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ersing Life With Future USB! RAW novel - Chapter 111
111
111화 새로운 사람들 (4)
깊은 밤.
‘박정민 선생님. 아까 ’음운이란 가상의 소리다‘라고 말씀해 주셨는데요. 그럼 실제 하는 소리와 가상의 소리가 어떤 관계를 맺고 있는 지 저희한테 설명해 주실 수 있나요?’
[에···음 저는 그러니까 그게···가상의 소리와 실제 하는 소리는 비슷하다고 보는···사실 저희 서율대에서는 이런 걸 중요하게 여기지 않아서···]스피커에서 오늘 시강을 한 지원자의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무척이나 떨리고 자신 없는 목소리.
아무리 녹음기에 녹음된 소리를 컴퓨터로 옮겨 듣고 있는 것이라 해도, 알아듣기 힘든 목소리였다.
달칵-
나는 듣고 있던 녹음 파일을 정지시켰다.
그리고 천천히 지원자들의 이름이 빽빽하게 적혀있는 명단표에서 박정민의 이름을 찾아보았다.
그러자.
지성 은솔이 박정민에게 줬던 점수가 눈에 들어왔다.
은솔 : 총점 4점. 태도도 준비도 부족해요.
지성 : 총점 3점. 학생들을 가르칠만한 실력이 아님.
처참한 점수였다.
사전에 은솔과 지성에게 학원에서 강사 생활을 할 수 있는 최저 점수를 5점으로 잡으라고 했었으니까.
물론 나도 같이 시강을 들었으니 만큼 그의 시강 상태가 좋지 않다는 것은 알고 있었다.
하지만 혹시나 하는 마음에 다시 한 번 그의 시강을 들었던 것이었다.
그러나.
‘혹시나 했는데···.’
다시 한 번 들어도 별로 다를 것이 없었다.
나는 지원자 명단에 있는 그의 이름에 옆에 ‘불합격’ 표시를 한 뒤 그 옆에 짤막한 이유를 달았다.
[박정민 지원자 불합격, 기본적인 개념에 대한 이해 부족, 명확하지 않은 어휘 사용, 시강 준비 미비]그러고 나자.
오늘 시강을 한 총 20명의 사람들 중 불합격 표시가 된 6명의 사람을 제외한 14명의 사람이 남아있었다.
나는 그들의 이름들을 한번 쓰윽 훑어 본 뒤 주머니에서 무언가를 꺼내들었다.
그것은 바로 USB.
오늘의 꽃이었다.
그것을 컴퓨터에 꽂자.
위잉-
곧 익숙한 USB 폴더가 내 눈에 들어왔다.
“자 그럼 이제 본격적으로 시작해 볼까.”
* * *
[창밖에 밤비가 속살거려 육첩방은 남의 나라. 자 이 부분을 보시면 화자의 현실 인식이 드러납니다. 육첩방이라는 이국적인 공간에 안에 있는 화자가 창밖이라는 공간의 상황을 청취···]음 제법인데?
“이름이···정무성?”
나는 지원자 명단에서 그의 이름을 확인한 후에 이름 옆에 ‘합격’이라는 표시를 해 두었다.
그러고 난 뒤.
“휴. 잠깐만 쉬자.”
잠깐 팔을 쭉 펴고 몸을 풀었다.
벌써 3시간째 지원자들의 시강과 USB자료를 비교대조하고 있었던 지라 눈이 뻑뻑했기 때문이었다.
“······.”
처음 소라게학원의 강사를 채용할 생각을 했을 때.
나는 한 가지 문제점에 봉착했다.
그것은 바로 어떤 식으로 강사를 채용해야하는가 하는 문제였다.
다른 학원들처럼 이력서로 거르고 시강과 면접을 보는 방법을 따르자니 실제 실력 있는 사람들이 이력서에서 떨어질 것 같고.
그렇다고 시강과 면접만으로 강사를 뽑자니 굉장히 주관적인 판단일 수밖에 없었기 때문이었다.
때문에 이런저런 생각을 하길 수 일.
그 동안 다른 학원들의 경우를 참고해보려 했지만, 어디에서도 이런 난제를 타계할 만한 해결책은 없었다.
그나마 나온 해결책이라는 게.
[의견1 : 지인 소개로 강사 받으세요. 그럼 지뢰 확률 별로 없음] [의견2 : ㄴㄴ 그것보단 스카웃하는 게 최고임] [의견3: 무조건 학벌임, 그거보다 효율적으로 거르는 방법이 어디있어요!]결국 이 정도였다.
물론 저 방법들 모두 강사를 구하는 방법이 맞기 했지만···
세 방법 모두 현재 우리학원처럼 대규모로 강사를 모집하는 경우와는 별로 상관없는 것들이었다.
‘게임처럼 실력이 눈에 보였으면 좀 좋아?’
그러다 수업 준비를 하기 위해 USB를 사용하는 순간.
‘그래 이거야!’
생각의 전환을 이뤄낼 수 있었다.
그것은 바로 실력이라는 것은 주관적이지만 우리는 그것을 객관화 시켜 파악하는 체계를 이미 만들어 두었다는 것.
그리고 그 체계를 이용할 수 있다면 강사들의 실력도 최대한 객관화 시켜서 판별할 수 있다는 것이었다.
그 체계란 바로 시험.
재능이나 실력 따위를 일정한 절차에 따라 검사하고 평가하는 일이자.
전국에 있는 학생들이 목숨을 걸고 있는 것이다.
그러니 강사의 실력이란 결국 ‘학생들을 잘 가르치는 것’과.
‘시험에 나올 지문과 문제 유형, 그리고 문제의 포인트를 잘 잘 파악하는 것’이라는 결론에 다다랐다.
그 다음부턴 일사천리였다.
두 가지를 판별할 수 있는 시강 주제를 선별하기만 하면 되는 거니까.
[문법시강은 음운론과 문법요소까지. 그리고 문학 시강은 자신이 올해 가장 중요할 것이라 생각하는 작품으로 준비해주시면 됩니다.]시강 주제는 두 가지.
강사의 기본적인 실력을 보기위한 문법 시강과.
강사의 센스를 보기 위한 자유 문학 시강.
그리고 내 예상대로 이 두 가지 시강 주제를 통해 불가능해 보였던 강사들의 실력 파악이 가능해졌다.
방법은 간단했다.
제일 먼저 처음엔 나와 은솔 지성이 시강과 면접을 통해 지원자들을 주관적으로 평가한 뒤, 점수를 취합해 기준 미달인 사람들을 탈락 시킨다.
그리고 나서 USB를 통해 앞으로 5년간의 수능과 모의고사 지문 파악, 강사들이 선별한 문학 지문과 대조한다.
마지막으로 다음 강사의 시강과 실제 시험 문제를 비교, 강사의 시강이 문제의 포인트를 잘 잡았나 체크한다.
그 결과.
지원자들을 몇 가지 유형으로 분류할 수 있었다.
그리고 그들 중 내가 선택한 유형은 바로.
이력서에 나와 있는 정보는 비록 남들보다 떨어질지모르지만 기본 실력, 시험 지문을 찾는 능력 그리고 지문의 포인트를 짚는 능력이 뛰어난 사람과.
이력서에 나와 있는 정보도 남들보다 뛰어나고 기본 실력, 시험 지문을 찾는 능력, 그리고 지문의 포인트를 짚는 능력도 뛰어난 사람이었다.
예를 들어.
22번 지원자 강하나의 경우.
[흔들리며 피는 꽃 같은 경우 주된 시적 대상이 바로 ‘꽃’이고, 이 꽃의 특성은 ‘흔들리며 핀다.’라는 것입니다. ‘흔들린다는 것’은 꽃이 피는 것은 힘들게 하는 시련이나 고통 정도라고 볼 수 있는데···기계적으로 문제를 푸는 것을 막기 위해 다양하게 꼬아서 낼 것···(후략)] [2020년 대학수학능력시험 23번 비문 ‘흔들리며 피는 꽃’ 출제의도 및 해설 : 단순한 암기 위주의 지식에 근거한 구술 능력 또는 기계적 풀이 능력보다는···(중략)···도종환의 흔들리며 피는 꽃 같은 경우는 비유적 대상인 ‘꽃’과 ‘흔들림’이라는 꽃의 속성에···(후략)]이력서에 나와 있는 정보들은 비록 남들보다 떨어질지 모르지만.
올해 11월 수능에 나올 문학 지문과 그 문제의 주요 포인트를 정확하게 짚어냈을 뿐만 아니라, 출제의도까지 어렴풋이나마 잡아냈다.
거기다 키워드 검색을 통한 그녀의 시강 내용과 해답의 일치율은 무려 65%이상.
이렇듯 일반 학원에서는 시도할 수 없는 방법을 통해 탈락과 합격이 결정되었다.
* * *
수업시간의 끝을 알리는 종소리가 올린다.
그러자 학생들이 반짝이는 눈으로 강하나를 바라보았다.
간절한 눈초리.
제발 나를 이곳에서 벗어나게 해 달라는 쇼생크급의 눈빛들이다.
강하나는 웃으며 입을 열었다.
“자 그럼 오늘은 여기까지 하도록 하자. 내일도 보충할 테니까 늦지 말고 나와 알았지?”
그녀의 낭랑한 목소리가 교실 안에 울려 퍼지자. 학생들이 빠르게 짐을 챙긴다.
“네! 안녕히 계세요.”
녀석들은 짤막한 인사를 남긴 채 쏜살같이 교실 밖으로 나가버린다.
모두가 사라진 교실.
강하나는 자신의 짐을 챙기며 교실 안을 돌아보았다.
그녀 얼굴에 감돌고 있던 미소가 천천히 사그라졌다.
“휴.”
강하니의 입에서 깊고 깊은 한숨이 새어 나왔다.
왜냐하면 이곳은 지난 2년간 그녀가 근무했던 학원.
그렇게 벗어나고 싶었던 공간이었으니까.
‘어쩔 수 없는 일이야.’
강하나는 고개를 흔들었다.
며칠 전 그녀가 소라게 학원을 나오던 그때.
[하나야···엄마가 수술을 받아야 한데···.]어머니의 수술 소식이 그녀에게 닿았기 때문이었다.
‘아···.’
순간, 그녀는 자신의 희망이 꺾이는 것을 느꼈다.
그러자 꿈에 부풀었던 그녀의 가슴이 차갑게 식어버렸다.
[···엄마가 미안해]강하나는 수화기 너머에서 들려오는 어머니의 목소리에 고개를 저었다.
‘아니야 엄마가 뭐가 미안해.’
미안하다는 말을 해야 할 사람이 있다면 그건 바로 지독한 운명.
그놈이라고 생각했다.
그때부터 그녀는 소라게 학원에서 오는 연락을 기다릴 시간도 없이, 돈을 벌어야만 했다.
그에게 남은 유일한 가족을 지키기 위해.
그리고 그를 통해 자신을 지키기 위해.
찰칵-
그렇게 그녀가 지친 표정으로 교실 밖으로 나온 그 순간.
띠링-
[한국대학교병원 암센터 원무과입니다. 금일까지 미납된 양금자씨의 진료비 7,540,000원. 다음달 10일까지 납부해주시기 바라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좋은 하루 보내세요.]무거운 메시지가 도착했다.
“······.”
그녀는 무너지려는 다리를 억지로 세웠다.
‘좋은 하루 보내세요’라니.
어이가 없다 못해 헛웃음이 새어나올 것 같았다.
이미 통장의 잔고는 제로.
그녀가 좋은 하루를 보낼 수 있을 만한 상황이 아니었으니까.
하지만 어머니를 위해선 억지로라도 움직여야만 했다.
그때.
턱-
누군가 강하나의 어깨에 손을 올렸다.
순간.
“꺄악!”
뜨뜻하고 질척이는 느낌에 놀란 그녀가 팔을 뿌리쳤다.
그녀가 뒤를 돌아보자 그곳엔.
“허허, 거참 사람 무안하게시리. 뭐 그렇게 난리를 치나?”
팔목을 휘휘 돌리며 뱀 같은 웃음을 짓고 있는 사내.
학원 원장이 서 있었다.
원장의 얼굴을 확인한 강하나의 얼굴이 딱딱하게 굳었다. 방금 전 느낌 불쾌한 감각 때문이었다.
“아니 무슨 생각을 하기에 부르는 걸 듣지도 못하고 있어?”
하지만 원장은 그녀의 표정 따윈 아랑곳하지 않고 그녀에게 다가가 친근한 척 말을 걸 뿐이었다.
“···아뇨. 아무것도.”
그녀가 한 발 물러서며 말했다.
그러자 잠시 멈춰선 원장이 턱에 손을 얹고 ‘이것 봐라?’라는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
“흐음···그래 그런단 말이지? 뭐 좋아. 그건 그렇고 내가 말한 건 좀 생각해 봤어?”
원장이 말했다.
그러자 강하나의 미간이 찌푸려졌다.
원장의 말을 듣는 순간.
엊그제 그녀가 보충 강사 자리를 부탁했을 때, 원장이 했던 말이 떠올랐기 때문이었다.
‘하나 씨. 보충만 하지 말고 그냥 이 기회에 다시 계약하지? 급여? 음, 하나 씨도 알다시피 사실 요즘 학원 사정이 영 안 좋아. 그러니까 일단은 저번이랑 비슷하게 가자. 내가 1년 정도 있다가 사정 봐서 올려 줄 테니까.’
저번과 다를 바 없는 재계약 제안이었다.
아무래도 저번에 강하나가 학원을 나갔을 때, 그녀를 따르던 학생들 몇이 학원을 그만 둔 것 때문인 것 같았다.
하지만 그때 강하나는
‘죄송하지만 그건 힘들 것 같아서요.’
그 제안을 거절했었다.
그녀가 급전이 필요한 것은 사실이었지만.
아직 저번에 면접을 봤던 소라게 학원에서 불/합격 연락도 오지 않은 상태였다.
그러니 언제라도 연락이 오면 학원을 그만둘 수 있어야 했다.
이곳에 매여서는 희망이 없었으니까.
“저번에 힘들 것 같다고 말씀 드렸는데요.”
강하나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그러자.
“에이, 그러지 말고 다시 한 번 생각해봐. 아니 안 그래도 들어오겠다는 사람 많은 걸 굳이 쳐내면서 하나 씨 기다리는 거라니까?”
원장이 은근한 목소리로 말했다.
강하나는 한숨을 내쉬었다.
아무리 싫다는 표시를 해도 원장이 막무가내였으니까.
결국.
“원장님. 아무래도 힘들···.”
그녀가 단호하게 원장의 제안을 거절하려는 그 순간.
“에헤이, 이쯤 됐으면 그냥 계약하자니까? 왜 그렇게 쓸데없는 고집을 부려? 설마 돈 때문에? 그건 내가 나중에 알아서 올려 준다니까 그러네.”
원장이 그녀의 말을 끊으며 말했다.
순간, 강하나의 얼굴이 딱딱하게 굳었다.
아무리 봐도 강사를 대하는 태도가 아니었으니까. 숫제 부하 직원을 다루는 태도다.
하지만 원장은 그녀의 표정 따윈 아랑곳하지 않고 자신의 말을 이어나갈 뿐이었다.
“솔직히 말해서 하나 씨 이 학원 아니면 갈 데도 없잖아? 이 근처에서 지방대 출신 써주는 사람은 나 밖에 없을 테니까. 그러니 이번에도 같이 잘 해 보자고. 설마 2년이나 봐 와 놓고 내가 안 좋게 대하겠어?”
“······.”
분하지만 맞는 이야기였다.
그녀가 이 학원에 자리를 구할 때만 하더라도 거의 열 군데의 학원에서 퇴짜를 맞았었으니까.
강사 수요보다 공급이 월등히 많이 이 지역의 특성상 지방대 출신인 그녀를 원할만한 학원은 그리 많지 않았다.
‘아니 만약 있어도 여기와 비슷하겠지.’
그녀의 표정이 약간 흐려지자 원장이 슬쩍 웃으며 입을 열었다.
“내가 다른 사람 쓸까 생각하다가, 하나 씨 사정 안 좋다는 소리 듣고 다시 이야기 하는 거야. 에이 인심 썼다. 원생들만 들어오면 내가 비율제로도 생각해 볼게 어때? 이 정도면 괜찮지?”
강하나는 살짝 놀란 표정으로 원장을 바라보았다.
비율제.
원장의 입에서 나올 거라 생각하지 못한 단어였으니까.
‘비율제라면 5명만 더 받아도 100만원···.’
원장의 말을 들은 강하나의 얼굴의 갈등의 기색이 서렸다.
“후.”
어머니의 병원비마저 하루하루 밀려가고 있는 상황.
원장의 말처럼 비율제로 바꿀 수만 있다면 자신이 하는 만큼, 돈을 가져갈 수도 있었다.
게다가 소라게 학원의 경우 언제 연락이 올지도, 연락이 온다고 하더라도 그것이 합격일지 아닐 지 알 수 없는 상황.
비록 원장이 믿을만한 사람이 아니라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그래도 지금 당장은 그 방법뿐이었다.
그녀로서는 더 이상 불확실한 것에 어머니의 목숨을 맡길 수는 없었으니까.
그렇게 그녀가 점점 원장의 말에 흔들리고 있는 그때.
띠링-
메시지가 도착했다.
순간, 강하나는 묘한 이끌림에 사로 잡혔다.
‘혹시···.’
만약 지금 이 순간 소라게 학원에서 연락이 온다면.
그리고 그것이 합격문자라면.
그녀가 지금껏 고민했던 모든 것들이 단번에 해결되는 거니까.
그녀는 그녀의 대답을 기다리는 원장을 일별한 채, 휴대폰을 확인했다.
그러나.
[☆어지니 금융☆♚법정 최저금리$$즉시☜☜500만원 대출※§§상담만 하셔도§§★비타민 1박스 무료 증정★]강하나의 눈앞에 나타난 것은 바로 요란한 대출 광고 문자였다.
그녀의 휴대폰을 힐끗 바라 본 원장이 짙은 웃음을 지었다.
“어디 연락 올 데 있나봐?
“······.”
그녀는 맥이 탁 풀린 표정으로 원장을 바라보았다.
“자 그럼 하던 이야기마저 하자고 그래. 계약 할 거야 말 거야?”
이쯤 되자.
그녀의 머릿속에 그냥 고개를 끄덕일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 비율제라면 나쁘지 않으니까···소라게 학원 같은 대형학원에서나 같은 걸 채용할 리도 없고···.’
머릿속에 자신과 같이 면접을 치르던 쟁쟁한 강사들이 떠올랐다. 하나같이 명문대 출신이었던 그들.
“···그럼···.”
그녀가 막 원장에 말에 고개를 끄덕이려는 그 순간.
띠링-
또 다시 메시지가 날아왔다.
휴대폰을 잡고 있던 그녀의 손이 움찔했다.
그러자 그 모습을 본 원장이 인상을 찌푸리며 입을 열었다.
“허허 이거 너무한 거 아니야? 아니 한 두 번도 아니도 거 참 원장이 거지 깽깽이도 아니고.”
그리곤 마치 그 메시지를 확인하면 좋지 못할 거라는 듯 험악한 표정을 지었다.
‘어쩌지?’
강하나는 휴대폰을 쥐고 있는 손을 꽉 움켜쥐었다.
지금의 기회를 놓친다면 어렵게 나온 비율제 이야기가 사라질 수도 있었다.
하지만.
‘혹시 소라게 학원에서 온 메시지라면···.’
그 사실을 확인하지 않고 원장과 계약을 한다면 아마, 엄청난 후회를 하게 될 것 같았다.
그렇게 잠시 고민하던 그녀가 굳은 표정으로 고개를 들었다.
그리곤 마지막 희망을 안고 휴대폰을 확인했다.
그러자.
[강하나 선생님! 소라게 학원 국어과 강사 모집에 합격하신 것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자세한 문의 사항은 연락드린 번호로 문자나 전화주시면 됩니다^^] [추신 : 전에 안내드린 대로 본원 방문 후 계약서 꾸미시면 계약금 10,000,000 원이 입금될 예정입니다.]순간, 메시지를 확인한 강하나의 눈가에 눈물이 핑 돌았다.
그리고 바로.
띠링-
강하나의 눈동자가 파르르 떨렸다.
강하나의 표정을 살피고 있던 원장이 약간 초조한 표정으로 말했다.
“하나 씨 계약하기 싫어? 자꾸 이런 식으로 해?”
그러자.
그녀는 두말하지 않고 고개를 끄덕였다.
“응, 안 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