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ooftop Elf RAW novel - Chapter 63
EP.63 63. 양아치
63. 양아치
2층으로 올라서자, 전시회를 찾아준 여러 손님들과 인사를 나누던 주혁 작가가 우리를 발견하고 환한 미소를 지으며 반겨주었다.
“어! 윤아씨, 형식씨 어서와요!”
“작가님 전시회 축하드려요”
우리 둘과 번갈아가며 악수를 나누곤, 안쪽으로 안내까지 해준 주혁 작가는 다시 입구 쪽으로 돌아가 다른 손님들을 맞이했다.
바빠보이는 주혁 작가를 뒤로하고 지난번에 그가 말했던 것보다 훨씬 많은 규모의 사람들로 채워진 전시회장을 둘러보기 시작하는 우리 두 사람.
전시회장에는 나와 윤아 누나의 사진 외에도 다른 모델들의 사진들도 걸려 있었는데, 전시회의 주제가 ‘사랑과 섹스(Love & Sex)’였던 만큼 모든 사진들의 수위가 아주 높았다.
주로 남성 또는 여성 모델들의 나체를 찍은 사진 사이사이로 각각의 성기를 적나라하게 클로즈업한 사진들이 우리의 시선을 끌었다.
물론 나와 윤아 누나처럼 남녀 모델이 성기를 맞대는 정도에 비하면 약한 수준이기는 했지만…
아무튼 천천히 발걸음을 옮기며 다른 모델들의 사진들을 먼저 살펴본 후, 우리의 사진이 걸려있을 가장 안쪽으로 향했다.
넓은 공간의 전시회장 안쪽에 자리잡고 있는 한 방 안으로 들어서자, 나와 윤아 누나를 찍은 사진들과 그것을 감상하는 사람들, 그리고 밖에서는 들리지 않았던 작은 웅성거림이 귓가로 전해져왔다.
하기야 한국에서 이정도 수위의 사진을 보는데 말이 안 나오는게 더 이상하지.
대부분 주혁 작가의 대범한 도전에 대한 이야기가 들려오던 가운데 조금 귀에 거슬리는 말이 들려왔다.
“야 근데 여자 몸매 진짜 죽이지 않냐?”
“그러게 저런 빨통 보기 쉽지 않은데 큭큭큭”
소리의 근원지를 찾아 고개를 돌리자, 조금 많이 양아치 스러운 분위기를 풍기고 있는 남자 두명이 시야에 들어왔다. 키는 대략 170 초중반에 호리호리한 체형의 두 남자.
기생오라비 같은 얼굴과 몸에 걸치고 있는 것들이 대충 보아도 꽤 비싸게 보였지만, 사람 그 자체가 풍기는 분위기 자체가 싸다고 해야하나?
주변에 다른 사람들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천박한 말을 내뱉던 두 사람은 사진의 모델인 내가 자신들을 노려보고 있다는 사실도 모른 채 음담패설을 이어갔다.
입 부분만 제외하고 음영처리 된 내가 윤아 누나의 꼿꼿하게 발기한 유두를 빠는 사진을 보고 또다시 야한 말을 뱉어내는 두 양아치들.
“저 빨딱 선 젖꼭지 빠는 남자 모델새끼는 얼마나 좋았을까? 우리 작가님은 이런거에 날 부르지… 그랬으면 존나 좋은 구경 시켜줄텐데 흐흐”
“그러게 나까지 불렀으면 2 대 1로 더 재밌을텐데 말이야… 게다가 저년 몸매 보니까 남자 하나로는 만족 못할 것 같지 않냐?”
이제는 듣는 사람으로 하여금 불쾌함까지 느껴질 정도의 저급한 말을 해대는 두 놈들로 인해 나 뿐만이 아니라 주변의 다른 관람객들도 인상을 찌푸리며 방을 나섰다.
내 성질이 나기도 하고, 더이상 놔두었다간 전시회 자체에 악역향을 줄 것 같기에 두 놈을 제지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도 명색에 내가 처음으로 사진 모델로서 데뷔하는 것과 마찬가지인데, 거기에 훼방을 놓는 놈들을 가만히 내버려 둘 수는 없지 않은가?
그리하여 그들에게 다가가기 위해 발걸음을 옮기려던 순간, 윤아 누나가 내 팔을 잡아당기며 나를 말렸다.
“냅둬… 쟤네 건드려봤자 우리한테 피해만 와. 똥은 그냥 피하는게 상책이잖아 응?”
“아니 저 새끼들이 뭐라고?…”
“그건 나중에 얘기해줄테니까 일단 그냥 나가자”
방금 전까지만 해도 좋았던 기분이 지하까지 곤두박질 치는 느낌과 함께 윤아 누나의 손에 이끌려 방 밖으로 나오게 되었다.
인성 개차반인 두 새끼들 때문에 열이 오른 머리가 쉽사리 가라앉지 않는 가운데, 나를 전시회장의 조금 구석진 곳으로 데려온 윤아 누나가 입을 열었다.
“괜히 저런 놈들때문에 화내지 말고, 쟤네 나가면 다시 들어가서 사진 감상하자”
“근데 저 자식들이 대체 뭐가 대단하다고 누나가 이렇게 사리는거야? 아무리 똥이 더러워서 피한다지만, 그렇다고 계속 땅에 두고 방치할 수는 없잖아. 치워야지”
“형식이 네 말이 맞지. 그런데…”
나의 분노가 쉽사리 가라앉지 않자, 결국 두 놈들의 정체에 대해 밝히며 나를 달래기 시작하는 윤아 누나.
그녀의 말에 따르면, 우선 나의 분노를 유발한 저 두 양아치들은 국내에서 세 손가락 안에 드는 재벌가의 일원으로, 오늘 사진전의 주인공인 주혁 작가를 후원하고 있는 이수경 OO미술관장의 조카들이라고 한다.
이수경 관장. 현재 우리나라 최고의 대기업이라 불러도 손색이 없는 기업 총수의 막내딸로, 규모로는 국내 최대 미술관의 관장으로 활동하며 예술계의 큰 손으로 알려진 인물.
재벌에 대해 큰 관심이 없는 나 조차도 이름과 얼굴을 알 정도로 아주 유명한 인물이 언급되자, 나의 얼굴에도 약간의 당혹감이 서리게 되었다.
나의 반응을 확인한 윤아 누나가 주위의 눈치를 살피며 다시 설명을 이어갔다.
“사실 정확하게 따지고보면 쟤네 이수경 관장 쪽이 아니라 다른 재벌가 쪽 얘들인데, 매번 자기들 이모가 후원하는 작가나 전시회 등에 와서 저러기로 유명해”
“아니 그러면 이수경 관장은 이런 사실 몰라? 본인 조카가 자기 얼굴에 먹칠하는 거나 마찬가지인데 뭔가 제재라도 해야지?”
“글쎄… 아마 모를 것 같기도 해. 피해를 당한 작가들이랑 전시회 측에서 전부 쉬쉬하는 걸로 알고 있거든. 그리고 그런 말 있잖아. 결국 팔은 안으로 굽는다고… 이관장한테 말해도 결과적으로는 본인들이 피해를 받을 것 같으니까 작가들이 그냥 덮는 것 같아”
그러고보니 전시장 안쪽에서 손님을 맞거나 대화를 나눠도 되는 주혁 작가가 굳이 입구 쪽에서 손님을 맞으며 안쪽으로 잘 들어오지 않는 것이 혹시 저 놈들 때문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 역시도 전시회 안쪽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을 모를리 없지만, 자신을 후원해준 이수경 관장의 조카인 그들에게 따로 무슨 조치를 취하기에도 어렵기는 할 것이다.
어렸을 때부터 불의를 보면 참지 못하던 나 였기에, 알면 알수록 더 화나는 상황에서 두 망할 놈들이 안쪽에서 볼일이 다 끝났는지 밖으로 걸어나오는데, 그 중 한 놈이 우리쪽을 쳐다보며 끈적한 눈빛으로 윤아 누나를 살폈다.
녀석과 누나 사이로 몸을 옮겨 놈의 기분 나쁜 시선을 차단하는 나.
“칫…”
콧방귀를 뀐 놈이 그대로 고개를 돌려 다른 한 놈과 함께 전시회 출입구 쪽으로 걸어갔다. 그리고는 입구 쪽에 있던 주혁 작가와 잠시 대화를 나누곤 그대로 사라지는 녀석들.
“어휴 이제야 사라졌네… 형식아 다시 안에 들어가자. 그래도 우리 모습을 찍은 작품은 봐야지”
“그래 들어가자 누나”
마치 화창한 날 산책하다가 개똥을 밟은 듯한 찝찝함을 안고, 윤아 누나가 이끄는 것을 따라 다시 방 안쪽으로 향했다.
주혁 작가의 재능이 그대로 녹아든 듯한 멋짓 구도와 퀄리티를 자랑하는 에로틱한 사진 작품들이 방 안을 가득 채우고 있었지만, 한번 기분을 잡치니 그것들이 제대로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괜히 두 놈때문에 기분만 망쳐서 나의 첫 모델 작품들을 제대로 즐길 수 없다는 사실에 더욱 화가 나던 중, 윤아 누나가 내 허리쪽에 팔을 두르며 내게 안기더니, 그 예쁜 얼굴로 나를 올려다보며 입을 열었다.
“이제 그만 화 좀 풀어~ 응? 걔네 때문에 열 내봤자 형식이 너만 손해라니까? 네 첫 모델 작품. 그것도 재능있기로 유명한 주혁 작가님이랑 함께 작업한 작품들인데 제대로 감상해야지”
“후우… 알겠어요. 이제 괜찮으니까 신경 안써도 돼요”
“정말이지? 그러면 저 사진 좀 봐봐. 우리 모습을 찍은거지만 진짜 야하지 않아?❤️”
약간의 애교까지 섞어가며 나를 달래는 누나 덕분에 속이 끓던 것이 진정되기 시작하는 나.
그제서야 누나가 가리키고 있는 사진의 모습이 제대로 내 눈에 들어오며 그 야시시하면서도 아름다운 모습을 온전히 느낄 수 있게 되었다.
사진 속에선 윤아 누나가 내 위로 올라탄 채 여성상위를 하고 있는 듯한 모습을 나타내고 있었는데, 그녀의 굴곡진 몸매가 너무나 아름다운 곡선을 그려내고 있었다.
이와 더불어 마치 우리 두 사람의 성기가 실제로 삽입된 것 같은 모습에 실제 촬영을 진행했던 나조차도 야릇한 상상이 피어오르는데… 말 그대로 사타구니가 아찔해지는 느낌이 들었다.
이후로도 다른 작품들을 하나하나 세밀하게 살펴보다보니, 감상이 끝났을 때에는 어느새 점심 시간이 훌쩍 지나가 있었다.
순식간에 지나간 시간을 알고나자 배고프다며 비명을 지르는 배를 부여잡고 서둘러 전시장을 나서는 나와 윤아 누나.
그런 우리를 입구 쪽에 서 있던 주혁 작가가 잠깐 불러세웠다.
“윤아씨랑 형식씨 잘 봤어요? 다른 건 아니고 이따 저녁에 이 근처에서 애프터파티를 할 예정인데 혹시 두 분도 오실 수 있나 해서요”
우리 두 사람의 참석을 묻는 그의 말과 함께 추가 퀘스트창이 렌즈 위로 나타났다.
⌜추가 퀘스트 : 애프터파티(Afterparty)
주혁 작가가 제안한 애프터파티에 참석하십쇼. 제안 거절시 퀘스트는 자동 취소됩니다.
보상 – 20 포인트.
* 해당 추가 퀘스트의 경우 실패에 대한 불이익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