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turning with Ego Sword RAW novel - Chapter 59
제58화. 테라칸 (2)
루안의 툼스톤이 매직 배리어를 파괴하며 테일러를 공격했다.
후웅!
테일러의 목에 닿을 뻔한 툼스톤을 돌려서 연속 공격을 펼친 루안.
위이잉-!
바닥에서 빛이 일렁이며 솟구쳤다.
“칼론의 애송이가 나의 매직 배리어를 부숴버릴 줄이야….”
솟구친 빛 무리가 루안의 앞을 가로막았다.
시야가 가려진 루안은 뒤로 물러나면서 테일러의 위치를 확보했다.
“매직 로프.”
촤아악-!
빛 무리는 반투명한 밧줄처럼 변하더니 허공을 가로질러 루안을 포위했다.
촤촤촥!
빠르게 움직이며 루안의 발목을 낚아챈 매직 로프.
써걱-!
루안은 라스칼의 힘으로 뿜어져 나오는 금빛 오러를 발산시켜 매직 로프를 잘라버렸다.
뒤쪽에서 매직 로프가 나타나 루안의 목을 덮쳤다.
써걱-! 써걱-!
루안은 툼스톤을 휘두르며 앞과 뒤, 위와 아래를 번갈아 베고 있었다.
매직 로프가 루안 에게 다가올 때마다 잘려서 꿈틀거렸다.
“흐음, 보기보다 실력이 뛰어나군.”
테일러는 차분한 눈으로 루안의 실력을 파악하고 있었다.
‘검술의 기본은 철저히 익혔고, 오러를 컨트롤하는 실력까지 아직 애송이 치고 쓸 만하다. 대체 저런 실력과 재능을 가진 놈이 가문에서 가장 형편없다는 건지…. 브리스톨 가문에서 의도적으로 거짓 정보를 흘렸던 것인가?’
귀족 가문들 사이에는 여러 루머가 나돌기 마련이었다.
상위 귀족일수록 권력과 가까울 수밖에 없었기에 의도적인 정보를 꾸며서 적들에게 혼란을 주는 것은 흔했다.
테일러는 루안을 매직 로프만으로 포획할 수는 없다고 여겼다.
“마나 소모가 많겠지만 어쩔 수 없지.”
지-이잉!!
테일러가 새로운 마법을 하나 더 캐스팅했다.
“흩어지는 바람이 모여 나의 명을 들을지어다.”
후우웅-!
숲 속의 나무 사이로 바람이 거세지고 있었다.
테일러의 손끝에서 바람의 형상이 회오리처럼 변하기 시작했다.
후웅! 후웅!
“죽어가는 낙엽들에게 새로운 힘을 부여할지니….”
촤라락-!
낙엽들이 바람을 타고 허공으로 솟구쳐 올랐다.
“침묵하는 나무와 바위들은 내게 힘을 드러낼 것이다.”
회오리처럼 변하는 바람을 따라 숲에 흩어져 있던 낙엽들이 루안을 덮쳤다.
“크윽… 뭐야? 이거.”
테일러가 캐스팅을 마무리했다.
“포레스트 소울(Forest soul)”
콰콰콱-!
거대한 나무들이 꿈틀거리기 시작했다.
루안의 뒤쪽에 있던 나무들이 뿌리를 드러내면서 솟구쳐 올랐다.
“뭐야?”
라스칼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루안, 놈이 쓴 마법은 포레스트 소울이다. 빨리 숲 밖으로 빠져나가.]나무들은 마치 엘프 숲의 엔트 족들처럼 움직이며 바닥에서 나오고 있었다.
쿠웅! 쿠웅!
나뭇가지에 매달려 있던 잎사귀들이 칼날처럼 날카로워졌다.
파스스-
루안과 가까운 위치에 있던 나무가 나뭇가지를 휘둘렀다.
후-우웅!
파캉!
루안이 툼스톤을 세워서 막았다.
나뭇가지는 마치 강철 같았고 한 번 휘둘러질 때마다 거친 파공음이 들려왔다.
툼스톤으로 막으면서 루안의 몸이 뒤로 튕겨져 나갔다.
촤촥-!
나뭇가지가 휘둘러지면서 칼날처럼 변한 잎사귀들이 튀어나갔다.
챙! 챙!
루안이 빠르게 몸을 날려 숲 밖으로 도망쳤다.
숲 안에는 모든 나무들이 움직이고 있었고 루안을 발견하면 나뭇가지와 잎사귀 공격을 퍼부었다.
“허억… 허억… 젠장, 숲이 갑자기 변해버렸어. 이거 대체 무슨 마법이야?”
[숲의 모든 존재를 소환수처럼 컨트롤할 수 있는 마법이다. 숲 안에서만큼은 일국의 기사 군단 따위는 단독으로 몰살시킬 수 있을 만큼 강력한 마법이지. 원하는 대상을 포획하는 것도 가능하니 널 잡으려고 쓴 것 같아.]루안을 포획하기 위해 테일러가 캐스팅한 포레스트 소울은 고급 마법이었다.
라스칼은 테일러의 마나를 감지하고 있었다.
[저놈은 최소 5서클의 마법을 모두 마스터하고 6서클의 일부 마법을 익힌 것 같다. 포레스트 소울을 쓸 수 있으려면 5서클까지 익혔던 마법을 바탕으로 6서클의 기초 마법을 익혀야 하거든. 말하자면 6서클 마법사가 널 쫓는다는 거지.]“젠장, 4서클도 버거웠는데 6서클이라고?”
[하지만 포레스트 소울을 계속 쓸 순 없을 거야. 저 자식 마나가 빠르게 바닥나고 있으니까. 포레스트 소울을 완벽하게 마스터한 것도 아니니까 네가 이길 수 있어.]“어떻게?”
[숲에서 빠져나가. 그 다음 저놈을… 루안!!]라스칼의 말에 루안이 바닥을 차면서 도약했다.
콰앙!!
나무들이 거대한 돌덩이를 나뭇가지로 안고 던지고 있었다.
콰앙! 쿠웅!!
“젠장, 여기도 나무고 저기도 나무잖아!”
계속 뛰다 보니 체력이 바닥나고 있었다.
나무들은 돌덩이를 던지고 잎사귀를 날려서 루안의 길목을 차단했다.
마치 사냥개들에 의해 몰이 당하는 느낌이었다.
“쿠후후, 루안 브리스톨. 지금까지 나의 포레스트 소울에서 빠져나간 놈은 없었다.”
테일러는 마법을 캐스팅하면서 한 손으로 마나 포션을 꺼냈다.
포션을 들이켜고 나서 마나를 회복한 테일러.
“후우, 남아있는 포션이 몇 개 있으니 놈을 잡기에는 충분하다.”
테일러는 루안을 자신의 시야에 둘 수 있었다.
이미 숲 너머로 사라져 있었지만 루안을 쫓는 나무와 바위들을 통해 위치를 감지하고 알 수 있었다.
“숲 밖으로 빠져나갈 순 없다. 루안 브리스톨.”
후-우웅!!
나무 사이로 거센 바람이 도망치던 루안의 정면으로 몰아닥쳤다.
“크윽….”
루안의 눈이 바람의 압력에 의해 감겼다.] [빨리 움직여!!]
“크윽!”
루안은 바람이 정면에서 몰아닥치는 힘으로 뒤로 물러나고 있었다.
[나무들이다! 뒤쪽에 나무들이 왔다고! 옆으로 빠져!]바람을 피해 옆으로 몸을 날린 루안.
“허억… 허억….”
체력이 바닥나고 있었다.
콰앙!! 콰앙!!
나무들이 나뭇가지를 휘둘러 루안을 공격했다.
“으악!”
퍽-!
나뭇가지에 맞은 루안이 바닥에 처박혔다.
라스칼이 루안의 대미지를 약탈하여 밖으로 끌어냈다.
퍽!! 퍽!!
도망치는 루안의 등짝을 나뭇가지가 후려쳤다.
라스칼은 대미지를 계속 끌어냈고 루안은 바람을 피해 도망치고 있었다.
[대미지 볼을 써라.]라스칼이 대미지 볼을 루안의 툼스톤으로 전달했다.
툼스톤 끝에 검은 빛이 일렁거렸다.
뒤를 돌면서 루안이 툼스톤을 가로로 크게 베어버렸다.
휘-이익!!
파앙!!
검은 빛의 오러가 반원 형태로 나무들을 향해 나아갔다.
콰콰콱-!!
나무들이 잘려나갔다.
후아앙-!!
바람이 몰아닥쳤다.
“커윽….”
이번엔 루안의 등을 밀어붙이면서 나무들이 있는 곳으로 몰아갔다.
“젠장!!”
루안이 경험해본 적 없는 마법이었다.
퀸튼의 골렘 마법과는 차원이 달랐다.
자신을 몰아붙이는 바람을 벨 수 없었다.
나무들은 끊임없이 움직이며 루안이 도망칠 때마다 새로운 숲의 영역을 확장해나갔다.
숲이 루안을 포위하며 살아 움직이고 있었다.
나뭇가지는 강철 같았고 잎사귀는 화살처럼 루안의 몸에 박혔다.
바위들은 루안의 길목을 차단하고 포격처럼 위협적이었다.
“라스칼, 허억… 허억….”
루안이 지쳐갔다.
숲 밖을 향해 도망칠 때마다 다른 곳에 있던 나무들이 움직여서 숲의 경계선을 바꿔버렸다.
빠져나갈 수 없는 미로 속에서 헤매는 것 같았다.
쿠르르-
루안 앞쪽의 길을 바위들이 굴러오더니 막아버렸다.
“젠장.”
다른 곳을 향해 달리는 루안의 앞에 바위들이 나타났다.
테일러의 목소리가 나뭇가지와 잎사귀를 타고 들려왔다.
– 루안 브리스톨. 포레스트 소울에서 도망칠 수 없다. 포기하고 체포에 협조하라.
* * *
“무슨 소릴 하는 거야?”
스미스 앞에 자색 빛을 일렁이는 에고소드 테라칸.
테라칸의 목소리를 들은 스미스는 대답을 하지 않고 다가왔다.
“이 검이 말로만 듣던 라이칸 로드의 에고소드….”
흩날리는 자색의 빛 무리를 뿜어내는 테라칸.
라이칸 로드 혈족의 진정한 힘을 각성시킬 수 있다고 알려진 에고소드.
“제국의 정예 기사단을 몰살시키고 제이크 브리스톨마저 목숨만 건지고 퇴각시켰던 검….”
스미스의 눈에 설렘과 흥분이 차올랐다.
테라칸을 향해 스미스가 손을 뻗었다.
스미스의 손이 테라칸의 손잡이에 닿으려는 순간.
후우웅-!
자색 빛이 짙어지면서 테라칸의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웅웅웅웅-!!
“크윽….”
낮게 울려 퍼지던 테라칸의 검명이 거대하게 번졌다.
엄청난 힘에 의해 스미스가 무릎을 꿇고 말았다.
‘뭐냐… 근육이 짓눌리는 것 같잖아.’
늑대인간의 힘을 지닌 스미스로서 감당할 수 없는 힘이 느껴지고 있었다.
고막으로 파고든 테라칸의 검명.
스미스의 체력을 회복시켰고 인간으로서의 의식까지 찾아줬지만 대답을 하지 않자 순식간에 제압을 해버렸다.
자신의 목소리를 듣고 대답을 하지 않는 스미스에게 테라칸이 보내는 경고 같았다.
엄청난 힘에 의해 바닥에 짓눌려버린 스미스.
목소리가 간신히 나와 눈앞에 박혀 있는 에고소드를 향해 물었다.
“…내게 뭘 원하는 거냐?”
스미스의 말을 들었는지 테라칸의 웅혼한 목소리가 울려왔다.
“…내가… 지켜야 할… 것을… 말하라고…?
스미스는 바닥에 입술을 붙이고 간신히 대답하고 있었다.
귓가에 파고든 테라칸의 검명 에서 느껴지는 힘으로 손가락조차 움직일 수 없었으니까.
테라칸은 스미스를 향해 냉혹한 목소리를 들려줬다.
스미스가 눈을 감았다.
‘젠장… 뭘 말하라는 거야? 내가 뭘 지켜야 한다고… 그냥 테라칸 찾아서 고급 의뢰나 챙기면서 살려고 했건만….’
스미스는 라이칸 로드의 혈족들이 테라칸을 찾으라는 말조차 가볍게 생각했었다.
가문의 서약이니 혈족의 맹세니 하는 것조차 관심 없었다.
용병으로 살면서 테라칸을 손에 넣으면 자신의 왕국을 세워서 왕처럼 살 수 있을 거라고 여겼다.
제국과 왕국의 연합 부대를 몰살시키고 당대 최강의 소드 마스터 제이크 브리스톨조차 결판을 낼 수 없었던 에고소드 테라칸.
그 검만 손에 넣는다면 용병 세력을 넓혀서 라이칸 로드 왕으로 등극할 수 있을 테니까.
‘젠장… 내가 뭘 지키냐고… 응?’
눈이 감겼던 스미스에게 번뜩이는 것이 나왔다.
리처드 브리스톨의 목소리가 스미스의 기억 저편에서 들려오는 것 같았다.
‘아, 그렇지. 루안이 있었지. 테라칸에게 루안에 대해 말하면 진정할 거야.’
스미스가 간신히 입술을 열고 말했다.
“루안… 브리스톨… 테라칸… 내가 그대의… 힘이… 필요한… 이유다….”
우우웅-!
검명이 줄어들었다.
스미스를 짓누르던 힘이 사라졌다.
고요해진 던전.
테라칸의 목소리가 잔잔히 들려왔다.
테라칸이 웅혼한 목소리가 스미스에게 번졌다.
“릭 스미스.”
스미스가 대답했다.
“루퍼스. 루퍼스 라이칸 로드.”
스미스가 세상에 숨겨왔던 혈족의 이름.
테라칸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다음 편에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