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turning with Ego Sword RAW novel - Chapter 56
제55화. 던전 탈출 (1)
거대한 화염 기둥이 하늘에서 지상으로 이어지고 있었다.
공기를 소멸시키는 파열음이 공작령 전체에 번졌다.
대지를 덮쳐오는 화염의 그림자.
모든 생명들을 멸살시키는 죽음이 포효하듯 브리스톨 공작령에 거대한 화염이 지상에서 솟구쳐 올랐다.
번쩍이는 빛이 수직으로 가로지르는 순간.
콰-아아앙!!!!!
고막을 마비시키는 폭발음이 덮쳤다.
브리스톨 공작가의 저택과 근처의 모든 영지가 화염 폭풍에 휩쓸려 순식간에 사라졌다.
뒤이어 퍼져나가는 후폭풍이 곳곳으로 번지기 시작했다.
공작령의 모든 숲이 사라지고 있었고 계곡과 강을 흐르는 물이 말라버렸다.
화염의 빛은 공작령의 모든 생명을 소멸시키고 근처의 산맥까지 닿고 있었다.
지저까지 관통한 메테오의 위력은 대지를 크게 들썩거리게 했다.
쿠-구구구!!
지저에서 퍼지는 메테오의 힘은 공작령을 둘러싸고 있던 산맥으로 번졌다.
산맥 전체에 가해진 충격에 의해 새들이 허공으로 흩어지고 있었다.
콰-우우우.
메테오의 충격으로 발생한 2차 후폭풍은 산맥 곳곳으로 잿더미를 보냈고 브리스톨 공작령은 존재한 적이 없었던 것처럼 위치를 확인할 수 없었다.
* * *
록 마운틴 던전.
라이칸 로드의 하울링으로 늑대인간으로 변한 몬스터들을 처치한 기사들이 지쳐 있었다.
“허억… 허억….”
기사들만 지친 게 아니었다.
테일러는 몬스터들을 사냥하기 위해 마력을 대부분 소모시켰다.
“후우… 젠장. 라이칸 로드의 하울링이 이 정도일 줄이야….”
“테일러님!! 록 마운틴의 다른 던전 입구의 결계막이 무너졌습니다.”
“뭐라고? 그럼 기사 부대와 마법사들은?”
“통신이 끊어졌습니다.”
“테일러님. 지원 부대를 보내야 하지 않겠습니까?”
“멈춰라! 여기 상황이 좋지 않아. 마이크로프트 놈에게 전달해라. 몇 군데가 무너진 건지 확인해 보라고. 빨리!”
“죄송합니다만 테일러님. 마이크로프트 님의 통신까지 끊어졌습니다.”
“…뭐라고?”
테일러는 난감해졌다.
록 마운틴 던전의 입구 10곳을 마법사와 기사 부대를 나눠서 매복을 시켜뒀었다.
던전에 들어간 루안과 스미스 패거리를 몰아내서 생포하는 것.
생포한 루안과 스미스를 클레이 황제에게 데려가는 것.
황제의 포상으로 제국의 마탑 내부에서 자신의 직위가 올라가는 것.
모든 것이 계획대로였다.
라이칸 로드의 하울링이 들려오기 전까지는.
“젠장!! 젠장!!”
테일러가 발로 바닥을 긁어댔다.
“피콕을 보내서 상황을 확인해보겠습니다.”
“아, 그렇지! 피콕은 몇 마리가 살아있지?”
“1마리 살아있습니다. 나머지는 몬스터들에게….”
“좋아, 좋아. 1마리 남았으면 상관없어. 빨리 마이크로프트가 매복하고 있는 위치로 피콕을 보내라.”
“알겠습니다!”
기사들이 움직였다.
피콕은 리니아 대륙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비행하는 새였다.
비둘기와 비슷한 생김새였고 사람의 말을 전달할 수 있는 능력이 있었다.
직접적으로 사람에게 말을 할 순 없었지만 기사가 특정 내용을 피콕에게 말하면 모두 기억했다가 원하는 사람에게 가서 내용을 모두 전달하는 것이었다.
“테일러님. 피콕에게 뭐라고 말할까요?”
“마이크로프트를 찾아서 상황을 보고하라고 해.”
기사의 말을 들은 피콕이 허공으로 솟아올랐다.
“젠장… 크루즈!”
거구의 기사가 달려왔다.
“부르셨습니까? 테일러님.”
“네놈의 대장은 던전 안에서 뭐하고 있는 거냐?!”
“제가 들어가 볼까요?”
“아니야! 그냥 있어! 피콕이 더 있으면 던전으로 보내겠지만 어쩔 수 없지.”
테일러가 바라보는 던전 내부에서는 루안과 마르코스가 결투를 벌이고 있었다.
챙! 채챙!
마르코스의 검이 빠르게 허공을 휘저었다.
루안의 툼스톤이 교묘하게 막아내면서 카운터 공격을 날렸다.
챙강! 챙강!
마르코스가 뒤로 물러났다.
‘뭐냐? 그 사이에 실력이 성장한 건가?’
루안의 툼스톤과 전신을 둘러싸고 있는 황금빛 오러.
마르코스의 갑옷을 둘러싸고 있는 푸른빛 오러.
서로 다른 오러가 충돌했다.
파-캉!!
푸른색과 황금색이 어두운 던전 곳곳에서 번쩍였다.
마르코스가 루안의 툼스톤을 빗겨내면서 옆으로 몸을 돌렸다.
루안의 등을 잡아낸 마르코스가 검을 휘둘렀다.
휘-익!
마르코스의 검에 등이 베인 루안.
“크악!”
라스칼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내가 회복시킬 테니 계속 싸워. 저 자식 별거 아냐.]“후읍… 후읍….”
라스칼은 루안의 데미지를 모두 약탈하여 밖으로 배출시켰다.
검은 빛 무리가 루안의 몸 밖으로 일렁이다 사라졌다.
마르코스가 의아하게 여겼다.
‘응? 뭐지? 확실하게 베었는데….’
등을 베고 휘청거리던 루안의 표정에 활기가 어렸다.
마치 회복 포션을 마신 것처럼.
루안이 라스칼 에게 말했다.
‘네가 보여줬던 데미지 볼이라는 거 나도 쓸 수 있어?’
[기본은 가능하다. 그런데 지금은 저 자식이나 해치우자고. 내가 도와줄 테니 감각을 잘 익혀둬.]라스칼의 마나가 루안의 심장 속 마나와 반응하기 시작했다.
우-우우웅!!
[들어가! 일단 싸워! 데미지 입으면 내가 보여줄게.]라스칼의 말에 루안은 바닥을 차면서 돌격했다.
마르코스가 검을 겨눴다.
달려오는 루안을 향해 마르코스의 검이 아래로 휘어졌다.
“흡!”
파-앙!
루안의 몸이 허공으로 솟아올랐다.
마르코스의 검이 루안을 쫓아 솟구쳤다.
“멍청한 놈! 날 상대로 그딴 동작을 보이다니!”
루안을 향해 찌르기를 쓰는 마르코스.
푹-!
“큭!”
루안의 허벅지를 마르코스의 검이 파고들었다.
써-걱!
허벅지 근육을 찌른 마르코스가 검을 옆으로 당겨서 빼냈다.
촤악!
루안의 허벅지에서 피가 뿜어져 나왔다.
“으악!”
“기사가 그런 동작으로 빈틈을 노출 시키다니. 루안 브리스톨 네놈은 기사로서 기본조차 엉망인 것이냐?”
마르코스는 루안을 보면서 이상하다고 느꼈다.
‘저렇게 빈틈 많은 동작을 내게 보일 만큼 실력이 낮은 놈은 아니었어. 그렇다면 의도적으로? 아니야. 의도적이라기엔 위험한 동작이었다.’
루안은 라스칼의 목소리를 들으면서 자신이 입은 데미지를 약탈하고 있었다.
감각적인 능력이었지만 루안은 빠르게 감각을 익혀나갔다.
‘라스칼, 이거 상처까지 모두 회복할 수 있는 거야?’
[현재 네 능력으로는 상처를 완전 회복시키진 못해. 하지만 고통을 완전히 제거할 순 있지. 내 능력으로 네놈의 상처를 회복시켜줄 테니까 지금은 고통만 제거해 봐.]루안은 라스칼의 약탈 능력으로 몸의 데미지를 제거해나갔다.
감각적으로 고통이 더는 느껴지지 않았다.
하지만 허벅지의 베인 부위에서 피가 계속 뿜어져 나왔다.
라스칼은 루안의 심장 속의 마나를 끌어냈다.
심장에 가득했던 루안의 마나는 몸에서 허벅지로 들어갔다.
라스칼은 루안의 마나로 허벅지의 상처를 빠르게 회복시켰다.
마르코스의 눈이 꿈틀거렸다.
‘뭐냐? 저건… 상처를 회복하다니. 그럴 수가. 저놈은 기사잖아.’
루안이 툼스톤을 겨눴다.
“계속하자고.”
“네놈… 마나를 쓸 수 있었던 것이냐?”
마르코스는 루안의 상처 회복은 마력에 의한 것을 알아차렸다.
“브리스톨 가문에서 가장 재능이 없는 놈이라더니… 마검사의 재능을 갖고 있었던 것인가?”
루안은 마르코스가 뭐라고 말하건 상관하지 않았다.
라스칼은 루안에게 자신의 능력을 전투에 쓸 수 있게 몇 가지를 알려주고 있었다.
[이제 할 수 있지?]‘해볼게.’
루안이 툼스톤을 세웠다.
허벅지에서 약탈한 데미지를 툼스톤의 검신으로 끌어 모으고 있었다.
위이잉-!
툼스톤의 검신에 검붉은 빛이 일렁거렸다.
‘흐음, 마검사의 능력을 쓰는 것인가?’
루안은 대답하지 않았지만 마르코스 혼자서 판단하고 있었다.
툼스톤의 검신에 황금 오러가 번쩍였다.
검붉은빛을 황금빛이 흡수했다.
루안의 손으로 새로운 힘이 강렬하게 느껴졌다.
‘오, 라스칼. 나 지금 느꼈어.’
[네 허벅지에 입었던 데미지의 강도가 그 정도라고 생각해. 네가 입은 데미지만큼 놈에게 돌려 줄 수 있으니까.]루안은 툼스톤을 마르코스에게 겨눴다.
툼스톤의 끝에 검붉은 빛이 모이고 있었다.
황금빛 오러가 검신을 두르고 있었고 검 끝에만 검붉은 빛이 번쩍였다.
‘좋아, 이제 다 완성했다.’
[저놈 갑옷은 오러로 둘러싸고 있으니 그걸 감안하고 찔러. 안 그러면 네놈의 몸으로 충격파가 들어올 거야.]마르코스는 푸른빛의 오러를 발산하면서 갑옷과 투구, 건틀렛까지 모두 두르고 있었다.
루안의 검을 오러의 힘만으로 튕겨낼 수 있었고 루안에게 충격을 전달하는 것이 가능했다.
“후읍!”
툼스톤을 겨누고 루안이 마르코스에게 돌격했다.
달려오는 루안을 보면서 마르코스가 검을 옆으로 당겨서 자신의 측면에 세웠다.
“독특한 놈이로군.”
마르코스의 검 끝에서 푸른빛이 강렬해졌다.
우우웅-
‘저놈을 생포하기에는 까다로운 실력이다. 젠장… 그렇다고 죽이면 폐하께서 책임을 물을 터.’
마르코스는 망설였다.
혼자서 루안을 생포하기에는 예상 밖의 실력이었으니까.
‘어쩔 수 없군.’
마르코스의 갑옷으로 푸른빛의 오러가 번져 나갔다.
파-츠층!!
푸른빛이 일렁이는 마르코스가 검을 겨누고 달려오는 루안을 향해 돌격했다.
“살려만 놓고 나머지는 마법사들에게 맡기는 수밖에.”
마르코스의 눈이 번쩍였다.
후와앙!
강렬한 푸른빛의 오러가 마르코스의 검을 따라 일렁거렸다.
루안의 손목을 향하는 검.
라스칼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지금이다!]루안의 툼스톤 끝에서 검붉은 빛이 짙어졌다.
마르코스의 검의 가운데를 향해 툼스톤이 나아갔다.
툼스톤이 검신에 닿는 순간.
콰-차창!!!
마르코스의 검이 박살나버렸다.
눈앞에서 흩어지는 검의 조각들을 바라보며 마르코스가 말을 잇지 못했다.
“뭐… 뭐냐?”
마르코스는 루안이 자신을 향해 공격할 줄 알았다.
그렇기에 맞부딪히는 순간 루안의 오러가 흐르고 있는 손목을 베어서 무기를 쓸 수 없게 만들 계획이었다.
손목을 자르고 마법사에게 데려가면 힐링 마법으로 회복시킬 수 있었으니까.
마법사에게 데려갈 동안 응급처치를 할 수 있는 포션 까지 갖고 있었다.
모든 것이 완벽했다.
루안의 툼스톤이 검을 부숴버리기 전까지는.
‘내 검이 박살나다니!!’
손잡이만 남아있는 마르코스의 검에서 푸른빛의 오러가 사라졌다.
루안이 소리쳤다!
“끝이다!!”
검붉은 빛이 사라졌고 황금빛 오러가 번쩍였다.
마르코스의 갑옷 위의 목이 텅 비어 있었다.
루안과의 전투에서 벗겨진 투구가 마르코스의 시야에 들어왔다.
‘젠장….’
써-걱!!
마르코스의 목을 루안의 툼스톤이 베어버렸다.
촤-악!!
분수대에 솟아오르는 물줄기처럼 마르코스의 머리통이 허공으로 솟구쳤다.
“허억… 허억… 이겼다.”
루안이 잘려나간 마르코스의 몸을 바라봤다.
파-츠측!
갑옷에 일렁거리는 푸른빛 오러가 흩어졌다.
“내가 이겼다!”
루안의 포효가 아무도 없는 적막한 던전에 울려 퍼졌다.
“후아… 내가 뷔야르 백작의 기사를 이기다니….”
몸속에서 아드레날린이 폭발하듯 솟구쳤다.
심장 속에서 마나가 일렁거렸다.
[루안, 이제 네 교관을 찾아.]“아, 그렇지. 교관님!! 교관님!!”
루안의 몸에서 라스칼이 정령의 형태로 나왔다.
“저 아래에 있어. 젠장. 위로 올라가야 하는데 어째 밑으로 계속 들어 가냐.”
“뛰어내려야겠군. 라스칼, 여기서 안전하게 뛰어내리는 거 알려줘.”
“짜샤!! 그딴 거 없어! 내가 무슨 마법 상자인 줄 알아?!”
“교관님 밑에 있다며.”
“다른 길을 찾아봐! 아니다. 내가 찾는다. 젠장, 어쩌다가 이런 놈하고 엮였는지. 아, 짜증… 응?”
라스칼이 뒤를 바라봤다.
“…젠장.”
(다음 편에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