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ersing Life With Future USB! RAW novel - Chapter 180
180
180화 X-EDU (1)
공개경쟁계약
계약의 목적물을 일반에 공고하여 일정한 자격이 있는 불특정 다수의 희망자로 하여금 경쟁 입찰시킨 후, 계약주체에 가장 유리한 조건을 제시한 자를 선택하여 계약을 체결하는 방식.
입찰공고를 통해 일반에게 계약에 대한 내용을 공개를 한다는 점에서 균등한 기회가 보장, 공평한 계약자 선정이 가능한 방법이다.
뭐 계약의 목적이나 성질에 따라 혹은 경매나 입찰이 성립되지 않거나 계약 가격이 소액인 경우 지명경쟁입찰에 의하거나 적당한 상대방을 임의로 선택하여 계약을 맺는 수의계약이 체결하기도 하지만.
공공기관의 경우 일반경쟁계약을 원칙으로 한다.
왜냐하면 그동안, 정부의 돈을 눈먼 돈이라고 생각한 자들이 꽤나 많았기 때문이다.
[수의계약 ‘93%’ 4대강 공사비 8조 6천억 원은 누가 가져갔나?] [부X 교육청 관급 공사의 비밀, 수십 년째 한 업체와 수의계약] [한수원, 수의계약 남발… 또다시 드러난 생계형 비리?]때문에 적폐의 청산이라는 슬로건을 들고 집권한 이번 정부는 지난 2년간 철저한 사업 공개를 통해 자신들의 도덕성을 공고히 하는 한편, 매스컴을 통해 사업 추진의 당위성을 대중에게 납득시켰다.
그리고 그 결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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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 금액 1조 2천억 원 상당의 국책사업.
이러닝 시스템, 사회취약계층에 대한 교육격차 해소 사업, 중등교사의 역량 강화사업, 영재교육 인력 확충 사업 등 그동안 건드리지 못했던 중등 교육 전반에 대한 개혁이 공개입찰계약으로 공고되었다.
아니 정확하게는 단순히 정부 홈페이지에 공고되는 것을 넘어…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정부는 오는 15일부터 교육개혁 사업을 추진…(중략)…공정한 사업자의 선정을 통한 교육의 선진화를 추구할…]정부의 수장이 직접 나서 교육 개혁에 대한 가이드라인과 세부적인 사업 내용들을 직접 제시.
교육 개혁에 대한 의지를 드러내었다.
그러자… 말 그대로 난리가 났다.
[댓글 : 헐… 지금 내가 들은 거 트루? 아니 뭔 대통령이 나와서 이런 걸 해 ㅋㅋㅋ] [댓글 : 그러게ㅋㅋㅋ 아마 전 정부였으면 말도 안 되는 소리라고 생각했을 듯] [댓글 : 정부에서 이번에 아주 그냥 막 칼을 갈았나 본데? 첫판부터 최종보스가 ㄷㄷㄷ] [댓글 : 어쩐지 그 동안 다른 데는 다 건드리면서 교육 쪽만 가만히 내버려 둔다 했다. 보아하니 이걸 기다리고 있었네]부서지지 않는 바위.
철밥통을 넘어 비브라늄밥통이라는 소리를 듣던 공교육이 드디어 그 무거운 허물을 벗어던지기 위해 자리에서 일어난 것이다.
‘그동안 너무 오래 고여 있긴 했지. 아니 고이다 못해 썩어 있었나?’
덕분에 대중들의 반응은 뜨거운 것을 넘어…
[댓글 : 여러부운 제가 이 손으로 이 정권을 만들고! 찍었습니다! 칭찬해 주세요!] [댓글 : 나도! 나도! 그때 겨울에 으마으마하게 춥더니만… 형이 웬만해서 눈물이 안 나는 사람인데 오늘은 왠지 눈물이 나네] [댓글 : ㅋㅋㅋ 지난 10년간 무지하게 추웠던 건 지금의 추진력을 얻기 위한 거시어따!]태양 표면처럼 뜨겁게 불타올랐다.
우리나라 같이 천연자원이 부족한 나라일수록 교육이 중요하다는 것을 모두가 다 인식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이대로는 방법이 없다는 걸 다들 어렴풋이나마 알고 있으니까.’
그리고 그렇게 대중들의 반응이 격렬할수록… 더욱더 많은 기사와 칼럼들이 신문에 게재되었다.
[정부. 초중고 인터넷 강의 시스템 구축 시사!] [지역, 소득에 따른 ‘교육격차’ 이번엔 과연…해결될까?] [교사, 더 이상 철밥통 아니다! 수업역량 강화할 것]물론 정부의 이번 사업을 모두가 다 환영하는 것은 아니었다.
[교육계 원로들. 정부의 이번 정책은 ‘개혁이 아닌 개악!’ 사교육의 공교육 범접 적극 비판] [정부의 정책에 묻힌 소수의견. 17%의 학부모들 ‘교육 개혁 원하지 않는다’]공교육이라는 성역에 사교육이라는 사마외도가 발을 들이는 것을 꺼리는 딸깍발이들과 제 자식의 입시만을 생각하는 부모들 그리고.
[댓글 : 여러분 저거 다- 세금 도둑질 하려는 것인 거 다들 잘 아시죠? 또 속으면 뭐다?] [댓글 : 음메- 말랑카우 되는 것이제. 여기 또 호도되는 흑우 없제?] [댓글 : ㅋㅋㅋ 헬잘알 인정. 우리가 원데이 투데이 당해보냐.] [댓글 : 하긴 4대강만 해도 30조원 들어가고, 군대 생활관 개선 사업도 9조 4,000억 원이 들어갔었으니… 에라이 세금 도둑들!]국책 사업에 대한 깊은 불신을 가진 이들까지. 제법 많은 이들이 이번 사업에 대한 불만을 토로했었으니까.
하지만.
[댓글 : 아니 교육계 원로들 누군데? 맨날 교육계 원로니 전문가들이니 두루뭉술하게 이야기 하는데… 거 진짜 존재하는 사람이긴 한 건가? 그냥 기자 뇌피셜 아님? 아니면 이름 한 번 시원하게 까고 속 시원하게 말이나 해 보던가] [댓글 : 그러게 ㅋㅋㅋ 거기다 저 17%라는 학부모 수치도 개웃김. 아니 사업 공고된 지 얼마나 됐다고 벌써 저런 조사 결과가 나와?] [댓글 : 하여간 기레기들도 문제고 그거에 호도되서 불만부터 쏟아 내는 사람들도 문제라니까. 아니 세금 걱정된다던 사람들이 그래 전전정권 전정권을 뽑나? 그거 조심하려고 공개경쟁계약 한다잖아!]그런 이들의 불만은 금방 사라져 버렸다.
공교육의 쇄신에 대한 사회 전반의 공감을 극복하기에는 그들이 가진 힘이 너무도 미약했기 때문이었다.
‘근거 없는 불편이란 그런 법이니까.’
그렇게 불만세력들이 사라지고, 이번 사업에 대한 내용에 사람들이 익숙해질 때쯤, 사람들의 관심이 한 곳으로 쏠렸다.
그것은 바로… 1조원이라는 어마어마한 규모의 돈이 과연 누구의 손에 들어갈 것인가였다.
[총 사업비 1조. 단군 이래 최대 규모의 교육 사업!] [천문학적인 규모의 사업비! 과연 누구의 손에?] [공개경쟁입찰로 진행되는 이번 사업, ‘엄청난 경쟁률’ 예상] [댓글 : 액수가 너무 커서 실감이 잘 안 가는 데, 1조원이면 얼마나 큰 금액이냐? 저 정도면 맨날 치킨 먹어도 괜찮을 각?] [댓글 : 치킨? ㅋㅋㅋ 하루 이자만 5,000만원이다 인마! 단기 1년부터 지금까지 하루에 60만원씩 썼어도 한 500억 원 정도는 남는다고] [댓글 : 헐? 진짜? 이거 어마어마한 액수였구만 ㄷㄷㄷ]여러 사업이 동시에 추진되는 만큼 한 사람, 한 업체가 그 모든 파이를 독식하지는 못할 테지만, 그렇게 잘린 파이 또한 어마어마한 크기였기 때문이었다.
‘말 그대로 국책 사업이니까’
그러자 자연스레.
[사교육계 정부의 공개입찰 제도 환영 ‘적극 참여할 것’] [수도권 소재 대형학원들 정부 사업을 위한 ‘컨소시움’ 구성] [지역 학원들 ‘지역할당제 추진해 달라!’ 정부에 성명서 제출!]굶주린 하이에나들은 물론.
[‘K에듀 재단’ 대단의 K이사장 ‘정부의 사업’에 적극 참여할 것] [명사학 M스터디, J학원, D학원 잇따른 정부 사업 참여선언!] [2020년 교육 개혁을 둘러싼 교육계 큰손들의 ‘눈치싸움’]배부른 사자, 게으른 곰들마저 긴 휴식을 끝내고 움직이기 시작했다.
바야흐로 대교육 시대가 열린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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띠링-
샤미센 소리가 은은하게 흐르는 18첩 다다미방.
그 방 한가운데 마치 다이묘(大名)를 배알하는 가신들 마냥 무릎 꿇고 있는 남자들이 있었다.
그들은 바로.
[사학법인 K에듀 사업기획부 부장 김형로] [사학법인 K에듀 사업홍보부 부장 장XX] [사학법인 K에듀 사업운영기술부 부장 이X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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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대 사학법인 ‘K에듀’의 핵심적인 인사들이었다.
그리고 그들의 앞에는…
“고개들 드세요.”
마치 왕처럼 그들을 내려다보는 사람.
바로 사학재단 ‘K에듀’의 부이사장 ‘최정순’이 있었다.
달칵-
최정순이 찻잔을 내려놓았다.
그리곤 천천히 테이블을 두드리며 자신의 앞에 무릎을 꿇고 있는 사내들을 바라보았다.
순간.
꿀꺽-
사람들이 긴장어린 표정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
그녀의 입에서 나오는 말에 따라 그들과 그들 가족의 행복이 결정되기 때문이었다.
그러자 최정순이 재미있다는 듯 그들의 모습을 바라보더니, 이내 슬쩍 웃으며 입을 열었다.
“다들 이야기 들으셨죠?”
주어가 없는 이야기. 그녀의 말만 들어서는 무슨 이야기를 하고자 하는 지 도저히 알 수 없는 말이었다.
하지만.
“네, 넵, 이번 정부 사업에 대한 것을 말씀하시는 거라면 이미 대응 준비를 끝내 놓은 상황입니다.”
그 정도의 눈치가 없는 사람들은 이미 도태된 상황. 이 자리에 있는 사람들은 이미 그녀의 말 정도는 그 말이 설혹 외계어라고 하더라도 순식간의 파악할 수 있을 정도의 눈치를 갖춘 자들뿐이었다.
직원들의 대답에 만족스러운 웃음을 짓은 최정순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곤 천천히 입을 열었다.
“좋아요. 그럼 어디 한 번 그 대응책이라는 걸 한 번 들어볼까요?”
그러자 그녀와 제일 가까이에 있던 직원 한명이 무릎걸음으로 다가가 그녀에게 태블릿PC를 내밀었다.
“뭐죠?”
“아, 보시기 편하게 자료를 좀 준비해 봤습니다. 보시면서 브리핑을 들으시는 편이 훨씬 더 이해하기 편하실 것 같아서….”
고개를 숙인 남자들 중 맨 앞에 있던 남자. K에듀의 사업기획부 부장 김형로가 슬쩍 고개를 들며 말했다.
잠시 고민을 하던 그녀가 고개를 끄덕이자, 김형로가 태블릿에 나온 내용들을 브리핑하기 시작했다.
“일단은 저희 정보망을 총동원해서 이번 입찰에 참여할 업체들에 대한 정보를 최대한 모을 생각입니다. 그런 연후에 제법 이야기가 통할만한 업체들을 선별, 긴밀한 대화를 통해 적절한 입찰가를 정할 예정입니다.”
그의 말을 들은 최정순이 손가락으로 테이블을 두드렸다.
“흐음… 적절한 상대라… 혹시 예상가는 업체들이 있나요?”
“네… 아무래도 이번 사업의 규모가 제법 큰 만큼 어느 정도 규모가 되는 회사들 위주로 움직일 것 같습니다. 예를 들어… M스터디나 J학원, D학원 같은 곳들 말이죠.”
“음… 그 회사들이 우리 리드를 따라올 가능성과 그렇지 않을 가능성은요?”
“따라올 가능성이 7할 그렇지 않을 가능성이 3할입니다.”
최정순의 질문이 계속될수록 김형로의 얼굴이 파랗게 질려갔다.
하지만 그럴수록 그녀의 입가에는 점점 더 짙은 미소가 감돌뿐이었다.
“그렇게 생각한 근거는?”
“그동안의 경험과 그간의 자료를 기초로 판단한 결괍니다.”
“굉장히 주관적인 판단이네요?”
“네… 하지만 아무래도 사정 뻔히 아는 사람들인 만큼 서로 피를 볼 정도의 싸움을 하고 싶지는 않을 겁니다. 그러니 적절하게 구슬려 보면 못이기는 척 따라올 가능성이 높습니다. 아무래도 이번엔 먹을 수 있는 파이가 제법 크니까요.”
금방이라도 쓰러질 것 같은 감각을 억지로 내리 누르며 김형로가 대답했다.
그러자.
“흐음….”
최정순이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으며 김형로를 바라보았다. 그리곤 잠시 뒤.
“이 계획 확실한 건가요?”
태블릿PC를 내려놓으며 물었다.
“네. 확실합니다.”
김형로 부장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하지만 최정순이 원했던 것은 그런 통상적인 대답이 아니었다.
“그래요? 그럼 김 부장님 목도 걸 수 있겠네요?”
순간, 김형로 부장의 얼굴이 파랗게 변했다.
“아….”
자신의 목을 건다는 것 그것은 정말 최후의 최후까지 해서는 안 될 약속이었으니까.
“왜요 자신 없어요?”
최정순은 그런 김형로를 바라보며 은근한 목소리로 물었다.
마치 지금이라도 포기한다면 살려 줄 수도 있다라는 듯한 목소리였다.
하지만 김형로는 그 목소리의 함정을 알고 있었다.
‘자신 없다는 소리를 내뱉자마자 바로 내치겠지.’
때문에 그는 울며 겨자를 삼키는 심정으로 입을 열 수밖에 없었다.
“아… 아닙니다. 걸 수 있습니다. 걸겠습니다.”
김형로의 대답을 들은 최정순이 만족스러운 웃음을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좋아요. 그럼 이대로 추진하는 걸로 하죠. 대신 명심하세요. 이번 일 절대로 실패해서는 안 된다는 걸요.”
그리곤 바로 자리에서 일어나 다다미방을 나가버렸다.
순간.
“휴, 마녀 같은 년….”
김 부장이 바닥에 주저앉았다.
그러자.
“김 부장님 고생하셨습니다.”
“술이라도 한 잔 하러 가시죠 제가 사겠습니다.”
그때까지 김 부장과 최정순의 대화를 바라보던 사람들이 쭈뼛거리며 그의 주위에 몰려들었다.
아무래도 그가 아니었으면 그들 중 한 명이 총대를 메었어야 할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저… 김 부장님 그런데 정말 괜찮을까요?”
“뭐가요?”
“아니요 이 계획 말이에요. 정부 측에서 그렇게 공정하게 처리하겠다고 했는데… 과연 이 저희 계획대로 될지….”
“뭐 우리가 장사 하루이틀해 보는 것도 아니고 뭐 그리 걱정이 많아요. 이번 정부 애들이 하는 거야 다 쇼 아닙니까. 그러니까 이번에도 잘 될 거예요.”
“그럴까요?”
“뭐 쇼가 아니라고 하더라도 별 상관없죠.”
어차피 이번 일을 맡을 수 있을 정도의 규모가 되는 곳 자체가 얼마 안 될 테니까.
…하지만.
그들은 미처 모르고 있었다.
그 뻔해 보이는 길 한가운데 어마무시한 크기의 부빙이 다가오고 있다는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