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turning with Ego Sword RAW novel - Chapter 65
제64화. 탈옥 (2)
“저 자식은 간수장이잖아?”
루안 앞에 나타난 래리 하워드가 말했다.
“여기서 못 빠져나간다. 루안 브리스톨.”
하워드가 손에 들고 있던 신호탄을 날렸다.
피-슈웅!
신호탄이 굉음을 일으키면서 루안의 근처를 맴돌기 시작했다.
촤-아앙!
루안의 근처를 맴돌수록 신호탄의 굉음이 감옥 내부로 번져나갔다.
“응? 이건 하워드 간수장님의 ‘팰리스 콜’이잖아?”
“저쪽이다!”
“수색조는 모두 팰리스 콜이 들리는 쪽으로 집결하라!”
락 팰리스에는 3개의 간수 부대가 있었다.
탈옥한 죄수를 추적하는 수색조.
죄수들이 폭동을 일으켰을 때 제압하는 진압조.
죄수를 포획하는 체포조.
루안은 수색조와 체포조 소속의 간수들이 쫓고 있었다.
일반적으로 죄수가 탈옥하면 수색조 소속의 간수들이 나서서 제압까지 마무리했다.
체포조까지 나서야 할 상황은 A급 위험도를 가진 죄수가 탈옥했을 때였다.
“루안 브리스톨은 뷔야르 백작 휘하의 마르코스 대장과 테일러, 퀸튼 마법사님을 죽인 위험인물이다. 체포조 모두 따라와!”
이미 루안의 죄목을 클레이가 하워드 간수장에게 직접 알려줬었다.
황제가 말하는 것이니 하워드는 모두 사실이라고 여겼고 루안을 심각한 범죄자로 취급했다.
하워드 간수장에 의해 휘하의 간수들은 루안의 죄목과 위험도를 알 수 있었다.
간수들이 루안을 쫓고 있는 사이.
스미스는 락 펠리스로 들어갈 수 있는 비밀 통로에 나타났다.
“멈춰라.”
비밀 통로 근처를 지키고 있던 경비단이 나타났다.
“래리 하워드 간수장을 만나러 온 릭 스미스다.”
“릭 스미스라고?”
경비단원들이 서로 쳐다보면서 물었다.
“이 자식 폐하께서 수배령을 내렸던 그 자식 아니야?”
“라비뇽 후작을 호위하던 놈 맞지?!”
“루안 브리스톨을 담당하는 교관이라는 놈이야!”
경비단원들이 스미스에게 창칼을 겨눴다.
“워, 워. 진정하라고.”
“반역자 놈이 나타나다니!”
스미스는 등에 메고 있던 테라칸에 손을 가져갔다.
‘쳇, 어쩔 수 없군.’
테라칸을 뽑으려는 순간.
“다들 물러서.”
경비단원들 뒤쪽에서 낯익은 목소리가 들려왔다.
“단장님.”
경비단장이 등장하자 스미스가 말했다.
“이봐! 빌! 나야! 스미스!”
락 펠리스의 비밀 통로를 감시하는 경비단장 빌은 거만한 표정으로 다가오고 있었다.
스미스를 본 빌이 물었다.
“붉은 늑대 용병단장이 이곳엔 뭐 때문에 왔지?”
“말했잖아. 간수장을 만나러 왔다고.”
“간수장님은 지금 다른 일이 있으셔서 만날 수 없다.”
“무슨 일인데?”
“락 펠리스에 죄수가 탈옥했거든.”
“탈옥?”
“응, 반역자 루안 브리스톨이 탈옥했다. 어떻게 한 건진 모르겠지만 말이야.”
스미스는 루안이 탈옥했다는 말에 머릴 긁적거렸다.
“아, 그렇군. 그럼 내가 들어가서 잡아줄 수 있으니까 들여보내줘. 하워드한테 미리 연락을 넣어놨다고.”
빌 옆으로 들어가려는 스미스.
턱-!
스미스의 가슴을 빌이 손으로 막았다.
“난 그런 소릴 못 들었어.”
“빌, 우리끼리 이러지 말자.”
능글맞은 손놀림으로 빌의 손을 밀어내는 스미스.
빌이 대답했다.
“폐하께서는 루안 브리스톨만 잡아오라고 하신 게 아니다. 네놈까지 잡아오라고 하셨었지. 하지만 루안 브리스톨은 이미 잡아놨고 용병 패거리 따위야 큰 관심이 없으시더군.”
빌의 말에 스미스가 대답했다.
“그럼, 그럼. 나 같은 용병 패거리들은 그저 여기 붙었다가 저기 붙어먹는 인간들이잖아. 제국의 황제께서 관심 가질 가치가 없는 놈이지. 그러니 나 안으로 들어갈….”
빌은 스미스의 가슴을 손으로 막고 밀어냈다.
“그냥 들어갈 수는 없어. 네놈과는 오랫동안 거래를 해왔으니 기회를 주마.”
스미스의 뒤쪽으로 경비단원들이 움직였다.
여전히 창칼을 겨누고 있는 경비단원들을 보면서 스미스가 물었다.
“원하는 걸 말해봐.”
빌은 스미스에게 손가락을 비벼대면서 말했다.
“최근에 여러 귀족들 의뢰를 해결하면서 금화를 꽤 챙겼다며?”
“그걸 어떻게 알았냐?”
“난 황제의 감옥 ‘락 펠리스’의 비밀 통로를 지키는 몸이야. 이곳으로 들락거리는 놈들이 한 둘인 줄 알아? 세상의 시선을 피해 은밀하게 죄수들을 보러오는 분들이 꽤 있지. 귀족 세계의 정보는 나한테 꽤 들어오거든.”
빌의 말에 스미스는 귀를 후벼댔다.
“젠장, 어쩔 수 없지. 얼마를 원하냐?”
“일단 물건을 보여줘야지. 거래를 이렇게 하는 놈 아니었잖아?”
스미스는 빌에게 금화가 들어있는 주머니를 꺼냈다.
의도적으로 다른 경비단원들이 모두 볼 수 있게 주머니를 들어올렸다.
“이걸 원하는 거지?”
“꺼내봐.”
스미스는 주머니를 열었다.
화려한 금빛이 주머니 안에서 반짝거렸다.
빌의 시선을 단숨에 사로잡는 금화들.
경비단원들이 창칼을 거두고 몰려들었다.
스미스는 자신을 향한 창칼이 없어졌음을 알고 빌에게 다가갔다.
빌과 자신 사이에 주머니를 두고 있으면 경비단원들은 반드시 자신의 옆과 앞쪽으로 몰려들 것이다.
스미스의 예상대로 경비단원들은 빌의 옆과 자신의 옆쪽으로 모여들었다.
등 뒤에서 금화를 볼 수는 없으니까.
빌은 스미스가 보여주는 금화를 만져봤다.
금화 하나가 빌의 손가락 사이에서 반짝거렸다.
“흐음… 꽤 고급이군.”
“꽤 고급이 아니라 이거 하나만 있으면 집 하나를 살 수 있다고.”
스미스의 말에 경비단원들이 물었다.
“총 몇 개가 들어있지?”
“너희들 하나씩 갖고도 남을 만큼.”
경비단원들이 서로 놀라워하며 쳐다봤다.
빌은 스미스에게 말했다.
“주머니 놓고 가. 그럼 들어갈 수 있어.”
“이봐, 빌. 거래 이렇게 할 거야? 내가 고작 금화 주머니 하나만 갖고 있을 거 같아?”
스미스의 말에 빌이 물었다.
“얼마나 갖고 있는 거야?”
“그건 다음 거래를 할 때 말하자고. 나랑 계속 거래를 할 거면 오늘 금화 하나로 만족해.”
“간수장님을 만나고 싶다면 여기를 통과해야 할 거야. 하나로는 부족해.”
“그럼 다른 길을 찾아보지. 난 귀족들과 곳곳에 끈이 닿아 있는 놈이라고.”
스미스가 빌의 손가락에 있던 금화를 낚아채 주머니에 넣었다.
“알았어!”
빌은 스미스를 멈춰 세웠다.
“금화 하나로 만족하지. 다음에 거래를 계속한다면 말이야.”
“좋아. 그래야 빌이지. 하하. 자, 여기 있으니 너희들 다 가져.”
스미스가 금화 주머니를 빌에게 넘기려는 순간이었다.
“단장님! 단장님!”
“뭐, 뭐야?”
갑자기 나타난 경비단원들.
“루안 브리스톨을 체포하였습니다!”
“뭐라고? 어떻게?”
“마이크로프트 님께서 놈을 체포하였습니다. 간수장님께서 통로의 경계를 해제하라고 하셨습니다. 그리고 루안 브리스톨의 호송 임무를 맡기셨습니다.”
“락 펠리스에 안 넣고?”
“루안 브리스톨의 탈옥 소식을 들으신 폐하께서 놈을 지저감옥 ‘헬 카이저’로 보내라고 하셨습니다.”
“그렇군.”
빌은 스미스가 들고 있던 금화 주머니에 손을 가져갔다.
스미스가 주머니를 뒤로 빼면서 말했다.
“헬 카이저라고?”
빌은 스미스를 보면서 경비 단원들에게 물었다.
“어째서 헬 카이저로 보내신단 거냐?”
“루안 브리스톨을 헬 카이저에 넣어둬야 안전하다고 하셨습니다.”
헬 카이저 (Hell Kaiser).
브리켄슈타인 역사상 최악의 죄수들만 수감시키는 지저 감옥이었다.
지하에 위치해 있으며 한 번 들어간 죄수들은 죽기 전에는 나올 수 없는 감옥.
루안을 헬 카이저로 이송한다는 소식에 스미스는 표정을 숨길 수 없었다.
“이봐, 스미스.”
“응?”
빌은 스미스의 주머니를 보면서 손을 내밀었다.
스미스가 주머니를 허리에 차면서 말했다.
“미안하지만 다음에 간수장을 만나러 올게.”
“뭐라고?”
빌이 뭐라고 대답하기 전에 스미스는 사라져 버렸다.
파파팍-!
스미스는 부하들이 대기하고 있는 곳으로 뛰어갔다.
“젠장, 헬 카이저라니. 클레이라는 놈 황제라고 막 나가는 거냐?”
* * *
락 펠리스의 고문실.
루안은 마이크로프트의 아이스 워커들에게 구타당하고 있었다.
퍽-! 퍼퍽!!
빡! 빠악!!
빠바박-!
아이스 워커들은 얼음 주먹으로 루안의 복부와 옆구리를 강타했다.
루안은 바닥을 뒹굴면서 신음조차 흘리지 못했다.
“끄…으….”
저벅저벅-
마이크로프트가 고고한 표정으로 다가왔다.
그의 발이 닿자 바닥이 얼음으로 물들었다.
“루안 브리스톨. 어떻게 간수를 철창에 넣고 나온 것이지?”
락 펠리스의 모든 간수들을 놀라게 만든 루안의 탈옥.
간수를 홀려서 감옥에 집어넣고 빠져나왔다는 것만으로 루안은 위즈의 마법사들의 관심을 끌어버렸다.
“네놈이 집어넣은 간수를 심문하였더니 눈에서 황금빛을 봤다고 하더군.”
“쿨럭, 커헉….”
루안은 핏물을 뱉었다.
얼음에 핏방울이 번지는 걸 바라보던 루안.
“몰라….”
퍽-!!
아이스워커 한 마리가 루안을 발로 걷어냈다.
루안의 몸은 얼음덩이에 구타당해 망가져 있었다.
“폐하께서 네놈을 헬 카이저로 압송하라 하셨다.”
퍽-!!
아이스 워커의 주먹질에 루안은 피떡 처럼 변해갔다.
위즈의 보조 마법사들이 힐링 마법으로 루안을 회복시켰다.
빠바박! 빠박!
아이스 워커들의 얼음 주먹은 루안의 피로 물들었다.
“후우… 마이크로프트 님의 고문은 정말 잔인하다니까.”
“힐링 마법으로 회복시키고 다시 패고 또 회복시키고 패고…. 와… 정말 내가 루안이었으면 죽고 싶을 거야.”
루안은 라스칼의 능력으로 탈옥한 대가를 혹독하게 치르고 있었다.
라스칼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루안, 잘 버티고 있다.]‘으으… 젠장. 라스칼. 언제까지 버텨야 하는 거야?’
[내가 만족할 만큼 대미지를 약탈할 때까지 버텨.]라스칼은 루안이 아이스 워커들에게 구타당할 때마다 대미지를 계속 약탈하고 있었다.
보조 마법사들이 옆에 있었기에 최대한 은밀하게 약탈했다.
마이크로프트는 힐링 마법으로 루안을 회복시켰기 때문에 라스칼이 대미지를 약탈하여 축적하고 있다는 사실을 모르고 있었다.
“후후후, 네놈은 정말 독특한 놈이라니까. 처음엔 네놈이 록 마운틴 던전에서 퀸튼과 마르코스를 죽였을 거라고 생각하진 않았다. 아마 던전의 몬스터들에게 기습을 당했거나 무너지면서 사고를 당했을 거라고 생각했거든”
마이크로프트가 루안의 꿈틀거리는 손을 바라봤다.
“그렇지만 네놈이 테일러를 몰아붙였던 것을 내 눈으로 확인하고 나서야 생각이 바뀌었지. 어쩌면 마르코스와 퀸튼까지 네놈에게 당한 것일 수 있다고.”
루안의 손이 꿈틀거리자 마이크로프트는 냉혹한 표정을 지으며 발로 밟았다.
“끄…으으….”
“루안 브리스톨. 락 펠리스에서 탈옥을 감행하다니. 어린 나이에 그런 대담한 행동을 하는 놈들은 흔치 않지. 마법사도 아닌 기사라는 놈이 간수를 홀려서 집어넣고 빠져나올 줄이야… 후후. 위즈의 보조 마법사들이나 할 수 있는 것을 네놈이 했다는 것이 놀랍지만 헬 카이저로 끌고 가면 정확하게 알아낼 것이다.”
마이크로프트는 루안이 헬 카이저에 끌려가는 것을 기대하고 있었다.
“헬 카이저가 어떤 곳인지 들어본 적이 있는가? 루안 브리스톨.”
“…….”
루안은 대답하지 않았다.
보조 마법사들이 루안을 회복시켰다.
퍽-!!
아이스 워커가 루안을 한 방 먹였다.
“커헉….”
“기절한 척 하지 말거라. 네놈은 죽고 싶어도 내 허락 없이는 죽을 수 없는 몸이니까.”
고문실 문이 열렸다.
“마이크로프트 님. 루안 브리스톨을 헬 카이저로 압송할 시간입니다.”
마이크로프트는 얼음 밧줄인 아이스 로프를 소환하여 루안을 묶었다.
“좋아. 내가 직접 놈을 끌고 갈 것이다.”
(다음 편에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