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oughly another world TS thing RAW novel - Chapter 214
214회
꽃단장
“시현. 이런 속옷은 어떠냐.”
“슬슬 옷을 고르자….
속옷만 한 시간 째 고르고 있지 않아?”
“벗어서 보여줄 텐데, 예쁜 속옷이 제일 중요하다.”
“남자는 그런 거 몰라.”
“마치 남자가 되어본 듯이 말하는구나.”
움찔.
“아, 아니…. 뭐 그럴 것 같다는 얘기지.
수컷한테 중요한 건 젖가리개보다는 젖이잖아. 팬티는 수수할수록 좋다고.”
“하지만 이번에는 야한 속옷이 좋을 거다.
두메른은 섬세한 오크 아니냐. 네가 일부러 야하게 골라 입었다는 걸 알면 흥분하겠지.”
“…너도 비르한테 당하기 전에는 숫처녀였으면서 아는 척해.”
“들은 얘기는 적지 않다.
사람들 생각과는 달리, 여자들도 야한 얘기를 아주 좋아하거든.”
“그래서 예쁜 속옷 입으라고?”
“그래.”
…하아.
어쩌다 오크의 왕을 유혹하기 위해 속옷을 고르는 신세가 됐을까.
손바닥만 한 속옷을 고르면서 한숨을 내쉰다.
“흐음. 네 가슴에 맞는 크기의 속옷이 잘 없구나.”
“말 안 해도 알아.”
“가슴이 그렇게 커지는 비결이 뭐지?”
“품위는 어디 갔어요. 황녀님.”
“후후.”
아멜리아는 웃는다.
“오염당한 김에 자유를 만끽하고 있는데? 문제라도 있느냐?”
“커지는 비결 같은 건 없어. 나는 원래 이랬으니까.
임신하면 호르몬의 영향으로 한 사이즈 커지긴 해.”
“음. 나도 새끼 고블린을 임신한 것 같은데, 젖가슴이 커진단 말이지….”
“임신했었어?”
“아마 처음 질싸 당했을 때….”
“…축하해.”
“…축하받을 일이냐.”
“한 생명의 탄생이잖아. 축복하는 게 옳지.”
우리는 서로 떨어진 채 옷을 고르면서 아무 말이나 던졌다.
“이건 제법이군.
황실 재단사가 만든 것보다 낫다.”
“아까 고른 거랑 뭐가 다른지 모르겠는데.”
“쯧쯧…. 불쌍할 정도로 볼품없는 심미안이구나.”
“죽을래?”
고작 옷 고르기일 뿐인데 거창하게 심미안은 무슨.
지금까지 많은 옷을 골랐지만, 내가 보기엔 다 거기서 거기다.
어차피 입는 게 나잖아?
어지간히 기상천외한 의복이 아닌 한 대부분 소화한다.
“뭘 입어도 소화가 안 되는구나. 너는.”
“…왜 나랑 생각이 반대냐? 잘 어울리잖아.”
“잘 어울려? 가슴 때문에 맵시가 엉망이다.
뭘 입어도 지나치게 야해.”
“….”
아니….
몸이 야한 게 잘못인가….
가슴이 툭 튀어나온 건 알겠는데 그것 때문에 구박받으니 서운하다.
“블라우스가 터지기 직전이다. 시현. 가슴 크기를 줄여볼 생각은 없느냐?”
“그게 내 마음대로 줄어들겠냐….”
“방금 말한 ‘호르몬 변화’라는 것을 이용해서….”
“호르몬 변화는 스킬이 아니야….”
“어쨌거나 너무 야하구나.”
너무 야하다.
무슨 옷을 입어도 황녀님 입에서는 계속 같은 말이 나왔다.
이해한다.
거울 속에는 섹스하고 싶은 여자가 서 있다.
꽁꽁 싸매도 감출 수 없는 색기.
부푼 젖탱이와 잘록한 허리, 잘 발달한 골반이 어떻게든 섹시한 굴곡을 만든다.
남자들이 환장하는 굴곡이다.
탱탱하고 건강한 허벅지도 내 자랑.
이쯤 되면 그냥 노출 있는 옷으로 밀고 가는 게 나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
하지만 아멜리아는 포기하지 않았다.
나는 그녀의 예쁜 옆얼굴을 슬쩍 쳐다봤다.
‘진지하네….’
아멜리아가 진지하게 나를 돕기 위해 애쓰고 있다.
고작 옷 고르기일 뿐인데….
나를 서포트 하겠다는 의지가 돋보였다.
현 황제를 어떻게 할지는 아직 얘기하지 않았다.
피해갈 수 없는 문제라는 건 모두 알고 있다.
그러나 아직은 서로 간의 신뢰가 완전하지 않아서일까.
나와 아멜리아는 이제 조금씩 마음을 열고 다가가는 모양새였다.
“이게 좋겠구나.”
결국 비슷비슷한 여성용 블라우스와 스커트 중 하나를 꼽았을 뿐이지만, …아멜리아가 골라준 게 제일 예쁘다고 생각했다.
“속옷까지 기억해. 촉괴들아.”
흰 여성용 블라우스에 짧은 H 라인 스커트.
밑으로는 살이 살짝 비치는 검스.
큰 젖가슴으로 터질 것 같은 블라우스 때문에 AV 찍으러 나온 여대생 같다.
“이제 돌아가자.”
“기다려.”
“음?”
나는 내가 고른 옷을 팔에 걸쳐서 아멜리아한테 건넸다.
“사는 김에….”
“풋.”
“왜 웃어…!”
“본래 황녀에게 직접 선물을 주는 일은 금지돼 있다.”
“그래서 안 받아?”
“아니, 간직하겠다.”
받을 거면서 튕기기는.
하, 심장 터지는 줄 알았네.
내가 남자였을 때면 선물은커녕 말 한마디는 붙였을까.
나는 은밀하게 아멜리아의 예쁜 얼굴을 훔쳐보면서 가슴 두근거림을 느끼고 있었다.
감방으로 돌아가는 길.
권역을 통해 순식간에 도착.
망보던 비르가 넋 잃고 나를 바라본다.
“비르. 엄마 왔어.”
“…마망.”
비르의 자지가 딱딱해졌다.
“….”
아무리 엄마가 야한 냄새 풍긴다지만, 엄마 보고 발기하면 어쩌냐….
“마망!”
비르가 나한테 달라붙었다.
“어어, 이상한 짓 하면 안 돼.”
내 스킬,
「가장 고결한 화원」이 너무 효과적이었던 것 같다.
비르까지 발정 나게 만들어서….
안타깝지만, 엄마가 해결해 줄 수는….
“나를 묘한 눈으로 보는구나.”
“아멜리아. 비르의 자지를 진정 시켜 줘.”
“….”
“부탁해.”
“알았다.”
아멜리아와 교대한다.
비르는 흥분해서 아멜리아의 몸에 자지를 문지르며 침을 흘렸다.
“기다려라. 권역으로 돌아가서 상대해줄 테니. 아이참…. 자, 자지를 자꾸 문지르지 말아라.”
“황녀 보지…. 황녀 보지!”
“알았다. 알았으니까…. 읏…. 앗…!”
아멜리아의 몸에서 떨어지지 않는다.
둘이 서로 살을 비벼대며 섹스를 준비하는 중에, 손님이 찾아왔다.
나는 잠시 둘을 위해 자리를 비워주고 통로로 나왔다.
“부옥. 왔구나.
두메른이 있는 곳으로 안내해 줘.”
“흑발 암컷. 부옥을 따라온다.”
드디어 만나러 가는구나.
솔직히 자신이 없었다.
내가 예쁜 건 알지만, 상대가 내 뜻대로 움직일지는 알 수 없다.
어쩌면 완전한 복종을 맹세할 때까지 감금당할지도 모른다.
끊임없이 기분 좋은 섹스를 강요당하며….
꿀꺽.
나는 보지가 젖어오는 걸 느꼈다.
안 돼. 보지 즙 내면 안 돼….
벌써 섹스 준비하면 어떡해.
“부히히.”
“뭐, 뭐가 웃겨.”
“시현, 발정 났다. 두메른 님 자지 떠올리고 발정 났다.”
“…놀리지 마. 그보다 어떻게 알았어?”
“오크는 사람보다 코 좋다.
암컷이 발정한 냄새 금방 안다.”
“윽….”
됐어.
좋은 연막으로 작용할 거야.
수, 수컷 앞에서 발정 나는 게 뭐가 어때서?
지금 나는 암컷인걸.
너무나 자연스러운 대자연의 법칙이라고.
속옷이 촉촉하게 젖으면 촉괴가 내 보지 즙을 한 차례 빨아댄다.
쭙…. 쭙….
가뜩이나 발정 났는데 촉괴의 젖, 보지 상하 애무로 죽을 것처럼 안달이 났다.
‘그만해.
전남친 보러 가는데 뭐 하는 거야….’
정신파로 말리고 나서야 간신히 멈춘다.
어느새 우리는 흑사 감옥 밖이었다.
부옥은 사람들 눈에 안 띄는 길을 잘 숙지하고 있었다.
감옥 내부로 오는 길은 신애가 알려줬을 테니 어렵지 않다고 해도, 순찰하는 병사들 눈을 피해 수도를 벗어나기는 어렵다고 생각했는데 부옥은 여러 번 해본 듯 자연스럽게 인적 없는 골목을 찾아서 들어갔다.
밀항이라도 하러 가는 기분이다.
꾀죄죄한 노숙자 몇 명만 눈에 띄는 비좁은 골목길을 지나 개구멍을 통해서 수도 밖으로 나간다.
그곳에는 날개를 단 여자 두 명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놀라서 움찔했다.
무슨 소품인가 했는데 진짜 날개다.
종아리 밑으로는 새 다리.
그녀들은 유명한 신화에서 언급되는 하피 그 자체였다.
여자의 몸에 새의 날개와 다리를 가진 괴물.
부옥이 연약해 보일 정도로 덩치가 크다.
“두메른 님이 있는 곳으로 돌아가겠다. 부옥.”
하피들이 입맛을 다신다.
“맛있어 보이는 여자네.”
“살이 부드러워 보여.”
“두메른 님이 아끼는 암컷이다. 부옥.
건드리면 반으로 갈라져 죽는다.”
“착각하지 마. 우리는 카펠라 님을 따르는 거야. 너희를 따르는 게 아니라.”
“그럼 잔말 말고 옮긴다. 부옥.”
“실수로 확 떨어뜨려도 모른다.”
“그랬다간 두메른 님이….”
“말끝마다 두메른, 두메른….
카펠라 님은 왜 그런 오크 따위를 두려워하는지 모르겠어.”
“하늘을 날아다니는 우리에게 아무런 위협도 안 될텐데.”
“….”
카펠라와 두메른의 관계를 대충 알겠다.
말이 협력 관계지, 서로 필요해서 뭉쳤을 뿐….
사이는 나쁜 듯하다.
“인간 암컷. 가만히 있도록 해.”
“알았어.”
하피가 날아올랐다.
등에 타리라고 생각한 건 아니지만, 허리를 잡힐 줄 몰랐던 나는 멀어지는 바닥을 보며 숨을 삼켰다.
존나 무서워!!
그냥 헤이스트 링 믿고 뛰어가면 안 될까?
후회해도 이미 늦었다.
언제 떨어질지 모를 불안정함 때문에 미칠 것 같다.
멀어지는 땅을 보다 못해 눈을 질끈 감고 시간이 지나가기만을 기다린다.
부옥도 상황은 나와 비슷했다.
속도는 진짜 빠르다.
이 정도면 순식간에 목적지에 다다르지 않을까.
부옥이 첫날에 나를 찾아올 수 있었던 이유를 알았다.
…빠른 탈것이 있어서.
은신처는 당연하게도 멀리 떨어져 있었다.
하피 택시로 어딘지 모를 숲속에 떨어진 나는, 익숙한 기척을 느끼고 돌아봤다.
두메른이다.
마치 기다리고 있었던 것처럼, 두메른이 꼿꼿이 서서 나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어쩌지? 예쁘게 웃어야 하나?
나는 아무 생각 없이 두메른을 올려봤다.
두메른은 한참 내 눈을 들여보다가, 부옥에게 고개를 돌리고 말했다.
“수고했다. 부옥.
나중에 너에게 큰 상을 내리마.”
“감사합니다. 부힛.”
…부옥한테 상을?
부옥이랑 열렬하게 교배섹스 했던 일이 떠올라 볼이 뜨거워진다.
저런 놈한테는 상 필요 없는데.
“그 상처는 뭐지?”
“상처?”
나는 뒤늦게 내 허리에 발톱 박힌 상처가 있다는 걸 알았다.
따끔따끔해.
하피가 장난쳤구나….
뒤에서 실실 웃고 있던 하피들 표정이 변한다.
“누구냐. 시현에게 상처를 입힌 건.”
“인간의 연약한 살갗이라 어쩔 수 없었어.
사지 멀쩡하게 옮겨준 것에 감사하게 생각해.”
“….”
석상처럼 자리를 지키던 두메른이 움직였다.
뭐가 일어났는지, 하피의 비명이 숲에 울려 퍼졌다.
“아아악!”
두메른이 하피의 다리를 분질러 버렸다.
“이, 이게! 카펠라 님한테 일러바칠 거야!”
하피가 날아오른다.
“다 죽었어!”
두메른은 길가의 돌멩이를 주워 튕겼다.
그러자 날아다니던 하피는 약 맞은 파리처럼 공중을 춤추다가 바닥에 머리를 처박았다.
…가슴이 뚫렸어. 즉사다.
“히이익!”
다른 하피는 도망치려다 두메른한테 다리를 붙잡혔다.
“잘못했어요! 용서해 주세요!! 두메른 님!”
그러자 두메른은 석상처럼 우뚝 멈추더니, 그 하피를 내려놓았다.
“내 여자다.
모실 때는 정중하게 모셔라. 알았나.”
“네, 네…. 살려주셔서 감사합니다.”
…여전하구나.
두메른은 나를 돌아보고 말했다.
“흉측한 걸 보여줘서 미안하다.”
“마음에도 없는 소리 하지 마.
저런 거로 눈 하나 깜빡 안 하는 거 알잖아.”
“옷이 잘 어울리는군.”
움찔.
나는 다가오는 두메른 앞에서 어쩔 줄 모르고 고개를 숙였다.
곧 두메른의 두꺼운 손이 내 손을 잡는다.
“보고 싶었다.”
“…그만해. 닭살 돋아.”
“나를 찾아왔다는 건, 내 신부가 되겠다는 뜻으로 받아들여도 되겠나.”
아랫배가 큥큥했다.
두메른의 남자다운 중저음이 나를 발정 나게 하고 있다.
미쳤나 봐. 진짜 암컷 같아….
‘지금은 안 돼.’
두메른의 마음을 받아주면 안 돼.
그대로 꼼짝없이 붙잡혀서 100연속 교배섹스야.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유도해야 해. 보지 노예 하고 싶어도 참자. 시현아.
“아직은 아니야.”
“아직은?”
두메른의 눈썹이 꿈틀했다.
무서워….
“마음을 준 사내가 있나?”
“어, 없어!!”
“누구지? 정정당당하게 자웅을 겨루어 너를 차지하겠다.”
“아악. 그런 거 아니라니까. 내 말 좀 들어.”
“흠.”
두메른은 차분히 나를 바라봤다.
가슴이 두근두근했다.
이 녀석 앞에만 있으면 왜 암컷화가 빨라지는 것 같냐.
“질풍의 카펠라… 지금 너와 함께 하고 있지?”
“그래. 카펠라는 마왕이 되려고 한다.”
“왜 도와주는 거야?”
“나는 이제 마왕이 되는 일에는 관심 없다.
오직 너를 원할 뿐이다.
그런 대사를 잘도 뱉는구나.
심신 모두 오그라들어서 피를 쏟을 것만 같다.
그 뒤에 찾아오는 간질간질한 기쁨.
수컷이 나를 이렇게 원하고 있다는….
암컷의 본능이 추구하는 기쁨.
“대등한 위치에서 다시 너를 만나려면 힘으로 데려오는 수밖에 없었다.
마음에 안 드는 여자지만, 카펠라와 협력하기로 했지.”
“…그러지 마.”
“음?”
“수도를 공격하지 말아줬으면 해.”
“나는 시현, 널 가지고 싶다.
그 후로 곰곰이 생각해 봤지. 인간들의 터전이 남아있기 때문에, 너는 내 것이 되지 못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도시를 부수려는 거야?”
“그래.”
“터무니없는 짓이야.
너, 죽어도 상관없어?”
“가치 있는 일은 모두 위험을 무릅써야 하는 법이다.”
“…도시는 부수지 않아도 돼. 네 여자 하러… 예쁘게 차려입고 왔잖아….”
으아악.
누가 날 죽여줘.
오그라들어서 터질 것 같은 기분을 억누르며 말을 잇는다.
“드, 듣고 있어?”
“음.”
히익.
두메른의 자지가 발기하고 있다.
다른 오크의 자지를 어린애 고추로 만들어 버리는 흉악한 자지.
나한테 꼴려서 섰다는 걸 숨길 생각도 없는 듯, 허벅지 보호대 사이로 발기 자지가 구렁이처럼 나온다.
“마음에 들어…?”
나는 허벅지를 오므리고, 다소곳이 손을 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