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ooftop Elf RAW novel - Chapter 194
EP.194 194. MT(3)
194. MT(3)
[덜컹… 덜컹… 끼이이익…]지아의 목구멍 깊숙이 한 발 빼고 잠에 든 덕분인지 꽤나 달콤했던 수면을 취하던 중, 갑작스레 버스가 크게 덜컹이는 바람에 잠에서 깨어나게 되었다.
뻑뻑한 눈을 비비며 고개를 들자, 어둠이 내려 앉은 창문 밖으로 분위기 있어보이는 조명이 인상적인 펜션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얼마 지나지 않아 펜션 앞 공터에 멈춰선 버스.
이어서 맨 앞 좌석에 앉아 있던 고정민이 자리에서 일어나며 아직 잠에서 깨어나지 못하고 있는 학생들을 깨웠다.
“여러분 이제 도착했으니까 다들 일어나세요. 차에서 내리시면서 혹시 놓고 내리는 물건 없는지 꼭 확인하시고, 요 앞 벤치 앞에서 모이도록 하겠습니다.”
말을 마치곤 먼저 출입문 밖으로 나선 고정민의 짐칸에서 자신의 캐리어를 들고 벤치 쪽으로 향했다.
그의 뒤를 이어 많은 사람들이 북적이며 차에서 내리기 시작했고, 나와 지아 역시 적당한 타이밍에 자리에서 일어나 차에서 내렸다.
먼지가 살짝 묻어 있던 가방을 털고 고정민이 서 있는 벤치 앞 쪽으로 향하자, 다시 한번 인원 점검을 한 그가 자신의 뒤편에 서 있는 세 채의 건물 중 두 곳을 가리키며 각각 남녀로 나뉘어 짐을 정리하고 10분 뒤 가운데 건물에서 모이자고 말했다.
“제 뒤편 왼쪽 풍림채는 남자들이, 오른쪽 연화채는 여자들이 2박 3일 동안 머물 숙소입니다. 우선 짐부터 각자 숙소에 정리하고, 10분 뒤에 가운데 청운채에서 다시 모이겠습니다.”
고정민의 말을 듣곤 곧바로 각각 왼쪽, 오른쪽으로 나뉘어 건물로 발걸음을 옮기는 사람들.
지아와 잠시 떨어져 풍림채로 들어가 방 한 구석에 매고 있던 가방을 내려 놓으며 다른 이들의 면면을 살펴보는데, 대부분 모르는 얼굴들이었다.
아마 올해 신입생들이거나 내가 군대에 있는 동안 입학한 후배들이겠지…
어차피 사내들에게는 관심이 없던 나는 곧장 방에서 나와 청운채로 향했다.
‘청운’이라는 거창한 이름과는 어울리지 않는 평범한 현관문을 지나 안으로 들어서자, 내 시야의 사각지대에 있던 누군가 팔짱을 껴오며 자신의 탱글탱글한 젖가슴을 비벼왔다.
[꼬옥 물커어엉❤️]“오빠 왜 이제와❤️”
“나도 짐 놓고 바로 왔는데, 지아 너는 뛰어왔나보네? 흐흐”
“그럼그럼. 우리 오빠랑 빨리 다시 보고 싶어서 뛰어왔지❤️”
당연하게도 내 팔을 자신의 팔로 감싸며 커다란 젖통을 문질러대는 사람은 지아였다.
그 상태에서 애교 가득한 목소리로 아양을 떠는 그녀.
평소에도 종종 나와 섹스를 하기 위해 조를 때마다 이런 표현을 하기는 했지만, 오늘따라 그 정도가 더 심하다고 느껴지는 지아의 애정표현.
뭔가 다른 의도가 있다고 생각한 내가 잠시 고개를 돌려 주위를 살피자, 우리 두 사람의 다정한 모습을 도끼눈으로 쳐다보고 있는 이유정의 모습이 시야에 잡혔다.
그제서야 지아가 일부러 이유정이 보는 앞에서 애정을 과시하며 염장을 지르려 한다는 것을 알아챈 나.
따로 말하지 않아도 알아서 이유정의 심기를 긁어대는 지아가 오늘따라 더 사랑스럽게 느껴지는 가운데, 나도 그녀의 장단에 맞춰 꽈악 끌어 안으며 애정을 표현하자, 이유정이 질린다는 표정을 하며 몸을 돌려 어딘가로 빠르게 걸어갔다.
그런 그녀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조롱하는 지아.
“푸흡… 븅신… 이렇게 멋진 우리 오빠 차버린 년이 지가 뭘 어쩔 수 있다고 째려봐?”
그리고는 티나지 않게 은근슬쩍 자신의 허벅지를 내 다리 사이로 밀어 넣곤, 부드럽게 내 사타구니를 자극하는 지아였다.
****
작은 해프닝 직후, 다른 학생들이 청운채로 들어오며 꽤나 널찍한 거실이 가득 차게 되었다.
원형으로 둘러 앉은 수 많은 학생들의 얼굴에 앞으로 MT에서 어떤 재밌는 일이 일어날지 기대하는 감정이 살짝씩 드러나는 가운데, 천천히 군중들이 만들어낸 원의 중심부로 걸어나온 고정민이 MT의 첫 일정을 진행하기 시작했다.
“자 다들 모였으니 이제 본격적으로 MT 일정을 시작해봐야겠죠?”
“네!”
“여기 계신 분들이 서로 제대로 친해질려면 먼저 상대방이 어떤 사람인지부터 알아야겠죠? 그럼 일단 저부터 자기 소개 시작하겠습니다!”
이 말과 함께 자신의 이름부터 시작해서 출신지역, 취미 등을 밝힌 고정민이 자신을 바라보고 있는 군중 속에 있던 한 명을 지목하여 자개소개를 하게끔 만드니, 자연스럽게 이 패턴이 반복되며 앉아 있던 사람들이 차례차례 자신을 소개하기 시작했다.
지아와 나란히 앉은 채 그것을 들어보니, 아까전 예상했던 대로 대부분이 올해 새로 들어온 신입생이거나 내가 군대에 있는 동안 입학한 후배들이었다.
내 팔뚝에 닿아 있는 지아의 부드러운 피부 감촉을 음미하며 다른 이들의 자기소개를 듣다보니, 어느새 나와 지아가 일어설 차례가 되었다.
어느 한 여학생의 지목을 받게 되어 자리에서 일어나자, 아주 재미난 현상이 나타나게 되었는데…
“안녕하세요 김형식이라고 합니다. 작년에 제대하고 올해 복학했습니다…”
“와…”
180cm가 넘는 훤칠한 키에 상위 7%에 해당하는 훈훈한 외모를 지닌 내가 몸을 일으키자, 순식간에 방 안의 모든 시선이 내게 집중되었다.
여학생들이 나의 뛰어난 외형에 반했는지 몇몇은 입까지 헤 벌리고 눈을 떼지 못하는 반면, 남학생들은 부러움과 질투심이 가득한 눈빛으로 나를 경계하기 시작했다.
‘뭐야?… 설마 내가 저런 여자애들 노릴까봐 저러나? 나 경계 안 해도 돼 이 친구들아.’
어차피 여친까지 데려온 내게 왜 저런 눈빛을 보내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 가운데, 나에 이어서 지아가 일어서서 자기소개를 하기 시작하자, 이번에는 남녀가 뒤바뀐 시선으로 지아를 바라보았다.
그렇게 주위의 이목을 끌었던 나와 지아를 마지막으로 자기소개가 모두 끝나자, 고정민이 다시금 모습을 드러내며 분위기를 고조시키기 시작했다.
“그럼 이제 MT하면 빼놓을 수 없는 것을 소개해 드릴 차례인데, 혹시 뭔지 짐작가시는 분 계신가요?”
“술이요!”
“네 맞습니다! 이렇게 공기 좋은 곳까지 놀러왔는데 술이 빠지면 섭섭하죠. 게다가 친해지는데 술 만큼 좋은 것도 없지 않겠습니까? 하하하”
고정민의 웃음이 터지는 것과 동시에, 현관문이 열리며 학생회 학생들이 소시지와 구운 오징어, 그리고 다른 자잘한 안주거리들을 가득 담은 접시를 들고 안으로 들어왔다.
그 뒤를 이어 술을 박스채로 들고 들어오는 남학생의 모습까지 보이게되자 순식간에 후끈하게 달아오르는 분위기.
이제 갓 스무살이 된 학생들 답게 술을 보자 눈이 돌아버리는 그들이었다.
****
술과 안주가 거실로 들어온 이후, 거실에 둘러 앉아 있던 학생들은 7,8명 씩 한 조가 되어 조근만 원들을 그리며 다시 자리를 잡았고, 그들이 그려낸 원 중심에는 술과 안주들이 늘어져 있었다.
나와 지아 역시 고정민과 이유정 바로 옆 조에 자리를 잡고 아직 앳되어 보이는 신입생들과 술잔을 기울이며, 중간중간 게임도 하며 시간을 보냈다.
“우리 오빠가 얼마나 사랑꾼인데❤️”
그 와중에도 일부러 이유정에게 들리게끔 내게 애교를 부리며 그녀의 신경을 긁어대는 지아.
이 정도면 지아도 아주 즐거운 마음으로 내 복수에 동참하고 있는 것 같은데…
그렇게 적당히 같은 조원들과 어울리며 취하지 않을 정도로 술을 마시기를 약 1시간.
술자리가 시작된 이후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표정이 어두워지던 이유정이 고정민에게 뭔가 속삭이곤, 자리에서 일어나 현관문 밖으로 나갔다.
이어서 약간 당황스러운 표정을 짓다, 애써 다른 조원들에게 멋쩍은 웃음을 내보이며 이유정을 따라 밖으로 향하는 고정민.
이 모습을 본 나는 곧바로 잠깐 담배 좀 피고 오겠다며 그들을 뒤따라 밖으로 나섰다.
두 남녀가 어디로 향했는지 살펴보기 위해 고개를 두리번 거리며 자취를 찾던 중 건물 뒤편에서 들려오는 말소리.
나는 곧장 그것을 따라 발소리를 죽여가며 다가갔다.
“오빠 내가 지난번에 김형식 쟤랑 얼굴 마주하는 거 껄끄럽다고 말했는데 MT까지 오게 하면 어떡해?”
“아니… 우리 학과 학생이 정당하게 비용까지 내면서 오겠다는데 어떻게 말려 유정아. 나 그러다 짤려.”
“그건 그렇다 치더라도 박지아는 뭔데? 우리 학과 학생도 아닌 애를 왜 오게 한건데? 오빠 혹시 쟤한테 관심 있는 거 아니야?”
“야! 어휴… 됐다… 나 먼저 들어갈 테니까 괜히 분위기 망치지 말고 이상한 생각 좀 비우고 들어와.”
나의 MT 참석에 불만을 표하던 이유정이 정곡을 찌르자, 고정민이 꽤나 큰 소리를 질렀다가 이내 목소리를 죽이며 말을 끝내고 몸을 내 쪽으로 돌렸다.
황급히 그림자 속에 몸을 숨기며 소리를 죽이는 나.
이내 감정이 격양되어 시야가 좁아진 그가 나를 발견하지 못하고 지나쳐갔고, 얼마 지나지 않아 이유정이 신경질적으로 발을 내딛으며, 한창 술자리가 진행되며 시끌벅적한 청운채 안으로 들어갔다.
‘좋아좋아 더 싸워라 싸워… 그래야지 내가 빈 틈을 파고들기 쉽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