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ockstar RAW novel - Chapter 169
168화
“그래서……. 저희 삵은 오늘을 마지막으로 활동을 공식적으로 종료하게 되었습니다. 다시 한번 여러분께 감사하다는 인사드리고 싶네요.”
“오늘만 감사가 몇 번째야?”
“드리면 드릴 수록 좋은 거 아닌가?”
“어……. 그런가? 그러면 저도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쉽다 ㅠㅠㅠㅠ
-개인 활동들 해야 하니까 어쩔 수 없는 건 알지만..
고별 스트리밍.
오늘은 프로젝트 밴드 삵이 공식적으로 활동을 종료하고, 각자의 길을 가게 됨을 팬들에게 알리는 날이다.
“안녕이 영원한 이별은 아니겠지요. 재회하기 위한 우리의 약속일 거야…….”
“갑자기?”
“노래를?”
-ㅠㅠㅠㅠㅠ
-함께 했던 시간은 전부 추억 속에 남겨두고 ㅠㅠㅠㅠㅠㅠ
-서로 가야 할 길 찾아서 떠나야 돼요~~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아쉬움이 뚝뚝 묻어 나올 수밖에 없는 이벤트였지만, 최대한 유쾌하게 풀어 내고자 노력했다.
삵이라는 밴드가 사라진다는 소식보다는, 이후로 우리 멤버들이 무엇을 하게 될지를 기대하게 만들고 싶었다.
“크흠! 아무튼 프로젝트 삵이 종료되면 저희 모두 다른 활동을 하게 되거나, 원래 하던 일에 집중하게 될 거예요.”
“너는 럭키데이 활동?”
“응. 슬슬 복귀 준비를 좀 해야지.”
-오
-새 앨범 나와여???
-재우 복무 끝남?
“아마 새 앨범 준비에 돌입할 것 같고, 재우 복무는 얼마 안 남았어요. 며칠 뒤면 소집해제고, 수현이는 유학 마치고 벌써 한국에 들어와 있어요. 라희도 방학 시즌이고요.”
-오오오오오오오
-기대기대
아쉬워하던 것도 잠깐.
시청자들은 밴드 럭키데이의 복귀 소식에 기대감을 불태웠다.
-다른 멤버들은?
-ㅇㅇ 루치는 럭키데이 복귀. 옥선이는 너튜브? 셋은 밴드??
-다른 멤버들은 활동 계획 있나여???
“저랑 하은이는 JH에서 음악 활동을 이어 갈 예정입니다.”
“듀……. 듀오……. 기타…….”
세명 형과 하은 형은 세션 활동, 새 밴드 결성 등 많은 선택지를 고민했다.
그리고 결국 회사에 그대로 남아 기타 듀오 그룹을 결성해 음악 활동을 이어 가기로 했다.
-오오오
-디파피피처럼?
“네. 기타 듀오 연주곡으로만 구성된 앨범을 준비할 생각인데, 자세한 내용은 아직 알려 드릴 수가 없네요.”
“크……. 벌써 기대되네요. 한국에도 인기 있는 인스트루멘탈 아티스트가 필요할 때죠.”
“꽤 있지 않나?”
“어……. 막상 언급해 보라면 함정호 선생님 정도밖에…….”
“그렇네.”
연주곡만을 다루는 그룹은커녕 일반 밴드도 인기를 얻기 힘든 현대 음악시장이기에 상당한 가시밭길이 예상되었지만, 그들의 눈에는 희망이 가득했다.
삵 활동을 통해 얻은 자신감과 늘어난 실력이 두 사람의 등 뒤를 든든하게 받치고 있었다.
“우리가 직접 작곡도 하고, 앨범 제작도 할 건데, 이게 참 쉽지가 않더라고. 루치가 하는 것만 볼 때는 조금만 더 공부하면 될 것 같았는데.”
“잘할 거예요.”
“잘해야지.”
그들은 직접 작곡 공부도 하고, 프로듀싱에 대한 감도 익히면서 준비 중이다.
연주의 합이야 뭐…….
“손 맞는 동료가 있으니 뭔들.”
오랜 기간 손발을 맞추며 음악을 했던 두 사람인 만큼, 걱정은 없었다.
“주영 형은요?”
“저도 JH에 계속 남을 예정입니다. 아마 지금 준비 중인 연습생들과 합류해 데뷔 조를 꾸릴 것 같습니다.”
“밴드죠?”
“아마 그렇게 될 것 같은데, 다른 노선을 탈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오호……. 주영 형이 노래도 꽤 하는 편이니까, 댄스 그룹이라도 괜찮을 것 같긴 해요.”
-ㄹㅇ
-코러스 넣는 거 보면 진짜 A급 서브보컬임 ㅋㅋ
주영 형은 계약을 갱신하고 회사에서 트레이닝 중인 연습생들과 함께 데뷔 조를 꾸릴 예정이라고 했다.
아마 당초 계획처럼 아이돌 밴드를 결성하게 될 것이지만, 멤버 구성과 회사 상황에 따라 기획의 방향이 확 바뀔 수도 있다고 한다.
삵 활동을 할 때는 서브로 코러스도 잘 넣던 주영 형인만큼, 어떤 방향으로 활동을 이어 나가더라도 잘할 것이라는 묘한 확신이 있었다.
‘애초에 얼굴이 사기니까.’
도대체 왜 배우가 되지 않는지 의문인 저 얼굴이 있으니, 뭘 한들 이슈가 되지 않을 수 있을까?
실력과 외모가 확실하니, 전형적인 아이돌 노선을 타더라도 일정 이상의 성과는 낼 수 있지 않을까 싶었다.
“저는!”
“어, 어어. 깜빡이 좀 켜고 들어와라.”
“몰라요! 일단 다 해 볼라고! 채널도 운영하고! 세션으로도 뛰고! 솔로 공연도 하고! 다 한다! 이 말입니다!”
“아이고, 귀야…….”
옥선이가 카메라에 잘 잡히는 가운데 자리로 치고 나오며 자신의 계획을 이야기했다.
사실 우리 중 향후 계획에 있어 가장 생각이 많았던 것이 옥선이였다.
“그거 다 할 수 있겠어?”
“어떻게든 되겠지! 삵 연습 일정도 따라갔는데, 그 정도쯤이야!”
“에이, 그 정도는…….”
“그건 그래.”
“확실히 우리 연습 일정이 가혹하긴 했습니다.”
“앗……. 엄살들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얼마나 굴렸으면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연습 덕후라고 소문 다 났음ㅋㅋㅋㅋ
드럼 부수는 영상으로 혼자 시작했던 그의 솔로 음악가 커리어에 삵이라는 단체 생활이 날아와 피어났고, 그의 음악 인생은 전환점을 맞이했다.
동료 연주자와 함께하는 법을 익혔고, 튈 때와 튀게끔 돕는 때를 구분하는 완급 조절도 배웠다.
그럼에도 음악에 대한 욕망은 주는 법이 없었고, 오히려 더더욱 하고 싶은 일들이 늘어났다.
“회사에서 일감은 언제든 잡아 줄 테니까, 차근차근 하나씩 해 보자고 하더라고. 그래서 일단은 개인 채널 운영하면서 세션 활동을 해 볼 생각이야. 님들, 지금 보는 사람들은 솔직히 제 채널 다 구독 눌러야 합니다. 알죠?”
-ㅖ
-이미 했지롱ㅋㅋ
-누, 누르겠습니다!
-필요해!
-활동 종료 기념 스트리밍 날에 자기 채널 광고 ㅋㅋㅋㅌㅋ
“흠……. 대강의 향후 활동 관련 언급은 끝났고……. 저희 방송 예정 시간도 이미 지났네요.”
-앗.
-더 해.
-어차피 내일 쉬자나
-연장 방송 ㄱㄱ
이로써 해야 할 공지도 마쳤고, 준비했던 이벤트도 모두 끝냈다.
이제 슬슬 떠나야 할 때가 오고 있었다.
“그러면……. 방송 종료하기 전에 노래나 한 곡 할까요?”
나는 아쉬움을 풀어 내기 위해 연주를 제안했고, 시청자들은 반가워하며 내 말에 호응했다.
-ㄱㄱㄱㄱㄱㄱㄱ
-갑시드ㅏ
-노래해! (짞!) 노래해! (짞!)
“작별 콜?”
“콜.”
우리는 어떤 노래를 들려줄지를 순식간에 결정한 후, 장비를 챙기며 시청자들에게 마지막 인사를 건넸다.
“지금부터 들려드릴 노래는 작별이라는 곡이고요, 앨범에는 수록하지 않은 오리지널 트랙입니다. 저희 투어 공연에 오셨던 분들은 앵콜 곡으로 들어 보셨을 거예요.”
-오오오오오 스페샬 트랙!
-미수록곡 ㄷㄷㄷㄷ 이건 귀하군요
-이 노래 좋음. 아련하고 아쉬운 마음이 싹 풀어지는 느낌.
무대에서 부르기는 여덟 번이나 불렀지만, 라이브 전용 곡이었기 때문에 못 들어 본 사람이 더 많을 것이다.
음원 출시는 생각하지 않고 있긴 한데, 기왕이면 많은 사람들이 들어 주면 좋겠다는 생각에 라이브 마지막에 부르기로 했다.
여러 사정이 있어 우리 공연에 오지 않은 시청자들, 팬들도 들어 볼 자격이 충분할 테니까.
“이 곡을 마지막으로 저희 밴드 삵……, 인사드리겠습니다. 그동안 넘치는 사랑 받아서 정말 행복했습니다. 항상 건강하시고, 즐거운 일상 되시길 기도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울컥하는 마음을 억누르고 작별 인사를 건넸다.
그리고 곧바로.
부우우웅……. 두두둥, 둥! 두두두두!
주영 형과 옥선이가 스타트를 끊고 전주가 흐르기 시작했다.
-ㅠㅠㅠㅠ 진짜 마지막이네 ㅠㅠㅠㅠㅠㅠ
-더 했으면 좋겠는데 욕심이겠지 ㅠㅠㅠㅠ
-각자 활동 응원합니다!
-삵! 삵! 삵! 삵! 삵!
시청자들의 채팅이 불같이 올라오는 것이 눈에 들어왔다.
“고마워요. 고마워요. 오늘까지 따라와 줘서! 잘 있어요. 잘 있어요. 언젠가 다시 만나요!”
이렇게 많은 사람들에게서 사랑을 받다니.
‘난 참 행복한 가수야.’
그들이 아쉬워하는 모습이 그만큼 우리의 음악을 사랑해 주었다는 뜻으로 느껴져 감동이 가득 차올랐다.
“감사합니다. 삵이었습니다.”
-삵바ㅠㅠㅠㅠㅠㅠ
-우리가 더 고마웠어용 ㅠㅠㅠㅠㅠㅠ
-가지마ㅏㅏㅏㅏㅏ
노래를 마치고, 인사를 올리며 방송을 종료했다.
실시간 송출이 꺼졌는데도 채팅창은 여전히 불이 붙어 있었다.
-이제 뭐 듣냐..
-럭키데이 앨범만 기다려야겠누 ㅠㅠㅠㅠㅠ
-오매불망..
-가지 마 칡 ㅠㅠㅠㅠㅠ
-칡은 또 뭔ㅋㅋㅋㅋㅋㅋㅋ
“흐흐……. 좋네.”
“끝나서?”
“아니. 끝났는데도 다들 우리를 찾아줘서.”
“음. 좋네.”
우리는 잠시 동안 열심히 올라가는 채팅창을 보고 있다가, 모든 것을 종료한 후 자리를 정리했다.
“이거 편집돼서 올라가는 거지?”
“네. 빠르면 내일쯤요.”
“크……. 그럼 작별도 공개네.”
“프로젝트 종료 이후 공개라니.”
“음원 내자고 할까요?”
“이제 와서? 하하.”
이제 진짜로 끝났다.
“끄으으읕!”
“후련하기도 하고 섭섭하기도 하고 그러네.”
“크……. 난 끝이라는 게 진짜 있는 건 줄 몰랐어.”
“그러게.”
모두들 기쁜 건지 아쉬운 건지 모를 표정이다.
몇 달의 고생이 좋은 결과와 함께 깔끔하게 마무리되었다는 건 분명 기쁜 일인데, 앞으로 그 고생을 더 할 일이 없다는 게 한편으로는 아쉬웠다.
“끝이라뇨. 새로운 시작인데요.”
“크흐흐흐. 그렇지.”
“전부 새 길을 가야 하니까 시작이 맞습니다.”
모두들 밴드, 그룹, 세션 등으로 다시 바빠질 예정이니 이건 끝인 한편 새로운 시작이 맞다.
이 멤버로 함께하는 것이 아닐 뿐, 각자 자기 길을 걸으며 부단히 노력해야 할 것이다.
“노력은 여기서 질리도록 해 봤으니까 어떤 일을 하든 잘할 수 있을 것 같아.”
“저도요.”
“연습 하나는 진짜 한국 최고가 된 기분입니다.”
“나……. 나도…….”
“에이. 우리만큼 연습하는 사람들 많아요.”
멤버들은 각각 너무 힘들었다며 엄살을 떨었지만, 나는 그들의 말을 부정했다.
하면 얼마나 했다고?
하지만 그들은 내 말에 동의하지 않는 듯했다.
“저, 저…….”
“더러운 연습벌레 놈…….”
“루치 님은 너무 몰아붙이는 경향이 있습니다. 휴식도 취하면서 해야 지치지 않을 것 같습니다.”
“응……. 힘들었어…….”
“에잉……. 다들 근성이 다 떨어졌군. 우리 헤어지기 전에 연습 한 번 더 하고 갈까요? 근성 풀충전 하고 가게?”
“됐어, 인마!”
놀리듯 던진 말에 세명 형이 진심으로 질색하는 표정을 지었다.
그렇게 잠시 멤버들과 잡담과 농담을 나누고 있을 때.
덜컥! 끼익!
방송실 문이 열리며 누군가가 들어왔다.
“루치야!”
“루치!”
“어? 너희?”
와락!
커다란 짐승 하나가 나를 덮쳐들었고, 나는 넘어지지 않기 위해 노력해서 간신히 중심을 잡을 수 있었다.
“뚜와잇! 조심 좀 해라…….”
“나 방학이다!”
“어이구. 신났네.”
“다음 학기는 수업 두 개만 들어가면 되니까 이제 다 끝이나 마찬가지! 수현이도 유학 고생했어! 웰컴 백 코리아!”
“헤헤……. 라희도 학교 다니느라 고생 많았어.”
우리 럭키데이의 두 기둥.
라희와 수현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