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ersing Life With Future USB! RAW novel - Chapter 100
100
100화 품격(品格) (2)
[고요한 돌풍! MSM의 3부작 파일럿 프로그램 ‘김준영의 아이돌 학교’ 이유는 무엇?] [은OO 기자]MSM의 파일럿 프로그램 ‘아이돌 학교’는 지난주 3부작 파일럿 프로그램으로 시작해 첫 회부터 시청률 4%대(존슨코리아)를 기록하며 화제를 모으고 있다.
파일럿 프로그램인 ‘아이돌 학교’ 이와 같은 약진은 머신건 청년단 AK, 아틀란티카 유나, 쏘가리의 베스 등 통통 튀는 매력을 가진 아이돌 멤버들의······.
.
.
관음(觀淫)과 먹방의 시대.
연예인들이 하루 종일 잠을 자는 모습을 보여 주거나.
꼬마들이 통닭을 뜯어 먹는 장면을 TV에 내보내는 것만으로도 10%대의 시청률이 보장되는 이 시기에.
신박한 형식의 프로그램으로 방송 시장에 도전장을 내민 사람이 있었다.
그의 이름은 바로.
김준영.
임용석 대표와의 거래를 통해 파일럿 프로그램의 호스트 자리를 따낸 사람이었다.
처음 스텔라리스의 임용석 대표가 준영에게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이라면 모든지 돕겠다는 제안을 해 왔을 때, 준영은 임용석 대표에게 강연 프로그램 섭외를 부탁했었다.
자신의 인지도를 올리기 위해서는 TV매체만큼 파급력이 큰 매체가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준영의 제안을 받은 임용석 대표는 준영의 얼굴을 보며, 의미심장한 웃음을 보였다.
‘선생님. 그러시지 마시고 아예 예능을 하나 찍어 보시는 게 어떨까요? 사실 이번에 저희 회사 아이돌들을 데리고 파일럿 프로그램 하나를 구상하는 중인데, 마땅한 아이템이 없어서 고민 중이었거든요.’
‘제가 예능을요? 글쎄요 그건 좀 무리가 있지 않을까요? 말마따나 제가 코디미언들처럼 사람들을 웃길 수 있는 것도 아니니까요.’
‘선생님이 생각하시는 그런 예능이 아니라 음···강연에 가까운 예능이라고 생각하시면 될 것 같은데···아이돌들을 데리고 상식 같은 것들로 강의도 하고 퀴즈도 풀고 해 주시면, 저희가 알아서 그림을 만들어 드리는 거죠.’
‘흠···글쎄요. 그게 통할까요?’
‘안 되면 되게 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전문가들이 밥 먹고 사는 이유가 그건데. 선생님이 수락만 해 주시면 저희가 선생님에 맞는 프로그램을 기획해 보겠습니다.’
그렇게 시작된 기획이었다.
기획의 내용은 제법 간단했다.
교실처럼 생긴 세트장 안에 신인 아이돌이나 모아놓고 강의를 진행하거나, 상식 퀴즈 같은 걸 내고 맞추게 하는 것이었다.
문제는 이걸 어떻게 재미있게 만들어 내느냐 인데···준영으로서도 도대체 어떻게 하겠다는 건지 잘 이해가 가지 않았지만, 뭐 알아서 잘 만들어 내겠다고 호언장담을 하니, 그러려니 하고 고개를 끄덕일 뿐이었다.
아무리 재미없는 내용도 전문가들의 손을 거치면 꿀잼 방송으로 180도 환골탈태(換骨奪胎)하는 만큼, 어리고 예쁜 아이돌들이 나와서 통통 튀는 장면이 사람들에게 먹히긴 할 것 같았으니까.
‘하긴 연예인 혼자 밥을 먹는 것도 재미있다고 보니까.’
스텔라리스 엔터테인먼트의 입장에서는 이제 막 데뷔를 한 아이돌들의 인지도를 올리면서 대중들에게 노력하는 아이돌, 공부하는 아이돌의 이미지를 줄 수 있어서 좋고.
준영의 입장에서 자신의 인지도와 더불어···자신의 책을 PPL할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게다가 어차피 파일럿 프로그램인 만큼, 회사가 지는 부담도 그렇게 크지 않았다.
그러나.
처음 김준영의 이름을 건 예능이 시작됐을 때만 하더라도 사람들의 반응은 좋지 않았다.
[댓글1 : 아이돌 학교? 무슨 프로듀스 1001 같은 프로그램임?] [댓글2 : 또 경연 프로그램이냐? 초등랩퍼, 프로듀스1001, 기브 미 더 머니···으아 이거 손으로 셀 수도 없겠다] [댓글3 : ㄴㄴ 방송 포맷 보고 왔는데 전혀 아님. 아이돌들 데리고 레알루다가 공부하는 예능이던데?] [댓글4 : 미친···누가 예능에서 공부하는 걸 보고 싶어 하냐] [댓글5 : 내가 예상하는 데 이 방송 1주일 안에 패망한다. 인정?]대부분 시청자들이 흔하디흔한 경연 프로그램 아니냐, 공부 예능이라니 재미없을 거 같다 등등의 의견을 늘어놓으며, 아직 시작도 하지 않은 방송의 끝을 이야기했다.
하긴 지금까지 공부와 예능의 콜라보를 추구하는 TV프로그램이 거의 없었던 만큼 그들의 우려를 영 이해하지 못할 건 아니었다.
게다가.
호스트인 준영의 이름 또한 TV 시청자들에겐 생소한 이름이니만큼, 첫 방송 전 시청자들의 반응은 그야말로 냉랭했다.
그러나 며칠 뒤.
김준영의 아이돌 스쿨이 첫 방송되자.
사람들의 반응이 돌변했다.
“자 강의 시작한다.”
담담한 목소리.
준영이 PD의 사인에 따라 강의를 시작하자.
세트장을 가득 메운 아이돌들이 초롱초롱한 눈빛으로 준영을 바라보았다.
AK, 유나, 베스, 패, 경, 옥···
임용석이 구원투수로 집어넣은 아이돌 몇을 제외하면 대부분 스텔라리스에서 연습생 생활을 마치고 막 데뷔한 이들이었다.
그들 모두 이 기회를 절대 놓치지 않겠다는 듯 준영의 일거수일투족에 신경을 곤두세우는 모습이었다.
어찌나 그 열기가 대단하던지 스무 살도 안 된 아이돌들의 눈빛이 마치 수능 전날의 4수생들 같았다.
때문에 가끔씩.
“백제 근초고왕이 일본에 하사한 검으로 칼날 좌우에 6개의 가지가 뻗어 있는 이 검의 이름은?”
교탁에 선 준영이 질문을 던질 때마다.
“저요!”
“너 말고 저요!”
“쌤, 본좌가 제일 먼저 들었습니다!”
“저를 뽑아 주세요!”
불타는 경쟁이 펼쳐졌다.
그들은 한 번이라도 카메라에 나오는 것이 그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듯, 혼자 카메라 원샷을 받을 기회가 오면 절대 주저하지 않고 손을 들었다.
하지만 그 때문에 문제가 생기기도 했다.
그 문제는 바로···
“음, 그럼 제일 먼저 손을 든 유나가 한번 맞춰 볼까?”
“아싸! 제가 이건 확실하게 알죠. 게임에서도 나오잖아요.”
“어? 이 검이 게임에도 나오나? 음···그래서 정답은?
“근초고왕의 집행검! 맞죠?”
···경쟁이 지나쳐서 답을 몰라도 일단 손부터 먼저 들어 버린다는 것이었다.
“땡! 아까 강의할 때 말했잖아 이 칼은 한일 교류 문화를 연구하는 데 중요한 자료라고. 다른 사람도 아니고 일본 출신인 유나 네가 모르면 어떡해?”
“아 진짜요? 일본이랑? 음···아 이번엔 알 것 같아요! 문제 답이 아메노무라쿠모노츠루기(초치검) 아닌가용?”
“···또 땡! 도대체 그 긴 이름은 어떻게 외우는 거야?”
이렇게 아이돌들이 황당한 말을 내놓을 때마다 준영은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김도강’ 발언으로 손나윤이 고초를 겪었던 게 바로 얼마 전이었으니까.
하지만 프로그램 자체가 아이돌들이 배워 나가는 모습을 보여 주는 데 의의를 두고 있는데다가.
이런 황당한 답을 하는 사람들 대부분이 유나와 같은 외국인 멤버라는 것이 저번처럼 큰일로 비화되는 것을 막아 주고 있었다.
‘임 대표랑 PD가 친하다니까. 별일은 안 생기겠지.’
그러니 이런 황당한 장면이 나올 때마다 PD나 작가들은 만면에 웃음을 띠며 엄지손가락을 척하니 들어 보일 뿐이었다.
덕분에.
방송 후의 반응은 제법 괜찮았다.
[댓글12 : 어ㅤㅇㅣㅋㅋㅋㅋ의외로 꿀잼인데?] [댓글13 : 집행검···아따 과거의 추억이 새록새록 떠오르는 구마.] [댓글14 : 유나야ㅋㅋㅋ넘호 귀엽자너ㅋㅋㅋ] [댓글15 : 쟤 저번에 다른 방송에서도 저러더니ㅋㅋㅋ 저 정도면 노리는 거 아니야? 의외로 지능파?] [댓글16 : 지능파라니ㅋㅋㅋ 쟤 눈 봐라! 어딜 봐서 잔망스럽게 머리 쓰게 생겼냐!]준영이 본방을 모니터링해 보니.
촬영할 땐 당황스럽기만 했던 부분들이 어마어마한 편집과 자막신공을 통해 꿀잼으로 승화되어 있었다.
김준영으로서는.
‘역시···전문가가 괜히 전문가가 아니구나···.’
라고 생각할 수밖에 없을 정도의 변신이었다.
물론 그 와중에 준영과 아이돌들의 인지도도 꾸준히 올라갔다.
[댓글16 : 역시 믿고 보는 스텔라리스. 어째 아이돌들 중에 구멍이 하나도 없냐. 하와와 정말 죽여주는 것] [댓글17 : 그러게, 이건 뭐 이쁜 애 옆에 이쁜 애 그 아래 또 잘생긴 애야ㅋㅋㅋ진짜 눈이 풍요롭다] [댓글18 : 스텔라리스가 이번에 진짜 칼을 간 듯. 그런데 강의하는 선생도 아이돌이야? 이거 애들한테 안 밀리는 데?] [댓글19 : ㅋㅋㅋ 아이돌은 무슨 저 나이면 삼촌돌이지ㅋㅋㅋ그런데 안 밀리는 건 인정. 이름이 뭐 김준영이랬나?] [댓글20 : 하 잘생기긴 했다···저 시크한 표정하며···허억허억 나도 수업 듣고 싶어!]···물론 마지막이 좀 이상하긴 했지만.
처음 예상했던 윈윈 전략이 그대로 맞아 떨어졌다.
물론 그 시간대 시청률 1위를 차지한다거나 올해 예능 시상식에서 대상을 차지할 정도의 인기는 아니었지만.
순간 시청률 4%정도면 케이블 방송의 3부작 파일럿 프로그램치곤 괜찮은 수치였다.
덕분에.
‘광고비요? 선생님 되도록이면 그런 거 신경 쓰지 않게 해 드리겠습니다.’
예능 결과에 한껏 고무된 임용석 대표의 전폭적인 지지에 힘입어.
아이돌들 팬 사인회.
배우들의 영화 촬영장.
예능, 드라마, 그밖에 상황과 장소가 허락하는 한 모든 곳에서 김준영 책이 소품으로 활용되었다.
그렇게 인터뷰할 때 카메라 귀퉁이에 잡힌다던가, 아이돌 숙소 촬영할 때 널브러져 있다던가, 아니면 아이돌이 뜬금없이 문제를 풀고 있다거나하는 상황이 지속되자, 시청자들도 뭔가 이상하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댓글21 : 뭐냐 이거 밥 먹는 장면에서 왜 저 책을 클로즈업 해?] [댓글22 : 김준영 ㄷㄷㄷ 광고비로 대체 얼마를 쓴 거냐.] [댓글23 : 이거 무슨 데성. 종각, 맥아스터디 급인데 ㅋㅋㅋ 광고비로 빌딩 세우고도 남을 듯] [댓글24 : 하앍! 우리 머신건 청년단 오빠야가 읽는 책이당!]한번 구르기 시작한 눈덩이가 점점 커지듯 처음에는 미약했던 문제집 판매부수가 곧 급격하게 늘어나기 시작했다.
그리고.
이변이 벌어졌다.
[3월 학습서적 판매 순위]1위 : ESB 수능특강 영어영역 (저자 ESB편집부)
2위 : 국어의 품격(저자 김준영)
3위 : 고등급 한국사(저자 최OO)
.
.
6위 : 오지게 쎈 수학(저자 홍OO)
7위 : 국어의 정석(저자 이영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