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oughly another world TS thing RAW novel - Chapter 293
294회
제국의 추잡한 밤
“서방님, 잠깐만!”
나는 서안을 밀쳐내고 뛰어갔다.
내가 무서운 얼굴로 뛰어오자 남자들이 후다닥 물러난다.
“엄마!”
“저놈들이 키스했어? 응?”
세이나가 나한테 달라붙는다.
“무서웠어. 엄마.”
설아는 무표정으로 중얼거렸다.
“아무 짓도 안 당했어요. 어머니.”
내 딸들에게 손대기만 해봐라. 화형이다!
예쁜 건 알아서!
“정말, 엄마가 누구냐고 끈질기게 물어보는 거 있지!”
나는 어깨를 부들부들 떨었다.
내가 연 파티에서! 내 딸들에게 추파를 던져?
화가 좀 가라앉고 나니, 세이나의 묘한 웃음이 마음에 걸린다.
….
“엄마. 위로해줘요.
아저씨들 무서웠어.”
“그래, 그래. 이제 괜찮다.”
으음….
세이나도 서큐버스였지.
순간 홀린 듯한 느낌이 들어서 멍해졌다.
내가 남자들과 못 만나게 한 탓에, 엄마의 관심을 독차지하려고 일부러 응석을 부린다거나….
그런 식으로 비틀리고 있는 건 아니겠지? 살짝 두렵다.
엄마 품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아이로 키워도 문제 아닌가?
하지만 어릴 적 사랑스러운 세이나가 눈앞을 아른거려서, 섹스하는 걸 보게 되면 진짜 망가져 버릴지도….
그런 면에서 설아는 어른스러운 면이 있어서 안심된다.
“세이나를 잘 봐줘. 설아야.”
“저런 일은 항상 있어요. 어머니.”
“항상 있다고?”
“네, 다음에는 공격할까요?”
“아니…. 공격하면 죽잖아.”
“그러면 내버려 둘게요.”
“…몸을 손대거나 하진 않았지?”
설아는 보일 듯 말 듯 하게 고개를 살짝 갸웃거렸다.
“젖가슴이라면 가끔,
덥석 움켜쥐는 사람이 있긴 한데….”
“….”
“1분 정도 가만히 지켜보면, 알아서 떠나요.”
세상에.
내가 모르는 사이에 그런…. 그런 추잡한 일이 벌어지다니!
아니, 아무렇지 않게 성추행당하는 걸 엄마 닮으면 어떡해?
나는 설아의 미래가 너무 걱정되기 시작했다.
젖가슴 만져질 때도 무표정으로 가만히 있으면, 오히려 흥분할 남자도 있지 않을까?
“힘을 써도 좋아. 대신, 상대가 다치지 않게 제압하는 법을 배워.”
“아버지는 그런 거, 몰라도 된다고….”
“…안 돼! 젖가슴 터치하게 하는 거 금지!”
“네, 어머니.”
“엄마. 엄마. 나는?”
“응?”
“나도 설아처럼 걱정해줘.”
“…세이나도 젖가슴 만지는 사람 있어?”
“설마. 나한테는 엄마뿐인걸, 내 몸 건드린 사람은….”
갑자기 말을 멈추는 세이나.
…왜…?
네 몸 건드린 사람이 어떻게 됐는데?
“…후후.”
“….”
내 딸이 살짝 무섭게 느껴졌다.
오래 떨어져 있었던 것도 아닌데, 만날 때마다 달라지는 둘.
세이나는 고혹적인 미소를 뿌리는 미녀가 되었고, 설아는 감정 표현은 적어도 쿨한 숙녀로 자랐다.
“최근 동생들이 많아졌어요. 어머니.”
“아, 응.
또 한 명 더 낳을 예정이야. 잘 보살펴주고 있니?”
“이름이 가끔 헷갈릴 때도 있긴 하지만….”
“아, 시훈이는 슬슬 젖 물려줘야 하는데….”
권역에 놓고 와서 언제든 보살필 수 있지만, 그래도 너무 오래 두면 좋지 않겠지.
“동생들을 위해 큰~ 돌보미 집을 하나 지어요!”
“아, 좋은 생각이다. 세이나.”
“좋은 침대도 있고, 수영장도 있는 집으로!”
“그래. 우리의 꿈이었지.”
우리의 꿈?
입 밖에 내놓고 보니 정말로 이상하다.
나 혼자 호의호식하면 좋겠다고 생각하던 내가 어느새, 내 딸과 얘기를 나누고 딸이 바라는 걸 꿈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는 사실이.
‘추잡한 섹스를 즐기는, 초월자의 꼭두각시…. 그게 나라고 생각했는데.’
피의 어머니는 아낌없이 내가 소중한 것을 가질 수 있게 지원해줬다.
물론, 그 바탕에는「소중한 것이 무너지는 쾌감」을 전도하려는 끔찍한 열망이 숨어 있긴 하지만, 그래도….
잘해줄 생각도 없이 사람을 시련에 처박는 신도, 옛 신화에는 수도 없이 많아.
내가 위기를 헤쳐나갈 수 있게, 또 꼴리는 섹스 할 수 있게 등을 밀어준 피의 어머니에게….
지금은 감사한 맘을 가지고 있다.
“완공되면 우리가 제일 먼저 침대에 같이 누워보자. 세이나.”
“웅, 엄마!”
몸은 커졌지만, 해맑게 웃는 세이나의 얼굴에는 어렸을 적의 모습이 보인다.
당분간 이렇게 행복해지고 싶어….
삶은 섹스만 있는 게 아니야.
결혼도 섹스하려고 하는 게 아니듯이.
지금까지 추잡한 섹스 하느라 보지 못했던 걸 좀 더 둘러보며 살고 싶었다.
그리고 다음 날.
숙취 없이 기분 좋게 자고 일어나 업무에 들어간다.
엄마의 분비물 먹고 싶다고 설치는 촉괴들에게 관장의 기회를 주고, 몸을 깨끗이 씻은 후에는 하녀들이 옷을 입힐 수 있도록 팔을 벌리고 옷걸이처럼 가만히 있는다.
촉괴들이 의태 하기도 어려운 복잡한 치장의 드레스를 몸에 걸치고 나면 우아하게 의자에 앉아서 업무를 본다.
도장 찍고, 넘기고.
“신애.”
1, 2, 3….
“네.”
신애는 5초 대기조.
땀 한 방울도 흘리지 않고 방에 나타난다.
“각지에 있는 포탈을 조사해 줄래?”
“포탈 말씀인가요?”
“뜬금없이 느껴질 수도 있겠지만,
「어딘가로 향하는 포탈」이 발견되면 건드리지 말고 즉시 나한테 보고해줬으면 해.”
“알겠습니다.”
릴리스에게 파멸의 공물을 바치고 하루가 지났다.
보상에도 적혀 있던, 이계의 포탈….
그것이 신경 쓰여서 가만히 있을 수 없다.
혹시나 집으로 가는 포탈이 아닐까?
릴리스가 그런 보상을 내놓는 스타일이 아니라는 건 안다.
만약 한국으로 가는 포탈을 스스로 열어줄 생각이었다면, 「돌아가는 포탈」 같은 식으로 명명했을 테니까.
하지만, 이번에도 마찬가지다.
「이계의 포탈」이라고 했을 뿐, 그게 어디라고는 말하지 않았다.
이럴 때 눈앞에 나타나 주면 좋은데….
또 다른 문제가 터질 것 같아서 마음이 불편하다.
정권 교체는 성공적으로 이루어져서, 제국은 평온함을 되찾았지만, 나한테는 그것이 폭풍전야로 느껴진다.
시간은 많았기 때문에 릴리스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고민해볼 여유는 있었다.
‘내가 이대로 제국의 황제로 군림하게 되면, 초월자들은 어떨까.’
별로 좋아하지는 않겠지.
그들이 원하는 건 털보한테 일방적으로 처녀를 잃고,
부조리하게 고블린 소굴에 붙잡혀 보지 섹스하던 나니까.
나는 이제 그 정도로 심하게 당할 수 없는 위치에 있다.
내 슬하에는 강하고 예쁜 딸들이, 듬직하고 자지 큰 아들이, 곧 자라날 재능 넘치는 권속들과 무수한 오크, 고블린 군세가 있으니까.
권속까지 부르지 않더라도 이 나라 최고 권력자, 호위로는 유리검.
막말로 티모스 때처럼 일부러 대줄 생각이 아니라면 억지로 붙잡혀서 강간당하는 일은 거의 없어진 셈이다.
그렇다고 초월자들이 직접 나서서 날 범하러 온다.
그런 일은 없겠지.
할 수 있으면 직접 했을 테고.
‘결국, 일이 터지기 전까지는 알 수 없나.’
나는 가시처럼 박힌 불안함을 간직한 채 하루하루를 보냈다.
그런데.
뜻밖에도 아무 일도 벌어지지 않았다.
좀 바쁘긴 해도 일상은 평온했고, 나도 내가 사랑하는 사람에게 시간과 에너지를 쏟을 여유가 충분했다.
아이들에게 젖도 물리고.
“우으앵. 으애애.”
“그래. 그래. 엄마 젖 먹자.”
최근 며칠 섹스하지 않아서 성장 수치는 더디지만, 티모스 후작의 아기도 내 자궁에 제대로 자리 잡았다.
힘든 모험을 마치고 돌아온 나를, 서방님들이 배려하고 있겠지.
작은 서방님은 조만간 내 침실에 쳐들어와서, 나도 모르게 보지에 자지 넣고 날 깨울 게 분명하다.
하지만 얼마 뒤, 나는 타는 듯한 갈증을 느꼈다.
섹스하고 싶어.
섹스 없이 행복해질 수 있다니 크나큰 착각.
딸들의 미소도 좋지만, 나는 파멸적인 질싸 섹스가 하고 싶어서 미칠 것 같았다.
‘섹스하고 싶어. 섹스하고 싶어. 섹스하고 싶어.’
아, 못 참겠어.
서방님들 덮치러 가자.
유령처럼 침대에서 걸어 나와 복도로 나서니, 끝없는 복도가 이어져 있다.
어두컴컴한 복도 끝에는 마네킹처럼 얼굴이 없는….
붉은 드레스를 입은 여자가 서 있다.
“릴리스….
나 지금 섹스하러 갈 거예요.”
“….”
“이번에는 원하는 게 뭐에요?
서방님 말고, 하인 붙잡아서 섹스할까? 아니면 노숙자?”
“우후후….”
“웃지 말고 대답해요….
이런 야한 몸 준 게 당신이잖앗….”
나는 참지 못하고 내 젖과 보지를 만졌다.
“인간 다운 삶을 찾고 싶어졌느냐?
갑자기, 섹스와 거리를 두고….”
“흐으읏…. 별로 금욕하려는 생각은 아니었는데….
이제 질릴 때도 되었지 않나 싶어서….”
“네 몸에 물어보니 어떠냐, 섹스가 질렸다고 대답하였느냐?”
“아니, 더 섹스하고 싶어.
잔뜩 섹스하고 싶어….”
릴리스가 웃었다.
표정은 없었지만, 웃는 것처럼 보였다.
“오염된 여자들과 다를 게 없구나.
쾌감에 응석 부리는 내 아이야.”
“그러지 말아요. 지금까지… 잘 해줬잖아요.”
“음. 아주 맛있었다. 네가 준 파멸의 공물….”
“…그러면 이 안타까움을 달랠 방법도 알겠죠.”
“섹스하면 된다.”
“….”
“음마가 천박한 섹스 없이 살 수 있을 줄 알았느냐?
딱딱한 자지 위에서 허리를 흔들고 질내사정을 받아라. 그러면 불도 자연히 가라앉겠지.”
“흐으…. 병 같은 게 아니라니 다행이긴 한데….”
“너는 그저 욕구불만일 뿐이다.
욕구불만인 상태로 나에게 불만, 불평을 쏟고 있을 뿐이지.”
“타, 타이밍 좋게 앞에 나타나니까, 내 몸에 무슨 짓 한 거 같잖아요….”
“인간의 상상이구나. 참으로 보잘것없다.”
“….”
마침 잘됐어.
이렇게 눈앞에 나타난 이상, 궁금한 걸 물어보자.
직접 물어보면 뜻밖에 전부 말해줄 때도 있으니까.
“파멸의 공물. 이계의 포탈… 다 뭐예요?
공물 받아서 만족했으면 상을 줘야죠.”
“포탈은 직접 보면 알게 된다.
네가 기특하여 조금 더 시일을 두기로 했지.”
‘시일을 두기로 했다…?’
즉, 포탈이 열리면 무슨 일이 벌어진다는 얘긴가?
“수수께끼 같은 거예요?”
“아니, 숨김없이 드러낸 메시지다.
여기까지 넌 잘해주었어. 내가 보고 싶었던 궁극의 암컷….
그것이 바로 시현, 너다.”
“….”
아니, 저리 치워!
나는 보기만 해도 창피한 알림창을 손으로 휘저어 날려버렸다.
“다른 이명이 좋으냐?”
“이거 어머니가 작성하는 거였어요?!”
“우후후.”
이런 건 대답을 안 하네! 이씨!
“달리 궁금한 게 있느냐, 궁극의 암컷아.”
“나한테 바라는 게 뭐예요. 무서우니까 말해요.”
“내가 바라는 건 더한 파멸뿐이다.”
“미리 말하는데 내 딸들은 안 팔 거예요.”
“그렇다면 조금 더 노력해야겠구나.
지금처럼 정령을 한가하게 모았다간, 모처럼 준 유예 시간이 쓸모없이 날아갈지니.”
뭐야, 그게….
지금 우리한테 맞설 수 있는 세력 같은 건 없는데, 아득바득 정령을 모아서 뭐 해?
이제 [몇 개 모았습니다] 같은 거, 보지도 않고 무시하는데.
“가보겠다.”
“하나만 대답해줘요.”
“음?”
“사고로 죽은 나를 이렇게 살려줘서 고맙다고 생각해요.”
“….”
“처음에는 왜 하필 이런 걸어 다니는 섹스 같은 몸으로 살려냈는지 불만이 있었지만….
어느 정도 잘 적응했고, 예쁜 딸과 아들도 얻었고….”
“말이 장황하다.”
“고맙다고요.”
“흐음.”
“파멸했을 때 짜릿한 건 인정해요.
하지만 많은 사람이 자기가 소중하게 생각하는 걸 손에서 놓는 쾌감에 익숙하지 않아요.
나 역시….”
“걱정하지 마라. 억지로 너를 망가뜨릴 생각은 없으니까.”
“그, 그렇다면. 그냥 고마워해도 되죠…?”
“….”
릴리스가 웃음소리를 냈다.
“아주 사랑스러워졌구나. 네 예전 모습과는 딴판이야.”
“~~~윽!!”
상병 강시현이 떠오르게 그런 말을!
“원한이든, 애정이든, 그 어떤 발로여도 초월자는 숭배받는 일에 익숙하지.
네가 원한다면 감사를 올려라. 공물을 바쳐라. 그리하면 네가 행복하게 지내는 시간을, 나도 소중하게 생각해 주마.”
“…릴리스.”
“하지만 기억해라. 모든 것은 유한하다.
유한하기에 소중하다. 그중에서 무한한 것은, 너의 음란함뿐.”
“…?”
“네 몸은 영원한 젊음과 생명을 유지하며, 앞으로도 계속 천박한 섹스에 휘말리게 될 것이다.”
그럴 수가…!!
그런 개이득이?
영원한 젊음과 생명? 중국의 황제도 못 얻은 걸 거저 얻네.
조건이 ‘여자의 몸으로 추잡한 섹스를 생활처럼’ 이라서, 아무나 못 하겠지만….
“알았어요. 다시 한번 말할게요. 고마워요. 릴리스.”
릴리스는 거품처럼 사라졌다.
복도에 우두커니 서 있는 나를 본 하녀가 걱정스러운 듯 뛰어왔다.
“폐하…!”
“잠이 오지 않아서 나왔다.”
“무언가 식사라도 하실 수 있게 준비할까요?
먹어도 속이 편한 음식을 해오겠습니다.”
“괜찮아. 신경 써줘서 고맙다.”
하녀의 볼이 붉어졌다.
“산책을 하신다면 따로 옷을 준비하겠습니다.”
아차, 네글리제만 입고 나왔구나.
속이 다 비쳐 보여서 하녀까지 수치스럽게 만든 것 같다.
나는 노출에 익숙해서 오히려 당당하게 서 있었다.
“물러가도 좋아.”
예의 바른 하녀를 물리고, 방으로 돌아온다.
좀 전까지 그렇게 섹스하고 싶었는데 거짓말처럼 개운해졌어.
정말로 단순한 욕구불만이었구나.
여자의 몸도, 가만히 있으면 섹스하고 싶다는 충동에 휘말릴 때가 있다는 걸 알았다….
나 같은 경우 그게 상당히 격렬했던 거겠지.
당장 서방님 자지 위에 가서 보지에 삽입할 생각만으로 머리가 가득 찼으니까.
‘릴리스가 꺼낸 말. 대체 무슨 의미였을까.’
지금 같은 페이스로 정령을 모으면, 모처럼 준 유예가 날아간다고?
릴리스는 다른 초월자에 비해 인간적이라고 생각하지만, 초월자는 초월자다.
약간 장난치겠다고 벌인 짓이 사람들에게는 재앙….
가능성이 작지는 않다.
나는 며칠 후, 각지에서 발견된 포탈에 관해 보고를 받을 수 있었다.
“포탈은 약 일주일 전, 대륙 각지에 동시다발적으로 일어난 것으로 기록되어 있습니다.”
일주일 전….
내가 티모스 후작과 섹스하고 파멸의 공물을 바친 날이다.
시기적으로 일치해.
“대체 무슨 포탈이야? 마법사들은 뭐래?”
“그것이, 발견 즉시 보고하러 왔기 때문에 자세한 정보는 아직 없습니다.”
“그밖에 특이사항은?”
“포탈에 들어갔다가 실종되거나 찾을 수 없게 된 사람은 없는 듯합니다.”
아무도 들어가 보지 않았다…?
“목격자의 증언에 따르면,
「들어가려고 해도 안쪽에서 밀어내는 통에 들어갈 수 없었다」고 합니다.”
닫혀 있는 포탈.
유예….
모든 퍼즐이 하나로 맞춰진다.
이계의 포탈은 무언가 시작되는 것을 알리는 트리거.
피의 어머니는 그걸 일시적으로 막아 놓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