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omance of The Three Kingdoms RAW novel - Chapter (252)
〈 252화 〉 결심(5)
* * *
나는 내게 웃어 보이는 유비에게 물었다.
“언제부터 그런 생각이 든 거지?”
“언제부터라….”
잠깐 말끝을 흐리던 유비가 잔잔한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오래됐다면 오래됐고, 짧다고 하면 또 짧은 세월이지요.”
“…….”
또 애매한 대답을 하네.
유비는 모두에게 상냥한 사람이었으나, 정작 제대로 친해지기는 어려운 인물이었다.
무언가 보이지 않는 벽이 존재하는 느낌.
조금 전처럼 속을 알 수 없는 발언을 자주 하는데 그런 느낌을 받지 않는 게 이상한 거였다.
‘그 여자 뭔가 음흉하다니까! 믿으면 안 돼!’
‘…….’
언젠가 유비를 받아들이고 얼마 지나지 않았을 무렵, 그녀와 직접 맞붙은 적이 있던 여포가 이리 말했던 적이 있었다.
내가 잠시 침묵을 지키자 여포는 뭐가 그리 자신만만한지 당당한 태도로 말했다.
‘척 봐도 아무렇지 않게 배신할 인상…. 으브브브!’
물론 그를 들은 내가 보일 행동은 하나밖에 없었다.
‘또 그런 말 한다. 내가 하지 말랬지?’
‘그치만….’
‘어허.’
나는 망설임 없이 여포의 볼을 잡아당기고 이를 타박했었지.
‘힝….’
말을 잇다가 내게 쓴소리를 들은 여포는 기죽은 목소리를 낼 뿐이었다.
본래 역사에서 여포와 유비가 지녔던 악연을 생각하면 이렇게 반응하는 것도 이상하지 않았지만, 정작 아무렇지 않게 유비를 배신한 인물은 바로 여포였다.
이걸 보면 서로 대립할 수밖에 없는 사이가 있긴 한 모양.
그 뭐냐.
가끔 얼굴을 보자마자 저 사람은 나하고 안 맞을 것 같다 느끼는 인물이 있지 않나.
…자세히 생각해보면 여포와 유비는 호로관 전투 때 서로 창칼을 맞대며 대판 싸우기는 했었다.
그냥 첫인상이 안 좋게 박힌 경우인가?
내가 생각을 잇고 있을 때 유비가 입을 열었다.
“저도 한 가지 물어보고 싶은 것이 있습니다.”
“…그래? 한 번 말해 보거라.”
“대장군께서는 한때 자신과 잘 맞을 것 같다는 이유로 저희를 살려주셨지요.”
낙양에서 내게 붙잡혔을 때를 말하는 건가.
그때 속으로 엄청나게 당황하긴 했었다.
솔직히 그 유비가 아무런 계획도 없이 병사에게 붙잡힐 것이라곤 생각도 못했기 때문.
나는 그냥 나와 잘 맞을 것 같단 이유를 들며 의뢰 하나만 맡긴 채 그들을 풀어줬다.
이런 내 기행에 황당해하던 사람들도 꽤 있었지만, 군주가 그러겠다는데 뭐 어쩔 거야.
그 이후로도 많고 많은 일을 겪은 피치 시스터즈는 현재 내 교위로 종군하며 나를 보좌하고 있었다.
유비가 내게 물었다.
“지금은 어떠신가요.”
“…….”
“저희와 대장군이, 서로 잘 맞는 것 같습니까?”
유비는 분명 웃고 있었으나 그 웃음에는 일말의 불안감이 뒤섞여 있었다.
별다른 생각 없이 내뱉은 말인데 그걸 지금까지 신경 쓰고 있었네.
나는 대수롭지 않게 대답했다.
“안 맞는 것 같다면 진작 내쳤겠지.”
나도 은근 호불호가 확실한 편이다.
정말 이 인물이 무슨 말을 해도 답이 없다고 느껴진다면 재판을 연 다음 처벌을 내렸겠지.
내 담담한 대답을 들은 유비가 자그마하게 중얼거렸다.
“…그렇다면 더 거리낄 것도 없겠군요.”
“그게 무슨 소리…. 읍?!”
유비는 다시 내게 입을 맞춰왔다.
이것만 해도 놀랄 지경인데, 나와 순식간에 입을 맞춘 유비는 곧장 자신의 혀를 내 입안에 집어넣었다.
당황한 나는 별다른 대응도 하지 못하고 그 침입을 허용해 버렸다.
곧이어 서로의 혀가 뒤얽히는 음란한 소리가 울려 퍼지자 방안에 있던 모든 인원이 제각기 다른 반응을 보였다.
“……!”
관우는 얼굴을 확 붉히더니 무릎을 꿇고 앉은 그 상태 그대로 석상처럼 굳어버렸다.
“우와….”
장비는 양손으로 자신의 입가를 가린 채 계속 감탄사만 쏟아냈으며,
“…….”
서여는 아무런 말도 하지 않고 그저 조용히 방을 빠져나갔다.
내 사생활을 존중한다는 의미일까.
아니면 방에 있다가 이 혼란스러운 상황에 휩쓸릴 자신의 미래가 걱정된 걸까.
서여가 이곳을 빠져나가자 방에 남은 사람은 나와 유비 자매밖에 없었다.
나는 유비의 허리를 감싸 안은 다음 자리에서 일어나려 했다.
내가 하려는 행동을 눈치챈 유비는 이에 자연스럽게 호응했고, 어렵지 않게 자리에 선 나는 옆에 있는 침대에 유비를 확 눕혀버렸다.
“…….”
침대에 누운 유비는 열기가 담긴 눈빛으로 내 눈동자를 지그시 바라보았다.
나는 입을 열었다.
“……굳이 이런 행동까지 했다는 건 각오가 됐단 뜻이겠지?”
“…후후.”
내 질문을 받은 유비는 평소 그랬듯이 포근한 미소를 지어 보였다.
“부디 내키시는 대로.”
“…그렇다면야.”
확답을 들은 나는 망설임 없이 유비의 몸을 향해 손을 뻗…으려다가 우뚝 멈춰 섰다.
그도 그럴 것이 현재 내 근처에 구경꾼들이 있지 않나.
내가 그렇게까지 경험치가 높은 게 아니라서 노출 플레이를 하기는 조금 꺼려졌다.
“그대들은 이제 어쩔 텐가?”
“…예?”
“말 그대로의 의미다만.”
나와 시선을 마주친 관우와 장비가 흠칫 놀라더니 눈동자를 이리저리 굴려댔다.
부끄러워했지만 끝끝내 자리에선 물러나지 않는 모습.
그를 본 내가 눈가를 살며시 좁혔다.
“설마 끝까지 지켜보려는 건가?”
“…….”
“그도 아니라면….”
말이 계속 이어지려던 그때 유비의 상냥한 손길이 내 뺨에 닿았다.
“어찌하여 제게서 눈길을 돌리시는지요.”
“아니, 지금 그대의 의자매가 이곳에….”
“그 정도는 사소한 문제입니다.”
…이게 왜 사소한 건데.
상상도 하지 못한 대답을 들은 나는 한순간 얼을 탔다.
유비가 고개를 들고 내 귓가에 속삭였다.
“대장군께선 걱정이 많으시군요.”
“…음?”
“만약 거사를 치르고도 이 자리에 남아있다면, 자신들도 안아달라는 뜻이 아니겠습니까?”
“…….”
그게…. 그렇게 되나?
왜 설득력 있지.
유비는 속삭이는 목소리로 말했지만 저 둘은 그 뛰어난 신체로 이 대화를 들었을 것이 분명했다.
결국 이에 설득당한 나는 고개를 살며시 주억거렸다.
“끝까지 남아있다면 말이야.”
“그렇습니다.”
나는 다시 한번 확인하는 뜻을 담아 둘을 힐끔 바라보며 말을 이었다.
유비도 웃으면서 내 말에 호응했고.
“……좋아.”
나는 여전히 어쩔 줄 몰라하는 두 명을 뒤로한 다음 본격적인 행동에 나섰다.
유비 현덕(?? ??).
내가 눈앞에 있는 여인을 볼 때마다 본능적으로 눈이 가는 곳이 있었다.
“으응…!”
바로 이 산처럼 솟아있는 가슴.
남성이 여성을 처음 볼 때 흔히 어디를 가장 많이 쳐다보는지 아는가?
첫 번째가 가슴이고, 두 번째가 허리 라인, 세 번째가 얼굴이었다.
심지어 가슴은 다른 부위에 비해 쳐다보는 시간이 더 길었다.
욕망에 충실하다는 게 이런 뜻일까.
그런 의미에서 유비의 가슴은 남성을 유혹할 수 있는 모든 면모를 다 갖췄다.
마치 멜론을 보는 듯한 크기에, 전체적인 모양도 아름다운 그 가슴은 남성의 시선을 자석처럼 끌어당기기에 충분했다.
근데 남성들이 어떻게 느끼든 당사자 입장에선 결국 성희롱이지 않나.
나도 그 무서운 블랙홀에 빨려 들어가지 않을까 노심초사하며 유비와 마주할 때마다 얼굴만 바라보기 위해 온 힘을 다했다.
그리고 지금, 드디어 그 노력이 빛을 발할 때가 왔다.
“예상은 했지만…. 역시 가슴부터 만지시는군요.”
옷 위로 가슴을 쓰다듬는 내 손길에 유비가 살짝 몸을 떨었다.
나는 당연하다는 듯 대답했다.
“남성이란 그런 생물이니까.”
“후후…. 마음에 들어 하시니 저야 기쁠 따름…?!”
내가 옷 사이로 손을 집어넣자 유비는 말을 잇다 말고 이불을 꽉 움켜쥐었다.
예상보다 반응이 더 좋은데?
물론 겉옷 사이에 손을 집어넣었다고 해서 바로 맨살이 느껴지지는 않았다.
하물며 쌀쌀한 바람이 부는 가을이었으니 옷을 여러 개 입었을 가능성이 크겠지.
단지 유비의 몸이 민감한 것뿐이었다.
유비의 반응을 본 나는 손을 천천히 움직이면서 가슴 전체를 쓰다듬었고, 곧 도드라지게 튀어나온 무언가를 느낄 수 있었다.
나는 그 무언가의 주변을 빙글빙글 어루만지면서 장난스럽게 말했다.
“옷을 꽤 얇게 입었나 보네. 그래서 이게 뭘까?”
“…너무, 짓궂으십니다….”
유비가 그런 내 말에 얼굴을 붉혔다.
그야 당연하지.
자신과 잠자리를 가지는 여성이 이런 반응을 보이는데 어찌 장난스럽지 않을까.
“…읏!”
그렇게 내 애태우는 가슴 애무가 계속되자 유비는 몸을 움찔 떤 다음 다리를 위로 굽혔다.
숨도 적당히 거칠어진 것을 보니 다음 단계로 넘어가도 될 모양새.
나는 애무를 하는 오른손을 멈추지 않고 남은 왼손으로 자연스럽게 유비의 옷을 풀어헤쳤다.
“…오.”
유비에게 시선을 집중하던 나는 살짝 감탄사를 냈다.
겉옷을 벗기자 유비의 매력적인 몸매가 한층 더 부각된 것.
나는 유비의 몸에서 눈을 떼지 못하며 입을 열었다.
“마치 선물 보따리를 푸는 기분이군.”
“…아직 한 겹 더 남아있답니다?”
그 도발적인 어조에 내가 피식 웃어 보였다.
“참 기대되는데.”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