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omance of The Three Kingdoms RAW novel - Chapter (522)
EP.522 기주(7)
본격적으로 행동에 나선 나는 일단 원소를 천천히 자극하기 시작했다.
그녀가 민감하게 반응하던 부위는 다름 아닌 허벅지 안쪽.
차분하게 생각해보면 그리 이상한 일은 아니었다.
성감대하면 흔히 떠오르는 유두나 성기를 제외했을 때 그곳과 가까운 부위가 제일 민감한 건 당연한 일 아니겠나.
다른 사람이 제 민감한 부위를 만졌을 때 느껴지는 으슬으슬한 감촉은 쉽게 익숙해지지 않는 법.
하물며 그 감각을 처음 느껴봤을 숫처녀라면 어떨까?
“흡?!”
효과 좋고.
내가 긴장을 풀어줄 목적으로 허벅지를 천천히 어루만지자 원소는 화들짝 놀라면서 입을 틀어막았다.
이제 막 시작했을 뿐인데 이런 반응을 보이니 괴롭히는 맛이 있을 것 같네.
“흐.”
감정에 솔직해진 나는 자신도 모르는 사이 살짝 웃음을 흘렸다.
내 입에서 나왔는데도 기분 나쁘게 들리는 웃음소리구만.
어여쁜 여인을 밝히는 건 평생 지나도 안 고쳐질 것 같다.
“…….”
내 반응을 확인한 원소는 맹수를 앞에 둔 초식동물처럼 눈동자를 살짝 떨어댔다.
근데 그거 알고 있을지 모르겠네.
서로 몸을 겹치고 사랑을 확인하는 자리에서 그런 약한 모습을 보이면 아무리 소심한 인물이라도 늑대가 돼서 달려드는 법이다.
“아직 몸이 뻣뻣하구나?”
원소는 지금도 어찌나 긴장했는지 심장이 쿵쾅거리는 감각이 내 가슴까지 전해질 지경이었다.
첫 경험을 눈앞에 두고 긴장하는 건 자연스러운 일이지만, 그 정도가 너무 과하면 제대로 흥분하지 못하고 쾌감을 느끼지도 못한다.
남성 같은 경우에는 아예 발기조차 안 된다던데 심각한 일이지 않나.
여성이라고 다를 건 없다.
나는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원소가 제 모든 신경을 허벅지에 집중하자마자 허리춤을 껴안은 채 놀고 있던 손을 움직였다.
스으윽.
“흐으응?!”
보는 이의 시선을 절로 빼앗는 유려한 곡선.
내 손이 그를 따라 올라가면서 밑가슴을 살짝 자극하자 원소는 또다시 몸을 떨어대며 엄청난 반응을 보였다.
“…….”
원소한테 눈을 떼지 않고 계속해서 지켜보던 나는 그녀의 수준이 어떤지 짐작할 수 있었다.
이 정도 반응이면 대충 유비와 비슷한 수준이네.
서여나 여포처럼 손만 대면 자지러지는 너무 허접한 수준도 아니고, 또 조조나 초선처럼 남자의 기를 무섭게 빨아가는 요녀(妖女) 수준도 아니었다.
그러니까 딱 평균이라 해야 할까.
모든 요소가 조화와 대칭을 아름답게 이루는 걸 흔히 황금 비율이라 말하던데, 원소는 자신을 상징하는 색깔처럼 딱 중간에 자리하고 있었다.
난이도가 높다면 높고 낮다면 낮은 상황이었지만 내가 누구인가.
경국지색(傾國之色)의 이름값을 한다는 듯 본능적으로 어마어마한 성기술을 선보이던 초선과 사서에 기록된 자녀만 무려 30명을 넘어가는 성욕의 화신 조조를 줄기차게 상대해온 인물이다.
그런 내게 평범한 숫처녀는 상대가 안 되지.
“──?!”
이제 옷 위에 훤히 드러날 정도로 날카롭게 선 유두를 톡 건드리자 원소는 허리를 젖히면서 몸을 부르르 떨었다.
…역시 볼 때마다 놀랍네.
여성을 보내는 것이 이렇게 쉽다고?
이 세계는 진짜 민감한 여성밖에 없나.
다른 평범한 남성들도 이렇게 민감할까 궁금했지만, 순간 내 뇌가 엄청난 광경을 상상하려 했기에 나는 서둘러 머릿속을 털어냈다.
이 몹쓸 뇌야.
지금 눈앞에 있는 아름다운 여성을 두고 무슨 생각을 하는 것이냐.
“흐으으….”
나는 몸을 편하게 기댄 채 숨을 고르는 원소를 바라보면서 물었다.
“어때, 마음이 편해졌나?”
“…그런 것 같습니다.”
원소는 한결 차분해졌는지 긴장이 모두 풀린 모습으로 대답했다.
하지만 이런 모습을 보이는 것도 잠깐이지.
여성은 차분해지는 시간…. 그러니까 현자 타임이 남성과 달라서 내가 본방에 돌입하려는 순간 다시 긴장할 가능성이 컸다.
그러면 좋은 추억으로 남아야만 하는 첫날밤의 기억이 고통으로 점칠 되겠지.
성관계는 서로 교감을 나누면서 사회적 유대감을 형성하는 과정.
어느 한 쪽이 단순하게 찍 싸고 일방적으로 끝나서는 안 되는 법이었다.
그런 점을 알고 있는 내가 보일 행동은 무엇이냐.
간단하지.
“흐음…. 내가 보기에는 전혀 아닌데.”
“…예? 그게 무슨…. 흐아앙?!”
내 갑작스러운 공격에 미처 입을 막지 못한 원소가 큰 신음소리를 냈다.
나는 원소가 급히 입을 막는 광경을 바라보면서 말했다.
“듣기 좋은 목소리인데 창피해할 필요 없어.”
“그런 부끄러운 짓을, 제가 어찌하겠습니까…!”
“그래?”
일평생 주변 사람의 시선을 신경 쓰며 제 속마음을 함부로 드러낼 수 없었던 탓일까.
한 가지 확실한 점은 원소는 과거 낙양에서 만났을 때보다 훨씬 냉정해진 상태였다.
일을 하면서 생긴 부인의 스트레스는 남편이 풀어줘야 하는 법.
“그렇다면 내가 도와주지.”
“으읏!”
“솔직하게 말해서 조금 궁금하긴 해.”
난 어떻게든 입을 다물면서 소리를 내지 않으려는 원소에게 말했다.
“과연 몇 번이나 버틸 수 있을까?”
“…!”
“걱정하지 마. 아직 일각(一刻, 15분)도 안 지났어.”
원소 네가 워낙 민감해야지.
내가 웃으면서 말하자 원소는 제 눈동자를 살짝 떨었다.
나와 밤을 보내는 여성들이 자주 보이는 표정이군.
두려움 안에 일말의 기대심이 숨겨져 있는 그 표정을 내가 모를 듯싶더냐.
나는 그 기대에 부응하고자 내 손을 점차 깊은 곳으로 뻗었다.
“…!”
그렇게 은밀한 부위를 쓰다듬기를 잠깐, 나는 제 주인의 두근거리는 감정에 호응하여 수줍게 모습을 드러낸 음핵을 발견할 수 있었다.
“끄읍…?!”
내 손가락이 민감한 부위를 스쳐 지나가자 몸을 움찔거리는 원소의 모습.
손이 축축한 정도를 보니 조금 더 강하게 해도 괜찮겠네.
나는 원소의 어깨 위에 머리를 얹으면서 말했다.
“정말 버틸 수 있겠어?”
“……예.”
이번이 첫날밤인 원소는 내 장난스러운 경고에도 꿋꿋이 굴복하지 않았다.
아직 내 무서움(?)을 제대로 맛보지 못한 여성들은 이래서 좋다니까.
가슴 깊숙한 곳에 잠들어있던 가학심이 마구 깨어나는 기분이야.
“그래, 알았어.”
나는 지금 방 바깥쪽에서 대기하고 있을 서여와 여포가 봤다면 두려움에 떨었을 법한 해맑은 미소를 지어 보였다.
그렇게 본격적으로 움직이기를 몇 분.
“흐으앙?!”
어느 정도 예상은 했지만 원소는 나한테서 그리 오래 버티지 못했다.
“흐읏!”
대충 10번 정도인가?
허벅지 좀 만지다가 유두 한 번 건드리니 바로 가버리는 여인을 또다시 보내버리는 건 나한테 아주 손쉬운 일이지.
“아직 부족한 것 같네.”
내가 그리 말하면서 곧장 다시 손을 움직이려 하자 원소는 화들짝 놀라면서 급히 외쳤다.
“자, 잠시만 쉬는 시간을…!”
“무슨 소리야? 충분히 줬잖아.”
5초면 많이 준 거 아니냐.
나는 원소가 무어라 더 말하기 전에 가슴을 주무르면서 음핵을 자극했다.
“───?!”
이걸로 11번째.
내가 조금 전에는 평균이다 어쩌다 했지만 이 세계 기준의 평균은 나한테 매우 허접했다.
그 조조와 초선조차 허구한 날 쓰러트리는 나에게 이쯤이야 한 입 거리 간식 수준이지.
“좋아. 이쯤이면 된 것 같네.”
나는 이제 몸에 힘도 제대로 주지 못하는 원소를 바라보면서 혼잣말을 중얼거렸다.
그런 내 모습에서 무언가를 느낀 것일까.
“…대장군?”
원소는 천천히 나를 돌아보면서 살짝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난 고개를 돌린 원소와 살짝 입을 맞춘 다음 웃었다.
“왜? 설마 여기서 끝낼 생각은 아니지?”
“…….”
원소도 여기서 끝내면 확실히 이상하다는 걸 알고 있었기에 잠자코 침묵만 지켰다.
나는 그때를 놓치지 않고 원소를 침대에 눕혔다.
“아….”
이미 원소가 걸치고 있던 옷은 대부분 흐트러진 상황.
뭐, 애초에 속살이 훤히 비쳐 보이던 옷이었으니 별로 큰 차이는 없다 생각했지만….
그런 내 생각은 보기 좋게 빗나갔다.
나는 보기만 해도 남성을 흥분시키는 유려한 몸매를 바라본 다음 원소와 한 차례 눈을 맞췄다.
“그러면 시작한다?”
“…네.”
쯔즉….
앞으로 나아갈수록 부드럽게 감싸오는 미끄러운 살덩이의 감촉.
나는 그 기분 좋은 감촉을 음미하면서 천천히 움직이기 시작했다.
──────────
한나라의 대장군과 하북을 다스리는 기주목이 같은 방에서 서로 몇 시간을 보냈을까.
철퍽! 철퍽!
이미 그들이 있는 방 안쪽에선 제대로 듣기 부끄러운 소리가 울려 퍼졌다.
그리고 그 천박한 소리가 울려 퍼지는 방 앞쪽을 지키는 인원들이 있었으니….
“…….”
“으, 으으으!”
…그들은 바로 서여와 여포였다.
안 그래도 초인적인 신체 능력 덕분에 그 천박한 소리가 귓가에 내리꽂히는 상황.
여포는 손에 쥐고 있는 방천화극을 으스러트릴 기세로 몸을 부들부들 떨었다.
“진짜 미치고 팔짝 뛰겠네──!!”
평소에 조심하라고 그렇게 말을 했는데 기어코 사달을 낼 줄이야!
만약 자신한테 그럴 만한 능력이 있었다면 며칠을 쥐어짜내며 그런 생각을 하지도 못하게 만들었을 터다.
하지만 현실은 잔혹한 법.
“너희는 또 뭐야──!! 저리 안 꺼져──?!”
“죄, 죄송합니다!!”
사랑스러운 남편이 손만 대도 그대로 쓰러질 수밖에 없던 여포는 눈을 부라리면서 근처 사람을 열심히 쫓아낼 뿐이었다.
“…….”
여포가 방천화극을 붕붕 휘두르면서 사람을 쫓아내는 동안, 서여는 담담히 귀를 기울여 아주 자그마하게 들려오는 소리에 집중하고 있었다.
여인의 교성 속에 섞인 아주 자그마한 신음소리.
“…주인님.”
그 중얼거림에 살짝 알 수 없는 열기가 담겨있던 것은 기분 탓일까.
그건 서여 본인만이 알고 있을 터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