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turning with Ego Sword RAW novel - Chapter 57
제56화. 던전 탈출 (2)
마이크로프트가 피콕을 통해 말을 전달하고 있었다.
푸드득-!
피콕은 다시 허공으로 솟구쳐 올랐다.
“응?”
마이크로프트는 바닥이 들썩거리는 느낌이 들었다.
“이봐, 지금 뭔가 움직이지 않았어?”
“몰라.”
“이 자식 지쳐서 휘청거려놓고 뭘 움직였다는 거야?”
“크하하하!!”
근처의 기사들이 떠드는 소릴 듣고 마이크로프트는 픽 하고 웃음을 뱉었다.
콰드득-!!
콰쾅!!
“으악! 던전 입구가 무너졌다!”
“이런 젠장. 아직 마르코스 대장님과 퀸튼 님께서 나오지 않으셨잖아!”
“빨리 입구를 확보해!”
테일러가 매복하고 있는 던전의 입구가 무너지고 있었다.
“던전의 입구가 무너지다니… 혹시? 아니야. 그럴 리가 없어.”
“테일러 님. 무슨 말씀이십니까?”
옆에 있던 기사들이 물었다.
테일러가 망설이다가 말문을 열었다.
“록 마운틴 던전에는 드래곤이 살고 있다.”
“드, 드래곤이요?!”
“그게 정말입니까?”
“정확히 말하자면 지저룡(地底龍)에 속하는 드래곤 ‘로트왈루스’다.”
“지저룡이라면… 날개가 없는 드래곤들 아닙니까?”
“날개 없는 드래곤이면 해볼 만하지 않겠습니까?”
“기사 부대가 던전 입구마다 흩어져 있어서 빨리 집결시켜야 합니다. 테일러 님.”
“피콕이 한 마리밖에 없고 토르코를 귀에 착용했던 기사들도 몬스터들과의 전투에서 사망했다.”
테일러의 말에 기사들이 신음을 뱉었다.
“젠장… 그럼 드래곤이 갑자기 튀어나와도 대처할 기사들이 부족하단 거잖아?”
“로트왈루스는 100년에 1번 깨어나는 드래곤이다. 아직 놈이 눈을 뜨기에는 10년은 빨라.”
록 마운틴 던전 밑에 잠들어있는 드래곤이 있었다.
로트왈루스 케투리악.
100년마다 1번씩 잠에서 깨어나 살아있는 모든 것을 먹어치우는 포식룡(捕食龍).
먹은 것을 모두 소화시킬 때까지 100년이 걸린다고 일컬어지며 허기를 느낄 때만 잠에서 깨어난다고 알려진 드래곤이었다.
콰르륵-
쿠드드드-!!
테일러와 기사들이 초조한 표정으로 바라보는 던전 입구가 들썩이기 시작했다.
“뭐, 뭐야?”
“드, 드래곤이다! 드래곤이 나타났다!”
기사들이 뒤로 물러났다.
아래로 쑥 하고 가라앉는 던전 입구.
콰-아아!!
밑으로 빨려 들어가는 돌덩이와 바닥의 잔해들.
테일러조차 마법을 캐스팅하는 것을 잊고 바라만 봤다.
‘설마… 그럴 리가… 정말 로트왈루스가 깨어난 건가?’
모두의 시선이 밑으로 가라앉기 시작한 던전의 입구 쪽을 향했다.
콰르륵-!
퍼-어엉!!!
갑자기 아래에서 용솟음치는 잔해와 흙더미들이 화산처럼 폭발했다.
콰아앙!!
“드래곤이다!! 모두 전투에 돌입한다!”
후폭풍이 몰아닥치자 기사들이 검을 들고 허리를 숙였다.
테일러가 마법을 캐스팅했다.
“윈드 커튼!”
파-아앙!!
바람이 테일러의 뒤쪽에서 몰아닥치면서 마주 오는 후폭풍을 덮쳤다.
커튼이 펄럭거리는 것처럼 바람의 장막이 펼쳐지면서 테일러와 기사들을 보호했다.
후폭풍이 흩어지고 나서 기사들이 말했다.
“테일러 님!! 드래곤이 나타났습니다!! 마르코스 대장님이 없으니 테일러 님께서 통솔을….”
“저건 드래곤이 아니잖아….”
“네?”
테일러의 말에 기사들이 모두 폭발이 일어난 던전 입구를 바라봤다.
꽈지직-!
꾸르르-
콰득! 콰득!
거대한 돌덩이들이 갈라진 바닥에서 솟아났다.
근처 숲속 나무와 온갖 잡목들이 뿌리를 드러내면서 던전 입구 쪽으로 끌려가고 있었다.
“테일러 님. 드래곤이 아닌 게 확실합니까?”
“드래곤에게서 느껴지는 사악한 마나가 전혀 없다.”
“휴우….”
“드래곤이 아니라면 저건 뭐지?”
테일러와 기사들 앞에서 돌덩이들과 나무의 뿌리들이 뒤엉켰다.
바닥이 일렁거리듯이 물결을 쳤다.
“설마? 저건… 퀸튼의 골렘?”
콰-아앙!!
던전 입구에서 50미터 거리의 바닥이 폭발하면서 진흙더미가 솟아올랐다.
진흙 속에서 머리통이 쑥 하고 튀어나왔다.
“뭐야? 저건.”
테일러와 기사들이 눈앞에 벌어지는 장면들을 그저 바라만 봤다.
거대한 돌덩이들과 나무의 뿌리들이 뒤엉키면서 골렘의 육체를 형성하고 있었다.
진흙이 솟아나면서 튀어나온 것은 루안 이었다.
“푸하악!”
루안이 진흙을 뱉으면서 빠져나왔다.
“후아… 라스칼, 우리 뒈질 뻔 했… 응?”
뒤쪽을 쳐다본 루안과 테일러와 기사들이 눈을 마주쳤다.
“…어라?”
“저놈은… 루안 브리스톨이잖아?”
“테일러 님! 저 자식 루안 브리스톨입니다!”
“잡아라!!”
스르릉-!
기사들의 검이 뽑히는 소리가 곳곳에서 들려왔다.
“젠장… 골렘 피해서 빠져나왔더니 이젠 기사단이냐….”
라스칼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퀸튼이란 놈 마나가 완전히 이상해졌어. 경계 태세를 갖춰라. 루안.]‘뭐가 이상해졌다는 거야?’
[곧 나타날 거야. 뒤로 빠져.]루안이 서 있던 지면이 마치 물 위에 서 있는 것처럼 꿈틀거리고 있었다.
“으악! 모두 뒤로 물러나! 여긴 위험해!”
기사들이 루안을 뒤로하고 빠져나갔다.
물결치던 바닥이 진흙으로 변하기 시작했다.
진흙은 골렘이 있는 곳으로 계속 흘러가고 있었다.
쿠웅!! 쿠웅!!
골렘은 몰려오는 진흙을 빨아들이면서 거대화를 지속하고 있었다.
빨아들인 진흙과 뿌리가 엉키면서 골렘의 동작이 유연해졌다.
테일러가 거대해지는 골렘의 형상을 바라보면서 탄식했다.
“아아… 퀸튼… 설마…?”
골렘에게 느껴지는 마나가 다르다는 것을 알아낸 테일러.
꽈드득-!!
거대한 돌덩이들과 나무줄기와 뿌리들이 뒤엉켜진 골렘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쿵!! 쿵!!
골렘의 발자국이 바닥에 찍힐 때마다 기사들의 다리가 휘청거렸다.
“테일러 님! 퀸튼 님께서 저 골렘을 소환하신 겁니까?!”
퀸튼의 골렘을 많이 봤던 기사들조차 처음 보는 골렘이었다.
테일러가 입술을 짓씹었다.
‘퀸튼, 금지된 마법을 쓸 줄이야.’
기사들이 골렘 위에 서있는 퀸튼을 발견했다.
“테일러 님! 퀸튼 님입니다!”
“퀸튼 님! 루안 브리스톨은 저쪽에 있습니다!”
“으응?”
가까이 달려가던 기사들이 멈췄다.
구으으-
골렘의 분위기가 이상했다.
“끄악!”
기사들의 발밑으로 진흙이 덮치면서 골렘 속으로 빨아들였다.
“퀸튼 님!! 아악!!”
골렘 속으로 들어간 기사들의 갑옷이 갈려나가는 소리가 들려왔다.
“저게… 뭐야?”
“퀸튼 님… 어째서?”
테일러가 기사들에게 소리쳤다.
“퀸튼이 ‘마운틴 골렘’을 소환했으니 주의해라!! 아마 퀸튼의 의식은 없을 거다. 너희들의 목소리를 들을 수 없어.”
“그게 무슨 말씀이십니까?”
“퀸튼은 마탑에서 금지시킨 마법 ‘데스 소울 (Death Soul)’을 써버렸다.”
“데스 소울? 그게 뭐죠?”
“마법사의 잠재력을 바닥까지 끌어내서 마력을 강화시키는 마법이다. 하지만 서클을 심하게 자극하여 잠재 마력을 끌어내는 것이기에 영혼이 잠식당하고 죽어간다.”
“그렇다면 퀸튼 님께서 현재 죽어가고 있단 말씀이십니까?”
“끄응….”
테일러는 차마 대답하지 못했다.
‘퀸튼 놈이 그냥 죽어버린다면 낫지. 최악의 경우 리치로 변해버린다면? 젠장… 대체 어떻게 수습해야 하는 거냐?’
마르코스 대장이 나오지 않았고 흩어진 기사 부대는 몬스터들의 공격에 상황을 알 수 없었다.
게다가 퀸튼은 마운틴 골렘을 소환하기 위해 금지의 마법까지 써버렸으니 리치로 변해버릴 위험마저 커져버렸다.
‘퀸튼이 리치로 타락해버리면 위험은 걷잡을 수 없어져. 마이크로프트 놈이 빨리 이곳으로 와야 한다.’
루안은 근처에서 퀸튼의 마운틴 골렘을 구경하고 있었다.
“무슨 골렘이 저렇게 커?!”
[감탄할 때가 아니야. 저 자식이 널 죽이려고 한다고.]퀸튼은 루안을 찾고 있었다.
테일러가 마법을 캐스팅하였다.
“사운드 버스터.”
우우웅-!!
테일러의 손바닥에서 빛이 일렁이더니 거대한 고리를 형성하며 도넛의 형태처럼 허공으로 솟구쳤다.
우웅- 우웅-
“들리는가? 퀸튼!”
테일러의 목소리가 허공에서 울려 퍼졌다.
마운틴 골렘 위에 서 있던 퀸튼이 반응하지 않고 있었다.
“휴우, 어쩔 수 없지.”
테일러는 퀸튼을 직접 확인하기 위해 다른 마법을 캐스팅했다.
“플라잉 볼.”
쿠우웅-!!
테일러를 둥근 구체가 감싸더니 허공으로 떠오르기 시작했다.
후우웅-!!
빠르게 위로 솟구친 구체안에 테일러가 떠 있었다.
양손바닥을 펼쳐 마나를 뿜어내면서 테일러가 들어있는 플라잉 볼이 퀸튼에게 향했다.
“퀸튼!! 대답해라!”
가까이 다가온 테일러의 시야에 퀸튼이 보였다.
“퀸… 젠장….”
퀸튼의 몰골은 심각해 보였다.
로브는 대부분 사라져서 일부 조각만이 몸에 걸쳐있었고 곳곳에 근육과 뼈가 힐링 마법으로 회복한 흔적이 있었다.
“엄청난 공격에 당했군. 퀸튼!! 나를 알아보겠는가?!”
“…….”
테일러와 맞닥뜨린 퀸튼의 눈은 검은 빛으로 물들어 있었다.
콰-아아
사악한 마나가 퀸튼을 두르며 밖으로 뿜어져 나왔다.
검은 눈 가운데에 반짝이는 붉은 빛이 테일러를 발견했다.
“죽여… 버릴 테다….”
“퀸튼!! 테일러다!!”
“기사 놈이… 감히 나를…. 죽일 테다….”
퀸튼의 말은 계속 끊어졌다 이어지고 있었다.
“젠장… 이미 의식을 잃어버렸어. 리치로 변하고 있다.”
테일러를 바라보던 퀸튼이 사악한 미소를 보였다.
“…퀸튼.”
후우웅-!
퀸튼의 손가락 사이로 검은빛이 일렁거렸다.
마운틴 골렘의 손이 허공을 가로질렀다.
플라잉 볼이 뒤로 빠져나갔다.
골렘의 손바닥 틈으로 흩어져 나오는 진흙이 위에서 플라잉 볼을 덮쳤다.
후두둑! 후둑!
“젠장, 시야가 가려지고 있어.”
진흙에 더러워진 플라잉 볼.
테일러는 빠르게 기사들이 있는 곳으로 향했다.
쿠웅!! 쿠웅!!
“기사 놈들… 다 죽여…버릴 거다….”
루안의 소드 브레스에 당했던 퀸튼은 착용하고 있던 아티팩트들의 마력으로 간신히 살아날 수 있었다.
아티팩트들은 퀸튼의 몸을 회복시켰지만 루안의 소드 브레스에 의해 대부분 망가져 버렸다.
남아있던 아티팩트의 마력으로 퀸튼이 선택한 것은 금지된 마법을 쓰는 것.
칼론의 3학년에게 제국의 마법사인 자신이 한 방에 당했다는 사실은 퀸튼으로서 감당하지 못할 모욕이었다.
기사를 항상 마법사보다 낮게 여겼던 퀸튼이었기에 루안의 공격은 자존심에 심각한 손상을 입혔던 것.
퀸튼은 루안을 생포하라는 클레이조차 잊어버리고 당했던 만큼 보복하겠다는 열망감에 사로잡혀 있었다.
금지 마법 ‘데스 소울’을 쓰면서 퀸튼은 현재 실력으로 익힐 수 없는 서클의 마법을 쓸 수 있었다.
데스 소울의 힘으로 잠재하고 있는 마력을 끌어냈고 시간이 갈수록 퀸튼의 영혼은 데스 소울의 마력에 타락하고 죽어가고 있었다.
쿠으으-
퀸튼의 사악한 마나가 검은 빛을 뿜어내면서 마운틴 골렘을 갑옷처럼 둘러싸고 있었다.
“테일러 님!!”
“모두 뒤로 물러나 마운틴 골렘을 공격해라!”
“네? 하지만 퀸튼 님께서….”
“놈은 잊어버려!! 우릴 알아보지 못한다고! 데스 소울의 부작용으로 리치로 변하고 있다. 리치 사냥을 해야 한다고!!”
“그럴 수가….”
“빨리 움직여라!!”
테일러의 말에 기사들이 움직였다.
루안은 근처에 숨어서 상황을 파악하고 있었다.
“젠장, 교관님을 찾아야 하는데 저 자식 때문에 못 찾았어. 라스칼, 교관님 위치를 찾았다고 했었지?”
[위치를 찾았어. 그런데 던전이 무너져서 살아있을지는 모르겠다.]“붉은 늑대 용병들은 살아있어?”
[놈들의 영혼은 던전 내부에서 느껴져. 살아있는 건 확실하지만 던전이 무너져서 빠져나올 수 없는 상태야.]루안은 고민에 빠졌다.
“라스칼, 그럼 이렇게 하자.”
(다음 편에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