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turning with Ego Sword RAW novel - Chapter 79
제78화. 좁혀오는 위험 (3)
루안과 페드로가 뒤를 돌아봤다.
거대한 얼음 창날이 루안과 페드로 사이를 지나갔다.
“크윽!”
순식간에 벌어진 일이라서 루안은 옆으로 몸을 날렸다.
쑤-와악!
콰자작-!!
얼음 창날은 부풀어 오른 호수 속에 박혔다.
호수는 거대한 얼음덩이로 변해버렸다.
얼음 창날을 날린 마이크로프트가 다가왔다.
“여기서도 날뛰는 건 여전하군. 브리스톨.”
루안은 얼음덩이 호수를 보면서 물었다.
“날 어떻게 찾았지?”
마이크로프트는 손을 보여주면서 대답했다.
“나는 한번 얼려놓은 놈들은 내 마나로 기억시켜 놓지. 혹시 벌어질 수 있는 뒷일에 대비하기 위해서 말이야.”
페드로는 마이크로프트를 알아봤다.
‘저놈은 위즈의 하이 위저드잖아. 이름이 마이크로… 뭐였더라?’
마이크로프트는 루안을 향해 손가락을 겨눴다.
“뷔야르 백작은 네놈을 죽이라고 지시하여 기사 부대들을 이곳으로 보냈다.”
“뭐?”
“하지만 나는 백작 놈과는 생각이 달라. 네놈은 내가 그동안 죽인 놈들과 다르게 특별한 것이 있는 것 같거든.”
루안은 라스칼에게 은밀하게 말했다.
‘나한테 뽑아낸 대미지 남은 거 없냐?’
[없어. 새로 만들 시간이다. 가자!]‘가긴 뭘 가? 이 자식 네 몸뚱이 아니라고 막 굴린다는 거냐? 앙?’
루안과 라스칼이 말싸움하는 순간.
촤촤촥-!
마이크로프트의 손가락 끝에서 얼음 화살이 뻗어나갔다.
“프로즌 애로우.”
새하얀 직선을 그리며 프로즌 애로우 하나가 루안의 심장을 향했다.
엄청난 속도와 기습적인 타이밍.
루안은 마이크로프트를 바라보면서도 프로즌 애로우를 발견하지 못했다.
반투명한 얼음이었고 매우 가느다란 구조는 루안의 시야에서 제대로 보이지 않았기 때문.
프로즌 애로우가 루안의 가슴에 박히려는 순간.
파-칵!
해골 병사가 나타나며 프로즌 애로우를 맞았다.
순식간에 얼어붙은 해골 병사 뒤로 루안이 물러났다.
마이크로프트가 페드로에게 시선을 돌렸다.
“네크로맨서였냐?”
“후후, 위즈 소속의 하이 위저드 마이크로. 맞지?”
마이크로프트의 시선이 일렁거렸다.
얼어붙은 해골 병사의 검이 갑자기 옆으로 휘둘러졌다.
차-캉!!
또 다른 해골 병사가 나타나며 얼음 해골의 검을 막았다.
키기긱-
해골들의 검 사이로 밀고 밀리는 힘이 느껴졌다.
“헬 카이저에서 썩어가던 네크로맨서라면… 네놈이 칼 페드로냐?”
“내 해골을 잘도 조종하다니… 보기보다 마법 실력이 쓸 만한 걸?”
마이크로프트가 손가락을 페드로 쪽으로 튕겼다.
얼어붙은 해골 병사가 서서히 얼음으로 두꺼워졌다.
“아이스 워커 (Ice Worker).”
빠-악!
콰지직-!
두툼한 얼음 주먹으로 해골 병사의 뼈대를 한방에 부숴버린 아이스 워커.
페드로가 데스 플라워를 들고 마법을 캐스팅했다.
“죽음이 나아갈수록 힘은 거대해지리니….”
콰콰콰-!
데스 플라워를 빛이 일렁이며 페드로 주변을 에워쌌다.
빛이 닿은 곳에서 해골들이 튀어나왔다.
콰르륵- 콰륵.
해골 병사들보다 굵은 뼈대로 무장한 해골들이었다.
한 손에는 뼈로 만든 굵은 검, 다른 손에는 뼈 방패를 들고 있었다.
“본 워리어 (Bone Warrior).”
“쿠으읍!”
쾅!! 쾅!!
본 워리어들은 모두 뼈로 만든 검을 방패에 두들기면서 기세를 올렸다.
모두 30마리의 본 워리어들이 마이크로프트와 대치했다.
“루안, 아까 넣어뒀던 무기들 꺼내.”
페드로의 말에 루안이 흠칫 하고 물었다.
“죄수들한테 다 줬는데요.”
“몇 개 꺼내놓는 척만 했잖아. 해골 병사들이 꺼낸 무기들하고 섞어놓았다가 집어넣는 거 다 봤어.”
“…윽….”
“날 속일 생각 하지 말라고.”
페드로는 루안을 뒤로 하고 마이크로프트와 맞섰다.
“방해하지 마라. 칼 페드로.”
“안 그래도 그냥 나가기 심심했는데, 하이 위저드 실력을 파악해볼 기회로군. 죽인다면 든든한 부하로 쓸 수 있으니까.”
마이크로프트가 손을 휘저었다.
후-우웅!!
차가운 바람이 몰아닥쳤다.
아이스 워커들의 몸집이 훨씬 커졌다.
거대한 얼음덩이로 변한 아이스 워커들을 보면서 마이크로프트가 손가락을 딱 소릴 내며 쳤다.
콰르르-!!
얼음덩어리들이 무너져 바닥에 흩어졌다.
“프로즌 워리어 (Frozen Warrior).”
흩어진 얼음덩어리들이 서로 모여들면서 새로운 형태의 얼음 전사들이 나타났다.
얼음 투구와 갑옷, 방패와 검으로 무장한 얼음 전사들은 페드로의 본 워리어보다 훨씬 굵고 견고해보였다.
“헬 카이저를 탈옥하려는 죄수들이니 몇 마리 실험체로 잡아가는 것도 나쁘지 않겠군.”
마이크로프트의 프로즌 워리어와 페드로의 본 워리어들이 서로를 향해 돌격했다.
전투가 벌어지는 사이 루안은 라모크를 만지작거렸다.
라모크가 속삭거렸다.
“루안, 뭘 하려는 거냐?”
“보다시피 저 얼음 호수를 녹이려고요.”
“흐음, 그렇다면 내가 꺼내주마. 나한테 넣어둔 무기나 아티팩트들은 모두 잘 알고 있으니까 말이지.”
라모크의 주머니가 꿈틀거렸다.
루안의 손에 뭔가 잡혔다.
“음? 이게 뭐죠?”
테니스 공 크기의 붉은빛을 발산하는 알이었다.
라모크가 낮은 목소리로 대답했다.
“그건 샐러맨더의 알이다.”
“샐러맨더라면….”
“화염을 뿜어내는 몬스터지. 그 알을 얼음 호수 쪽에다 던져라. 차가운 곳일수록 놈이 빠르게 부화할 거니까.”
“얼음인데 샐러맨더가 부화를 할 수 있어요? 화염 속에서만 부화하는 몬스터잖아요.”
“아직 몬스터들에 대해 경험이 없나 보구나. 샐러맨더들은 화염이 없는 곳에서도 부화가 가능하단다. 특히 저 얼음 호수처럼 차가운 곳이라면 알 자체에서 체온을 높여서 부화를 해버리지. 샐러맨더는 자체적으로 화염을 뿜어낼 수 있는 몬스터거든.”
루안은 샐러맨더에 대해 칼론의 이론 수업으로 짧게 배웠던 적이 있었다.
대부분 몬스터들에 대한 수업은 보편적인 설명 위주였기 때문에 라모크의 이야기는 꽤 흥미로웠다.
“그럼 던집니다.”
루안은 샐러맨더의 알을 얼음 호수에 던졌다.
휙-
툭! 핑그르르-
샐러맨더의 알은 얼음 호수에 맞고 밑으로 굴러다녔다.
얼음 호수 위에서 샐러맨더의 알이 붉게 빛나기 시작했다.
“부화하려면 시간이 필요하다. 하지만 샐러맨더는 반드시 부화할 거다. 화염 속에서 부화시키는 것보다 얼음처럼 샐러맨더에게 혹독한 환경에서 부화하는 것이 훨씬 빠르니까. 이런 거 안 배웠냐?”
“네, 라모크 님께서 처음 알려주셨습니다. 감사합니다.”
루안의 말에 라모크의 가죽 주머니에 움푹 들어갔던 입이 헤벌쭉 옆으로 벌어졌다.
콰쾅-!!
프로즌 워리어와 본 워리어들의 전투가 거칠어졌다.
부서지는 뼈와 얼음 조각들이 마구 튀었다.
라모크의 시선이 마이크로프트와 페드로에게 향했다.
“흐음…. 저놈의 마법 낯이 익은 걸?”
* * *
스미스와 톤카는 헬 카이저를 달리면서 죄수들이 있는 곳을 찾아다녔다.
“킁킁, 여기도 아니군.”
뒤에 있던 톤카는 몸을 부르르 떨었다.
“개자식아!! 대체 몇 번이나 잘못 찾는 거냐?! 릭 스미스 개자식 코는 똥코다! 똥코!”
톤카는 스미스의 코를 가리키며 짤막한 팔뚝과 통통한 손가락을 찌르는 시늉을 했다.
“시끄러!! 지금 냄새나는 죄수 자식들이 여기에 얼마나 많은 줄 알고 하는 소리냐?”
헬 카이저 내부는 그야말로 전쟁터나 다름없었다.
죄수들은 끌려오면서 빼앗긴 무기를 들고 날뛰었고 간수들은 조직적으로 움직이면서 죄수들을 몰아세웠다.
헬 카이저는 입구와 출구가 많았기 때문에 죄수들은 한 곳으로만 움직이지 않았다.
죄수들이 계속 움직여서 스미스의 후각은 혼란스러웠던 것.
루안의 흔적과 냄새는 곳곳에 났지만 정확히 어느 곳으로 갔는지 확실하지 않았다.
“여기서 루안이 다른 놈하고 같이 뛰어갔군.”
스미스는 톤카와 함께 루안과 페드로가 뛰어들었던 수로를 찾아냈다.
수로의 물살은 모두 얼어붙어 있었다.
“냄새가 끊어졌어. 여기로 뛰어든 거야.”
스미스가 수로 위로 뛰었다.
수로의 얼음 바닥에서 냄새를 추적했다.
“흐음, 루안의 냄새는 없고… 응? 이 냄새는…?”
얼음은 차가운 마나를 고요하게 뿜어내고 있었다.
녹지 않았기 때문에 얼음 위에 냄새는 스미스의 후각에 박혀있던 기억의 파편을 끌어냈다.
‘루안이 록 마운틴에서 끌려갔을 때 맡았던 냄새잖아.’
록 마운틴 던전에서 빠져나왔던 스미스는 루안의 냄새를 찾아갔다가 놓쳤었다.
스미스가 놓쳤던 곳에도 얼음의 흔적이 많았다.
‘같은 냄새에 같은 얼음… 같은 놈이 헬 카이저까지 들어와서 루안을 쫓고 있는 거로군. 놈의 냄새를 따라가면 루안을 찾을 수 있어.’
스미스의 시선은 톤카에게 향했다.
“톤카! 여기로 가면 루안을 찾을 수 있어!!”
톤카는 스미스에게 등을 돌리고 대답을 하지 않았다.
“하아, 저 자식. 이제 대답을 안 하네. 짜샤!!! 이번엔 진짜라니까!! 확실하다고!!”
스미스가 말해도 톤카는 대답이 없었다.
“저 자식이 진짜….”
스미스는 톤카가 자신의 말을 들어도 대답 안 하는 거라고 생각했다.
파-앗!
바닥을 차고 위로 도약한 스미스.
톤카가 있는 곳으로 올라오면서 말했다.
“사람이 부르면 대답을 해야지. 지저인아! 응?”
스미스의 시선이 톤카와 마주하고 있는 기사단들과 마주쳤다.
“뭐야? 저것들은.”
기사단 사이로 낯익은 거구의 기사가 나타났다.
저벅- 저벅-
“네놈… 록 마운틴 던전에서 봤던 그 용병이군.”
“응? 뭐냐? 넌.”
기사가 투구를 벗었다.
“마르코스 대장님은 던전에서 나오지 못하셨다. 네놈을 쫓으러 가고 나서 말이지.”
뷔야르의 기사대장 크루즈였다.
스미스는 머릴 긁적거리면서 대답했다.
“마르코스라고 하면… 나한테… 아니지. 걔가 어떻게 죽었지?”
크루즈와 다른 기사들의 시선이 꿈틀거렸다.
스미스는 당시 늑대인간으로 변했기 때문에 인간으로서 자아가 없었다.
흐릿한 기억 조각들만 떠올랐기 때문에 마르코스와 전투한 건 기억나지만 죽은 이유는 기억나지 않았다.
크루즈는 검을 뽑으면서 스미스에게 다가왔다.
“기억이 안 난다면 곧 기억나게 해주마.”
톤카가 스미스 앞으로 나섰다.
“뭔지 몰라도 나는 릭 스미스가 너희들에게 한 짓을 하지 않았다. 팰 거면 릭 스미스만 패라.”
“톤카!! 치사하게 혼자 쏙 빠질 생각이냐?! 같이 싸워야지!! 지저족의 상급 전사라며?”
“지저족에게 사기 친 릭 스미스랑 같이 싸울 생각 없다. 난 구경만 할 거다.”
톤카가 스미스를 보면서 말하는 순간.
퍽-!!!
크루즈가 톤카의 옆구리를 걷어찼다.
쾅-!!
톤카는 검은 공처럼 옆쪽 벽에 처박혔다.
“흥, 쓸데없는 놈은 없애버렸으니 이제 네놈만 남았군.”
스미스는 테라칸을 메고 있는 등 뒤로 손을 가져갔다.
테라칸을 뽑으려는 순간이었다.
“응?”
파-아앗!!
옆쪽 벽에서 검은빛이 직선으로 나아가는 것 같았다.
팡!!
바닥을 차면서 크루즈 옆쪽으로 돌격하는 것이 보였다.
톤카였다.
크루즈는 바로 옆쪽으로 톤카의 주먹이 다가오는 것조차 감지하지 못했다.
빠-아악!!!
크루즈의 머리통이 옆으로 휘청거렸다.
톤카는 아직 허공에 체류하고 있었다.
엄청난 포효와 함께 톤카는 옆으로 쓰러지는 크루즈의 어깨를 밟고 뒤쪽으로 도약했다.
기사들의 검이 뽑혀졌다.
빠-악!!
도약한 톤카는 가장 가까운 곳의 기사의 투구를 가격했다.
“크윽!”
투구가 벗겨지면서 기사가 바닥에 쓰러졌다.
톤카가 무릎을 모아서 뒤통수를 찍었다.
옆에 있던 기사가 톤카를 향해 검을 휘둘렀다.
톤카가 기사의 머리통을 밟고 튀어 올랐다.
허공을 가르는 검 위로 톤카는 빙글 돌면서 기사의 턱을 가격했다.
뼈가 부서지는 소릴 들으며 기사가 쓰러졌다.
톤카는 기사들을 향해 돌격했다.
“개자식들! 다 죽여 버린다!”
(다음 편에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