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turning with Ego Sword RAW novel - Chapter 89
제88화. 에고소드의 만남 (5)
루크가 헬 카이저 내부로 들어가려는 순간이었다.
콰-콰쾅!!
폭발하는 굉음이 루크와 경비병들의 시선을 잡아끌었다.
“뭐, 뭐야? 저거.”
루크와 경비병들의 시야에 거대한 화염이 수직으로 솟구쳐 올랐다.
화염은 사납게 타오르다가 얼음으로 변해버렸고 얼마 안 가 녹으면서 화염으로 변했다.
루크가 경비병들에게 물었다.
“저쪽이 헬 카이저 내부에 들어가는 곳인가요?”
“네? 아, 네 그렇습니다. 저곳의 지하로 들어가면 헬 카이저로 들어가죠.”
루크는 경비병들을 놔두고 빠르게 사라졌다.
“뭐야? 들어가게 해달라더니.”
경비병들은 루크가 사라진 곳을 바라보다가 폭발하는 굉음에 움찔 하고 뒤로 물러났다.
루크는 근처에 매복하고 있던 기사단들과 합류했다.
“너희들도 봤지?”
“봤습니다. 단순한 자연 현상은 아닙니다. 화염을 얼려버린 마나는 마법사의 것이 확실합니다. 그것도 상당한 수준의 마법사입니다.”
루크가 있는 곳으로 오던 기사들은 이미 솟구쳐 오른 화염을 얼려버리는 것을 목격했었다.
“맞아, 하지만 저 화염은 마법이 아닌 것 같아. 마나가 느껴지지 않거든.”
“도련님. 수집한 정보에 의거하면 루안 도련님을 쫓는 마법사가 얼음 속성의 마법을 주특기로 한다고 알고 있습니다. 저곳 지하에서 전투가 벌어지는 것이라면 루안 도련님과 관련 있을 수 있습니다.”
기사들의 말에 루크가 말했다.
“움직이자. 본대 병력에게 전달해.”
* * *
자이언트 샐러맨더의 화염 브레스는 엄청난 화력을 드러냈다.
동굴의 벽이 화염에 무너지고 위쪽으로 구멍이 생겨버렸다.
마이크로프트는 화염을 막아냈지만 마나가 부족하여 대미지를 입고 말았다.
“커헉!”
턱에 핏물이 흘렀다.
로브가 찢겨졌고 곳곳에 피로 물들어 있었다.
“저 자식 한 방 먹었어.”
마이크로프트의 피를 본 스미스는 자신했다.
“테라칸. 확실하게 몰아붙여서 끝을 봐야겠어. 자이언트 샐러맨더를 조종해줘.”
[루퍼스. 네 몸 상태는 지금 매우 위험하다.]“뭐가 위험해? 나 지금 아무렇지 않….
마이크로프트의 피를 보면서 움직이려던 스미스의 몸이 비틀거렸다.
“뭐야? 갑자기….”
스미스의 시야가 흐릿해졌다가 뚜렷해졌다.
테라칸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이미 말했지만 그대는 내 능력을 계속 쓰기에는 한계다.]스미스는 마치 긴장이 풀린 것처럼 근육에 힘이 빠져나가는 것을 느꼈다.
[내 능력을 버틴 육체의 후유증이 드러나는 것이다. 현재로서 그대의 몸을 회복시킨 뒤에 물러나는 수밖에 없다.]테라칸의 검명이 은은하게 들려왔다.
스미스가 록 마운틴 던전에서 경험했던 회복을 다시 한번 느꼈다.
콰앙-! 콰앙-!
한편 자이언트 샐러맨더의 공격은 더욱 거세졌다.
마이크로프트의 마나가 약해진 것을 느낀 것이었다.
“꾸르륵….”
자이언트 샐러맨더의 몸이 빨갛게 물들었다.
붉은 빛이 눈부실 만큼 번져나갔다.
스미스는 본능적으로 얼음호수 쪽으로 달렸다.
“허억… 허억….
“교관님.”
“응? 루안. 여기 있었….”
콰-하악!!
거대한 화염이 뻗어 나왔다.
스미스의 머리 위쪽으로 열기가 몰아닥쳤다.
열기는 얼음호수에 닿았고 얼음이 급속도로 녹기 시작했다.
수증기를 뿜어내면서 녹아내리는 얼음들을 보면서 페드로가 말했다.
“이제 빠져나갈 수 있겠어. 다들 물속으로 뛰어들어!”
자이언트 샐러맨더가 뿜어내는 화염의 열기는 얼어버린 호수를 순식간에 녹였다.
얼음 조각들이 부서지면서 물속에 잠겼다가 떠올랐다.
페드로가 먼저 뛰어들고 루안과 스미스가 따라 들어갔다.
“응? 뭘 빼먹은 거 같은데….
스미스가 갑자기 생각에 잠겼다.
루안이 물었다.
“뭐를요?”
스미스가 소리쳤다.
“그렇지! 톤카! 야!! 어딨냐?!”
톤카가 없었다.
“저거 찾는 거냐?”
페드로가 엄지로 가리키는 쪽으로 루안과 스미스의 시선이 따라갔다.
“응? 쟤 뭐 하는 거야?”
녹아내린 얼음호수 가운데에 둥둥 떠다니는 거대한 얼음 조각들.
그 위에 톤카가 누워 있었다.
호수의 수면 밑에 거대한 물방울이 모여들었다.
얼음 조각들은 호수의 가운데로 흘러갔다.
톤카는 얼음에 누워 호수 위쪽 뚫려 있는 구멍을 바라봤다.
스미스와 루안, 페드로가 톤카가 누워있는 곳으로 헤엄치기 시작했다.
“푸헉!”
“허억… 허억….”
“빨리 올라가! 곧 솟구칠 거야.”
호수의 수면이 들썩거려서 타이밍만 잡으니 쉽게 얼음 위로 올라갔다.
“미끄러지지 않게 검으로 찍어둬!”
스미스가 톤카에게 말했다.
“야, 너 여기 어떻게 누워 있는 거냐?”
“누워 있는 거 아니다.”
“뭔 소리야? 네가 지금 누워 있지. 서 있냐?”
톤카는 흐릿한 시선으로 솟아오를 구멍을 쳐다보며 대답했다.
“난 얼음에 기대고 싸움 구경하고 있었다. 갑자기 샐러맨더가 날뛰었고 눈앞에 화염이 폭발했다. 화염이 사라지고 나니까 저게 보였다.”
톤카가 가리키고 있는 곳으로 스미스가 시선을 돌렸다.
넓고 둥근 수직 동굴이 위로 솟아나 있었다.
자이언트 샐러맨더의 화염으로 톤카가 구경하고 있던 곳의 얼음이 박살나 튀어나간 것이었다.
톤카는 얼떨결에 얼음에 등을 대고 호수에 빠졌고 가운데로 떠다니고 있었던 것.
쿠웅-!! 콰아앙!!
뒤쪽에서 자이언트 샐러맨더가 마이크로프트를 거세게 몰아붙였다.
이미 주변에는 온통 화염이 뒤덮여갔다.
“이제 올라간다!”
페드로가 호수의 수면을 확인하더니 찍고 있던 데스 플라워를 꽉 잡았다.
루안은 락셀로를, 스미스는 테라칸을 잡았다.
톤카는 여전히 의연한 눈으로 수직 동굴을 쳐다봤다.
너무 오래 얼음에 등을 기댄 나머지 달라붙어 있었다.
쿠구구-
호수의 수면이 아래로 움푹 꺼졌다.
얼음조각 밑으로 거대한 물방울이 올라오기 시작했다.
콰르릅-
물방울이 수면 위에서 터졌다.
투-화악!!
밑으로 내려간 호수의 수면이 엄청난 수압으로 가득차기 시작했다.
호수는 역류하는 폭포처럼 동굴로 솟아올랐다.
루안과 일행들이 올라탔던 얼음덩이가 호수의 물기둥 속으로 빨려 들어갔다.
거대한 물보라가 수직 동굴을 가득 메웠다.
동굴을 통과하며 솟아오른 물보라가 허공을 가로질렀다.
얼음조각이 빠져나오면서 물살에 휩쓸리면서 떨어졌다.
“으아악!”
루안 일행의 얼음덩이가 떨어진 곳은 흘러가는 강물이었다.
“푸학!!”
모두 물을 뱉어내면서 숨을 들이켰다.
페드로가 말했다.
“모두 저쪽으로 따라와. 여기서 계속 가면 급류가 나타나서 위험해.”
루안과 페드로가 육지로 수영을 했다.
스미스가 따라가려는 순간 테라칸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같이 왔던 지저족 꼬마가 보이지 않는다.]‘응?’
테라칸의 말을 들으며 스미스는 주변을 둘러봤다.
뒤집혀서 떠내려가는 얼음덩이가 보였다.
“설마…?”
스미스는 수면 밑으로 다이빙을 했다.
물속을 가로질러 얼음덩이 밑을 확인했다.
톤카는 얼음에 등이 달라붙어 발버둥치고 있었다.
스미스는 물속에서 얼음덩이를 후려쳤지만 힘이 부족했다.
톤카를 떼어내려고 했지만 얼음에 붙은 피부가 잘 떨어지지 않았다.
스미스의 호흡에 한계가 온 순간.
우우웅-
테라칸의 자색 빛이 일렁이며 짧고 격렬한 검명이 들려왔다.
검명의 소리가 물속을 가로질러 얼음덩이에 닿았다.
콰지직-!
얼음덩이가 잘게 조각나며 박살났다.
“푸학!!”
간신히 빠져나온 톤카가 수면 위로 나타났다.
“허억… 허억….”
“괜찮냐?”
“괜찮은 것 같냐!!”
“이 자식이 구해줬더니 성질이야!”
“난 수영 못한다고!!”
톤카는 짧은 팔을 휘저으며 가라앉고 있었다.
“하, 정말….”
스미스는 톤카를 데리고 육지로 나왔다.
“휴우… 드디어 나왔다.”
루안과 페드로가 한숨을 돌렸다.
스미스는 바닥에 누웠다.
“와, 이거 정말 장난 아니네.”
페드로가 일어나면서 말했다.
“이제 밖으로 나왔으니 우린 자유다. 이쯤에서 헤어지는 게 좋겠군.”
스미스가 물었다.
“뭐야? 그쪽은 루안하고 같이 움직이는 거 아니었어?”
“같이 움직여? 농담 마. 브리스톨의 혈족과 같이 움직여서 좋을 거 없다고.”
페드로의 말에 루안은 잊고 있던 기억들이 떠올랐다.
스미스가 말했다.
“그게 무슨 뜻이야?”
페드로가 스미스와 시선을 마주치면서 물었다.
“이름이 뭐냐?”
“릭 스미스다.”
“호오, 그 붉은 들개단의 두목인가?”
“늑대다!! 들개가 아니고 늑대!!”
“그게 그거지. 아무튼 중요한 건 그게 아니니까 너희들에게 피가 되고 살이 될 이야기를 하나 알려주고 가겠다.”
톤카가 갑자기 끼어들었다.
“뼈가 될 이야기는 없냐?”
“…….”
분위기가 가라앉았고 산들바람이 이들 사이를 지나갔다.
“뭐냐? 얘는….”
“몰라. 나도.”
“일단 너희들이 알아둬야 할 건 한 가지다. 루안이 헬 카이저의 왓쳐스 홀을 파괴하는 바람에 생각보다 큰 사건이 벌어졌거든.”
스미스가 루안에게 말했다.
“오, 루안. 제법이다. 그 안에서 날뛰었나본데? 용병의 재능이 있어.”
“왓쳐스 홀이 무너지면서 나는 헬 카이저에서 아주 특별한 구역을 개방할 수 있었지.”
루안이 물었다.
“그게 뭐죠?”
“블랙 헬이라고 하는 곳이지. 너희들도 한 번쯤은 들어봤겠지?”
루안과 스미스의 시선이 차갑게 굳었다.
“설마… 블랙 헬의 죄수들을?”
“거기에 있던 놈들을 다 풀어줬다고?”
페드로가 대답했다.
“우리가 안전하게 빠져나오려면 어쩔 수 없었어. 블랙 헬의 죄수들의 탈옥 사건으로 간수들의 시선을 돌릴 수 있었고 시간을 벌 수 있었다. 그 마법사 자식과 그토록 전투를 하면서도 다른 간수들의 추격 부대가 나타나지 않은 이유가 뭐라고 생각 하냐?”
“그럼 블랙 헬의 죄수들도 모두….”
“물론이지. 그놈들이 헬 카이저에서 수다 떨고 있을 리 없잖아.”
스미스가 페드로에게 말했다.
“너, 무슨 짓을 한 건지 알고는 있는 거냐?”
“새삼스럽게 무슨… 크하하! 블랙 헬의 죄수들이 헬 카이저를 탈옥했으니 이제 제국은 물론이고 모든 나라가 비상이 걸릴 것이다. 우린 그 틈을 이용해서 숨어서 힘을 키우면 그만이야. 서로에게 좋은 것 아니겠냐? 놈들은 자유를 얻고 우리들은 시간을 얻었으니까.”
“이봐, 그렇다면 더욱 같이 움직여야 안전한 거 아니야?”
“흥, 네놈에겐 이미 용병패거리들이 있잖아.”
“아, 그게 뭐 지금 같은 상황에서는 반역 패거리로 오해받기 좋아서 말이지. 네크로맨서의 능력을 쓰던데 전력에 꽤 힘이 될 거니까 같이 다니는 게 어때?”
“마음 같아서는 너희들을 ‘죽음의 영지’로 데려가고 싶지만 거긴 아무나 갈 수 있는 곳이 아니라서 말이지. 그리고 루안.”
“저요?”
“이해해주기를 바란다. 내가 여기서 흩어지자고 한 건 너 때문이야.”
“제가 뭘 했는데요?”
“블랙 헬의 죄수들은 대륙 곳곳에 원한을 가진 놈들이 꽤 있거든. 브리스톨 가문 또한 예외는 아니야. 그러니 조심하라고.”
톤카가 페드로를 향해 손을 흔들었다.
“뭐냐? 또.”
“빨리 가라고.”
“…….”
스미스는 톤카의 등에 달라붙어 녹고 있는 얼음 조각을 발견했다.
“어쨌든 난 너희들을 헬 카이저에서 빠져나올 수 있게 해줬으니 여기서 헤어지자.”
페드로가 데스 플라워를 바닥에 꽂았다.
바닥에서 뼈 조각들이 튀어나오면서 해골 전투마 1마리가 나타났다.
페드로는 해골마를 타고 빠르게 사라졌다.
“이제 나도 부하들 있는 곳으로… 아, 그렇지. 톤카. 네가 내 부하들 대기한 곳을 알고 있지?”
톤카는 냉정하게 대답했다.
“몰라.”
스미스가 입술을 부르르 떨었다.
갑자기 테라칸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루퍼스. 그대가 지키겠다고 말한 인간이 저 기사인가?](다음 편에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