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turning with Ego Sword RAW novel - Chapter 70
제69화. 헬 카이저 (5)
루안은 번디로즈의 애벌레들을 통과하며 벌집에 도착했다.
‘여기서 뭘 하라고?’
[이걸 밑으로 던져버려.]‘뭐? 저게 무슨 돌멩이냐? 어떻게 던져? 엄청 크잖아.’
[이게 있잖아.]라스칼은 루안이 간수에게 얻어터지면서 획득한 대미지를 끌어올렸다.
대미지를 축적시킨 조그만 구체가 루안의 손에서 뽑혀 나왔다.
[박아버려.]‘이거 벌집인데 그냥 박으라고?’
[벌집이면 뭐? 빨리 박어.]라스칼의 말에 루안은 대미지 볼이 튀어나온 손으로 번디로즈의 벌집을 퍽 하고 쳤다.
빠-가각!
쿠구구구-
대미지 볼이 벌집 속으로 들어가면서 벽이 흔들거렸다.
“뭐, 뭐야?”
“벌집이 무너지고 있어!”
“피해라!!”
“젠장! 큰일이다! 벌집이 무너지면… 번디로즈들이 여기를 초토화 시킬 거라고!”
루안이 공격한 벌집에는 번디로즈들이 모아놓은 꿀들로 가득했다.
간수들이 도망쳤다.
콰-콰콰!!
벽을 긁어가면서 번디로즈의 벌집이 추락하고 있었다.
콰-아앙!!
촤촤촥-!!
벌집이 무너지면서 꿀이 쏟아져 나왔다.
“쿠헉!”
도망치던 간수들을 꿀이 덮쳤다.
꿀에 파묻히면서 간수들은 노역장 밖으로 밀려나갔다.
루안은 줄을 타고 부서진 벌집 조각 위를 밟고 꿀을 뛰어넘었다.
꿀에 닿으면 간수들처럼 움직이지 못할 것이다.
도약을 하면서 꿀이 흘러나가는 범위 밖으로 빠져나간 루안.
“멈춰라!!”
다른 간수들이 몰려오고 있었다.
“무슨 일이냐?”
루안이 라스칼에게 말했다.
‘싸울까?’
-멍청아, 싸우긴 뭘 싸워? 대미지를 모아야 하니까 꼬리를 흔들어! 최대한 귀엽게!
‘닥쳐!’
루안에게 달려온 간수들이 말했다.
“무슨 일이냐고 묻잖아!”
“이 자식 루안 브리스톨이잖아. 들어온 지 몇 시간 만에 사고를 친 거냐?”
“아닙니다! 번디로즈의 벌집에서 꿀을 수확하려다가 갑자기 벌집이 무너졌습니다.”
루안의 말에 간수들이 서로를 쳐다보며 말했다.
“번디로즈의 벌집이 무너졌다고?”
“큰일이다! 곧 번디로즈들이 돌아올 시간인데.”
“벌집이 무너진 소릴 들었을 거야. 훨씬 빨리 나타날 거라고.”
“모두 경계 태세를 강화해라! 꿀에 파묻힌 간수들을 확인해!”
“루안 브리스톨, 네놈은 따라와라.”
“저는 무기도 없는데 피해야 하지 않을까요?”
철-컥!
간수 하나가 루안의 목에 매직 체인을 채웠다.
“켁!”
“네놈이 저지른 사고는 네놈이 수습해라.”
간수가 매직 체인을 홱 하고 끌었다.
번디로즈의 벌집이 있는 곳으로 루안이 개처럼 끌려갔다.
루안이 울컥하고 소리쳤다.
“이 자식들이! 내가 개냐?! 끌고 갈 거면 헬 카이저의 죄수답게 끌고 가란 말이다!”
간수가 뒤도 돌아보지 않고 대답했다.
“이곳에서 네놈은 단순한 개가 아니라 사람을 물어 죽인 개다.”
“크헉!”
간수는 루안의 말에 매직 체인을 더 조여 대며 거칠게 끌었다.
루안의 분노가 치미는 사이 라스칼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좋아, 좋아. 루안, 네 대미지가 모이고 있어. 계속 꼬리쳐라. 흔들어, 흔들어.]‘닥쳐!’
라스칼이 루안의 대미지를 모으는 사이.
“푸헙!!”
“끌어당겨!”
꿀 속에서 매직 부츠를 신은 간수들이 동료들을 꺼내고 있었다.
“번디로즈다!!”
웽웽-!
멀리서 번디로즈 떼의 울음소리가 들려왔다.
번디로즈는 발바닥만 한 크기의 곤충형 몬스터들.
검은색과 짙은 적갈색의 줄무늬가 돋보이는 몸통에는 등짝만 한 날개가 달려 있었다.
위이잉-!!
번디로즈들이 꿀 근처에 있는 간수들을 향해 돌격했다.
“젠장, 어쩔 수 없지. 번디로즈를 처치해라!”
간수들은 모두 주머니에서 포션을 꺼내 마셨다.
* * *
테라칸에서 소용돌이치며 뿜어 나오는 자색의 빛 무리가 톤바드의 시야를 가렸다.
“뭐, 뭐야? 이 검은… 설마?”
톤바드는 테라칸이 평범한 검이 아니라는 것을 알아차렸다.
“스미스 자식… 에고소드를 찾아낸 것인가?”
자색의 빛 무리는 거대한 늑대의 형상으로 변했다.
테라칸의 목소리가 톤바드에게 들려왔다.
테라칸을 쥔 톤바드만 들을 수 있는 에고소드의 목소리.
“저 형상은… 대체….”
지저의 족장으로서 경험해 본 적 없는 힘이 테라칸의 형상에서 느껴졌다.
자색의 빛이 일렁이며 다가오는 모든 것을 집어삼킬 것처럼 거대한 힘을 드러내고 있었다.
톤바드는 테라칸을 쥔 손이 부들거리는 것을 느꼈다.
스미스가 소리쳤다.
“톤바드! 그 검은 네가 찾던 검이 아니야! 빨리 손 떼!”
테라칸의 검신에서 짙은 자색의 빛이 일렁이면서 톤바드를 향해 다가오는 순간.
“젠장!”
톤바드가 테라칸을 버리고 물러났다.
후-아아.
“큭!”
테라칸을 보며 물러나던 톤바드는 정면을 바라보더니 흠칫 하고 멈췄다.
거대한 늑대의 맹렬한 시선이 톤바드를 겨누고 있었다.
당장 톤바드를 먹어치울 것처럼 포악한 아가리를 드러냈다.
기척을 느낄 수도 없이 다가와 있었던 것이었다.
“후우….”
스미스를 밟고 있던 지저인들이 모두 테라칸 에게 시선을 빼앗겼다.
바닥의 테라칸 위로 뿜어져 나오는 거대한 자색의 빛.
“저건 동굴 늑대보다 훨씬 거대한 늑대다.”
“늑대가 맞아? 사자 아니야?”
“그냥 엄청 큰 야수같이 생겼어.”
지저인들마다 테라칸을 바라보는 감상이 달랐다.
스미스가 테라칸에게 말했다.
“이봐, 오해가 있어서 그런 거니까 오해하지 말라고. 여기에 싸우러 온 게 아니야.”
테라칸을 놓은 톤바드는 들을 수 없는 목소리가 스미스의 귀를 파고들었다.
‘지금 찾으러 가고 있잖아. 헬 카이저로 들어가려면 얘들의 도움이 필요하다니까.’
테라칸과 스미스만의 대화가 이어졌다.
톤바드가 마음을 진정시키고 말문을 열었다.
“휴우… 릭 스미스. 네놈이 진짜 에고소드를 가져오다니… 비록 우리가 찾는 ‘지저의 검’ 은 아니다만… 그 검을 어떻게 찾아냈지?”
에고소드 테라칸을 겪은 톤바드의 말에 다른 지저인들이 말했다.
“족장님. 스미스가 이번엔 사기를 친 것이 아니란 말입니까?”
“저것도 마법 아티팩트로 우릴 속이려는 것일 겁니다!”
“맞습니다! 족장님. 릭 스미스를 당장 끌고 가서 지저인들을 능욕한 죄를 물어야 합니다!”
지저인들의 말에 스미스가 말했다.
“내가 용병인데 무슨 마법 아티팩트를 쓰냐?”
“릭 스미스는 뭐든지 사기 치는 놈이니 못 쓸 리가 없다.”
“하, 나 참….”
지저인들의 말을 듣고만 있던 톤바드가 대답했다.
“모두 진정해라. 어쩌면 이번엔 릭 스미스의 말을 들어볼 가치가 있을 것 같다.”
톤바드의 말에 다른 지저인들이 물었다.
“어째서입니까? 저 검은 ‘지저의 검’ 이 아니라고 하셨잖습니까?”
“지저의 검은 아니지만 저 검 또한 에고소드는 확실하다. 스미스 저놈이 어떻게 해서 저 검을 손에 넣었는지 알아둘 필요는 있어. 그러면 지저의 검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스미스는 테라칸을 등에 메면서 말했다.
“이봐, 너희들이 찾던 지저의 검인지 하는 검은 뭔지 모르겠지만 일단 내 부탁을 좀 들어달라고. 그러면 너희들이 원하는 검을 찾아줄게.”
“…좋아. 릭 스미스. 네놈의 부탁이 뭐라고 했지?”
“헬 카이저 내부로 진입할 수 있게 해줘.”
스미스의 말에 톤바드가 팔짱을 꼈다.
“흐음… 헬 카이저에는 무슨 일로 가려는 거냐?”
“구해야 할 놈이 있거든.”
“따라와라.”
“밖에 부하들 기다리는데 같이 데려올까?”
“필요 없어. 헬 카이저가 던전 이라면 상관없지만 내부로 진입하려면 적을수록 좋아.”
스미스와 말릭은 톤바드를 따라 동굴 안으로 들어갔다.
* * *
“후우….”
“번디로즈들을 모두 처치했습니다.”
“부상자들을 확인해라.”
간수들은 모두 거대한 체구로 변해 있었다.
“크…윽….”
간수들은 근육에 박혀있는 번디로즈의 독침을 손으로 뽑아냈다.
“포션을 마셔서 번디로즈의 독을 해독시켜라.”
번디로즈는 잿더미로 변해 바닥에 흩어지고 있었다.
“마법 아티팩트가 이럴 땐 쓸 만하다니까.”
“맞아. 번디로즈들은 화염 속성에 엄청 약한 놈들이지. 케헤헤.”
헬 카이저 소속 마법사들이 제작한 마법 아티팩트로 번디로즈 떼를 몰살시킨 간수들.
“벌집이 망가져서 당분간 지속적인 ‘버닝 포션’은 생산할 수 없겠군.”
“번디로즈 떼가 많아서 갖고 있던 버닝 포션을 다 먹어버렸다고. 새로운 벌집을 찾지 않으면 버닝 포션이 바닥 날거야.”
루안은 근처에서 간수들의 대화를 엿듣고 있었다.
‘버닝 포션? 놈들이 먹었던 포션의 효과가 저건가?’
라스칼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일시적으로 거인 비슷한 힘을 끌어내는 포션 같군. 진짜 거인에 비할 수는 없지만 포션 효과가 이어질 때까지는 일반 기사 부대는 혼자서 다 쓸어버리겠는 걸?]루안과 라스칼은 번디로즈 떼와 전투하는 간수들의 능력을 엿볼 기회를 얻었었다.
버닝(Burning) 포션.
헬 카이저에서 거액을 제공하고 의뢰했던 마법 포션이었다.
마탑 출신의 여러 마법사들이 헬 카이저에서 몇 년 씩 임무를 맡을 때가 있었고, 버닝 포션을 제작하여 헬 카이저에서만 유통할 수 있게 계약을 맺었었다.
버닝 포션을 마시면 평범한 인간의 체격에서 소형 거인으로 힘과 체력, 맷집, 공격력, 민첩 등이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헬 카이저의 간수들이 번디로즈 떼를 몰살시킨 것도 버닝 포션의 효과 때문.
하지만 부작용이 꽤 많은 것 같았다.
“커헉!”
일부 간수들이 코와 입으로 핏물을 뱉었다.
[저 포션을 루안 네가 마셔라. 그럼 탈옥할 때 훨씬 편할 거야.]‘이 자식이 네 몸뚱이 아니라고 아무거나 막 먹이려고 하지 마!’
[상관없잖아. 부작용 일어나면 대미지를 내가 뽑아줄게. 그걸 무기로 써먹을 수 있어.]‘흐음.’
어째 그럴싸한데?
루안은 라스칼에게 물었다.
‘저 포션을 먹고 전투하다가 부작용 발생하면 대미지는 네가 다 흡수한다고?’
[바로 그거야. 마법사들이 기사부대들 서포팅 마법 넣어주는 거랑 비슷한 거지 뭐.]루안은 헬 카이저에서 빠져나가기 위해 버닝 포션의 위력이 필요했다.
툼스톤이 없었으니 무기를 찾아야 했었지만 간수들의 무기는 루안이 쓰기엔 적합하지 않았다.
그렇다고 격투술만으로 빠져나가기엔 한계가 있었다.
루안은 혼자였고 헬 카이저는 넓었으며 간수들은 많았으니까.
라스칼의 능력을 쓰는 것조차 한계가 있었다.
헬 카이저에는 끌려온 죄수가 마법사일 때를 대비하여 마법을 쓸 수 없는 마력 장치들이 있었다.
처음 끌려와서 벗겨낸 마나 실크를 넣어둔 왓쳐스 홀에서 죄수들의 행동만 감시하는 게 아니었다.
죄수들이 힘을 드러낼 수 없도록 마나 실크를 통해 실시간으로 마나, 오러 등 죄수들의 힘을 통제하고 있었다.
밖에서 8서클의 마법을 익힌 마법사라 하여도 헬 카이저에 끌려오면 1서클 보조 마법사보다 약해지는 이유이기도 했다.
‘저 포션을 어떻게 먹지?’
‘설마….’
[후후후, 간수들을 자극할 시간이다.]루안은 간수들을 바라봤다.
모두 최소 트롤에서 오우거 같은 크기를 지닌 체구였다.
[주저하지 말고 들어가 루안. 저 놈들 포션 효과가 없어지면 그땐 늦어.]‘대미지 남은 거 없냐?’
[그게 과자냐? 그냥 싸워.]‘저 크기를 봐라 짜샤! 단순한 격투술이 먹히겠냐? 확실하게 죽일 수 있는 게 있어야 할 거 아냐?’
간수들의 크기를 루안이 맨손으로 죽이는 건 무리였다.
라스칼이 약탈한 대미지가 필요했다.
[상관없어. 그냥 딱 한 방만 먹이면 끝이라니까. 내가 모아둔 대미지 어택으로 한 방 먹이는 순간 포션 효과를 약탈해올 거다.]‘빨리 대미지나 내놔.’
라스칼은 루안의 손으로 대미지를 모아줬다.
루안은 자신에게 등을 보이는 간수를 발견했다.
‘간다!’
(다음 편에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