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omance of The Three Kingdoms RAW novel - Chapter (283)
〈 283화 〉 혼례(10)
* * *
목욕 시중이라 하면 보통 무엇을 떠올릴까.
물을 부어주고, 비누칠을 해주며, 물기까지 대신 닦아주는 걸 떠올릴 것이다.
그래. 그게 맞다.
“흐읏….”
중국의 어느 황후는 능력이 뛰어나고 예의도 바른 궁녀 4명을 선발하여 목욕을 자주 즐겼다고 하지.
왜인지 모르겠지만 장미향이 나는 청결 용품을 즐겨서 썼다는 게 기억에 남더라고.
“으으….”
혹시나 해서 말하는 거지만, 정말 목욕만 했다.
막 목욕을 하면서 겸사겸사 성욕도 푸는 황제는 드물단 말이지.
뭐, 내가 중국의 역대 황제를 다 기억할 수는 없는 마당이니 의외로 흔했을 수도 있다.
혹시 모르는 일 아닌가.
내가 아는 황제들도 기록을 안 했을 뿐 즐길 거 다 즐기고 다녔을지도.
“하아….”
그러니까 내가 말하고자 하는 것은…. 어….
뭐였지.
눈앞의 자극적인 광경으로부터 애써 의식을 돌리던 나는 잡생각이 끊기기 무섭게 몸이 우뚝 멈춰 버렸다.
잡티 하나 찾아볼 수 없는 흰 다리.
나는 마치 백옥처럼 빛나는 것 같은 아름다운 살결을 잠깐 바라보다가 손으로 서서히 쓸어내렸다.
“읏…?!”
…내가 지금 무슨 짓을 한 거지.
황제에게 의식을 집중하자마자 무언가에 홀린 듯 자연스럽게 성적 자극을 해버렸다.
이러니까 내가 쓸데없는 잡생각을 한 건데 말이야.
이런 말을 하면 불경하게 느껴질지도 모르겠지만, 황제 폐하께서는 무척이나 민감하신 것 같았다.
이제 막 물에 담근 다리를 문질렀을 뿐이다.
하지만 폐하께서는 그것만으로도 충분한 자극이 된다는 듯 몸을 움찔 떨었으며, 왜인지 모르겠지만 황제의 몸을 감싸던 의복도 반쯤 흐트러진 상태였다.
한 차례 몸을 움찔거린 황제는 짐짓 여유로운 목소리를 냈다.
“아직 몸을 다 씻지도 못했거늘, 벌써 그럴 생각이 들었나?”
“제겐 자극이 강하더군요.”
조금 전 황제의 몸을 쓸어내리던 행동도 한순간 본능이 이성을 앞서면서 일어난 일이었다.
예전에도 언급한 적이 있는데 남성은 시각적 자극에 무척이나 예민한 편이다.
고개를 살짝 옆으로 올리면 여성의 가장 은밀한 부위가 눈에 들어오는 상황에서 어찌 차분한 이성을 유지할 수 있을까.
심지어 그 여성이 남자라면 한 번쯤은 되돌아볼 매력적인 외모에, 모난 곳 하나 없는 아름다운 몸매까지 지녔다면?
나는 지금도 가슴에서 열이 올라오는 듯한 기분을 느끼고 있었다.
수건 한 장으로 위태롭게 가린 하반신도 이 정도면 되지 않았느냐며 슬슬 일어날 낌새를 보였고.
물론 본능을 따라 확 덮쳐버리는 것도 생각해 봤다.
황제 폐하께서 내게 품은 감정을 생각해 보면 이런 내 행동을 분명 받아주시겠지.
그렇지만 나는 알 수 있었다.
흔히 밥을 먹기 전에 뜸을 들이는 것처럼, 조금만 더 인내심을 가지고 기다린다면 더욱 만족스러운 시간을 보낼 수 있을 것이다.
이건 그냥 내 직감이었다.
“…흐음.”
내 대답을 들은 황제는 나를 한 차례 살펴보았다.
그렇게 위에서 아래로 천천히 내려가던 황제의 눈길이 내 하반신에 닿을 무렵, 황제가 말했다.
“제 낭군님을 너무 기다리게 하는 것도 몹쓸 짓이지.”
“폐하?”
그리 말한 황제는 욕조에 몸을 담근 다음 내게 천천히 손짓했다.
욕조에 담긴 온수에서는 왜인지 향긋한 냄새가 났다.
아마 청결 효과가 있는 열매나 약초를 넣은 게 아닐까.
“이리 오거라. 짐에게 좋은 생각이 있으니.”
“예.”
이제 한시라도 빨리 씻고 나갈 생각인 모양.
나는 아무런 생각 없이 황제 곁에 자리를 잡았고, 내가 옆에 앉은 걸 확인한 황제는 곧장 행동에 나섰다.
“…?!”
황제의 행동을 지켜보던 나는 눈을 크게 뜨며 놀랄 수밖에 없었다.
당연했다.
그 가늘고도 부드러운 손길이 수건 아래에 감춰져 있던 내 성기를 붙잡았으니까.
내가 당혹스러운 눈빛으로 쳐다보자 황제는 매혹적인 표정으로 말했다.
“어느 정도 예상은 했지만…. 참으로 듬직한 물건이구나.”
한 차례 중얼거린 황제가 천천히 내 무릎 위에 올라탔다.
나는 무릎 위에 올라탄 황제에게 질문을 던졌다.
“폐하, 혹시 이곳에서….”
“후후. 그런 게 아니다.”
여전히 내 성기를 붙잡은 황제는 아주 천천히 손을 위아래로 왕복했다.
외부에서 자극이 가해지자 내가 어찌어찌 진정시키고 있던 하반신은 마치 기다렸다는 듯 제 위용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얼굴을 붉힌 황제가 잔잔한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조금 전과 같은 속도로 움직였다간 물이 전부 식지 않겠느냐?”
그건 그렇다.
이런 옛날에 보일러 같은 게 있을 리가 있나.
지금은 미리 데워둔 물로 목욕을 하는 것이 일반적인 시대다.
그게 귀찮으면 차가운 물로 씻어야겠지.
그때 황제가 내게 달뜬 표정을 지어 보였다.
“짐은 그저…. 그대가 씻기 어려워하는 곳을 대신 씻어주려는 것뿐이다.”
“…….”
“화현 그대도, 짐의 손이 닿지 않는 곳을 깨끗하게 만들어줄 수 있겠나?”
황제는 그리 말하면서도 제 손길을 멈추지 않았다.
정말로 말이 안 되는 논리.
그렇기에 황제가 무엇을 바라고 있는지 알 수 있다는 게 재밌는 점일까.
나는 황제가 그랬던 것처럼 피식 웃어 보였다.
“그렇다면 이 걸리적거리는 옷은 필요 없겠군요.”
“읏?!”
황제의 몸에 아슬아슬하게 걸쳐져 있던 얇은 옷이 순식간에 벗겨졌다.
골반부터 가슴까지 이어지는 유려한 곡선.
배에 일자로 나 있는 복근과 앙증맞게 자기주장을 하는 배꼽.
평소엔 용포를 걸쳐 눈에 잘 띄지 않는 완벽한 모양의 가슴까지.
아름다운 살색의 향연을 한 차례 훑어본 나는 황제의 목덜미에 고개를 파묻었다.
한 가지 유감인 점이라면 욕조에 잠긴 하반신은 흐릿하게 보인다는 걸까.
황제는 놀란 목소리로 말했다.
“꽤, 꽤나 적극적이구나.”
“이걸 바라신 것이 아니었습니까?”
“놀리지 말거라….”
막상 이런 상황이 닥치니 부끄러운 모양.
나는 살짝 기가 죽은 황제를 장난스럽게 대했다.
“그렇다면 움직이겠습니다.”
“흐응?!”
양손을 뻗은 내가 본인의 엉덩이를 움켜쥐자 황제는 깜짝 몸을 떨었다.
나는 그를 전혀 신경 쓰지 않고 손을 계속 움직였다.
보름달과 같은 황제의 엉덩이는 탄력이 넘쳤는데, 그 탄력의 정도가 늘 운동을 꾸준히 하는 여성들과 비교해도 그렇게 뒤처지지 않았다.
“몸이 건강하시군요. 운동이라도 하십니까?”
“그, 그렇다. 황궁의 문이 닫히는 시간에 틈틈이 운동을…. 흣!”
나는 만족스럽게 고개를 주억거렸다.
폐하께서는 과거 마음고생이 심했던 탓인지 살짝 병약한 모습을 보이신 적이 있었다.
내가 곁에 없으면 불안 증세를 보이는 것이 그 일환이었고, 바람 한 번 불면 날아갈 것만 같던 가녀린 몸이 그 일환이었다.
이에 걱정이 든 나는 맨날 곁에서 건강을 챙기셔야 한다고 세뇌하는 것처럼 속삭였는데, 내 말에 끔뻑 죽는 폐하답게 이제 운동까지 시작하신 모양이었다.
“훌륭하십니다. 그렇다면 보상을 드려야겠군요.”
“그게 무슨 뜻인가…?”
황제는 살짝 떨리는 눈동자로 나를 바라보았다.
나는 웃으면서 말했다.
“보시면 알 겁니다.”
“가, 갑자기 성격이 달라졌…흐앙?!”
황제는 처음으로 본인의 근엄한 성격과 동떨어진 신음소리를 냈다.
나는 다리 사이에 있는 은밀한 균열을 살살 쓰다듬으면서 유두를 입에 물었다.
“가슴을 왜 입 안에 넣는 것이냐…? 그곳은 아기에게 밥을 주는 곳…?!”
당혹스럽게 말을 잇던 황제는 내가 혀로 돌기를 살짝 건들자 아무런 반항도 하지 못하고 몸을 벌벌 떨었다.
뭐지, 성 지식이 살짝 이상한 곳으로 부족하시네.
자신만만하게 내 하반신에 손을 대길래 알만한 건 전부 아는 줄 알았다.
“이, 이상하구나…. 분명 손으로 성기를 어루만져주면 좋아한다고 들었는데?”
누군가에게 구두(??, 마주 보면서 말함)로 성교육을 받았구나.
딱히 틀린 말은 아니다.
틀린 말은 아닌데….
겨우 이정도 자극으로 사정하기엔 좀 그렇지.
여러 여자를 거쳐온 내 하반신은 쉽게 무너지지 않았다.
나는 황제의 숨소리가 점점 거칠어지는 것을 느끼고 마무리를 가할 작정으로 움직였다.
어디 보자….
아, 여기 있네.
손끝의 감각에 신경을 집중한 나는 균열 사이에서 수줍게 모습을 드러낸 음핵에 손가락을 얹었다.
“흐윽?!”
“…….”
“잠깐만 기다려 보거라. 기분이 무언가 이상하다.”
황제는 무언가 심상치 않은 예감을 느꼈는지 급하게 입을 열었다.
가슴에서 입을 뗀 내가 말했다.
“폐하. 괜찮습니다.”
“으읏…?”
“그게 정상이니까요.”
여성이 가장 큰 쾌락을 느끼는 성감대 중 하나가 바로 이 음핵이다.
현대에서는 클리토리스라는 이름이 더 익숙한 신체 부위.
나는 너무 빠르거나 느린 것이 아닌 적당한 속도로 자극을 가했고,
“아, 아앗, 앗───?!”
생전 처음 느껴보는 감각에 황제는 나를 꽉 붙잡으며 절정에 달했다.
욕조에 담긴 물이 찰랑거리는 순간.
나는 내게 몸을 파묻은 황제에게 속삭였다.
“물이 식었군요. 목욕 시간은 여기까지인가 봅니다.”
“…….”
“이제 신방으로 돌아가도록 하겠습니다.”
“…….”
황제는 아무런 말도 하지 않고 고개를 천천히 끄덕였다.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