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ersing Life With Future USB! RAW novel - Chapter 205
205
205화 물과 물고기 (2)
사락-
서류를 넘긴다.
그러자.
[2020년 11월 소라게 아카데미 사업 순수익 1,143,140,000원] [2020년 12월 소라게 아카데미 사업 순수익 1,243,140,000원] [2021년 01월 소라게 아카데미 사업 순수익 1,543,140,000원].
.
11월까지 하락하던 소라게 아카데미의 수익이 12월을 기점으로 반등, 2021년 1월 드디어 K에듀의 공격이 시작되기 전의 수익을 넘어서 있는 것이 보였다.
모두 다 K에듀 결투에서 승리, 그 실력과 인지도 신뢰도를 동시에 인정받은 결과였다.
‘아마 이제 시작이겠지.’
나는 슬쩍 웃으며 펜을 움직여 나갔다.
오늘 결재 해야 할 서류들이 아직 많이 남아 있었으니까.
그런데 그때.
우리의 소원은 통일- 꿈에도 소원은 통옹일-
갑자기 원장실 안에 ‘우리의 소원 통일’이 울려 퍼지기 시작했다.
“…….”
아무래도 연아 녀석이 내 폰의 암호를 푼 것 같았다.
그래도 그동안은 12자리의 암호를 설정해 놨던 덕분에 진지한 자리에서 ‘PPAP’가 울려 퍼지는 일은 피할 수 있었는데, 이젠 그마저도 안전해지지 않은 것 같았다.
‘아예 지문 인식으로 바꿔 놔야겠네.’
나는 한숨을 내쉬며, 통화 버튼을 눌렀다. 어쨌든 이 요란한 소리를 멈춰야 했으니까.
꾹-
그러자.
[오빠! 잘 지내고 있어요?]수화기 너머에서 발랄한 목소리 새어 나왔다.
푸릇푸릇한 과일향이 나는 목소리. 농익은 레몬향이 물씬 풍기는 그런 목소리였다.
흠, 그런데…누구지?
뒤늦게 슬쩍 휴대폰 액정을 바라보자.
[서율대학교 국어교육과 18학번 차수지]라는 이름이 떠 있었다.아, 누구가 했더니 서율대 국어교육과 과대였다.
“어, 수지구나. 오랜만이야. 그래 너도 요즘 잘 지내고 있어?”
내가 묻자.
[으 잘 지내고 있다고 말씀드리고 싶지만…사실 임용고시 준비에 죽어 가고 있는 중입니다.]그녀가 다 쉬어터진 호박같은 목소리로 대답했다.
하긴 이제 4학년 그녀 말마따나 한창 임용고시다 교생실습 준비다 해서 바쁠 시기였다.
“고생이 많네.”
[에휴, 어쩔 수 없죠. 그나저나 오빠 요즘 왜 이렇게 얼굴 보기가 힘들어요. 얼굴 다 까먹겠어요. 쳇 그나마 학교 다니는 낙이었는데.]“어, 아 요즘 일이 좀 바빴거든.”
[아 맞다 그러셨죠. 신문에서 보고 깜빡했네. 죄송해요.]“괜찮아. 이제 거의 다 마무리되어 가니까. 그나저나 무슨 일 있어? 갑자기 전화를 다 주고.”
조금 뜬금없는 이야기였다.
“응? 봉사? 무슨 봉사? 연탄 나르기 같은 거?”
[아아뇨. 그런 봉사 말고요. 교육 봉사요 교육봉사.]허 무슨 말을 하는가 했더니만.
‘교육봉사’
봉사활동의 한 분야로, 자신의 노력과 시간을 들여 학습의 기회가 부족한 아이들에게도 학업을 지속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행위를 뜻하는 말이다.
뭐 일반 봉사와 다른 점이 있다면…일반 봉사의 경우 그 턱과 부담이 적은 데 반해. 교육 봉사의 경우 다른 봉사 책임감과 능력이 필요로 한다는 것 정도였다.
‘아무래도 교육봉사는 다른 봉사들과 달리 ‘교육’이라는 이름을 달고 있었으니까.’
때문에 여러 분야, 여러 곳에서 이뤄지는 일반봉사 활동과는 달리. 교육봉사 같은 경우 유초중고등학교, 교육부에서 인정하는 대안학교, VMS(사회복지자원봉사인증관리), 1365(자원봉사포털), 서울시 동행 등에 연계된 곳에서만 이뤄지며 그 관리도 철저한 편이었다.
“아 교육 봉사. 음 그런데 4학년이 그럴 거 할 시간이 있어? 아까 분명 임용 고시 준비 때문에 바쁘다며?”
[응? 오빠 설마 모르시는 건 아니죠? ]“응? 뭐를?”
[오빠 기억 안나요? 저희 교원자격증 받으려면 교육봉사점수 미리 채워 놔야 하잖아요. 4년 60시간.]아, 그러고 보니…기억나는 것이 있었다.
‘공부하기도 바빠 죽겠는데 봉사까지 가라니 아니 이게 말이 돼?’
‘그러니까. 그것도 아무데서나 할 수도 없게 막아 놨다니까? 젠장 요즘 같은 시대에 강제 봉사라니….’
‘에휴, 게다가 10만 원 이상 받으면 교원자격증 박탈한다고 겁을 주니…내가 그 시간에 과외를 하면 얼마를 받는데!’
그것은 바로 1학년 엠티 때 선배들이 술을 마시고 푸념을 하던 모습이었다.
‘그러고 보니 사범대의 경우 졸업을 위해 필요한 교육 봉사 시간(4년간 총 60시간)이 정해져 있었지.’
“아. 기억났다. 고마워 너 아니면 큰일 날 뻔 했네.”
[하하, 오빠도 깜빡하는 게 있었네요. 음, 그럼 하실 거죠? 이번에 제가 좋은 봉사로 잡아 왔으니까 벽화 좀 그리고 끝내면 될 거에요. 헤헤 그리고 끝난 후에…오랜만에 술이나 한 잔?]음, 사실 제안만 두고 보면 솔깃한 제안이었다.
보아하니 그녀가 잡아 온 봉사활동은 교육 봉사 중에서도 꿀 봉사로 알려진 봉사. 시간 대비 효율이 가장 좋다는 벽화 봉사인 듯했으니까.
그러나.
“고맙지만 사양할게.”
나는 그녀의 제안을 거절했다.
[네? 왜요? 지금 있는 자리도 딱 한 자리 남은 거…오빠 때문에 빼놓은 건데!]그러자 그녀가 이해할 수 없다는 듯한 목소리로 내게 말했다.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상식적으로 봤을 때 그녀의 말을 따르는 것이 옳았으니까.
하지만.
‘차라리 안 했으면 안 했지 그런 식으로는 좀….’
솔직히 강제된 교육봉사 시간이니만큼 학생들에게 많은 것을 바랄 수는 없었다.
그들의 입장에서는 돈 한 푼 주지 않는 봉사. 그것도 강제적인 봉사에 끌려가는 것도 억울할 테니까.
그러나 굳이 나까지 나서서 그런 트렌드를 따라갈 필요는 없었다.
왜냐하면 내게는 돈도, 사회적인 지위도, 그리고 조금 타이트하게 조절한다면 시간도 있었으니까.
“괜찮아. 그냥 나는 학원 근처에서 알아보려고.”
내가 담담한 목소리로 대답하자.
[으…오빠 혼자 하려면 힘드실 텐데…교육봉사라는 게 손발 안 맞는 사람들이랑 하면 진짜 헬이에요. 헬.]그녀가 걱정스러운 목소리로 말했다.
아무래도 나 혼자 교육 봉사를 한다는 것이 걱정되는 것 같았다.
하긴 그럴 만도 했다.
일반적으로 선생님 4~5명이 한 반을 이뤄 주 1회 10명 내외의 학생들을 가르치는 형식으로 이뤄지는 교육 봉사의 특성상. 선생님들 간의 합이 맞지 않으면 수업이 산으로 갈 수가 있었으니까.
그러나 그녀가 잘못 알고 있는 것이 있었다.
그것은 바로…내가 혼자가 아니라는 점이었다.
“걱정할 것 없어 손발이 맞을 만한 사람들을 알고 있거든.”
* * *
며칠 뒤.
“자 그럼 오늘은 여기까지 하기로 하고, 이제 나머지 시간은 언니, 오빠들이랑 같이 하도록 하자. 알겠지?”
“네.”
수업을 마친 뒤 천천히 복도 밖으로 나선 순간.
“선생님 오늘도 정말 수고 많으셨습니다.”
입가에 흐뭇한 미소를 달고 있는 사내가 내게 다가와 고개를 숙였다.
갑작스런 사내의 행동에 당황한 나는 그의 행동을 만류하며 입을 열었다.
“아니요. 수고랄 게 뭐 있나요. 제가 좋아서 하는 일인걸요. 저희가 괜히 민폐나 끼치는 거 아닌가 모르겠습니다.”
그러자 그가 손사래를 치며 내게 말했다.
“아, 아닙니다. 저희 애들도 저리 좋아하는 걸요. 아무래도 요즘 같은 시기에 저희 마을까지 찾아 주시는 분들이 그리 많지 않아서….”
그리곤 이번 겨울 들어서 교육 봉사를 하는 사람들의 수가 확 줄었다느니, 그래서 학생들 수업을 진행하기가 힘들었다느니 푸념을 내뱉기 시작했다.
나는 그의 푸념에 적당히 대꾸하며, 주위를 돌아보았다.
그러자 대모산 산자락 모퉁이 근처, 작은 숲을 병풍 삼아 저 너머에 우뚝 솟은 고층 빌딩숲. 그리고 폐자재와 천막, 장판으로 지붕을 얹은 판자 집이 질서 없이 펼쳐진 난쟁이 마을의 풍경이 눈에 들어왔다.
얼마 전, 나는 차수지의 전화를 받고 난 뒤, 학원에서 가장 가까우 면서도 서울에서도 가장 봉사자가 오지 않는 곳, 교육 접근성이 가장 열악한 곳을 알아보았다.
그리고 그 결과.
[난쟁이 마을]서울특별시 강남구 개포동 567-2. 수십 층짜리 빌딩들로 가득한 강남 한 귀퉁이, 강남의 마지막 남은 판자촌. 난쟁이 마을을 찾을 수 있었다.
이곳이라면 학원에서도 그리 멀지 않은 곳, 그리고 교육봉사라는 이름에 어울리는 일을 할 수 있는 곳이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그래도 선생님께서 이번에 찾아 주신 덕분에 숨통이 트였습니다. 아이들도 다른 때보다 더 활동적으로 변한 것 같고요.”
말을 마친 그가 슬쩍 센터 내에 있는 교실들을 가리켰다.
나는 그의 시선을 따라 그곳을 바라보았다.
그러자.
“자 여기 봐 봐. 여기선…음운변동이라는 개념을 확실하게 정리하고 넘어가야지. 그래 어렵다고 그냥 넘어갈 생각하지 말고. 하나하나 차근차근. 어허 어딜 그냥 넘어가려고!”
“영어의 기본은 단어야 단어. 네가 아무리 머리가 좋다고 하더라도 단어를 모르면 말짱 도루묵이라니까. 그래 알아 지루한 일이라는 거 하지만 우리가 영어를 모국어로 쓰는 게 아닌 이상 꼭 해야 하는 일이야. 자 다시 Patience conquers the world. 인내가 세상을 정복한다. 이때 Patience는….”
“역사는 암기 과목 아니냐고? 으 정말 그렇게 생각하는 거야? 역사를 암기과목이라고 생각하면 당장 너 자신부터 힘들어질 텐데? 역사는 흐름이야 흐름. 사건이란 시간이라는 물결 속에 만난 돌멩이나 바위고 역사적 사실이란 그 돌멩이 뒤의 여울이라고 그러니까….”
학생들과 1대 1로 붙어서 맞춤 과외를 하고 있는 연아, 수한, 자영, 일한, 아린의 모습과 그 옆에는 10명씩 수업을 진행하고 있는 은솔. 지성형님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그나저나 설마 팀을 만들어서 오실 줄은 몰랐습니다. 처음에 신청이 들어왔을 때 협회나 동아리 이름이 아니어서 개인 봉사로 오시는 줄만 알아서….”
“아 그러셨나요?”
“네. 덕분에 수고를 좀 덜 수 있었습니다. 사실…개인자격으로 오시는 분 같은 경우에 팀을 배정하는 것 때문에 애로사항이 제법 생기거든요.”
안 그래도 그 문제 때문에 약간 고민했었다.
일반적인 봉사활동의 경우 개인이 가서 봉사를 하더라도 큰 문제가 없었지만, 교육 봉사 같은 경우엔 팀을 이뤄서 수업을 진행하는 것이 일반적이기 때문이었다.
‘한 사람이 모든 걸 다 할 수는 없는 법이니까.’
때문에 처음엔 강사들 가운데 갈 수 있는 사람들과 함께 합을 맞춰 강 생각도 했었다.
‘실력은 확실하니, 휴일에 할 일 없는 사람들로만 데려가면 되지 않을까?’
하지만 곧 그 방법이 심각한 문제를 내포하고 있다는 것을 깨달을 수 있었다.
그것은 바로…그 방법이 굉장히 폭력적이라는 것이었다.
왜냐하면 아무리 내가 수평적인 관계를 추구한다고 하더라도 내가 말을 꺼낸 순간 그건 제안이 아니라 강압이 될 것이기 때문이었다.
‘휴일에 직장 상사랑 등산 가는 기분이겠지.’
때문에 애초에 생각했던 계획은 빠르게 폐기, 혹시나 하는 마음에 졸업생들과 졸업을 앞둔 학생들에게 슬쩍 봉사 제안을 던졌다.
‘안 되면 나 혼자서라도 가면 되니까.’
그런데? 생각보다 반응이 제법 격렬했다.
‘에잇! 그런 일이 있으면 진작 이야기 하셔야죠! 치사하게 혼자서만 그런 좋은 일을 하려고 하셨어요? 이 김연아를 뭘로 보고!’
방방 뛰는 김연아.
‘요즘 소설 쓰던 것도 거의 완결 각이라 시간 좀 있으니까…저도 갈게요. 언제 어디로 가면 될까요? 하하 오랜만에 애들 얼굴도 보고 좋겠네요.’
이젠 제법 여유가 느껴지는 박일한.
‘으…그게 자…자영이도 간데요?’
여전히 잡혀 사는 박수한.
‘…당연히 가야죠. 수한이도 데려갈게요.’
어른스러운 김자영까지.
모두 다 내가 제안을 던지자마자 흔쾌히 내 제안을 수락했다.
거기에…
‘허허 김 쌤 이런 일에 우리는 쏙 빼놓고 갈 거야?’
‘맞아요. 그런 일이 있으면 저희한테 먼저 말씀하시지 않고….’
‘저도 도와 드릴게요.’
어떻게 소식을 들었는지 지성형님과 은솔, 아린까지 합세하면서 교육봉사 팀의 구색을 짤 수 있었다.
나는 흐뭇한 미소를 지으며 학생들이 있는 곳을 바라보았다.
그러자.
“으아! 봐 봐. 올해 지문 같은 경우는 올해 이슈가 됐던 시사 문제들이 출제될 가능성이 높다니까? 예를 들어서 그래 몇 달 전에 이슈가 된 개성공단 문제나 북한 인프라 문제, 유라시아 횡단 철도. 노벨평화상 같은 것들이 나올 가능성이….”
“…일단 표준어의 원칙 중에 ‘교양 있는 사람들’과 ‘현대’ 그리고 ‘서울말’에 방점 찍어 놔. 이 부분이 의미하는 바는 순서대로 표준어의 ‘계층적’. ‘시대적‘ 그리고 ’지역적‘ 기준이니까 알아두고. 또….”
“일반적으로 논술은 글을 잘 쓴다고 되는 일이 아니야. 만만한 일이 아니라니까. 논술에 제시되는 주제들은 쟁점이 분명한 것들이 대부분이야. 때문에 기본적인 논리전개 방법을 숙지한 후에 실제 문제를 통해서 논지 전개 방식을 내 것으로 만들어야 해. 음…그런데 혹시 소설 좋아하니?”
어느새 다 커 버린 제자들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절로 입가에 미소가 지어졌다.
* * *
수업을 마치고 난 뒤.
“연아 언니 잘 가요!”
“형 담 주에 또 오는 거죠?”
“으아, 안 오면 찾아갑니다!”
우리는 학생들의 배웅을 받으며 천천히 ‘난쟁이 마을 청소년 센터’를 벗어났다.
그러자.
“으…쌤 배고파요. 감자탕 사주세요.”
“맞아요. 그리고 감자탕 먹은 이후엔 후식으로 망고빙수도요.”
“망고빙수 다음엔 마카롱 먹으러 가요.”
…뭔가 디테일한 요구사항들이 빗발치기 시작했다.
하긴 아까 센터에서 간식을 조금 먹긴 했지만, 다른 사람을 가르치는 일이라는 게 원체 사람의 심력을 소모하는 일이니만큼, 이때쯤 배가 고플 만도 했다.
나는 슬쩍 웃으며 입을 열었다.
“알았어. 알았어. 오늘은 먹고 싶은 거 다 사줄 테니까 일단은 주차장까지 내려가자 알았지?”
“아싸! 진짜죠?”
“오오! 대박 우리 빨리 가요!”
그런데?
“어 저게 뭐지?”
식사를 하기 위해 차를 주차해 놓은 곳으로 내려가고 있던 우리의 눈에 곧 이상한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뭐가?”
“아니 저기 저 사람들이요,”
그것은…어두운 색 옷을 사람들이 줄줄이 서서 뭔가를 옮기고 있는 모습이었다.
그러자 그 모습을 바라보던 김자영이 슬쩍 입을 열었다.
“연탄 봉사 하시는 분들이네요.”
아, 그러고 보니 손에 들고 있는 것이 연탄인 듯싶었다.
‘하긴 난쟁이 마을에는 가스가 들어오지 않으니까.’
그런데 그렇게 그들 옆을 스쳐지나갈 때쯤.
“어? 쌤 저 사람 혹시 그분 아니에요?”
김연아가 갑자기 뜬금없는 말을 내뱉었다.
혹시 아는 사람이 있나 싶어 그녀가 가리키는 곳을 살펴보았지만, 모두 다 검은 옷에 얼굴엔 검댕을 묻히고 있어서 누가 누군지 알아볼 수가 없었다.
“누굴 말하는 거야?”
“아 그게….”
그런데 그때, 우리를 배웅해 주러 나왔던 센터 직원이 김연아가 가리킨 곳을 보더니 슬쩍 입을 열었다.
“아, 혹시 유덕현 후보님이요?”
그러자 김연아가 반색을 하며 입을 열었다.
“맞아요! 그분이었어요.”
응? 아니 그 사람이 왜 여기 있어?
“정말 그분 맞나요?”
내가 의아한 표정으로 묻자, 직원이 단호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이며 입을 열었다.
“네, 한 달에 한 번씩은 꼬박꼬박 저렇게 저희 마을에 오셔서 봉사 하시는 분이니 아마 맞을 거예요.”
그리곤 존경어린 표정으로 연탄 봉사를 하는 사람들 중 한 명을 바라보았다.
음, 이야기를 듣고 보니 그들이 맞는 것 같기도 했다.
비록 연탄을 나르느라 잔뜩 검댕이 묻은 얼굴이지만 저 얼굴 저 덩치를 지닌 사람들이 흔하진 않을 테니까.
‘세상이 참 좁다더니…이런데서 다 만나네?’
그런데 그때.
‘응?’
누군가의 시선이 느껴졌다.
슬쩍 고개를 돌려 시선이 느껴진 곳을 바라보자.
희미한 미소를 띤 채 나를 바라보고 있는 얼굴.
연탄 검댕이 묻어 거뭇거뭇한 사내가 나를 바라보며, 천천히 입을 열었다 닫았다 하는 것이 보였다.
“또 보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