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turning with Ego Sword RAW novel - Chapter 74
제73화. 언더 로드 (2)
루안은 페드로에게 대답했다.
“제게 모든 것을 다 말해줘요. 그럼 하겠어요.”
페드로가 말했다.
“후후, 잘 선택했다. 후회하지 않을 거야. 따라와. 여기서 말하기엔 길고 지금 우린 쫓기는 몸이라서 빨리 움직여야 하니까.”
후-우웅.
페드로의 데스 플라워에서 검은빛이 일렁거렸다.
해골 병사들이 훨씬 많이 나타났다.
페드로는 해골 병사들에게 명령했다.
“마고의 무기들을 모두 꺼내 주인들을 찾아줘라.”
해골 병사들이 빠르게 움직였다.
무기감옥 마고에 걸려 있던 무기들은 해골 병사들이 만질 때마다 기묘한 빛을 발산시켰다.
페드로가 루안에게 말했다.
“루안, 왓쳐스 홀을 파괴시킨 건 정말 뜻밖이었다. 네가 그런 대담한 행동을 할 줄이야. 크하하.”
“그걸 어떻게 알았어요?”
“내가 헬 카이저에 끌려온 게 몇 년인데. 그동안 곳곳에 눈과 귀를 심어뒀지. 네가 왓쳐스 홀을 파괴시켜서 자유로워진 죄수들이 이미 움직이고 있다고.”
“그럼 저 무기들을….”
“바로 그거야. 죄수들이 자신의 무기를 손에 넣으면 본격적인 전투를 벌일 수 있거든. 그동안 간수 놈들에게 당한 걸 돌려줘야지.”
“하지만 저렇게 많은 해골 병사들이 움직이면 간수들 눈에 띌 겁니다.”
“헬 카이저에는 남들 눈에 띄지 않고 움직일 수 있는 비밀스러운 통로들이 많아. 난 그동안 모든 길을 다 파악해뒀다고.”
무기를 가진 해골 병사들은 페드로의 명령을 기다렸다.
페드로는 해골 병사들을 지휘했다.
해골 병사들이 마고에 숨겨진 입구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이봐, 루안 혹시 내 스컬 헤드 봤냐?”
“그게 뭐죠?”
“아으으… 젠장. 본 적 없겠지. 그걸 봤다면 네가 쓰고 있을 테니까. 그냥 해골 병사들이나 도와줘.”
페드로는 머릴 긁적거리면서 마고의 곳곳을 찾아다녔다.
루안은 마고의 무기들을 하나씩 확인했다.
라스칼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루안, 여기 있는 무기들 몇 개는 빼돌리자.]‘뭐? 어떻게?’
[저 무기들 갖고 죄수들이 간수들과 전쟁을 일으키면 죽는 놈들이 나올 거라고. 주인 잃은 무기들은 우리가 갖는 거지.]라스칼다운 전략이었다.
루안은 해골 병사들이 옮기는 무기들과 아직 남아있는 무기들을 확인했다.
확실히 대륙에서 찾기 힘든 고급 무기들부터 처음 보는 독특한 무기들이 많았다.
‘라스칼, 저 무기들을 우리가 챙기면 어디다 팔 건데? 팔 만한 거래처가 있어야 하잖아.’
[후후후, 내가 누구냐? 약탈의 왕이시다. 무기들만 손에 넣으면 입맛대로 팔아도 되고 새로운 무기를 만들어도 돼. 여기 있는 무기들은 재료로 써도 엄청난 가치가 있으니까.]‘만든다고? 어떻게?’
루안은 마법사들의 아티팩트가 걸려 있던 곳으로 갔다.
“주워 담을 만한 게….”
[저거다!]라스칼이 말하는 곳으로 루안이 시선을 돌렸다.
낡은 가죽으로 만든 주머니가 덩그러니 벽에 걸려 있었다.
“음… 이게 뭐야?”
[고대부터 존재했던 마법의 주머니다. 살아있는 생물 같은 놈이지.]“살아있는 생물?”
[무기 아무거나 넣어봐.]라스칼이 시키는 대로 루안은 눈에 띄는 건틀렛 하나를 마법 주머니에 넣었다.
주머니 속에서 빛이 일렁거렸다.
빛이 새어나오며 가죽 주머니가 일그러졌다 펴지는 걸 반복했다.
사람의 이목구비 형태가 가죽에 나타나더니 사람처럼 말문을 열었다.
“끄…으으… 어떤 자식이 ‘베녹의 건틀렛’을 넣은 거냐? 이거 맹독이라서 맛없다고!”
“뭐, 뭐야? 이거 말을 하잖아?”
“넌 또 뭐냐? 주머니가 말하는 거 처음 보냐?”
라스칼과 비슷한 어투에 거만한 표정.
루안이 손으로 들고 있는 가죽 주머니는 마치 잘려진 머리통처럼 이목구비 형태가 나타났고 사람처럼 말을 하고 있었다.
라스칼이 루안 에게 말했다.
[쫄지 말고 그냥 들이대. 저 자식은 배짱 두둑한 놈을 좋아한다고.]“라스칼, 그냥 네가 나와서 말해.”
“아앙? 라스칼? 꼬마야. 네가 라스칼이냐?”
마법 주머니가 루안을 뚫어지게 노려보더니 대답했다.
“쳇, 생겨먹은 건 내가 알던 그 개자식이 아니잖아. 넌 뭐냐?”
“난 라스칼의 주인이다.”
“뭐? 주인? 풉….”
마법 주머니의 가죽이 부들부들 떨렸다.
“푸하핫! 네가 라스칼의 주인이라고?”
“뭐냐? 이 자식. 볼수록 짜증나게 생겨갖고.”
루안은 마법 주머니가 슬슬 거슬리기 시작했다.
“뭐라고? 짜증 나? 애송이 자식이 죽고 싶은 거냐?”
“헬 카이저 바닥 닦는 걸레처럼 생겨갖고 죽일 수는 있냐?”
“뭐…라…고…?”
라스칼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미친놈아. 뭐하는 거냐?]‘그냥 들이대라며?’
[자신 있게 당당하게 대하라는 거다! 멍청아! 시비 거는 게 아니라고!]마법 주머니가 루안 에게 말했다.
“대마법사부터 요정 숲을 다스리는 하이 엘프들도 내게는 그런 말을 결코 할 수 없었다.”
주머니의 가죽이 손으로 비벼댄 것처럼 일그러졌다.
“한낱 애송이 자식이 날 걸레 취급을 해? 가져가라 개자식아! 퉷!”
주머니가 침 뱉는 것처럼 입을 꿈틀거렸다.
갑자기 주머니 위쪽 입구에 빛이 일렁거리면서 루안이 넣었던 베녹의 건틀렛이 튀어나왔다.
“뭐, 뭐야?”
“뭐긴 뭐냐? 멍청한 애송이의 무기 따윈 담아줄 생각이 없는 거지.”
라스칼이 루안 에게 말했다.
[휴우. 그냥 사과해. 여기서 우린 라모크 저 자식의 도움이 필요하다고.]‘라모크?’
[내가 알려주는 대로 사과해라. 그럼 화가 풀릴 거야.]라스칼이 루안에게 사과를 알려줬다.
“라모크 님. 죄송합니다. 제가 라모크 님을 처음 봐서 멍청한 실수를 저질렀습니다. 한 번만 용서해주십시오.”
루안의 말에 라모크의 표정이 풀어졌다.
“아앙? 내 이름을 어떻게 아는 거냐?”
루안은 라스칼의 귓속말을 들으면서 대답했다.
“하하하하!! 위대하신 라모크 님의 명성을 듣기만 했고 보진 못했습니다. 이렇게 고귀하게 생기셨을 줄이야… 하하!”
라모크의 표정은 좋아 죽겠다는 걸 숨기지 못했다.
“으음… 위대한 라모크라… 내가 위대하긴 위대하지. 크하하하!!!”
루안은 라모크를 보면서 라스칼의 말을 듣고 있었다.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것을 소유할 수 있는 거대한 쓰레기통!!]루안의 말을 들은 라모크가 대답했다.
“쓰레기통?”
[아니다! 주머니! 주머니이라고 해!]“주머니입니다! 힘의 주머니!”
“흐음.”
라모크는 혼자 주머니를 위아래로 끄덕거리며 공감하고 있었다.
“드래곤을 물리치는 소드마스터, 드래곤을 길들일 수 있는 대마법사들도 라모크님이 없다면 위대한 업적을 세울 수 없었을 것입니다.”
루안의 말은 계속 이어졌다.
라모크는 기분이 엄청 좋아졌는지 낄낄거렸다.
하지만 라스칼은?
[아, 젠장. 못해먹겠네.]‘라스칼 마무리 멘트만 알려줘.’
-난 못 해. 네가 말해.
루안은 라모크에게 말했다.
“라모크 님. 제가 헬 카이저에서 빠져나가기 위해서는 라모크 님이 필요합니다. 그래서 라모크 님의 도움을 요청합니다.”
“꼬마야. 여긴 마고의 무기고다. 헬 카이저에 끌려온 건 곧 죽음을 의미하지. 내가 무슨 능력으로 도울 수 있단 말이냐?”
[루안, 저 자식 튕기는 거다. 그냥 밀어붙여.]라모크를 들어 올린 루안은 눈을 맞췄다.
주머니에는 눈알이 없었지만 눈구멍처럼 움푹 들어간 곳이 있었다.
“라모크 님. 저는 위대한 마법 주머니 라모크 님의 신화를 들은 기억이 있습니다.”
“말해봐.”
“네?”
“들었다며? 말해 보라고.”
“그게….”
예상치 못한 반응이었다.
루안은 라스칼의 귓속말을 들으면서 라모크의 기분을 띄워줬으니까.
라모크는 루안의 칭찬을 들으며 낄낄거렸으니 이번에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라모크의 신화라고?
그런 건 들어본 적이 없었다.
루안은 라모크의 존재에 대해서 오늘 처음 알았으니까.
‘라스칼. 라모크의 신화가 뭐야?’
[나도 몰라. 저 자식하고 안 친했으니까.]‘젠장, 큰일 났다. 뭐라고 대답해야 해?’
라모크가 루안에게 물었다.
“네놈 말대로 나는 알려지지 않은 위대한 업적들이 많았다. 소드 마스터와 대마법사들의 신화 또한 나의 도움이 없었다면 알려질 수 없었을 것이다. 하지만 나에 대해 아는 놈들은 많지가 않아!!”
라모크의 표정이 또 일그러졌다.
“내가 없었다면 드래곤을 처치할 수 있는 무기들을 어떻게 담았겠으며 나의 힘이 없었다면 대마법사들이 어떻게 자신의 마법들을 강하게 발전시킬 수 있었겠냐?”
루안은 라모크의 이야기에서 힌트를 얻어냈다.
‘라스칼. 라모크가 드래곤을 처치하고 세계를 구한 일들에 대해 알고 있는 거 다 말해줘.’
[아, 리니아 대륙 역사가 얼만데 그런 업적들이 한 둘이겠냐? 라모크가 몬스터 토벌에 참가했던 건 아니고 그냥 라모크를 허리에 차고 토벌하러 갔던 거지. 몬스터 죽인 건 기사든 마법사지 어떻게 저따위로 생겨먹은 가죽 주머니겠냐고!]루안은 라스칼의 말에서 핵심을 파악했다.
‘그러니까 라모크가 말하는 업적은 다른 사람들이 세웠던 걸 같이 있었으니까 자기 업적이라고 말한다는 거지?’
[바로 그거지. 가죽 주머니 주제에 뭘 싸워?]루안은 라스칼의 말에서 라모크가 원하는 내용을 지어내기 시작했다.
항상 같이 있었지만 주목받을 수 없었던 존재를 위로하기 위해서.
“라모크 님. 제가 듣고 가장 감동적이었던 이야기는 위기에 빠졌던 드래곤 슬레이어를 구해줬던 거였습니다.”
“으음? 드래곤 슬레이어의 이름을 말해봐.”
“그게….”
루안이 머릴 긁적거리면서 대답했다.
“제가 어렸을 때 들은 거라서 잘 기억이 나지 않습니다. 그리고 라모크 님께서 구해주셨던 드래곤 슬레이어들이 많아서 모르겠습니다.”
라모크의 표정이 부풀어 올랐다.
행복에 가득 찬 저 표정.
“하하하! 그걸 알다니. 어릴 때 들은 거라면 그럴 수 있지. 내가 아니었으면 죽어버렸을 드래곤 슬레이어들은 엄청 많아서 사실 나도 기억이 잘 안 나거든. 하하하!”
라스칼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기억이 안 나는 게 아니라 없는 거지.]라모크가 루안에게 물었다.
“애송아. 네 이름이 뭔지 말해라.”
“루안 브리스톨입니다.”
“아앙? 브리스톨이라고? 정말이냐?”
“네, 그렇습니다.”
루안을 바라보던 라모크의 표정에 변화가 생겼다.
‘브리스톨을 여기서 또 만날 줄이야….
라모크는 루안 에게 말했다.
“나는 브리스톨 가의 기사들을 몇 몇 만난 적이 있다. 모두 내게 잘해줬었어.”
“정말이에요?”
“힘과 명예를 지녔던 기사 가문의 혈족을 헬 카이저에서 만나다니… 루안. 널 도와주겠다. 원하는 걸 말해봐라.”
라모크의 표정은 힘이 느껴졌다.
라스칼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루안, 여기 있는 무기 빨리 저 자식 머리통 열린 곳에다 넣어!]“라모크 님. 마고의 무기들을 모두 라모크 님의 주머니에 넣고 나가려고 합니다.”
“흐음, 저 해골들이 갖고 가는 무기들 말하는 거냐?”
“네, 맞습니다.”
“헬 카이저에 끌려온 죄수들의 것이라서 막 쓸어 담으면 언젠가 널 찾아올 거다.”
[상관없어! 그 전에 다 팔아먹을 거라고!]‘시끄러. 짜샤!’
“루안!! 거기서 뭐 하는 거냐?”
다른 곳에서 페드로가 나타났다.
루안이 무기들 있는 곳에서 가죽 주머니를 들고 있는 것을 의심스럽게 봤다.
“아, 이거 마법 아티팩트인데 여기다 무기 담으려고요.”
“좋아, 똑똑하구나. 싹 쓸어버려. 난 저쪽을 찾아볼 거니까.”
뛰어가는 페드로를 보면서 라스칼이 말했다.
[저 바보가 있어서 정말 든든하군.](다음 편에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