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enge of Reborn Villainess RAW novel - chapter (157)
악녀의 시집살이는 즐겁다 157. 최종 변론(157/192)
#157. 최종 변론
2024.04.23.
“궁지에 몰린 쥐가 고양이를 물듯, 계속 몰아가야 해요. 황후가 선을 넘도록.”
에우니브스의 반역 소식이 들려오기 일주일 전, 창 밖을 바라보며 에시카가 말했다.
“폐하의 마음속에 있는 균형의 저울이 완전히 기울 만큼, 극단적인 방법으로요.”
유리가 모르는 것이 있다면 영령이 제 적들에게 항상 철저했다는 것이다.
에시카는 이미 에우니브스 근방에서 요양하고 있던 하인즈 대공녀를 통해 유리의 정보를 받고 있었고, 그 행동은 에시카에게 흘러들어오고 있었다.
그 멍청한 아이는 또 허망한 꿈을 꾸고 있는 것 같지만 그 애는 황후가 어떤 사람인지도 모르고, 에시카가 누구인지도 모른다.
“이미 황후에게는 한 가지 방법밖에 남지 않았어요.”
레스반은 가운데가 파인 긴 가운형의 옷을 입고 의자에 기대어 있었다.
그의 손에는 찻잔이 들려 있었다.
“하지만 짜여진 판에서 황후가 파멸을 선택하는 그 순간…….”
에시카는 레스반을 돌아보며 말했다.
그녀의 푸른 눈이 잔잔하게 일렁이고 있었다.
“황실의 명예는 크게 흔들릴 수가 있어요. 폐하께서도 정신적 타격을 받게 되겠죠.”
레스반은 자신을 이용하라며 청혼을 했고, 에시카는 복수를 위해 황궁에 들어왔다.
하지만 황후의 뿌리를 뽑아내기 위해서는 더 큰 파란이 필수적이었다.
레스반은 아버지인 황제를 존중하고 좋은 사이를 유지하고 있었다.
그러기에 황제에게 상처를 입힐 수 있는 이 일이 꺼려질 수도 있을 것이다.
“그대에게 청혼했을 때 이미 각오한 일이야.”
레스반은 태연한 표정으로 입술을 달싹였다.
“그리고, 그대가 하고자 하는 일은.”
나른한 자세로 앉아 있었지만 레스반에게서는 타고난 품격이 넘쳐흘렀다.
찻잔을 잡은 손에서도, 얕게 흐트러진 머리카락에서도, 잔잔한 그 눈빛에서조차.
하지만 레스반을 가까이서 겪어 본 자라면 누구나 알고 있을 것이다.
레스반이 가진 잔혹하고 가차 없는 야수의 본성을 말이다.
“어차피 내가 했어야 할 일이기도 하다.”
그 말에 에시카의 손끝이 움찔 움직였다.
에시카는 원작에서 브레이튼의 최후를 이미 읽어 알고 있었다.
레스반은 황위에 오르고, 그의 정치적 손속에는 망설임이 없었다.
만약 에시카가 없었더라도 레스반은 그들을 가만두지 않았을 것이다.
단지 에시카의 원한이 더욱 크기에, 지금은 그저 에시카의 검으로서 자리하고 있을 뿐.
그녀가 원하는 방향으로 휘두를 수 있도록 말이다.
“이파르가 마음에 들지 않는 것은 여전하지만 잘 벼린 검을 적들의 손에 쥐여 줄 수는 없으니 내가 나서야겠지.”
레스반의 말에 에시카는 입가에 옅은 미소를 띠었다.
마음에 안 든다는 말답게 그의 눈썹이 살짝 구겨져 있었다.
“쓸모없는 헤노모스와 에우니브스의 채굴권으로 대마법사를 산다는 건, 손해가 아니기도 하고.”
에시카는 입을 열었다.
“절벽 아래에 받아줄 사람이 있다고 복돋운다면 더 이상 시간을 끌지 않을 거예요.”
황후의 완전한 파멸을 위해 지금껏 에시카는 철저히 준비했다.
그 과정에서 황후의 힘줄과 혈관을 모조리 끊어 놓았다.
그러나 힘이 다 빠진 지금도 황후의 악의는 선명하게 황궁을 뒤덮고 있었으며 무고한 생명을 집어삼킨다.
그녀에게 셀라와 같은 힘 없는 존재는 파리 목숨보다 덜한 것이었으니.
“힘차게 뛰어내릴 그 여자를 위해 타오르는 불을 준비하겠어요.”
이제 악의로써 악의를 심판할 시간이었다.
여기까지 오기 위해 에시카는 길에 깔린 가시들을 짓밟고 거침없이 걸어왔다.
그리고 마침내 종장에 이르렀다.
찻잔을 내려놓은 레스반은 에시카의 모습을 바라보았다.
그녀는 신성한 전쟁에 나가는 성녀처럼 성스럽고 아름다웠다.
**
“황제 폐하!”
하얗게 질린 황후는 황제의 앞에 무릎을 꿇었다.
정전 안의 신전병들은 밀려드는 황군에 의해 제압되었으며, 잠시 황궁을 장악했다고 생각한 것은 그녀의 완벽한 착각임을 알게 되었다.
황제의 엄숙한 얼굴에는 조금의 자비도 없었다.
“이건 함정입니다!”
황후는 영리하다. 그리하여 모든 상황에서, 어떻게든 자신이 살길을 본능적으로 찾는다.
그녀의 떨리는 입술이 말을 내뱉었다.
“황태자비가 카모스의 왕세자와 결탁하여 저를 이 함정에 밀어 넣었습니다. 보이시지 않습니까. 이 모든 것들이 말도 안 되는 것이라는 사실이요!”
절절한 외침에도 황제는 아무 반응 없이 왕좌에 앉았다.
그리고 반역자가 되어 무릎을 꿇고 있는 황후를 내려다보았다.
“저는 반역자가 아닙…….”
“그럼 내가 반역자인가?”
황제의 목소리에 황후는 움찔했다.
황제는 자비없는 서늘한 눈으로 그녀를 내려다보며 말을 이었다.
“그는 타메론의 의지를 모욕했으며, 타메론에 대적한 진짜 반역자이다.”
황제는 황후가 했던 말을 그대로 읊었다.
자신이 했던 모든 행동을 황제가 보고 있었다는 것을 깨달은 황후의 얼굴에 더욱 핏기가 가셨다.
“나를 그리 칭했었지.”
“폐하! 악독한 사술로 조종을 받아서 한 일입니다! 저것들에게요!”
황후는 굴하지 않고 악을 쓰며 에시카와 이파르를 가리켰다.
이미 제 목에 칼이 들어왔다는 것은 알았으나, 이대로 죽을 수는 없다.
“저는 황궁의 영광과 안녕을 바라는 타메론의 신실한 신자입니다. 그리고 저 마녀 같은 것이 황궁에 들어오기 전에는 폐하와 저의 사이가 어떠하였습니까.”
간절히 비는 황후의 목 뒤에서 땀이 흘러내리고 있었다.
“우리는 어느 부부보다도 사이가 좋았습니다. 하지만 저것이 들어와 못된 주술로 전부 망쳐 놓았어요. 카모스의 왕세자가 사용하는 마법, 그것의 힘을 빌어 저, 그리고 신전병들까지 조종한 것입니다!”
“…….”
“마녀는 황태자비예요, 폐하. 저는 방금까지 제정신이 아니었습니다. 저들은 타메론께서 강력히 금하시는 마법으로…….”
“황후는 입을 닫으라.”
이것이 황후가 애써 생각해 낸 궁여지책이구나.
하지만 에시카의 뒤로, 병사들이 증거물을 가져왔다.
신전에서 찾은 거대한 궤짝과 수많은 헤노모스 덩어리들.
“폐하. 저번에 보고드린 대로 황후 폐하의 사교의 증거를 찾아왔습니다.”
‘사교’라는 말에 황후는 흠칫했다.
이미 그 일로 황후파의 대부분이 숙청당했다.
“이것들은 황후 폐하의 징표와 함께 있었습니다.”
그 우두머리인 황후는 에릴 퓨즈를 죽여 꼬리를 자르고 빠져나왔지만, 그 증거물은 잘 이어진 신전의 고리를 통해 보관되어 있었다.
“……하…….”
황후는 눈썹을 찡그리며 황제에게 호소했다.
“사교 사태와 저는 관계가 없습니다. 그리고 저것들은 전부 모르는 것들입니다. 저게 무엇인데 황태자비가 제게 뒤집어씌우는 것인지는 이해할 수 없으나. 폐하. 황태자비는 마녀입니다. 제발 저것의 말을 믿지 마세요.”
에시카는 당연하게도 황후의 반응을 예상했다.
황후는 단두대 앞에서도 제 악행을 태연하게 부인하고 죄가 없는 시늉을 할 사람이니까.
그렇기에 범죄의 증거와 연결 짓기 위해서는 확실한 자의 증언이 필요했다.
“끌고 오거라.”
에시카의 말에 병사들이 누군가를 끌고 왔다.
그 얼굴은 황제를 깜짝 놀라게 했으며, 황후는 눈이 튀어나올 것처럼 눈을 크게 떴다.
이미 죽었어야 할 자이다. 죽여서 처리해 버린 자인데……
어떻게 살아서 눈앞에 나타났단 말인가.
“한때 황후 폐하의 수족이자, 사교의 더러운 것들을 관리하던 사제 에릴 퓨즈입니다.”
에시카의 말에 황후는 저도 모르게 뒷걸음질을 쳤다.
눈 밑이 새카만 모습의 에릴 퓨즈가 자신을 보고 있었다.
왜 날 죽이려 했냐는 듯한 원망의 시선을 담고 말이다.
“황후 폐하께서 증인을 죽이려는 정황을 포착하고, 제가 뒤로 빼돌렸습니다.”
에시카의 말에 황후의 손이 다시 벌벌 떨렸다.
이렇게 치밀하게 뒤에서 움직일 줄은 알지 못했다.
승리한 와중에도 그다음 수를 통해 완벽한 파멸을 준비했단 말인가.
“너를 본 적이 있구나, 에릴 퓨즈.”
에릴은 에시카가 황후의 이날을 위해 준비해 둔 비장의 수였다.
본디 주인에게서 배신 당한 개가 품을 것은 독기와 원망뿐이니.
황후를 물게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때는 매우 신중해야 했다. 황후는 ‘마녀에게 조종당했다’는 저런 말이 안 되는 이유를 붙여서라도 제 살길을 찾아 꼬리를 빼는 사람이니.
이처럼 물러설 곳이 없어야 제대로 목을 물어뜯을 수 있다.
“황제 폐하…… 저는…… 황후 폐하의 사제 에릴 퓨즈입니다…….”
에릴이 덜덜 떨며 입을 열었다.
이제 그에게 살길은 진실을 말하는 것밖에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그리고 황후 폐하께서 사교의 세력의 중추라는 사실과…….”
“에릴! 네놈이 감히!”
“황후 폐하께서 그간 저지른 끔찍한 범죄에 대해 증언드리겠습니다.”
에릴의 말에 황후는 노한 표정으로 발악했지만 황제는 엄히 소리쳤다.
“황후는 닥치시오!”
그리고 에릴에게 명령했다.
“샅샅이 고하도록 하라! 황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