!
옆쪽 벽면에서 튀어나온 돌덩이가 툼스톤을 막았다.
“크윽….”
휘익- 휘익-
돌덩이들이 허공을 가로질러 루안의 발목과 허벅지를 쳤다.
“으악!”
루안이 바닥을 구르며 일어났다.
“매직 스톤의 공격 속에서 브리스톨 군이 실력으로 살아남았다고 생각하는 건가요?”
퀸튼이 손가락을 하나 세웠다.
휘이익-
돌덩이가 루안의 발밑에서 갈라지며 솟구쳤다.
빠악-!
루안의 턱을 쳐올리면서 돌덩이가 사라졌다.
“제가 브리스톨 군을 살려둔 것입니다.”
“끄으….”
루안이 신음을 흘렸다.
라스칼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루안, 정신 차려! 빨리 몸을 움직이라고!]머릿속이 핑 하고 돌았다.
턱으로 이어지는 충격이 루안의 뇌를 타고 다리로 전해졌다.
[루안! 루안!]라스칼의 목소리를 들은 루안이 꿈틀거렸다. 퀸튼의 시선이 루안에게서 툼스톤으로 향했다.
“흐음…. 브리스톨 군의 검. 평범한 검은 아닌 것 같군요. 확인을 해봐야겠습니다.”
라스칼이 말했다.
[젠장! 들켰다!]퀸튼의 손가락이 허공을 휘저었다.
마법을 캐스팅한 퀸튼이 말했다.
“이름 모를 정령이여, 내게 그 모습을 드러낼 지어다.”
(다음 편에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