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ooftop Elf RAW novel - Chapter 116
EP.116 116. 걔는 어떻게 지내냐?(2)
116. 걔는 어떻게 지내냐?(2)
[쪼르륵…]한참동안 소변기를 때리던 오줌줄기가 약해지자, 그제서야 정신을 차리며 표정을 관리하는 민규와 또다른 동기 놈.
그러면서도 일반인의 평균 발기 사이즈보다 살짝 큰 내 물건에서 눈을 떼지 못하고 있었다.
“잘 봤지? 참고로 이건 거의 노발기야”
“어… 응… 그래”
“형식이 네 말대로 헛소문이었네…”
여전히 얼굴 표정에서 약간의 경외심이 엿보이고 있는 두 녀석들에게 잘 봤냐고 묻자, 둘 다 고개를 살짝씩 끄덕이며 대답했다.
이제 이 두 놈들이 내가 ‘소추’라는 소문의 내용을 ‘대물’로 바꾸는 작업의 선봉장이 될 것이다.
특히나 민규 이 새끼는 말도 많고 입도 싼 것으로 꽤 유명하니, 적어도 내년에 복학하기 전에 학교에서 내가 ‘소추’라는 소문은 사라질 것이다.
그렇게 ‘증명’의 시간을 가진 후 다시 테이블로 돌아온 우리 셋.
나를 따라오지 않고 테이블에 남아 있던 세명이 의심과 기대감이 뒤섞인 눈빛으로 민규와 또다른 동기에게 무언의 압박을 보내기 시작했다.
잠시 뒤, ‘정말 커? 아니면 소문대로 6.9야?’라는 의미가 듬뿍 담긴 그들의 눈빛을 받던 민규 자식이 천천히 입을 열었다.
“커… 존나 커… 우리가 알고 있는 소문 개구라야”
이것을 들은 테이블의 모든 이들의 눈빛이 사정 없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뭔가 두려움까지 느껴지는 듯한 민규의 대답에 커다란 만족감을 느끼며 고개를 끄덕이는 나.
그 순간, 이 모든 것이 ‘Yas 시스템’ 덕분이라는 생각이 떠오르며, 다시 한번 그에 대한 감사함을 마음에 새겼다.
진짜 ‘Yas 시스템’이 없었으면 이 짓도 못했을 것이다.
소문의 진위가 밝혀지며 잠시 소란스러워졌던 테이블의 분위기가 진정되자, 민규 놈이 ‘소문’에 대한 이야기를 꺼내기 전 했던 군대 얘기를 다시 하기 시작하는 우리.
뭔가 자신감이 뿜뿜한 상태로 동기들의 군대썰을 듣던 중, 문득 나의 전 여자친구 이유정의 소식이 궁금해졌다.
이전에는 트라우마 그 자체인 그녀를 떠올리기도 싫었지만, 그것을 거의 완벽하게 극복한 지금에 와서 갑작스레 그녀는 지금 어떤 상태일지 알고싶어졌다.
과연 그녀는 나와 헤어지고 어떻게 지냈을까?
이후, 얘기 중인 동기의 말이 끝날 때까지 기다렸다가 ‘이유정’을 언급하는 나.
“근데 혹시 너네 중에 유정이 소식 아는 사람 있어?”
‘전 여친’ 소식을 묻는 나의 질문을 듣자 다들 눈동자를 굴리며 서로의 눈치를 살피기 시작했다.
헛기침을 하며 머뭇거리는 것이 좀 처럼 내가 원하는 대답이 나오지 않을 것 같아 답답하게 느껴지던 찰나, 이 자리에 있는 사람들 중 가장 입이 가벼운 민규 녀석이 살며시 운을 띄우기 시작했다.
“그… 나 입대하기 전까지는 딱히 별 얘기 못 들었고, 군대 가 있는 동안에는 신경 쓸 여유가 없어서 잘 몰라… 대신에 최근에 듣기로는”
제일 중요한 근황 얘기에 내가 자세를 고쳐 잡고 집중하는 제스처를 취하자, 녀석이 살짝 뜸을 들이며 말을 이었다.
“2학번 위 선배랑 사귀고 있다더라. 둘이 아마 같은 전공 수업 듣다가 그렇게 된 걸로 알고 있어”
나를 트라우마의 구렁텅이에 빠뜨린 것도 모자라, 학과에 소문까지 낸 년이 아무렇지도 않게 연애도 하면서 학교를 다니고 있다는 소식에 나도 모르게 화가 끓어 오르기 시작했다.
그렇다고 내 감정을 이 녀석들 앞에서 온전히 드러낼 수는 없는 노릇이기에, 최대한 평온한 표정을 지으며 아무렇지도 않은 척 연기하는 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 안의 감정이 조금 새어나왔는지, 주변에 앉은 동기 놈들이 다시 한번 내 눈치를 보며 시선을 피했다.
이대로 가다간 괜히 안 좋은 이미지가 생길 것 같아 잔에 든 시원한 맥주를 쭈욱 들이키고 다급히 화제를 전환시키니, 그제서야 테이블 위로 대화가 오고가며 경직되었던 분위기가 풀렸다.
****
이후로는 불편할만한 것들은 모두 제쳐두고 전역한지 얼마 되지 않은 남학생들 답게 군대 얘기와 게임 이야기를 나누며 술자리가 이어졌다.
그러는 와중에도 내 머리 속에서는 전 여자친구인 ‘이유정’에 대한 생각과 감정이 지워지지 않았는데, 당연하게도 그리움이나 미련 같은 것들은 아니었다.
시원한 맥주가 목으로 넘어가는 것을 느끼며, 오로지 그녀에게 내가 겪었던 만큼의, 아니 그 이상의 고통을 선사할 수 있을지 고민하는 나.
주변 동기들의 얘기를 들으며 고개를 끄덕이면서도 한편으로는 어떻게 하면 완벽한 복수를 할 수 있을지 생각하다보니, 술자리가 끝날 쯤에는 어느새 복수 계획까지 짜고 있는 내 모습을 발견할 수 있었다.
본격적인 복수는 내년 복학하고 나서부터 시작이겠지만, 당장에 오늘 내 우람한 자지 사이즈를 보여주며 밑밥을 뿌려놓은 상황.
이 기회를 살려 전 여친에 대한 복수의 빌드업을 시작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호프집에서 나와서 몇몇은 2차를 가고 나머지는 귀가를 하기 전 인사를 나누며 분위기가 어수선한 그때, 나는 은글슬쩍 민규 자식에게 어깨동무를 하며 다른 이들과 살짝 거리를 두고 떨어졌다.
“야 민규야. 내가 부탁이 하나 있는데”
“무슨… 부탁?”
화장실에서 내 물건 사이즈를 확인한 이후 약간 공손(?)해진 듯한 그의 어깨를 두드리며 바로 본론을 꺼냈다.
“생각해보니까 우리 학과에 퍼진 내 소문이 너무 어이 없더라고… 그래서 말인데 오늘 내 꺼 본 이야기 적당히 좀 퍼트려줘라. 나 스스로 해명하기에는 모양새가 좀 그렇잖아. 안 그래?”
“그럼 어느정도로 알려지기를 원하는데?”
“뭐 그냥 어쩌다 나랑 같이 화장실 갔었는데 슬쩍 보니까 소문이랑 다르게 좀 많이 크더라… 이 정도? 티나지 않게 주변 애들한테만 넌지시 흘려주라”
“그래… 알았어”
나의 수컷미 넘치는 면모를 봐서인지 순순히 내 말에 따르는 민규.
주변 인맥도 꽤 넓고 말하기 좋아하는 그라면 금방 내 성기 사이즈에 대한 소문을 퍼뜨리고 다닐 것이다.
그렇게 민규의 어깨에 둘렀던 팔을 거둬들이고, 다른 녀석들과 인사를 나눈 뒤 옥탑방으로 발걸음을 옮기는 내 얼굴에는 비릿한 미소가 걸려있었다.
그리고 이때가 바로 오랜 시간동안 아주 천천히 이유정의 목을 옭아맬 올가미가 그녀에게 씌워지는 순간이었다.
이제 이 올가미가 천천히, 아주 천천히 그녀의 목을 조이다 끝내 숨통을 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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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자리에서 ‘소추’에 대한 소문을 직접 해명한 그 날로부터 며칠 뒤.
평소처럼 야간 알바를 하다가 한산해진 시간대에 폰으로 대학교 익명 게시판을 보던 중, 어떤 글의 제목 하나가 내 눈길을 끌었다.
‘2년 전 OO학과 소추남 진실’
뭔가 찌라시나 어그로성 기사의 제목과 비슷한 느낌의 글 제목을 누르자, 누가 봐도 나에 대한 소문과 그를 정정하는 내용의 글이 화면에 나타났다.
풀발기 6.9cm로 알려진 남자가 알고보니 엄청난 물건의 소유자였고, 이것을 어떤 계기로 우연히 작성자가 직접 봤다며 신빙성을 더하는 글… 아무리봐도 지난번에 주변에 좀 알려달라고 부탁 아닌 부탁을 했던 민규가 쓴 것 같았다.
민규 이 새끼 성능 한번 확실하네.
그나저나 소문의 당사자인 나도 집중해서 읽게 만들 정도로 민규의 글은 몰입감 있게 꽤나 잘 쓴 글이었다.
나조차도 ‘오’ 소리를 내며 글을 다 읽고 스크롤을 아래로 내리자, 수 많은 댓글들이 눈에 들어왔다.
중간중간 ‘작성자 너 ‘소추’ 소문 당사자지ㅋㅋㅋ’와 같은 장난스러운 댓글들이 보이기는 했지만, 대부분 민규의 글에 동조하는 분위기의 댓글들이 많은 상황.
이대로라면 학교에 퍼져있던 내 ‘소추’ 소문도 그 내용이 금방 바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소추남’이 아니라 ‘대물남’으로…
이래서 사람들이 언플 언플 하는거구만…
상황이 이렇게까지 내게 좋은 쪽으로 흐르기 시작하자, 지난번 술자리에서는 얄밉게만 느껴지던 민규 녀석이 제법 쓸모있게 여겨지며 그에 대한 이미지도 긍정적으로 변했다.
다음에 보면 술 한번 사야겠다. 그래야지 필요할 때 또 써먹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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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대학에 다니고 있는 지아마저도 언급할 정도로 민규가 올린 글은 며칠동안 인기 랭킹에 오를 정도로 핫했고, 그만큼 글의 조회수도 상당했다.
아마 이 정도면 내가 학교에 복학했을 때 ‘소추’ 문제로 시달리지는 않을 것 같았다.
그렇게 전 여친 이유정에 대한 복수의 첫 단추를 성공적으로 끼우고, 평소처럼 편의점에 출근하여 점장님과 교대하려던 와중, 그가 약간 난처한 얼굴로 내게 말을 꺼냈다.
“저기 형식아… 내가 부탁이 하나 있는데 말이야”
“네 점장님 뭔데 그러세요?”
“혹시 다음주부터 교육생 한명 맡아서 같이 근무할 수 있을까?”
“네 당연히 가능하죠. 근데 야간 알바 새로 뽑으셨어요?”
“어,응. 주말 알바 친구가 이번달까지만 일하고 그만 둔다고 해서”
그저 알바를 새로 뽑고 일 좀 가르치라는, 편의점에서는 평범하디 평범한 부탁을 하는데도 뭔가 주저하는 듯한 점장님의 태도가 이상하다고 느껴질 때, 이어지는 그의 말을 통해 그 이유가 드러났다.
“근데 새로 들어온 알바가 내 와이프야…”
아… 근데 그게 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