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turning with Ego Sword RAW novel - Chapter 69
제68화. 헬 카이저 (4)
페드로는 루안에게 브리스톨 가문과 브리켄슈타인 황족들과의 관계에 대해 알려줬다.
브리켄슈타인 황족들은 언제나 황제의 권력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해왔었다.
황제의 권좌를 지키기 위한 도구로 여겨온 것이 브리스톨 가문.
하지만 브리스톨 가문에서는 초대 가주와 초대 황제와의 관계를 내세워 황제의 도구라는 사실을 전면으로 부정했었다.
브리스톨 가문의 힘을 필요로 하면서 두려워했던 황족들은 브리스톨 가문을 견제할 수 있는 다른 세력들을 은밀하게 찾아다녔다.
“언더 로드가 접근한 황족은 4황자였던 클레이 브리켄슈타인이었다. 1황자였던 콘웰 브리켄슈타인을 죽이기 위해 필요한 모든 것을 제공하였고 클레이의 신뢰를 얻었지.”
페드로 또한 언더 로드에 대해 알고 있었다.
페드로는 루안이 알고 있는 것보다 훨씬 더 많은 정보를 갖고 있었다.
“그런데 페드로님은 이런 걸 어떻게 알고 계시는 거죠?”
페드로가 대답했다.
“내가 여기 끌려온 이유가 언더 로드 때문이니까. 크헤헤.”
“언더 로드를 직접 보셨어요?”
“나는 놈들에 대해 조사하던 용병이었다.”
“네? 그런데 어쩌다가… 놈들에게 들킨 건가요?”
페드로가 대답하려는 순간.
철-컹!
루안의 철창이 열렸다.
간수가 들어왔다.
“루안 브리스톨. 일하러 갈 시간이다.”
간수 손에 칭칭 감겨 있던 쇠사슬이 스르륵 풀렸다.
쇠사슬은 허공을 유유히 꿈틀거리더니 팍 하고 루안을 향해 나아갔다.
“크윽. 뭐야?”
루안을 쇠사슬이 휘감았다.
목과 허리를 감아버린 쇠사슬을 간수가 끌어당겼다.
루안이 바닥에서 창살 밖으로 끌려 나갔다.
“이봐, 처음 왔으니 적당히 하라고.”
“시끄러, 페드로. 죽고 싶지 않으면.”
“으윽. 젠장.”
루안이 발버둥 칠수록 쇠사슬이 조여 왔다.
간수가 루안 에게 말했다.
“매직 체인(Magic Chain) 에 묶이면 마나를 쓸 수가 없다. 움직일수록 조여드는 아티팩트지.”
간수가 루안을 끌고가는 것을 지켜보던 페드로.
“휴우… 브리스톨의 혈족이 이곳에 오다니…. 뜻밖의 수확인 걸?”
페드로가 일어났다.
그의 쇄골 밑 가슴근육에 언더로드 특유의 문신이 새겨져 있었다.
* * *
“들어가.”
간수가 매직 체인에 묶여있던 루안을 밀어 넣었다.
매직 체인이 풀리면서 루안이 일어났다.
앞쪽엔 구멍이 여러 개 뚫려 있는 벽이 있었다.
벽 틈에는 발을 디딜 수 있는 칸막이가 박혀 있었고 위쪽으로 계속 칸막이가 이어졌다.
“젠장, 여기서 뭐 하라는 거야?”
“네놈의 임무는 저걸 가져오는 거다.”
간수의 손가락을 따라 루안의 시선이 위로 올라갔다.
거대한 벌집이 벽 곳곳에 붙어 있었다.
“저건 지저에 서식하는 벌의 일종인 ‘번디로즈’라고 하는 지저 벌들의 벌집이다. 네놈은 지금부터 저기에 올라가서 번디로즈가 모아놓은 꿀을 가져와야 한다.”
“가져올 거면 네가 가져와.”
루안의 말에 간수가 쓰고 있던 미노타우루스 머리통 같은 투구를 벗었다.
“죄인 놈 주제에….”
투구를 들고 간수가 루안 에게 다가왔다.
루안은 자신의 손과 발이 자유로운 걸 알고 있었다.
매직 체인에 묶여 끌려갈 때부터 라스칼이 루안에게 지시해둔 것이 있었다.
[좋아, 루안. 저 자식이 다가오면 대미지를 축적시키는 거다. 네 몸속에 모아뒀던 대미지까지 마나 실크가 다 흡수해버려서 지금은 쓸 만한 게 없거든.]루안은 마이크로프트의 아이스 워커들에게 당했던 대미지가 모두 사라진 상태였다.
헬 카이저에 오자마자 마나 실크를 벗겨냈고 루안의 대미지는 이미 마나 실크가 흡수해버려 없어졌었다.
루안이 헬 카이저를 탈옥하려면 탈출구의 위치 정보가 아니라 힘이 있어야 했다.
탈출 루트를 알아내도 힘이 없다면 잡히고 말 테니까.
라스칼은 루안의 마나가 헬 카이저 내부에서는 작동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려줬다.
[저 자식을 쓰러뜨리는 게 아니야. 그냥 적당히 싸워주면서 맞아줘. 대미지를 최대한 흡수해서 이걸 무기로 써야 하니까.]라스칼이 말한 대로 루안은 의도적으로 간수를 자극했다.
“우엑, 투구 벗으니 진짜 못생겼다. 빨리 써라. 투구 쓴 게 훨씬 볼 만하다.”
간수가 루안의 말에 멈춰 섰다.
“네놈이 몇 군데 부러지고 올라가고 싶은 거냐?”
촤르륵-
매직 체인이 간수의 주먹에 감겼다.
파-앗!
간수가 돌격했다.
루안은 자세를 잡고 뒤로 물러났다.
후-우웅!!
라스칼로부터 발데스의 격투술을 배웠던 루안.
돌격하는 간수의 움직임에 빈틈이 드러났다.
파-앙!
루안이 옆으로 빠지면서 간수의 턱에 한방 먹였다.
머리가 덜컥거린 간수는 턱을 쓱쓱 닦았다.
“후후후, 애송이 주먹이라서 느낌도 안 오는군.”
루안은 간수에게 돌격했다.
마나를 쓸 수 없었고 툼스톤이 없는 루안은 발데스의 격투술로 간수를 공격했다.
퍽-!!
간수의 몸통을 마구 패는 루안.
하지만 간수는 루안을 바라보며 고스란히 주먹을 다 맞아주고 있었다.
[멍청아, 뭐 하는 거야? 네가 패는 게 아니라 맞으라니까?]‘쟤가 그냥 맞는데 어쩌라고?’
라스칼의 말에 이어 간수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일할 시간이다.”
빠-악!!
간수의 주먹이 루안의 옆구리를 강타했다.
“크윽!!”
루안의 허리가 꺾였다.
라스칼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나이스!!]‘뭐…가…나이스…야….’
간수가 휘두른 주먹은 작살처럼 루안의 옆구리에 꽂혔다가 빠졌다.
“제대로 길을 들여놓고 일을 시켜야겠군.”
매직 체인을 감은 주먹으로 루안을 구타하기 시작했다.
빡! 빡! 빠박!
한참을 패던 간수는 헐떡이면서 허리를 세웠다.
“마셔라.”
포션을 열고 루안 에게 부어줬다.
“으…으으….”
“특별히 주먹으로 재워줬으니 빡세게 일할 시간이다. 애송아.”
라스칼의 낄낄거리는 목소리가 루안의 속을 뒤집어 놨다.
‘이 자식 지가 안 맞는다고 낄낄대는 거냐?’
[엄청난 대미지가 모였다. 루안. 계속 대미지 모아서 빨리 나가자.]‘라스칼, 네가 맞아봐. 이게 할 짓이냐?’
[어쩔 수 없잖아. 그럼 여기서 살 거냐?]‘그건 아니지.’
[그럼 내 말대로 해.]루안은 간수를 뒤로 하고 벽에 매달려 있는 줄을 허리에 묶었다.
칸막이를 밟고 위로 오르려는 순간.
“루안 브리스톨.”
“뭐냐?”
“꼴에 귀족 놈이라고 간수에게 말투가 거슬린다. 앞으로는 간수님이라고 부르도록.”
“부르셨습니까? 간수님.”
루안의 대답에 간수가 당황했다.
‘뭐야? 태도가 확 바뀌네.’
대부분 귀족들은 부르라고 부르진 않았다.
브리스톨 가문이라면 말할 필요조차 없었다.
“이곳은 귀족들이라고 특별히 대접하진 않는다. 쓸데없는 기대 안 하는 게 좋을 거다.”
“알겠습니다.”
루안은 칸막이를 밟고 위쪽의 칸막이를 손으로 잡고 몸을 끌어당겼다.
‘대접 따위 필요 없지. 난 여기서 빨리 나갈 거니까.’
위로 올라가던 루안을 올려다보던 간수가 말했다.
“아, 그리고 한 가지 말 안 한 게 있다.”
“…….”
루안은 대답하지 않고 계속 올라갔다.
벽에 나 있는 구멍을 지나가는 순간.
“음?”
파-아앗!
“으악!”
루안이 반사적으로 칸막이를 차면서 뒤로 몸을 날렸다.
구멍 속에서 튀어나온 끈끈한 체액으로 둘러싸인 애벌레가 루안을 향해 울부짖었다.
“키에엑!!”
“뭐, 뭐야?”
밑에 있던 간수가 말했다.
“번디로즈의 애벌레들이 구멍 속에서 다가오는 먹이를 사냥한다. 그러니 안 먹히게 잘 올라가라고.”
루안은 묶인 줄에 잡고 허공에 매달렸다.
“으악!”
뒤로 뛰었지만 반동에 의해 다시 번디로즈의 애벌레가 꿈틀거리는 구멍으로 향했다.
‘라스칼! 대미지! 대미지 볼 써봐!’
[지금 쓰면 의심한다고! 알아서 피해봐!]‘저게 피한다고 피해지게 생겼냐?’
애벌레가 줄에 묶여 다가오는 루안을 향해 톱날 같은 송곳니를 드러냈다.
“키이익!”
“젠장!”
루안은 줄을 잡고 다리를 앞쪽으로 뻗었다.
다리가 가까이 오자 애벌레가 쭉 하고 튀어나왔다.
루안은 애벌레가 다가오는 거리를 가늠했다.
애벌레의 아가리가 루안의 발을 잡으려는 순간.
휙-!
루안은 다리를 위로 끌어올렸다.
텁-!!
발이 있어야 할 곳에 애벌레의 아가리가 닫히는 소리가 들렸다.
루안은 다리를 위로 올리고 머리를 아래로 당기면서 몸을 뒤집었다.
퍽-!!
아가리가 닫힌 애벌레의 머리통에 루안의 몸이 부딪혔다.
끈끈한 체액이 루안의 몸에 묻었다.
루안은 줄을 잡고 다시 몸을 돌려세웠다.
파-앗!!
애벌레의 머리통을 발로 밟은 루안은 줄을 잡고 위쪽으로 도약했다.
“키에엑!”
루안을 향해 애벌레가 뒤늦게 쫓으려다 몸통이 앞쪽으로 쏠려버렸다.
“으악!”
밑에서 지켜보던 간수가 뒤로 물러났다.
구멍에서 빠져나온 애벌레가 바닥에 추락해버렸다.
퍼-엉!
애벌레가 터지면서 엄청나게 많은 꿀이 쏟아졌다.
“후아… 젠장.”
루안은 위쪽 칸막이를 잡고 줄에 매달려 있었다.
애벌레가 터지는 소리를 듣고 다른 곳의 간수들이 몰려왔다.
“뭐야? 이거.”
“루안 브리스톨이 애벌레를 밖으로 유인해서 추락시켰어.”
“뭐라고?”
간수들이 모두 루안을 올려다봤다.
“번디로즈의 애벌레를 밖으로 유인해서 죽일 생각을 하다니….”
“이봐, 그럼 루안 브리스톨은 어떻게 해야 하는 거야? 대부분 애벌레를 피하려고 간수들과 거래를 해야 하잖아.”
“일단 지켜봐야지.”
간수들이 모두 루안이 어떻게 번디로즈의 벌집까지 올라가는지 구경하기 시작했다.
‘이젠 벌레새끼들까지…. 전부다 없애버려야지. 라스칼, 대미지 볼 나한테 줄 수 없냐?’
[어쩔 수 없다. 루안. 대미지 모으려면 애벌레한테 먹히는 것도 나쁘진 않아.]‘닥쳐! 짜샤!! 네가 물려봐!’
[애벌레한테 쫄았냐?]‘안 쫀 놈께서 싸우시죠?’
[후후, 넌 나 없으면 어쩔 뻔했냐? 일단 들어봐. 내 계획을 설명해줄 테니까. 밑에 간수 놈들이 모여 있으니 저걸 이용할 수 있을 거야.]라스칼은 루안에게 계획을 설명했다.
* * *
퍽! 퍽! 퍼퍽!
스미스가 바닥에서 땅딸막한 지저인들에게 밟히고 있었다.
“릭 스미스는 또 거짓말을 했다!”
“짐승의 피로 가득 찬 고기 주머니 자식!”
“거짓의 숨결이 빠져나갈 때까지 릭 스미스의 가죽을 밟아버리자!”
“아악! 말릭! 얘들 좀 말려봐! 말릭!”
“두목이 해결해. 나도 이건 못 말리겠다. 그러게 사실대로 말하라니까.”
“아악! 어떤 자식이 물어 뜯냐?!”
문을 열어줬던 지저인은 스미스의 넓은 등 위에 올라가 두발로 쾅쾅 밟아댔다.
지저인들의 폭행을 지켜보는 다른 지저인들이 있었다.
말릭이 다가가 말했다.
“저기… 족장님.”
“이놈도 밟아라.”
“아니, 족장님. 이봐. 아악!”
지저족의 족장은 평범한 인간들과 체구가 비슷했다.
팔짱을 끼고 화가 난 표정으로 스미스에게 물었다.
“릭 스미스! 네놈은 또 다시 우릴 농간했다. 이것이 정말 우리들이 찾는 검이라고 생각하는 것인가?!”
스미스는 안으로 들어가서 지저인들의 족장을 만났다.
하지만 지저인들이 원하던 검은 없었고 스미스는 테라칸을 꺼내면서 자초지종을 설명하려고 했었다.
문제는 이미 한 번 사기 당했던 지저인들 이었기에 스미스의 말이 바뀌는 순간 폭행을 시작했던 것.
지저인들에게 밟히면서 스미스가 대답했다.
“켁! 아윽… 족장! 내 말을 끝까지… 컥!! 들어봐!”
“네놈의 거짓말은 이미 대대손손 전해질 수 있게 해뒀으니 들어볼 필요도 없다.”
“이봐!! 톤바드! 너희들의 검을 찾아줄 수 있다니까!”
“흥, 이 검으로 네놈의 목을 잘라버리겠다.”
스미스가 소리쳤다.
“이봐, 톤바드!! 안 돼! 기다려! 내가 설명한다니까! 그걸 잡으면 안 돼!
톤바드는 바닥에 있던 테라칸을 손으로 잡으려는 순간.
후-우웅!!
“으응?”
테라칸에서 자색의 빛이 일렁거렸다.
(다음 편에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