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ersing Life With Future USB! RAW novel - Chapter 112
112
112화 새로운 사람들 (5)
소라게 학원의 교무실.
“자, 다들 인사 하시죠. 이쪽은 새로 오신 선생님들. 그리고 이쪽은 영어과를 맡고 계시는 은솔 선생님. 수학을 맡고 계시는 박지성 선생님. 마지막으로 부원장님.”
이번에 새로 채용한 강사들과 소라게 학원 원년 멤버들에게 서로를 소개했다.
그러자.
“안녕하세요! 강하나입니다.”
“처음 뵙겠습니다. 정무성이라고 합니다!”
신규 채용 강사들의 패기 넘치는 인사와.
“은솔이에요.”
“박지성이라고 합니다.”
“허허. 파이팅 넘치시는 분들이 많으시네.”
소라게 학원 멤버들의 여유로운 인사가 사람들 사이를 오고갔다.
그렇게 서로에 대한 소개가 어느 정도 끝나고 난 뒤.
“그럼 이제 자리 안내를 해 드려야죠. 수학과 분들은 지성 선생님 그리고 영어과 분들은 은솔 선생님 따라가시면 됩니다.”
강사들을 바라보며 말했다.
그러자 신규 강사들의 시선이 지성과 은솔을 향했다.
사람 좋은 웃음을 짓고 있는 박지성.
은은한 미소를 짓고 있는 은솔.
그 둘의 모습을 본 강사들의 표정에 안도와 기대가 감돌았다.
아무리 솔로 플레이가 주를 이루는 학원 일이라고 해도, 바로 위에 있는 사람이 정상적인 사람이 아니라면 학원 생활에 애로사항이 꽃필 테니까.
“두 분 다 각각 수학과 영어과 팀장을 맡고 계시는 분들이니까 궁금한 점 있으시면 두 분한테 물어보시면 될 거에요. 그럼 은솔 쌤 지성 쌤 부탁드립니다.”
내 말을 들은 지성과 은솔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팀 별로 간단하게 이야기들 나누시죠.”
그러자 지성과 은솔이 강사들을 이끌고 자신의 자리로 돌아갔다.
그 모습이 마치 어미 뒤를 졸졸 따르는 새끼 오리들 같았다.
나는 흐뭇한 표정으로 그들을 바라보았다.
비로소 소라게 학원이 정상적으로 운영될 준비가 끝났다는 것이, 저 모습을 보자 새삼 실감 났기 때문이었다.
사실 그 동안 나와 은솔, 지성, 원장, 아린의 힘만으로 근 150명에 가까운 학생들을 케어하느라 눈 코 뜰 새 없이 바쁜 나날을 이어나가고 있었다.
덕분에 달마다 근 2억에 가까운 순이익을 벌어들이고 있었지만.
학원 멤버들이 잠을 아껴가며 열심히 학생들을 케어 한다고 해도 부족한 일손을 커버하기란 쉽지 않은 일이었다.
아무리 학원이 크기가 커졌다고 하더라도 그 크기를 유지할 강사의 수가 절대적으로 부족한 상황이었으니까.
그러나.
‘이제는 그럴 일 없겠지.’
나는 교무실을 한번 주욱 둘러보았다.
그러자 한쪽에서 키보드를 두드리고 있는 부원장님.
한창 책상 정리에 여념이 없는 지성형님과 수학과 강사들.
그리고 그 옆에서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은솔과 영어과 강사들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이제는 크기에 맞는 운영이 가능하다.’
지난 2주 동안의 채용을 통해 새로 뽑은 강사의 수는 총 12명.
수학과 4명, 영어과 5명, 국어과 3명이었다.
거기다 강사들의 일을 도와줄 보조강사들 2명을 포함하면, 현재 있는 학생들은 물론 그 이상의 학생들도 충분히 케어할 수 있었다.
물론 아직까지 교무실에 빈자리가 많았지만.
그 자리는 나중에 학생들이 더 들어오는 추이를 보고 확충할 생각이었다.
‘강사들 월급도 무시할 수 없으니까.’
그렇게 내가 교무실을 둘러보며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생각하고 있을 때.
“저···원장님.”
등 뒤에서 누군가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고개를 돌려보니 강하나가 긴장한 얼굴로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네? 왜 그러시죠?”
내가 묻자.
“저···그런데 저희 팀장님은 아직 안 오셨나요?”
강하나가 조심스러운 어조로 말했다.
아, 뭔가 했더니.
보아하니 자신들을 안내해 줄 국어과 팀장을 찾고 있는 것 같았다.
하긴 내가 아까 영어과와 수학과만 팀장을 소개시켜줬으니까.
나는 슬쩍 웃으며 입을 열었다.
“아, 아직 모르셨구나.”
“···?”
의아한 표정을 짓고 있는 국어과 사람들을 향해 천천히 입을 열었다.
“국어과 팀장은 접니다.”
그러자.
“네? 지···진짜요?”
그들은 마치 다스베이더의 고백을 들은 것 같은 표정으로 나를 바라보았다.
“네. 일단은요.”
내가 담담하게 대답하자.
강사들의 표정이 떨떠름하게 굳는다.
아무래도 그들의 입장에서는 생각지도 못한 인사인 모양.
적어도 영어과나 수학과처럼 부담 없는 사람이 팀장이길 바란 것 같다.
“자 그럼 다들 이쪽으로 오시죠.”
그들에게 말한 뒤 천천히 걸음을 옮겨 나갔다.
국어과 강사들이 긴장한 기색이 역력한 표정으로 나를 따라오기 시작했다.
잠시 뒤.
“자 이쪽에 있는 책상을 쓰시면 됩니다.”
교무실 한쪽에 자리한 책상들을 가리키며 말했다.
그러자 국어과 강사들이 못된 시어머니가 깨실까 두려워하는 며느리 같은 표정으로 짐을 정리하기 시작했다.
왜냐하면 그들의 자리 바로 옆에는…
[원장실]이라는 글자가 반짝이고 있었으니까.“······.”
나를 힐끔힐끔 돌아보며 짐을 정리하는 그들을 보니.
입가에 쓴웃음이 절로 맺혔다.
하지만 그렇다고 그들에게 뭔가 불만이 생긴다는 것은 아니었다.
어차피 그들의 마음을 아주 모르는 것도 아니었으니까.
‘원래 원장실 없이 같은 자리 쓰려고 했다는 걸 알면 기절하겠네.’
나는 원장실을 바라보며 생각했다.
원래는 다른 팀장들처럼 다른 강사들과 비슷한 자리를 사용하려고 했었다.
아무래도 아직은 원장이라는 이름보다 강사 김준영이라는 이름이 더 익숙했으니까.
하지만.
‘허허 원장은 원래 강사들이랑 좀 떨어져 있어 줘야죠.’
‘맞아. 김 쌤이 같은 자리 쓴다고 하면 아마 그 사람들 물도 제대로 못 마실 걸?’
‘저도 이번만은 다른 분들 말 따르시는 게 좋다고 생각해요.’
내 생각을 들은 다른 사람들의 극구 만류하는 통에.
‘에이 설마 그렇게까지 할 필요가 있나?’
라는 생각을 가지면서도 교무실 한쪽에 작은 공간을 마련하기로 했다.
그런데 지금 보니 만약 내가 내 고집대로 다른 강사들과 같은 자리를 사용했다면, 지성형님이 말했던 것처럼 정말 강사들이 물도 제대로 못 마시는 상황이 벌어졌을 것 같다.
‘아직은 원장보다 강사가 더 편한데.’
나는 고개를 저었다.
아쉽지만 이젠 익숙해져야만 한 일이었다.
어차피 그렇다고 내가 원장 자리를 내려놓고 평강사 자리로 돌아갈 것도 아니었으니까.
“다들 천천히 정리해 주세요. 혹시 멀티탭 같은 거 필요하시면 말씀하시고요. 일단은 제가 팀장이니까.”
내가 말하자 국어과 강사들이 어색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만 고개를 끄덕이면서도 내게 뭔가 요구할 생각은 전혀 없는 것 같았다.
‘좀 친해지면 나아지겠지.’
그렇게 얼추 강사들의 짐 정리가 끝났을 때 쯤.
“자 그럼 저희 잠깐 모일까요?”
내가 말했다.
그러자 강사들이 정리하던 것들을 주섬주섬 내려놓고 내가 있는 곳으로 다가왔다.
나는 그들에게 차를 한 잔씩 내려주곤 천천히 입을 열었다.
“일단 제가 맡고 있는 국어과 팀장 자리는 조만간 다른 분에게 넘길 생각입니다.”
조심스러운 태도로 차를 마시고 있던 강사들이 놀란 표정으로 나를 바라보았다.
“혹시 다른 분이 오시는 건가요?”
강하나가 궁금하다는 표정으로 말했다.
사실 이번에 들어온 강사들의 나이는 대부분 20대 후반에서 30대 초반, 경력도 고만고만했다.
그러니 그녀의 입장에서는 당연히 외부에서 경험 많은 강사를 팀장으로 초빙해 올 것이라 생각하는 것 같았다.
하지만.
“아니요. 여러분들 중에서 뽑을 생각입니다.”
나는 그럴 생각이 전혀 없었다.
개인적으로 자리가 사람을 만든다는 말에 동의하니까.
그러자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강하나가 손을 번쩍 든다.
내가 고개를 끄덕이자 그녀는 눈을 번뜩이며 입을 열었다.
“수습 기간이 끝나고 바로 정하시는 건가요?”
보아하니 내심 팀장의 자리를 노리는 것 같다.
사실 그럴 만도 하다.
일단 팀장의 직위를 다는 순간, 급여는 물론 학원 내에서의 발언력 또한 평강사보다 훨씬 높아지니까
그러자 그녀의 말을 들은 다른 국어과 강사들의 얼굴에 경계의 빛이 떠올랐다.
보아하니 다들 약간씩은 국어과 팀장 자리에 마음이 있는 것 같았다.
향상성 측면에서는 나쁘지 않은 일.
경영자의 입장에서는 환영할만한 일이었다.
하지만.
“바로 뽑지는 않을 겁니다.”
과도한 경쟁은 금물이었다.
“아무래도 여러분들 중 누가 팀장에 자리에 어울리는 분인지 판단하기에, 한 달이란 시간이 그리 긴 시간은 아니니까요.”
나는 모두를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하지만 그리 오래 걸리진 않을 거예요.”
그러자 강하나가 고개를 들었다.
열망에 가득한 눈.
하지만 비단 그녀만 그런 것은 아니었다.
나는 의욕이 가득한 표정으로 나를 바라보는 강사들과 눈을 맞췄다.
이제부터 본격적인 시작이다.
* * *
“오랜만에 찾아온 저격! 방송! 여러분 제가 그리웠죠오~?”
캠 앞에서 연아가 발랄한 목소리로 외치자.
[이용자1 : 오! 시작했다! 시작했다!] [이용자5 : 기다리고 있었어요!!!!] [이용자20 : ㅋㅋㅋ으아 연아야! 몇 주 만에 처음 보는 거야!?] [이용자770 : 으따! 일단 밤풍 일발 장전! 발사!]순식간에 시청자들이 채팅창을 점령했다.
그리고 바로.
[‘이용자770님’이 ‘밤풍선 500개’를 선물하셨습니다. 축하드립니다.] [‘이용자5님’이 ‘밤풍선 10개’를 선물하셨습니다. 축하드립니다.] [‘이용자1님’이 ‘밤풍선 30개’를 선물하셨습니다. 축하드립니다.].
.
이용자들의 후원이 쏟아지기 시작했다.
그러자 내 옆에 있던 은솔과 연아가 살짝 놀란 표정으로 채팅창을 바라보았다.
아무래도 지난 학원을 지난 2주간 방송을 쉬었던 만큼, 어느 정도 사람들의 관심이 줄어들었을 것이라고 생각했으니까.
하지만 실제로는 관심이 줄어들기는 커녕, 오히려 더 사람들의 관심이 늘어난 것 같았다.
나는 카메라를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후원해 주신 모든 분들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정말 오랜만에 찾아왔는데 오자마자 이렇게 환영해 주시니 기분이 좋네요.”
그러자 채팅창에 여러 가지 말들이 쑥쑥 올라가기 시작했다.
그 동안 보고 싶었다.
왜 그 동안 안 했던 거냐.
다시는 사라지지 말아주세요 등등.
대부분 저격방송에 대한 애정을 물씬 드러내는 말들이었다.
“네. 여러분 죄송하고 또 감사합니다. 사전에 블로그에 공지한데로 이번에 저희 학원이 확장이전을 하게 된 터라 2주 동안 방송을 할 수가 없었습니다.”
나는 카메라를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자 그럼 저희가 사죄의 뜻으로 소정의 이벤트를 준비했는데요? 어때요 여러분 이벤트 할까요? 말까요?”
이런 건 무조건 못 먹어도 고 아니겠나!
시청자들이 ‘이벤트! 이벤트!’ 노래를 부른다.
“그럼 5만 명의 저격방송 시청자 여러분 그럼 지금부터 소라게학원 확장 기념 이벤트 ‘소라게를 맞혀라’를 시작하도록 하겠습니다.”
“방법은 간단합니다. 제가 저희 학원과 관련된 문제를 몇 가지 내 드릴 텐데요. 그걸 맞히시면 저희가 소정의 상품을 여러분에게 전송해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나는 말을 멈추고 김연아에게 준비하라는 신호를 주었다.
“라져!”
김연아는 고개를 끄덕이며 준비해 둔 상품을 꺼내 손에 쥐었다.
나는 천천히 입을 열었다.
“소정의 상품은 바로···!”
그러자 김연아가 기다렸다는 듯 손에 치킨 모양의 카드를 손에 들었다.
“짜잔! 치킨 기프트콘!”
“네 만인의 야식. 치킨입니다. 충분한 수량의 기프트 콘이 준비되어 있으니 열심히 맞혀 주시길 바라겠습니다.”
그러자 채팅창의 채팅이 쭉쭉 올라가기 시작했다.
[이용자40 : 올?ㅋㅋㅋ] [이용자1 : 으악 치느님!ㅋㅋㅋ] [이용자20 : 퀴즈라면 내가 자신 있쥐!]역시 예상했던 대로, 치킨의 힘은 강력했다.
나는 목을 약간 푼 뒤 마이크에 입을 대고 문제를 내기 시작했다.
“자 그럼 문제 가겠습니다! 첫 번째 문제! 자칭 저격 방송의 마스코트 연아가 세상에서 제일 좋아하는 음식은 뭘까요?”
[이용자1 : 음 역시 치킨이 아닐까요? 치느님이니까!] [이용자5 : 아니야 저 나이 또래라면 음···아무래도 떡볶이?] [이용자20 : 내가 보기엔 아이스크림 같은데?] [이용자100 : 마카롱! 저번에 마카롱 먹는 것 봤어요. 연아 언니!]그때, 채팅창을 바라보고 있던 김연아가 씨익 웃으며 나에게 정답자를 알려주었다.
나는 카메라를 바라보며 천천히 입을 열었다.
“정답은 마카롱입니다! 정답을 맞혀주신 [이용자 100]님 요튜브 아이디로 치킨 기프트콘을 보내 드릴 테니 맛있게 드세요.”
그러자 [이용자100]보다 늦게 정답을 맞힌 사람들이 아우성치기 시작했다.
[이용자382 : 아니 나도 마카롱 했는데!] [이용자112 : 나도! 나도 줘요!]나는 채팅창을 바라보며 천천히 입을 열었다.
“아직 기프트콘은 넉넉하게 남아있으니까 아쉽게 틀리시거나 늦게 말하신 분들도 실망하시 마시고 계속 문제를 풀어 주세요!”
“자 그럼 다음 문제 가겠습니다. 저희 학원에서 영어 팀장을 맡고 계시는 은솔 선생님의 나이는?”
다음 문제가 나오자 순식간의 사람들의 신경이 그쪽으로 쏠렸다.
[이용자423 : 음 은솔 쌤? 나이?] [이용자34 : 20대?] [이용자234 : 의외로 30대 일 수도···] [이용자23 : 에이 30대는 절대 아니지ㅋㅋ] [이용자322 : 야ㅤㅇㅣㅋㅋ 방금 은솔 쌤 이마에 핏줄 섰다!]의외로 한참 뒤에나 정답자가 나왔다.
“아 네 여러분 정답은 28살입니다. 서른 살 부르신 분들 인간적으로 좀 너무 하셨어요. 정답을 맞히신 [이용자5]님 아이디로 치킨 보내드리겠습니다.”
그런데 그때.
[이용자54 : 어? 그러고 보니 준영 쌤 33살이니까 준영 쌤이 대학생 때 은솔 쌤은 고딩이었네요?]시청자들 중 한 명이 내게 물었다.
“아 네. 그렇겠네요.”
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별 생각 없는 말이었다.
그런데?
갑자기 은솔의 얼굴이 빨갛게 물든다.
···뭐지?
“은솔 쌤 더우시면 잠깐 나갔다가 오셔도···.”
“아, 아니에요. 그냥 갑자기 열이 올라와서. 곧 괜찮아 질 거예요.”
음, 뭐. 약간 이상하긴 했지만 본인이 괜찮다는데.
그런데 그 사이.
채팅방이 소란스러워지기 시작했다.
[이용자1 : 대박 사건! 대박 사건! 지금 다른 방에 난리 났어요!] [이용자5 : 무슨 일인데?] [이용자20 : ㅋㅋㅋ아 너도 그거 봤구나?]뭐지 싶어 채팅창을 바라보고 있는 그 순간.
[이용자20 : https://www.yotube.com/?gl=KR&hl=koloa/ 아직 안 본 사람들은 여기 링크 타고 들어가서 봐봐 대박이니까]링크 하나가 올라왔다.
시청자들은 이미 링크를 본 듯, 계속해서 나에게 확인하라는 요구를 해 왔다.
‘뭔데 그러지?’
나는 링크를 클릭해 보았다.
그러자.
영어로 기술되어 있는 뉴스 기사들이 쫙 뜬다. 상당한 해외 토픽인 모양.
그 옆에서 은솔이 뉴스의 리드라인을 천천히 번역해 주었다.
“총 상금 300만 달러. 제1회 요튜브 월드와이드 퀴즈대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