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ersing Life With Future USB! RAW novel - Chapter 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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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4화 토론회의 지배자 (5)
TV토론회가 끝난 후.
[댓글 : ㅋㅋㅋㅋㅋㅋ 증거 있어? 응 있어] [댓글 : 유덕현 → 고덕승 kill! 유덕현이 미쳐 날뛰고 있습니다!] [댓글 : 고덕승 표정 어쩔 거야 ㅋㅋㅋ레알 나라 잃은 표정] [댓글 : 유덕현이 잘못했네ㅋ 비겁하게 팩트로 후드려 패냐ㅋㅋㅋ] [댓글 : 그러게ㅋㅋ정정당당하게 선동과 날조로 승부를 봐야지ㅋㅋ]각종 커뮤니티, SNS, 주요 포털사이트에서 TV토론회에 대한 반응이 쏟아져 나오기 시작했다.
휴일 9시 황금 시간대.
가뜩이나 내 지지선언으로 사람들의 기대감이 높아진 상태였던 데다, 토론회가 진행되는 도중 사람들의 기대를 뛰어넘는 그림들이 쉴 새 없이 나타났기 때문이었다.
[비리의혹만 ‘15가지’ 이런 사람을 서울시 교육감으로?] [혼돈, 파괴, 망각의 TV토론회. 고덕승 ‘새파랗게 질린 얼굴’] [고덕승 후보. 계속 되는 비리 의혹에 시종일관 ‘묵묵부답’] [댓글 : 그러니까 제일 나쁜 놈을 뽑으면 되는 거지?ㅋㅋㅋ] [댓글 : ㅋㅋ군면제랑 취업비리, 위장전입은 무슨 패시브 스킬이냐?] [댓글 : 이게 교육감 선거 아님 ㅋㅋ 도둑놈 선거임 ㅋㅋㅋ]물론 처음부터 반응이 이리 폭발적인 것은 아니었다.
정치인의 비리에 일희일비하기에는 수십 년 동안 겪어 온 일들이 제법 많았으니까.
[댓글 : 다들 장사 원데이 투데이 해봐? 뭘 새삼스럽게ㅋㅋㅋ] [댓글 : 캬아 오늘도 헬조선 뽕에 취한다ㅋㅋㅋ] [댓글 : 여윽시 이래야 선거답지ㅋㅋㅋ]그러나.
[본인과 자녀의 병역비리] [부동산 위장 전입] [차명거래] [다운 계약서] [변호사 사무실 운영 시기 탈세] [직원 급여 체납].
.
유덕현의 입에서 나온 비리의 숫자가 많아질수록, 사람들의 얼굴에서 웃음기가 사라져 갔다.
[댓글 : ……이거 뭐냐?] [댓글 : 몰라 이거 무서워ㄷㄷㄷ] [댓글 : 와 아무리 썩었어도 이건 좀…]사람들이 아무리 정치인들의 비리에 무감각해졌다곤 해도…그 정도라는 게 있었기 때문이었다.
‘하긴 드러난 비리만 열 개가 넘어가니….’
거기다.
[억울합니다! 만약 제 말에 티끌만큼의 거짓이 있다면…만약 그렇다면 제가 선거를 그만두도록 하겠습니다. 하지만 만약 이 모든 일이 루머에 지나지 않는다면. 유덕현 후보님께서도 자신의 발언에 대한 책임을 지셔야 할 겁니다] […라고 제가 말했던 건 그만큼 저 고덕승이 이 선거에 영혼을 걸고 있다는 의미의 ‘정치적 표현’이었습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유덕현 후보가 공개한 자료들은 그저 사실을 열거한 자료의 모음일 뿐입니다. 출처도 알 수 없는 종이 뭉치에 휘둘리지 마시고 저 고덕승의 가슴을, 저의 진심을 보아 주십시오]자신의 결백을 주장.
선거 포기라는 초강수를 내던졌던 고덕승이 뻔뻔한 낯으로 자신의 발언을 번복하면서, 가만히 사태를 지켜보던 사람들의 분노에 불을 지펴 버렸다.
[댓글 : 우리가 빙다리 핫바지로 보이냐? 아야 함마 가져온나] [댓글 : 와 신발 ㅋㅋㅋ 이젠 대놓고 개돼지 취급이네?ㅋㅋㅋ] [댓글 : ㅋㅋㅋ저 말에 호도되는 흑우 없제?]그러자 고덕승을 저격하는 자료 들이 각종 커뮤니티와 SNS 포털사이트에 나타나기 시작.
[(펌)서울시 교육감 TV토론회 요약본 .JPG] [(발암주의)이번 서울시 교육감 후보들의 과거 썰 푼다] [사법 연수원 동기가 본 고덕승. 그는 괴물이었다(각도기X)].
.
곧 각종 커뮤니티, SNS, 주요 포탈사이트, 신문사 홈페이지는 물론.
청와대 국민 청원까지 정복하기에 이르렀다.
[서울시 교육감 후보 고덕승의 후보 등록 취소와 철저한 비리 조사를 청원합니다] [참여인원 210,302명]그리고 그 결과.
지금 내 앞에는…수많은 사람들의 대열.
여의도 광장을 가득 메운 희고 검은 머리칼들의 향연이 펼쳐져 있었다.
유덕현- 유덕현- 유덕현-
늦겨울의 추위를 아랑곳하지 않고 모인. 쇠도 녹여 버릴 것처럼 뜨거운 목소리로 유덕현의 이름을 연호하고 있는 사람들.
그리고 그런 그들을 긴장어린 눈으로 지켜보고 있는 자.
유덕현.
나는 그의 뒷모습을 눈에 담았다.
* * *
“후보님 올라가실 시간입니다.”
비서관의 인도에 따라 단상으로 향하던 유덕현이 잠시 멈칫하더니 이내 내가 있는 쪽을 바라보았다.
긴장이 가득한 얼굴. 마치 대답을 구하고 있는 듯한 눈빛이었다.
나는 희미한 미소를 띠우며 고개를 끄덕였다.
“가십시오. 잘 해내실 겁니다.”
그러자 유덕현이 결의가 가득한 표정을 한 채 천천히 단상 위로 걸음을 옮겨 나갔다.
“…….”
들끓는 용암처럼 유덕현의 이름을 연호하던 사람들이 마치 거짓말처럼 아무 소리도 내지 않고 가만히 유덕현을 바라보았다.
숨 막힐 듯한 고요. 묵직한 공기가 주변을 내리 눌렀다.
나와 캠프 사람들은 떨리는 눈으로 유덕현의 뒷모습을 바라보았다.
이제 모든 준비가 다 끝난 상태. 남은 것은 유덕현과 시민들에게 달렸다.
그리고 잠시 뒤.
”존경하는 서울시 시민 여러분! 저 유덕현입니다!“
마이크 앞에선 유덕현이 힘 있는 목소리로 입을 연 그 순간.
와아아아!!!
여의도 광장 전체가 크게, 아주 크게 떨어 울렸다.
‘됐다.’
순간, 온몸에 소름이 돋아 올랐다.
수만 개의 눈과 수만 개의 입, 수만 개의 심장이 만들어 낸 목소리의 파도가 내 몸을 뒤흔든 그 찰나, 이번 선거의 7부 능선을 넘었다는 사실을 깨달았기 때문이었다.
유덕현! 유덕현! 유덕현!
사람들은 유덕현의 말이 끝날 때마다 큰 목소리로 호응하며 대리석 바닥이 부서질 정도로 거세게 발을 구르기 시작했다.
‘메탈리카가 와도 이 정도는 안 되겠는데?’
7만 평이 넘는 광대한 크기의 여의도 광장 전체가 사람들이 내뿜은 열기로 가득 찬 것 같았다.
그러자 딱딱하게 굳은 표정으로 유세의 등락을 선거 캠프 사람들의 얼굴에도 웃음꽃이 피기 시작했다.
“이거 정말 어마어마한데요?”
“그러게 내가 이제껏 봤었던 유세 현장 중에 제일 사람이 많이 모인 것 같은데?”
“진짜요?”
“응. 내가 총선이나 지방 선거는 몇 번 도와줘 봤잖아. 그런데 그때도 이 정도 인원이 모인 적은 거의 없었거든.”
“와. 그럼 대박이네요.”
“대박이지. 유세 현장에 사람이 이 정도나 몰렸다는 건 그만큼 유 대표님이 대세라는 이야기니까. 뭐 열기도 장난 아니고.”
그리곤 흐뭇한 미소를 띤 채 유덕현을 바라보았다.
”그나저나 얼마나 될까요? 적어도 2만 명 정도는 되겠죠?”
유덕현의 비서가 궁금한 표정으로 물었다.
그러자 총괄 본부장이 고개를 흔들었다.
“에이 설마. 아무리 그래도 그렇게나 되겠어? 많아 봐야 1만 얼마 정도겠지.”
“저렇게 많아 보이는데요?”
“하하 그건 우리가 무대 쪽에서 보고 있어서 그래. 옆에서 보면 생각보다 많지 않을걸?”
“아, 그런가요. 에휴 그래도 좀 많아 보여서 한 2만 명 정도는 될 줄 알았는데….”
“에휴, 원래 큰 선거일수록 사람이 잘 모이는 거잖아. 그러니 아무리 유 후보님이 교육감 선거에서 대세 소리 듣는다고 해도 2, 3만 명은 힘들지. 참여하는 인원 수 자체가 다르니까.”
그리곤 자신도 아쉽다는 듯 한숨을 내쉬며 고개를 흔들었다.
‘하긴 대선 후보의 유세도 아닌 교육감 후보의 유세에 그 정도의 인원이 모인다는 것은 기적과 같은 일이니까.’
그러나.
‘가끔은 기적이 일어나는 법이지.’
“김 비서님 예상이 맞는 거 같은데요. 오늘 여기 모인 사람만 2만 5천 명 정도 된답니다.”
그러자 사람들이 깜짝 놀란 표정으로 나를 바라보았다.
“진짜요?”
“네, 벌써 관련 기사가 올라왔거든요.”
그리곤 휴대폰을 내밀어 그들에게 보여 주었다.
[유덕현 후보 여의도 광장 유세 현장, 경찰추산 ‘2만 5천 명’ 운집] [완전 대세 유덕현! 선거 유세에만 ‘2 ~ 3만 명’모여] [지지율 수직상승! 유덕현 후보 유세 현장에 3만 시민 호응!]기사를 확인한 김 비서가 깜짝 놀란 표정으로 사람들을 바라보았다.
“와. 진짜 2만 5천 명이네요? 대박.”
“하하, 그런데 이거 경찰 추산이니까 실제론 이것보다 더 많을지도 몰라. 경찰 애들 원래 이런 일 있으면 사람 수 줄이려고 혈안이 되니까.”
“그래요?”
“응. 그러니까 경찰 발표를 적당히 가감해 봤을 때. 한 3만 명 정도 된다고 봐야지.”
“헐, 아니 교육감 선거에 이 정도 인원은 거의 처음 아니에요?”
“처음이지 처음이고 말고. 아니 앞으로도 없지 않을까? 사실 대선 후보도 이 정도 인원 모으는 건 쉽지 않은 일이거든.”
“아…그렇겠네요.”
“그렇지. 아마 오늘 이렇게 사람이 모인 것도 저번에 있었던 TV토론회가 아니었으면 힘들었을 거야. 안 그렇습니까, 김 대표님?”
본부장이 내게 질문을 던졌다.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가 말한 대로 저번 TV토론회가 아니었으면 이 정도의 사람들이 모일 수는 없었을 테니까.
“아무래도 그렇겠죠. 토론회 덕분에 인지도도 지지율도 많이 늘었으니까요.”
그러자 사람들이 새삼스러운 눈으로 나를 바라보았다.
“그러고 보면 김 대표님이 이번 선거에 참여하신 게 정말 다행입니다. 만약 대표님께서 저희 캠프에 참여하시지 않았다면…아마 지금처럼 마음 편히 후보님의 등을 바라볼 수 없었겠죠.”
본부장의 말에 다들 동의한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하긴 내가 토론회를 하자고 했을 때 다들 말도 안 되는 소리라며 반대했었으니까.’
그런데?
그렇게 잠시 캠프 사람들과 대화를 나누던 중.
“그나저나 고덕승 후보가 예상외로 조용한 게 굉장히 마음에 걸리는 군요.”
본부장이 한 가지 걱정을 드러내었다.
그러자 그 모습을 본 김 비서관이 ‘뭐 그런 걸 걱정하나’라는 표정으로 고개를 갸웃거렸다.
“에이 뭘 그렇게 걱정을 하세요. 그 사람 이제 끝난 거 아니에요? 그렇게 욕을 들어 처먹었는데?”
약간 천진해 보이기까지 한 비서관의 말에 본부장이 피식 웃음을 흘렸다.
“원래 인터넷 여론이 실제 투표는 차이가 날 때가 많아. 내 또래 사람들은 인터넷으로 말하지 않고 투표로 말하는 법이거든.”
“아….”
“거기다…궁지에 몰린 쥐가 제일 무섭기도 하고. 무슨 짓을 저지를지 모르니까.”
그리곤 걱정 어린 눈으로 나를 바라보았다.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현재 고덕승의 지지율은 29%.
본부장의 말대로 아직 고덕승을 지지하는 사람들이 많이 남아 있는 만큼, 섣부른 방심은 금물이었다.
‘방심했을 때 맞는 것보다 더 아픈 건 없으니까.’
하지만 그렇다고 그가 무슨 일을 저지를지 몰라 전전긍긍할 필요는 없었다.
현재 유덕현 후보의 지지율이 45%를 찍은 이상. 이변이 벌어지지 않는 이상 승리는 따 놓은 당상이었으니까.
‘공격이라고 해 봐야 1~2%정도 움직이는 데 그치겠지.’
생각을 정리한 나는 천천히 입을 열었다.
“방심할 필요는 없지만 그렇다고 굳이 나서서 걱정할 필요는 없을 겁니다. 아마 그쪽에서는 집안 단속하기도 바쁠 테니까요.”
“하하 하긴 그도 그렇네요. 아무래도 이번에 이탈자들이 제법 있을 테니까.”
“네. 그러니 저희는 저희가 가는 길에 최선을 다하면 될 겁니다.”
그러자 사람들이 고개를 끄덕였다.
지금까지 내가 보여 준 모습이 그들에게 신뢰를 심어 준 모양이었다.
‘하긴 신기가 있는 거 아니냐는 의심까지 나오고 있는 마당이니까.’
그런데 그때.
“본부장님! 김 대표님!”
모니터링 요원들 중 한 명이 당황한 가득한 얼굴로 우리가 있는 것으로 뛰어오는 것이 보였다.
“무슨 일이에요?”
“크, 큰일 났습니다.”
”큰일이요?“
”네. 일단 이걸 좀 보십시오!“
모니터링 요원이 거친 숨을 내쉬며 우리에게 종이 한 장을 내밀었다.
‘뭐지?’
주변에 있던 사람들이 의아한 눈으로 종이를 바라보았다.
그러자.
[사상 초유! 고덕승, 이문기, 장이후, 최순용 ‘후보 단일화’ 추진] [고덕승 후보 ‘다른 후보님들의 용단에 경의를 표한다’] [혼돈에 빠진 서울시 교육감 후보 선거…과연 그 승자는?]고덕승의 마지막 발악이 그 모습을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