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ersing Life With Future USB! RAW novel - Chapter 133
133
133화 가장 가까이에서 (2)
찰칵-
TK 콘텐츠 사업부의 서민영 팀장이 사무실 문을 열자마자.
“팀장니임!”
강예리의 불만스러운 얼굴이 툭 튀어 나왔다.
“왜?”
“일이 너무 많아요. 좀 쉬엄쉬엄 하면 안 돼요?”
강예리가 말하자 주변에 있던 사람들도 동의한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벌써 2주 가까이 정말 눈 코 뜰 새가 없다는 말이 알맞을 정도로 바쁜 하루를 보내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안 돼. 이제 수능이 코앞인데 무슨 소리를 하는 거야. 수능 전후로 런칭을 해야 이번 사업이 제대로 된 탄력을 받지.”
서민영 팀장은 단호했다.
그의 말을 들은 강예리가 불퉁한 표정을 지으며 입을 열었다.
“아니 애초에 내년 초에 하기로 예정됐던 걸 왜 지금 하는 거예요?”
“그 쪽이 더 타당하니까. 이번 일 잘 마무ㅌ면 성과급도 꽤 나올 테니 정신 바짝 차리고 힘내자. 알았지?”
“에휴, 성과급 받기 전에 죽을 것 같아서 그러죠. 맨날 야근야근야근. 아니 애초에 말도 안 되는 거라고요. 적어도 4주는 걸리는 일인데 어떻게 2주 안에 마무리해요.”
강예리가 앓는 소리를 내었다.
그러자 서민영이 선선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녀의 말대로 수능 전후로 하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었으니까.
하지만 수능 전후를 기해 사업을 시작하는 게 타당하다는 생각은 가지고 있었다.
때문에 설혹 수능 전후에 딱 맞추지는 못하더라도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런칭을 할 수 있는 준비를 하고 있었다.
아무래도.
‘올해 수능이 4주 후에 있을 뿐이죠.‘
준영이 했던 뜻 모를 말. 그 말이 내심 마음에 걸렸다. 말마따나 준영 정도의 위치에 있는 강사가 수능 날짜를 2주 이상 착각한다는 건 말이 안됐으니까.
‘왠지 저번이랑 비슷하단 말이야?’
이유 없는 기대감. 그것이 쉴 새 없이 달리게 만들었다.
“이제 얼마 안 남았잖아. 그때까지만 좀 더 고생하자. 내가 일 끝나면 정말 크게 한 번 쏠게.”
때문에 그는 자신의 권한이 허락하는 한에서 스케줄을 최대한 앞당겨 사업을 추진했다.
그 덕분에 속도는 엄청나게 빨라졌다.
“에휴, 알았어요. 알았어. 노예 1호는 일하러 갑니다.”
물론 팀원들은 죽을 맛이겠지만.
그런데 그때.
에에에에에에엥-
사방에서 울리는 소리.
조용하던 사무실이 갑자기 시끄러워졌다.
그러자.
“뭐…뭐야?”
“어?”
“이거 어디서 나는 거야?”
사람들이 당황한 표정으로 주변을 돌아보았다.
어느 한곳에서만 소리가 나온 게 아니라 사무실 곳곳에서 동시에 나는 소리였다.
“이거 휴대폰에서 나는 소린데요?”
강예리의 말에 사람들이 휴대폰을 바라보았다.
[기상청]11-12 14 : 25 경북 경주시 남쪽 5km 지역 규모 5.5 지진 발생/여진 등 안전에 주의 바랍니다.
사람들의 눈에 기상청에서 보낸 긴급재난 문자가 보였다.
순간 사람들의 표정에 당황이 서렸다.
미세먼지 경보나 폭염주의보 메시지야 한 해에도 몇 번씩이나 오는 것이었지만, 지진 경보 메시지가 오는 경우는 거의 없었기 때문이었다.
“어…이거 뭐 대피해야 하는 겁니까?”
“글쎄? 팀장님 이거 어쩌죠?”
사람들은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서민영 팀장을 바라보았다. 대피를 하든 아니면 그대로 업무를 보든 상사의 지시가 있어야 할 테니까.
사람들의 시선을 받은 서 팀장은 다시 한 번 재난문자를 확인해 보았다.
‘진도 5.8, 지역은 경주시 남부.’
진앙지와 서울의 거리는 약 400km. 아무리 봐도 서울에까지 피해가 올 만한 진도와 거리는 아니었다. 그 정도라면 설사 화산이 폭발한다고 하더라도 피해가 없을 거리였다.
“괜찮을 것 같으니까, 그냥 평소대로 업무 봐. 혹시 경주나 포항, 울산에 가족이나 지인들 있는 사람은 빨리 연락해 보고.”
그제서야 사람들이 안심한 표정으로 자리에 앉는다. 서 민영의 말이라면 믿을 수 있었으니까.
그리고 잠시 뒤.
드드득-
예정된 진동이 찾아왔다. 서민영이 생각했던 대로 그리 큰 진동은 아니었다. 그저 실내 전등이 가볍게 흔들리고 정수기의 물이 가볍게 찰랑거리는 정도? 둔감한 사람이라면 모르고 넘어갈 수도 있을 정도의 진동이었다.
하지만 무서운 것은 400km 떨어진 곳에서의 지진이 이곳까지 느껴졌다는 점이었다.
‘진앙지 근처는 꽤 피해가 크겠는데?’
서민영 팀장은 혹시 자신이 아는 사람 중에 진앙지 근처에 사는 사람이 있는 지 생각해 보았다.
다행히 근처에 사는 사람은 없었다.
그렇게 지진의 진동이 지나가고 난 뒤.
“와, 진짜 지진이네?”
“우리나라도 지진 안전지대가 아니구나 진짜.”
“아니 요즘에 지진이 왜 이렇게 자주 나는 거야?”
사람들이 살짝 놀란 표정으로 웅성거렸다.
“으, 카톡 또 안 되는데요? 재작년 지진 때도 안 되더니 또 이러네?”
하지만 사람들이 지진을 받아들이는 것이 이 정도였다.
아무래도 아직까지 사람들의 머릿속에는 ‘우리나라는 지진 안전지대’라는 생각이 박혀 있기 때문이었다.
‘회사에 지진 대응 매뉴얼이라도 만들자고 해 볼까?’
서민영 팀장은 한숨을 내쉬며 뉴스를 확인해 보았다.
그러자 바로 지진 관련 기사와 뉴스 수십 개가 눈에 보였다.
[경남 경주서 규모 5.8 지진…피해 상황 파악 안 돼] [또다시 지진. 이번에도 범인은 경산-울산단층] [2016, 2017, 2019. 이젠 지진 안전지대가 아니다!]역시나 이번에도…경산 단층이 문제였다.
하지만 후속 기사들을 보니. 2016년, 2017년에 지진으로 경남지역 지진대응 매뉴얼이 갱신된 덕분에 인명 피해는 없는 듯 했다.
물론.
[댓글13 : 야ㅤㅇㅣㅋㅋㅋㅋ 우리집 담장 무너짐ㅋㅋㅋ] [댓글21 : 으아 내 차! 밥 먹고 나왔더니 내 차 위에 뭔 바위가ㅋㅋ] [댓글11 : 힝…님들 어떻게 해요. 우리 학교 외벽 다 부서짐 ㅠㅠ]재산 피해는 꽤나 있었던 듯 했지만.
커뮤니티에 올라온 사진들을 보니 노후 주택이나 학교의 외벽이 무너진 모습들이 속속 눈에 들어왔다.
그리고 그 순간.
‘가만 보자…학교?’
서 팀장의 머릿속을 스쳐 지나가는 것이 있었다.
그것은 바로.
“이거 이러다가 또 수능 연기되는 거 아닌가?”
“설마, 수능 연기가 그렇게 쉽게 되겠어? 사람들이 난리 칠 텐데?”
“아니 봐봐. 재작년에도 이맘때쯤 지진 때문에 연기 됐었잖아? 그리고 원래 처음이 어렵지 두 번 째는 쉬운 법이라니까.”
“어…그러고 보니 그러네.”
수능연기.
서 팀장은 소름이 돋는 것을 느꼈다.
만약에 그와 직원들의 예상대로 올해 수능이 연기된다면…….
‘올해 수능이 4주 후에 있을 뿐이죠.’
김준영의 그 말이 딱 들어맞는 것이었다.
‘설마 아니겠지.’
그러나 1시간 정도 지난 뒤.
[이번 경주 지진 피해와 1주 뒤에 있을 남북 고위급 회담을 고려, 수능을 2주 연기하기로…]서 팀장의 예상은 현실이 되었다.
“허허, 진짜로 연기됐네?”
“쯧쯧, 또 정부가 욕 직살나게 먹겠구만.”
“아니 왜 정부가 욕을 먹어? 당연히 해야 하는 조치지.”
“하, 저번에 연기했을 때 수험생이랑 학부모들이 왜 우리가 피해를 받아야 하냐면서 항의한 거 기억 안나?”
서민영 팀장은 직원들의 담화를 들으며 휴대폰을 잡았다.
그리곤 떨리는 손으로 누군가에게 전화를 걸었다.
뚜르르- 뚜르르-
잠시간의 신호음.
그리고 바로.
[여보세요. 네 서 팀장님 무슨 일이시죠?]담담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저…대표님 지금 뉴스 보셨습니까? 수능이 연기 됐다고….”
그 사람은 바로 김준영.
서 팀장에게 예언과도 같은 말을 했던 사람이었다.
[네, 봤죠.]“실례지만 지금 어디시죠? 잠깐 뵈었으면 해서요.”
서민영이 숨을 가라앉히며 말했다.
그러자.
[아, 아무래도 지금은 좀 힘들 것 같은데요? 제가 지금 서울이 아니라서요.]수화기 너머에서 준영의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바람소리가 살짝 들리는 것을 보니 아무래도 운전 중인 것 같았다.
“음…그럼 저녁때라도 괜찮습니다. 서울 올라오실 때 맞춰서 댁 쪽으로 갈 테니….”
서민영이 다시 한 번 말했다. 아무래도 수능 일정이 변경된 이상 사업에 대한 이야기를 다시 해 봐야 했던 데다가. 도대체 어떻게 수능이 연기될 걸 알았는지 궁금하기도 했으니까.
하지만.
[이거 죄송해서 어쩌죠? 오늘 못 올라갈 것 갈 것 같아서요.]준영은 쉽게 그 실체를 보여 줄 생각이 없는 듯 했다.
왜냐하면 그는 지금.
“실례지만 출장지가 어디시죠?”
[경상도요.]먼 곳을 향해 달려가고 있었으니까.
* * *
“아이고 고마워 총각. 잘 생긴 사람이 착하기까지 하네. 내가 진짜 딸만 있었어도 바로 소개 시켜 줄 텐데…에휴 아깝다 아까워.”
“아깝긴 무슨. 자네 딸이면 총각보다 20살은 더 많을 텐데, 잘생긴 총각 혼삿길 막히지 않아 다행이지.”
“뭐어? 혹시 알아? 내가 늦둥이 낳았으면 비슷할지?”
“자네가 늦둥이를 낳았어도 마흔이야 마흔. 총각한테 못하는 소리가 없어. 에이그 총각. 이 할망구 말 신경 쓰지 말고 어여 가 봐!”
나는 어색하게 웃으면서 할머니들에게 인사한 뒤 걸음을 옮겨 나갔다.
그러자.
“에휴, 이놈의 것 매해 이 지랄이여 지랄이.”
“아니 애들도 있는데 왜 욕을 하고 그래. 고운 말 좀 써. 어째 나이도 먹을 만큼 먹어서 아직도 애 같다니까?”
“아니 답답해서 그렇지 답답해서. 맨날 이맘때쯤이면 요로코롬 초등학교에 와서 달달 떨고 있는 게.”
추위에 떨고 있는 사람들이 눈에 들어왔다.
나는 그들에게 다가가 준비해 온 담요와 간단한 간식, 간이 난로 같은 것들을 나눠 주었다.
그러자 그들이 밝은 얼굴로 내기 고마움을 표시했다.
“…….”
현재 나는 경주 남부 방어리라는 곳에 차려진 지진 구호 센터에서 자원 봉사를 하고 있었다.
‘뭐 지진 구호 센터라고 해 봐야 초등학교 강당이지만.’
USB에서 수능 날짜가 이상하다는 것을 보았을 때만 해도 나는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분명 교육부에서 발표한 날짜와 시험지에 나와 있는 시험일자가 서로 달랐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곰곰이 생각해 보니 금방 답을 찾을 수 있었다.
그것은 바로.
‘수능 연기.’
지금까지 수능이 연기된 적은 총 3번. 2005년 2010년 국제회의 때와 2017년 경산시 지진 때였다.
그러나 오늘 지진이 일어나기 전까지만 하더라도, 나는 어떤 이유 때문에 수능이 연기되는지는 알 수 없었다.
아무리 USB를 뒤져 봐도 연기된 날짜만 나올 뿐, 연기의 이유 같은 건 나오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그러니 내가 할 수 있는 일이라고 해 봐야.
‘선생님들 학생들 멘탈 관리에 만전을 기해 주세요. 만약의 사태가 발생해서 수능이 연기되더라도, 충분히 대응할 수 있을 정도로요. 부탁드립니다.’
‘너희들 수능 가까워 온다고 책 버리거나 하지 마. 세상 일 아무도 모르는 거다? 혹시나 책 버리는 거 적발되면 특강 안 해 줄 거야.’
내 학원에 있는 사람들에게 수능 연기를 대비하게 하는 것뿐이었다.
아무리 내가 연기된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고 하더라도 정확히 어떤 사건이 벌어지는 지 알 수 없는 이상.
‘11월 15일에 큰 사건이 일어나서 수능이 연기 됩니다.’
라고 말하고 다닐 수도 없는 일이었으니까.
그러다 오늘 지진 경보가 울렸을 때 나는 직감했다.
‘아, 지진이었구나.’
그동안 나를 불안하게 만들었던 것이 바로 이것이었음을.
그리고 USB를 확인 한 다음 날부터 매일매일 큰 사건이 벌어지지 않길 기도했었던 것이 무색해졌음을.
인간이 저지르는 일이라면 막는 시늉이라도 해 볼 수 있었겠지만, 내가 슈퍼맨이 아닌 이상 지진을 막을 수는 없었다.
‘아니 슈퍼맨 양반도 못 막으려나?’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가만히 있을 수는 없었다.
아무리 막을 수 없는 일이라곤 하지만, 지진 또한 내가 예상했었던 시나리오 중 하나였던 만큼, 약간의 부채의식이 들었으니까.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있을 거야.’
때문에 나는 수능 연기 사유가 지진이라는 걸 파악하자마자 바로 집을 챙겼다. 그리곤 학생들 학원 셔틀 버스를 단기 대절. 마트로 가 바로 구호물품을 채워 넣고 바로 경주를 향해 내려왔다.
아무래도 지진의 규모가 크고 또 범위가 넓은 만큼 도움을 필요로 하는 손길이 많을 것이라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물론 관공서에서 지진 대응 매뉴얼에 따라 대응할 테지만,
‘일손은 언제나 부족하니까.’
아니나 다를까. 경주로 내려가면서 본 뉴스에서 울산과 경주 외곽지역의 지진 구호 대응 인력이 부족하다는 소식을 들었다.
아무래도 지자체의 지진 대응반의 경우 경주나 울산 시가지를 기본적으로 케어하는 시스템인 것 같았다.
물론 일손이 부족한 관공서의 사정도 이해는 하지만, 사실 정말 케어가 필요한 것은 시외 지역이었다.
아무래도 시외 지역엔 노후 주택들도 많고 거동이 불편한 노인인구 비율도 시내에 비해 높았으니까.
때문에 나는 그 이야기를 듣자마자, 경주로 향하던 차를 돌려 경주 남쪽 방어리 쪽으로 내려왔다. 진앙지에서 가까운 시외 지역에 내 손길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이 있을 것이라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그 결과.
“어르신. 이거 받으세요.”
“응? 아 고마워. 마침 쌀쌀했는데 잘 됐네.”
나는 관공서에서 나온 대응 인력 몇 사람과 함께 사람들의 밤을 지키고 있었다.
그런데 그때.
“보아하니 서울분인 것 같은데, 맞소?”
누군가 내게 말을 걸어왔다.
돌아보니, 초로의 노인이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아, 네. 서울 삽니다.”
“그 아까 무슨 버스를 타고 오던데…혹시 무슨 일 하남?”
“아 학원 강삽니다. 버스는 학원 버스고요.”
“하이고 선생님이셨구만. 그래 우리 때문에 버스까지 몰고 온 거여? 허허”
내가 고개를 끄덕이자 노인이 감탄한 기색으로 고개를 끄덕인다.
그러더니 잠시 주저하는 낯빛을 비추더니 천천히 입을 연다.
“선생님. 이거 버스까지 몰고 온 양반한테 하기엔 좀 염치없는 부탁이겠지만…혹시 저 애들 좀 봐 줄 수 있겠소? 그 뭐시냐 쟤들이 고3이라서….”
나는 노인의 손짓을 따라 시선을 옮겼다.
그러자 강당 한쪽에 모여 이불을 뒤집어쓰고 있는 앳된 학생들의 모습이 보였다.
교복을 입고 있지 않아서 중학생인 줄 알았는데 이제 보니 고3 학생들 인 것 같았다.
“아 글쎄 수능이 코앞이었는데 집도 절도 없이 이렇게 나와 있는 모습을 보니 마음이 짠해서 그러요.”
언뜻 보니 그들의 손에 문제집이며 단어장 같은 것들이 들려 있었지만. 아무리 봐도 집중해서 공부하는 모습은 아니었다.
하긴 수능을 코앞에 둔 상태에서 이런 미증유의 사태를 겪은 것일 테니, 멘탈이 나갔다고 하더라도 이상하지 않은 상태였다.
그나마 시내에 있는 학생들의 경우 지자체의 케어도 활발하고, 또 공부를 할 만한 공간도 있었지만, 이곳은 그런 것이 존재하지 않았으니까.
그런데 그때.
좋은 생각이 났다.
마침 내가 오늘 끌고 내려온 차는 바로 학원 버스. 트렁크를 잘 찾아보면 학원에서 쓰는 기자재들이 있을 것 같았다.
음…….
재난 현장.
고3 학생들.
미뤄진 수능.
소라게 학원의 버스.
단순히 학생들의 공부를 봐주는 것보다 더 좋은 방법이 있었다.
나는 안타깝다는 듯 혀를 끌끌 차고 있는 노인을 바라보며, 천천히 입을 열었다.
“어르신. 학생들 좀 모아 주시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