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ersing Life With Future USB! RAW novel - Chapter 114
114
114화 300만불의 사나이 (2)
학원이 끝난 후.
“여긴 막걸리 한 동이요!”
“배추 좀 더 가져다주세요!”
강사들과 함께 근처 식당으로 식사를 하러 나왔다.
그 동안 일이 바쁘다는 핑계로 변변한 회식도 하지 못했기 때문에, 오늘 식사도 할 겸해서 나온 것이었다.
그런데 예상했던 것보다 더.
“이 집 음식 정말 맛있네!”
“원장님 감사해요!”
“소라게 학원 최고!”
사람들이 좋아하는 모습이었다.
스윽 주변을 돌아보니 다들 즐겁게 먹고 마시며 서로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물론 그중에는.
“이모! 여기 사이다 하나 주세요!”
은근슬쩍 끼어든 김연아 같은 경우도 있었지만.
“넌 왜 여기 있냐? 어머니 걱정하시는 거 아니야?”
내가 테이블에 앉아 있는 김연아를 발견하고 어이가 없는 표정으로 묻자.
그녀가 천연덕스러운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
“헤헤 이미 다 말해 놨어요! 그리고 홍어무침 진짜 좋아한단 말이에요!”
그러더니 변죽도 좋게 내게 사이다를 따라준다.
그러자 같은 테이블에 앉아 있는 사람들이 귀엽다는 듯 그녀를 보고 웃는다.
뭐 기왕 이렇게 된 거, 소라게 학원 원년 멤버들끼리 식사를 하는 것도 괜찮을 것 같아, 못 이기는 척 고개를 끄덕였다.
그런데 그때.
“은솔 쌤, 그거 맛있어요?”
폭풍처럼 홍어 무침을 흡입하던 김연아가 은솔과 원장님이 먹고 있는 음식에 눈독을 들이기 시작했다.
그 음식은 바로 홍어 삼합.
3년 숙성된 흑산도 홍어를 얇게 저며, 돼지수육과 잘 익은 배추김치를 곁들여 먹는 전라남도의 별미다.
한번 맛을 들인 사람은 시도 때도 없이 찾아 패가망신 할 수도 있다는 마성의 음식.
소화에는 물론 관절 건강과 피부 건강에도 효과를 볼 수 있는 발효 식품계의 기린아다.
물론 그 효과를 볼 수 있는 것도 3년간 숙성된 홍어의 풍미를 즐길 수 있는 사람에 한해서였지만.
김연아의 말을 들은 은솔이 슬쩍 고개를 끄덕이며 입을 열었다.
“응. 정말 맛있어.”
그리곤 홍어 한 점을 집어 스윽 입에 넣는다.
분명 홍어 향이 확하고 올라올 텐데 그녀는 아무런 표정의 변화도 없이, 은은한 미소를 머금는다.
“아무나 먹을 수 없는 맛이니까.”
그러자 김연아가 호기심이 가득한 표정으로 홍어 삼합을 바라본다.
은솔이 홍어를 먹는 걸 보니 자신도 한번 먹어 보고 싶은 것 같다.
하지만 그러면서도 제법 심각하게 갈등하는 걸 보니, 그녀도 홍어의 위명을 모르는 것은 아닌 것 같았다.
하긴 푹 삭힌 홍어의 무서움은 그녀가 즐겨보는 예능 프로그램에서도 흔히 다뤘던 주제니까.
그러나 호기심이 고양이를 죽이듯.
“으···나도 한번 먹어 볼까?”
결국 그녀의 입에서 돌이킬 수 없는 말이 새어나왔다.
사람들이 깜짝 놀란 표정으로 연아를 바라보았다.
지금도 은솔과 원장님만 홍어에 손을 대고 있을 뿐, 나와 지성형님, 아린은 홍어에 손도 대지 못하고 있었으니까.
“연아 너한테는 아직 좀 힘들 텐데?”
은솔이 걱정스럽다는 표정으로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그러자.
“왜요? 저 와사비도 잘 먹는데?”
김연아가 불퉁한 표정을 짓는다.
마치 자신을 어린아이로 보지 말라는 듯한 표정이다.
그러더니.
“응? 별거 아닌데요?”
누가 말릴 새도 없이 홍어 한 점을 집어 입에 넣는다.
“연아야 그거 홍어 코···.”
그리고 그 순간.
“으아아악! 누가 이런 걸 먹는 거야! 아린 언니! 물! 물! 물!”
모두가 예상했던 것처럼 김연아가 난리를 피우기 시작했다.
그 와중에도 씹던 홍어를 뱉지 않는 게 용하다면 용했다.
잠시 뒤.
“···죽을 뻔했다···으아 순간 별이 보였어.”
홍어의 향이 조금 가셨는지 김연아가 눈물을 닦으며 말했다.
나는 그녀에게 손수건을 건네며 입을 열었다.
“그러게 왜 객기를 부려.”
“은솔 쌤이 맛나게 먹기에 괜찮은 줄 알았죠!”
그러더니 은솔을 원망스러운 표정으로 바라본다.
하지만 은솔은 잔잔한 웃음으로 김연아를 바라볼 뿐이었다.
그러자 김연아가 한숨을 푸욱 내쉬더니 내게 손수건을 건네며 입을 열었다.
“그나저나 쌤, 오늘 어떻게 아신 거예요?”
“뭐가?”
“아니 오늘 그 마지막 문제요. 둘리 머리카락. 그거 다들 모르겠다 그러던데?”
“아 그거.”
나는 그녀의 말을 듣고 얼마 전에 있었던 일을 떠올렸다.
얼마 전.
‘총 상금 30억. 제1회 요튜브 퀴즈대회···?’
인터넷 방송 중 시청자가 보내 준 링크에서 300만 달러 규모의 퀴즈대회가 열린다는 정보를 얻는 순간.
나는 USB를 떠올렸다.
그리고 그날 바로 USB를 확인한 결과.
[제1회 요튜브 월드와이드 퀴즈 대회 : 예선]비단 국내 문제 뿐만 아니라 일본, 중국, 미국 등 다른 나라의 문제들까지, 수많은 문제들이 내 눈앞에 나타났다.
아무래도 요튜브 측에서 미리 준비할 문제들까지 모두 다 보여 주는 모양.
하지만 7초 만에 문제를 풀어야 하는 이상, USB 안에 있는 문제들을 모두 다 외워야만 했다.
때문에 한동안은 USB내에 있는 문제를 외우는 곳에 몰두했다.
다 차려진 밥상을 내 손으로 걷어차는 취미는 없었으니까.
그리고 그 결과.
[요튜브 라이브]이름 : 김준영
국적 : 대한민국
보유 하트 : ♥
다른 사람들이 머리를 쥐어짜며 문제를 풀고 있을 때.
300만 불을 향한 첫 단추를 손쉽게 꿸 수 있었다.
나는 내 대답을 기다리고 있는 김연아를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기본 실력이지 뭐.”
* * *
일주일 뒤.
“으아아아! 아쉽다아!”
내 옆에서 휴대폰을 만지작거리고 있던 김연아가 갑자기 소리쳤다.
그러자 교무실에 있던 강사들이 이쪽을 바라보았다.
하지만 곧, 그 범인이 김연아라는 것을 확인한 강사들이 피식 웃으며 다시 자신들의 업무에 몰두하기 시작했다.
보아하니 벌써 강사들에게 자신의 이미지를 구축시켜 놓은 것 같았다.
나는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며 그녀에게 입을 열었다.
“너 그렇게 계속 선생님들 방해하면 앞으로 교무실 출입 금지야.”
그러자 김연아가 불퉁한 얼굴로 나를 바라보았다.
“아우 쌤 너무해요! 우리 사이에!”
“우리 사이는 무슨···그런데 왜 갑자기 소리친 거야?”
내가 묻자 그녀가 기다렸다는 듯 자신의 휴대폰을 내게 내밀었다.
그러자 그곳엔.
이름 : 김연아
국적 : 한국
보유 하트 : ♥♥♥♥
그녀가 일주일 동안 벌어들인 하트가 자리하고 있었다.
본선 진출이 가능한 하트 5개에서 단 1개가 부족한 모습.
그녀가 왜 소리쳤는지 바로 이해가 됐다.
나는 슬쩍 웃으면서 그녀를 바라보았다.
“뭐야 아직도 이거 보고 있었어?”
그러자 김연아가 정말 아쉽다는 듯 한숨을 팍- 내쉬며 입을 열었다.
“쌤, 하트 4개는 정말 억울하지 않아요? 아, 어제 마지막 문제만 맞혔으면 나도 캘리포니아 가는 건데!”
그리곤 요튜브 스타가 될 기회를 잃었다느니, 캘리포니아 고래투어가 정말 보고 싶었다느니 하면서 세상을 다 산 표정을 지었다.
그나마 이젠 어제처럼 30억을 받으면 호랑이 농장을 짓겠다는 소리는 안 하는 것 같아 다행이었다.
나는 그녀를 바라보며 천천히 입을 열었다.
“그러게 내가 어제 2번 찍으라고 했었잖아. 내 말 안 듣고 다른 답 고르더니만.”
그러자 그녀가 후회가 가득한 눈빛으로 나를 바라보았다.
사실 어제 예선 마지막 날 기념으로 학원 사람들과 같이 문제를 풀었다.
그러나 같이 문제를 풀던 사람들 중 단 한 사람.
‘핫! 잘못 눌렀다! 으악 쌤 살려주세요!’
김연아만은 마지막 12번 문제에서 어처구니없는 실수로 하트를 놓쳐버렸다.
목전까지 다가왔던 본선 진출권이 한순간에 날아가 버린 상황.
잔뜩 기대하고 있던 그녀로서는 땅을 치고 후회할 만했다.
“에휴···그때 딱 손가락만 안 움직였어도···아무튼 이번 대회 문제 난이도는 너무했어요. 다른 사람들도 다 그렇게 생각한다니까요.”
나는 김연아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그녀의 말에 나도 내심 공감하고 있었으니까.
사실 어제 나온 12번 문제 같은 경우.
12번 문제. 다음 중 조선인을 모델로 ‘한복을 입은 남자’를 그린 화가의 작품이 아닌 것은?
1. 십자기 세우기
2. 십자가를 지고 가는 그리스도
3. 동방박사의 경배
서양 미술사를 전공한 사람이 아니라면, 그리고 그 중에서도 작가의 대표작을 꿰고 있는 사람이 아니라면 맞추기 힘든 문제였다.
‘아니 서양화가 작품을 우리가 어떻게 알아!’
이 문제가 나왔을 때 학원 곳곳에서 울려 퍼지던 사람들의 비명소리가 아직도 귀에 선명했다.
그러니 아무 준비도 없이 퀴즈를 풀었던 사람들이라면, 김연아처럼 이번 대회의 문제 난이도를 두고 앓는 소리를 할 만했다.
이런 문제들이 일주일 내내 튀어나왔으니까.
[댓글1 : 요튜브야 이거 맞추라고 낸 문제냐?] [댓글2 : 어제 마지막 문제는 정말 골 때렸다. 난 ‘한복을 입은 남자’라는 그림 자체를 처음 봤어] [댓글3 : 아무튼 문제가 너무 어려워ㅋㅋㅋ내 주변에서 하트 3개 이상 딴 사람이 딱 1명이라니까?] [댓글4 : 그 정도면 많은 거임. 내 친구들 중에는 2개가 최고던데]지난 일주일간 치러진 요튜브 예선전의 모두 결과.
전국에 있는 사람들 중 5개 이상 하트를 모아 대회의 본선 출전 자격을 획득한 사람은 단 5명뿐이었다.
예선 기간 동안 요튜브 추산 총 인원 450만 명에 가까운 사람들이 도전 했던 것에 비하면 정말 어마어마할 정도의 생존률.
그래선지 대회가 시작할 때보다 더 큰 관심이 살아남은 사람들에게 쏠렸다.
[제1회 요튜브 월드와이드 퀴즈대회! 대한민국의 독주 예상!] [본선 진출자 5명! 일본의 3명에 비해서 압도적인 격차!] [미래창조과학부 모바일 퀴즈산업에 대한 정부 예산 지원 선언!]아무래도 6명이 통과한 중국과 미국 다음으로 많은 수가 생존한 거였으니까.
인구 대비로 보면 거의 기적적인 비율.
그러니 국내 언론사에서 저렇게 설레발칠 이유가 충분했다.
게다가.
[전 세계 유일의 하트 7개 획득자! 국적은 대한민국으로 밝혀져!]우리나라의 본선 진출자들 중에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만점을 맞힌 사람이 존재한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불난 데에 기름을 부은 것 마냥 사람들의 관심이 활활 불타올랐다.
[댓글5 : 만점자? 레알? 그 난이도를?] [댓글6 : 난 누군지 앎. 그거 서율대 교수임] [댓글7 : 뭔 멍멍이 귤 까는 소리여. 요튜브에서 당일까지 비밀 엄수라고 기사까지 내보냈더만]그런데 그때.
“헤헤 나는 누군지 아는데. 확 말해 버릴까?”
휴대폰을 바라보고 있던 김연아가 말했다.
깜짝 놀란 나는 그녀를 바라보았다.
“쓰읍. 쓸데없는 짓 하면 진짜 교무실 출입금지 시켜버린다?”
“쳇 농담도 못하게 한다니까! 알았어요! 대신 캘리포니아 가서 범고래 보고 오기?”
왜냐하면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하트를 7개 모은 사람이 바로 나였으니까
“그런데 쌤, 캘리포니아는 언제 가요?”
“글쎄? 이제 막 예선이 끝났으니 슬슬 연락이 오겠지?”
“혹시 못가는 거 아니에요?”
사실 그게 조금 걸리기는 했다.
어제 예선 결과가 나온 만큼 적어도 오늘 안에는 연락이 올 것이라 생각했으니까.
하지만 저녁 10시가 다 되어가도록 아직 연락이 오지 않고 있었다.
“설마, 요튜브가 그러겠냐?”
“아무래도 그렇겠죠? 천하의 요튜브가 사기를 치진 않을 테니···.”
그런데 그때.
띠링-
메일이 도착했다는 알림음이 들려왔다.
메일을 확인하자.
[안녕하십니다! 요튜브 코리아에서 연락드립니다! 제1회 요튜브 월드와이드 퀴즈 대회의 예선을 우수한 성적으로 통과하신 김준영 도전자님께···(중략)···하트 7개 특전으로 인천-샌프란스시코 간 퍼스트클래스 항공권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