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omance of The Three Kingdoms RAW novel - Chapter (345)
〈 346화 〉 남만(??)(13)
* * *
결론부터 말하자면 맹획은 의외로 오래 버텼다.
‘…꽤 힘들어 보이는데 괜찮나?’
‘수, 순간 눈앞이 아찔해졌지만…. 괜찮습니다!’
본래 역사에서 제갈량에게 여섯 번 넘어져도 일곱 번 일어나던 근성 있는 모습.
삼국지 연의를 읽은 독자들에게 근성 가이란 인상을 남긴 맹획은 다른 인물과 비교해서 정말 끈질기게 버텼다.
압도적인 힘(?)의 차이에도 물러서지 않는다고 해야 할까.
서여와 여포마저 이 힘을 이겨내지 못해 기절한 시늉을 했던 걸 떠올리면 참 인상 깊은 장면이었다.
누가 칠종칠금 주인공 아니랄까 봐 맹획은 7이라는 숫자를 채우자마자 그대로 기절했다.
횟수로만 따지면 무려 일곱 번.
그 조조와 초선의 최고 기록이었던 다섯 번에서 둘이나 더한 기록이었다.
심지어 이번이 맹획의 첫 경험이었다는 게 더 놀라울 따름이지.
이게 바로 금발 태닝 양아치의 힘인가?
“으음….”
나는 몸 곳곳에 땀이 맺혀있는 구릿빛 피부를 한 차례 감상한 다음 적당한 곳에 앉았다.
지금 바깥에서 기다리고 있을 서여와 여포를 불러야 할까.
살짝 고민되는 순간이었다.
…뭐, 데리고 들어와도 내가 손을 대기 무섭게 자지러지겠지만.
그 둘은 엄청난 체력을 지닌 것이 무색하게 한번 스위치가 켜질 경우 감각이 무척 예민해진다.
나하고 접촉하면 뇌에 있는 리미터가 풀리기라도 하나.
잠시 고민하던 나는 생각을 끝마치고 행동에 나섰다.
“자, 잠깐! 꽤 오래 하는 것 같던데 아직도 부족한 거야?!”
내가 문을 벌컥 열고 모습을 드러내자 여포는 화들짝 놀라면서 당황한 기색을 보였다.
나는 여포가 던진 질문에 담담히 고개를 끄덕였다.
“이왕 시작했으면 밤새도록 해야지. 안 그래?”
“그게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 꺄악!”
여포는 마치 귀신에게 끌려가는 공포 영화 등장인물처럼 확 납치당했다.
어마어마한 괴력을 지닌 천하무쌍께서 왜 아무런 반항도 못하는 걸까.
못하는 게 아니라 안 한다는 게 더 정확하겠구나.
난 근처에 서 있던 서여에게 툭 말을 건넸다.
“너도 들어와.”
“…네.”
서여는 자세히 보지 않으면 눈치채기 힘들 정도로 미미하게 홍조를 띠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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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광란의 밤이 지나간 이후, 맹획은 본인이 말했던 것처럼 더욱 적극적으로 들이대기 시작했다.
“주군! 오늘도 잘 부탁드립니다!”
“…그래.”
분명 버티기 힘들 텐데 꿋꿋이 다가오는 모습.
그 모습을 지켜보던 여포가 외쳤다.
“야! 그만 찾아와! 왜 이렇게 자주 하려는 거야?!”
“그야…. 많이 할수록 임신할 확률이 높아지지 않겠습니까?”
맹획은 무슨 당연한 질문을 하느냐는 듯 고개를 갸웃거렸다.
하지만 여포가 맹획에게 외치는 이유는 그게 아니었다.
내 공세를 이기지 못한 맹획이 기절할 경우 그다음은 자기 차례라는 걸 알고 있기 때문일 터.
슬슬 배가 나오는 시기라 적당히 하고 끝내는데도 저러는 걸 보면 나를 이불 위에서 이길 일은 평생 없을 것 같았다.
“으윽….”
당연히 이를 설명할 수 없었던 여포는 그저 얼굴을 붉힐 뿐, 입도 뻥긋하지 못했다.
“…아하! 그게 문제였습니까!”
그때 맹획이 무언가 눈치챘다는 표정을 지어 보였다.
“주군께서 힘이 너무 넘친다는 게 고민이셨군요! 잠시만 기다려주십시오!”
“자, 잠깐. 대체 뭘 하려고…?”
그렇게 외친 맹획은 여포의 질문이 끝나기도 전에 자취를 감췄다.
보는 사람이 놀랄 정도로 에너지가 넘치는구나.
“으으. 왠지 불안한데….”
여포는 뭐라 해명할 틈도 없이 사라진 맹획의 빈자리를 바라보며 읊조렸다.
기다림은 그렇게 길지 않았다.
───빨리 가자! 주군께서 기다리고 계신다고!
바깥에서 들려오는 맹획의 목소리.
그 친근한 말투를 미루어 볼 때 아마 자신과 사이가 가까운 인물에게 말을 거는 것 같았다.
───언니?! 나는 아직 준비가…?!
───아니, 도대체 무슨 일인데?
…분명 들어본 적 있는 익숙한 목소리.
내가 그런 생각을 하기 무섭게 문이 벌컥 열렸다.
“으아아…. 결국 와버렸네….”
맹획을 전체적으로 줄여놓은 듯한 외모를 가진 맹우.
“……?”
여포와 비슷한 적발을 지닌 축융까지.
나는 방통과 비슷한 초록색 눈동자를 차분하게 응시했다.
자신이 들이대면 밤일 때문에 힘들어진다는 걸 우회적으로 돌려말한 여포.
여포의 속뜻을 눈치채자마자 곧바로 또 다른 여성들을 데려온 맹획.
상황을 정리하고 차분히 생각하면 의도가 파악되는 행동이었지만 그걸 곧이곧대로 받아들이기엔 너무나 혼란스러웠다.
결국 나는 입을 열어 맹획에게 직접 물었다.
“맹획.”
“예! 부르셨습니까!”
“이게 구체적으로 무슨 뜻인지 알 수 있겠나.”
“그건 간단합니다!”
맹획은 자신의 행동에 한 치 부끄러움도 없는지 당당하게 대답했다.
“제 여동생과 오랜 친구는 주군의 너그러운 마음씨에 호감을 품고 있지요!”
“…?!”
“그렇다면 이번 상황을 기회로 삼아 한 번 맺어지는 것도….”
얼굴을 새빨갛게 붉힌 축융은 맹획이 말을 끝마치기도 전에 큰 목소리로 외쳤다.
“미, 미친년아!”
“으게엑!”
보는 사람이 아플 정도로 호쾌하게 들어간 후려치기.
등을 짝 얻어맞은 맹획이 헤롱헤롱 거릴 때 축융이 당황하면서 소리쳤다.
“급한 일이 있다면서 오밤중에 끌고 와놓고 갑자기 무슨 개소리야!”
“난 그저 사실을 말했을 뿐…. 꺄아악!”
타격기 다음에는 관절기인가.
마치 물 흐르는 듯한 움직임으로 자연스럽게 팔을 꺾는 모습은 매우 감탄스러웠다.
맹획은 식은땀을 삐질삐질 흘리면서도 재주 좋게 말을 이었다.
“그, 그렇다면 평생 처녀로 살 생각이야?!”
“……!”
“안 그래도 부족 내에서 신의 후예로 떠받들어진다며!”
그건 또 처음 듣는 소리네.
이유는 모르겠지만 축융은 남만족 사이에서 반신 취급을 받는 모양이었다.
“계속 비싸게 굴었다간 늙어 죽을 때까지 짝 하나 못 찾을….”
“시끄러워!”
“으게게겍!”
그나저나 저 분위기 깨지는 비명은 여전하구나.
“그쯤하고 풀어주거라.”
이대로 두면 밤새도록 저럴 기세였기에 난 두 명을 중재할 수밖에 없었다.
“나도 싫다는 여인을 강제로 안을 생각은 없으니까.”
“…….”
“거절했다고 해서 딱히 불이익을 내릴 생각은 없으니 마음에 들지 않는다면 물러나거라.”
내 말을 들은 맹우는 힐끔힐끔 눈치를 살폈고, 맹획을 맹/획으로 만들 기세였던 축융은 한숨을 푹 내뱉으며 자세를 되돌렸다.
“…! ……!”
앞으로 나서려던 여포는 진작 내게 붙잡혀 읍읍거리는 상태였다.
이 포박을 풀려면 조금 과격하게 힘을 줘야 하는데, 나를 애지중지하는 여포가 그런 행동을 보일 수 있을 리가 없었다.
어떻게 보면 내가 가장 완벽한 여포 포박용 밧줄이 아닐까.
서여는 내 목숨이 위험할 때가 아니라면 먼저 나서는 경우가 없었기에 몸으로 붙잡은 적이 없었다.
근데 서여도 여포와 딱히 다르지 않겠지.
내가 여포를 붙잡은 다소 우스꽝스러운 모습으로 말했음에도 축융은 흔들림 없이 대답했다.
“…휴우. 따지고 보면 틀린 말도 없으니까.”
“…….”
“마음에 든 이성이 있으면 잡아채는 건 당연한 일이지.”
나는 축융의 말이 이어지기를 차분히 기다렸다.
“어때? 당신은 내가 마음에 들어?”
“음….”
난 그 질문을 듣고 한 차례 축융이라는 여인을 자세히 살펴보았다.
마치 타오르는 불꽃이 연상되는 밝은 적발.
맹획과 똑같은 초록빛 눈동자.
대충 살펴봐도 흠 잡을 곳 없는 아름다운 외모까지.
맹획과 비교해도 전혀 밀리지 않는 유려한 몸매는 남성이라면 한눈에 눈길이 빼앗길 수준이었다.
거기에 푹푹 찌는 더운 지역에서 사는 탓인지 노출도 상당히 대담했고.
몇몇 특이 취향이 아니고서야 이런 매력적인 여성을 거절할 남성은 없었다.
“그야 마음에 든다만.”
“…흥, 그래?”
그런 내 대답을 들은 축융은 기분이 나쁘지 않은 듯 픽 웃어 보였다.
“그렇다면 할 행동은 하나겠네.”
“…?!”
거기까지 말한 축융이 망설임 없이 옷을 벗어 던지기 시작했다.
그 대담한 행동을 본 모든 인원이 놀라움을 드러냈다.
맹획은 눈을 반짝이면서 외쳤다.
“역시 축융! 할 때는 제대로 하는구나!”
“닥치고 너도 벗어.”
“으헤엑?!”
대체…. 대체 무슨 상황이 일어나고 있는 거지?
“추, 축융 언니! 잠깐만 마음의 준비를…!”
“넌 그 말만 몇 번째 하는 거야? 조용히 하고 이리와.”
“히익!”
난 그 혼란스러운 광경을 지켜보고 한 가지 알 수 있었다.
남만족은 마음에 드는 이성이 생기면 앞뒤 안 가리고 달려든다는 것을.
“자, 다 차려진 밥상을 눈앞에 두고 도망칠 겁쟁이는 아니겠지?”
자세히 묘사하기가 두려울 정도로 아찔한 광경을 마주한 나는 축융의 기세에 밀릴 수밖에 없었다.
처녀라면서 왜 이렇게 대담한 거야.
남만족은 빼는 거 없이 직진하는 게 연애 방법인가?
……하여튼, 그날 나는 초콜릿 세 개를 만족스럽게 먹어치웠다.
우리는 괜찮겠지 생각하면서 속으로 안도하고 있던 디저트 두 개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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