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oughly another world TS thing RAW novel - Chapter 68
68회
내 권력이 너무 달콤하다”심심해.”
“흑발 암컷. 부옥과 질내사정 섹스 약속했다. 부옥.”
“나중에.”
부옥의 못생긴 얼굴이 일그러졌다.
노려보면 어쩔 건데?
“창문 닦아. 먼지 앉았다.”
“3시간 동안 닦았다. 부옥.”
“4시간 동안 닦아. 그럼.”
“완벽하게 청소했다. 부옥!”
“완벽?”
나는 침대에서 일어나 부옥에게 다가갔다.
부옥은 산만 한 덩치로 기가 죽은 듯 어깨를 움츠린다.
“완벽이라는 말 함부로 쓰게 돼 있어?”
“아…. 아니다. 부옥. 그래도 깔끔하게 했다. 부옥.”
“어디 볼까.”
구석구석 들춰보니 예상대로 미비한 부분이 한두 군데가 아니다.
“이게 한 거야?”
“부, 부옥….”
“응? 보라고.”
“안 보이는 곳이다. 부옥.”
“안 보이는 곳까지 해야 청소지. 불평하지 마.”
부옥은 시무룩한 얼굴로 청소를 재개했다.
쉬는 것도 하루 이틀이지, 계속 방안에만 있다간 정신 나가겠어.
“외출하고 올게.”
“두메른 님 허락 없이 나가면 안 된다. 부옥!”
“좆까.”
온종일 방 안에 있는 게 더 문제지.
두메른이 외출한 동안, 성이 어떤 식으로 돌아가는지 봐둬야겠다.
배도 고프니 식당부터 가기로 했다.
“흑발 암컷이다.”
“젖탱이 크다.”
“엉덩이도….”
나는 복도에서 마주치는 오크들을 피하지 않았다.
오히려 손대볼 테면 손대보라는 듯이 엉덩이를 실룩거리며 걸었다.
오크는 약간의 섹스 어필만으로 내 몸에 시선을 떼지 못하고 침을 질질 흘렸다.
사람보다 훨씬 알기 쉬워서 좋네.
하지만 덮치지는 못하겠지.
“두메른 님의 암컷이다.”
“거, 건들면 죽는닷.”
자, 오크들은 뭘 먹을까.
식당에 갔더니 의외로 배급하고 있는 사람은 연세가 지긋한 할머니였다.
“여기서 뭐 하고 계세요?”
“보면 모르나? 일하고 있지.”
“저도 밥 주세요.”
“쯧쯧. 젊은 처자가 맨살을 드러내기나 하고….”
“오크가 입혔어요.”
“즐기고 있는 거 보면 알아! 몸 함부로 굴리지 말어. 예쁜 얼굴도 늙으면 끝이니까.”
“넵.”
“…더 줘?”
“더 주세요!”
나는 다른 오크 워리어처럼 식판에 밥을 받고 자리에 앉았다.
시선이 집중된다.
할머니 호통이 틀린 게 없다. 이 정도 음험한 시선은 즐길 수 있게 됐으니까.
즐기지 않으면 손해다.
이 얼굴과 젖가슴으로 주목받지 않기를 기대한다면 헛된 바람이다.
머리만 한 젖통은 몸가짐을 조신하게 한다고 없어지는 게 아니다.
…오히려 그런 걸 좋아하는 수컷도 있겠지.
항상 몸가짐이 조신하고 소녀 같았던 클로라를 떠올린다.
나는 못 하지. 그런 거.
자연체가 최고야.
메뉴는 밥이랑 국.
으깬 감자와 말린 육포 조금.
의욕이 안 나는 식단이지만, 배를 채우기 위해 먹는다.
위장에 정액 말고 다른 걸 넣는 게 참 오랜만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밥을 스푼에 꽉꽉 담아서 야무지게 먹고 할머니에게 돌아간다.
“지내는 건 좀 어때요. 할머니?”
“왜 자꾸 들러붙어?”
“오크들이 괴롭혀요?”
“….”
할머니는 날 꺼렸다.
속내를 밝히면 해코지당할까 봐 의심하는 듯한 눈빛이다.
섣불리 접근하기보다, 천천히 해결해보기로 했다.
“다음에도 올게요.”
식당은 둘러봤고.
성 외곽을 쭉 돌아본다.
내 발이 닿는 곳까지 살펴본 결과 성에 주둔하고 있는 오크의 수는 200마리에서 300마리 정도 되는 듯했다.
야영지마다 수십 마리의 오크가 있고, 포로는 대나무 발로 가린 간이 감옥에 갇혀 죄인처럼 고개를 숙이고 있었다.
오크들은 한가할 때 야생 짐승을 잡아 요리해 먹거나
간단한 소도구를 제작하면서 노는 등, 사람과 크게 다르지 않은 습성을 보였다.
…그리고 아주 멀리서도 냄새를 잘 맡는다.
나는 야영지를 지키고 있는 오크에게 가까이 다가갔다.
오크는 들고 있는 창을 나한테 향하지도 않고 심드렁하게 물었다.
“무슨 일이냐. 흑발 암컷.”
“머리색이 튀는 여자 못 봤어?”
“가라.”
“대답해.”
“두메른 님을 믿고 까불다간 대가를 치르게 될 거다.”
“지금 대답 안 하면 누가 대가를 치를까?”
“…며칠 전에 포위망을 뚫고 탈출했다. 듣고 싶은 건 이게 다냐?”
“음.”
헤나와 클로라.
탈출에 성공했구나.
“네 짓이었군.”
“그렇다면 어쩔 건데?”
“…두메른 님이 널 아끼는 이유를 모르겠다.”
“우웅? 정말 모르겠어?”
나는 앞으로 몸을 숙이며 젖탱이를 과시했다.
“…큭. 꺼져라.”
푸하하.
약 올리는 거 재밌네.
두메른이 왜 마음에 들었겠어? 몸이지! 몸! 머리만 한 젖통과 예쁜 얼굴!
‘예쁜 눈이다’
…아니, 시발. 이게 왜 생각나지?
“네년들 덕분에 기껏 유리했던 전황이 원점으로 돌아왔다.
불과 물을 다루는 두 명의 여자 마법사가 날뛰고 있다지.”
“너희가 지는 편이 세상을 돕는 일 아닐까?”
갑자기 오크가 손을 뻗어 내 목을 졸랐다.
“으극.”
아차 싶었는지 손을 뗀 놈은, 쏟아내듯 말했다.
“내 친구가 불타서 죽었다.”
“미안하게 됐네. 속사정을 몰라서.”
“인간들은 살아있는 것만으로 해악이다.
여자는 좆집으로 삼고 남자는 모두 죽여주겠다. 이것이 두메른 님의 결정이다.
네가 옆에서 뭐라고 한들 바뀌지 않지.”
“글쎄….”
뭐라고 한 적 없는데?
두메른이 뭘 하는지 관심도 없고.
하지만 지금부터는 관심을 가지는 편이 좋을지도 모르겠다.
내가 어떻게 행동하느냐에 따라서
이 북부 전선의 전황이 크게 바뀔 수 있다는 사실을 알았다.
심지어 힘의 두메른을 침대에 끌어들이기만 해도, 사람들은 꽤 편하겠지….
“너희는 왜 싸우는데?”
“인간들이 우리를 척박한 땅으로 내몰았다.”
“음. 음.”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뭐든 가지려고 하지. 인간은.”
“네년은 대체 뭐냐?”
“나? 두메른 님의 암컷.”
“…그런 것치고는, 대화가 통하는 여자는 처음이다.”
“대화를 하려고 하기는 해? 틈만 나면 자지 넣으려고 하면서.”
“이제는 할 이유가 없을 뿐이다.
오크와 테이블에 앉아 대화할 인간 따위 있겠나?”
전쟁터에서 굴러먹은 짬이 좀 있나 본데.
공용어도 사람만큼 능숙하다.
“이름이 뭐야?”
“코스카다.”
나는 이 날렵한 오크를 기억해두기로 했다.
의외로 오크라고 해서 다 부옥, 부옥 하며 여자의 보지를 탐닉하는 파렴치한이 아니라는 건 알겠는데.
그렇다고 오크의 야만성이 어디로 가는 건 아니다.
“싫어! 하지 마!!”
“남편을 보면서 보지 절정해랏!”
“응, 응, 싫어…!!”
어딘가에서 여자 포로를 능욕하는 소리가 들린다.
남편은 곧 정신이 오염된 아내를 보고 절망하겠지….
사람 입장에서, 오크는 참 위협적인 존재가 아닐 수 없다.
하지만 사람이 완전히 사라지면 오크도 불행하지 않을까?
따로 암컷 오크가 있는 것도 아닌 듯한데.
고블린도 마찬가지다.
[숙녀「거품에서 태어난 여신」이 당신이라면 바로잡을 수 있다고 속삭입니다]
설마.
종족간 분쟁을 어떻게 해결해?
같은 사람끼리도 차별하는 마당에.
하지만….
「거품에서 태어난 여신」은 마왕 루트를 제시한 초월자다.
마왕이 분쟁 해결 같은 걸 생각할까?
더 큰 분쟁으로 작은 분쟁을 덮겠지.
오크들이 수도를 뒤덮고, 평화롭게 살던 사람들이 침범당한다.
별로 유쾌한 광경은 아니었다.
산책도 끝났겠다. 방으로 돌아가니, 방문이 슬쩍 열린 틈으로 부옥과 두메른의 대화가 새어 나오고 있었다.
“어디로 갔지?”
“바, 밖에 잠시 나갔다 온다고 했습니다. 부옥.”
“원하는 대로 하게 둬라. 바깥 공기를 쐬고 싶었겠지.”
“왜 흑발 암컷 가만히 둡니까. 부옥! 강간하면 편합니다.”
“자연스럽게 이루어질 일이다.”
팔에 소름이 돋았다.
“눈이 예쁜 여자다. 경계심을 풀면 분명히 나를 봐주겠지.”
으아악.
내상 입었어. 이제 그만해.
“부옥…. 흑발 암컷은 그런 거 싫어합니다. 부옥.”
“뭘 좋아하지? 아는 게 있나?”
“부홋. 질내사정 섹스를 좋아합니다.”
“강압적으로 덮치면 의미가 없다.”
“음…. 으음….”
나는 부옥이 뭐라고 할지 궁금해서 계속 엿들었다.
“속이 좁고 화가 많으니, 이야기를 잘 들어주면 좋아할 것 같습니다. 부옥.”
그래. 속 좁고 화 많아.
너희는 내가 뭘 겪어 왔는지 상상도 못 하겠지.
멍청한 부옥조차 내 속내를 꿰뚫어 봤다는 게 자존심 상해서, 엿듣기를 그만두고 걸어 들어갔다.
“돌아왔어. 두메른.”
“왔군.”
“…퇴근길이야?”
“오늘은 빨리 끝났다. 뭘 했는지 듣고 싶나?”
“됐어.”
나는 두메른을 지나쳐 침대에 누웠다.
“안 가고 뭐 해?”
“으음.”
“듣고 있어?”
…갑자기 두메른이 쓰러졌다.
무거운 석상이 기울어지는 것처럼, 천천히 호를 그리며 ‘쿵’ 하고.
나는 침대에 누운 채로 그걸 지켜봤다.
“뭐야?”
“부홋! 두메른 님! 몸에서 열난다. 뜨겁다. 부옥.”
“소란 피우지 마. 죽으면 잘됐지.”
“부옥….”
“뭐?”
“두메른 님. 시현한테 친절하게 해줬다. 부옥.”
“…어쩌라고.”
“최소한의 도리는 해야 한다. 부옥.”
“이 새끼, 왜 오늘따라 맞는 말만 하지? 뒤질래?”
“부홋.”
아. 미치겠네.
왜 쓰러지고 그래. 꼭 나 때문에 그런 것 같잖아.
“침대로 옮길 테니까 같이 들어.”
“부홋!”
“하나. 둘.”
두메른의 몸은 꿈쩍도 안 했다.
“야! 힘주고 있는 거 맞아?”
“부혹…. 무, 무겁다. 부옥…!”
“어휴.”
나는 지원군을 부르기로 했다.
비르와 두메른의 관계는 좀 복잡하니, 유피넬과 트리샤를 불러서 함께 들었다.
“끄응!”
침대에 누운 두메른.
유피넬을 부른 김에 물어봤다.
“어떤 것 같아?”
“마법으로 입은 상처가 도진 것 같은데? 옷을 벗겨야 할 것 같아.”
아, 싫은데.
“같이 하자.”
트리샤가 나서니, 나도 움직일 수밖에 없었다.
두메른이 걸친 땀에 찌든 갑주를 어렵게 벗기고 나니 뭐가 문제인지 한눈에 알 수 있었다.
헤나가 가슴팍에 박은 필살의 일격이, 두메른을 괴롭히고 있는 듯하다.
가슴 정중앙에 나무뿌리처럼 퍼진 붉은 각인이 불타오르고 있었다.
두메른은 이 마법이 원래 봉인 마법이라고 말했지만….
파괴 마법으로 개량한 헤나의 솜씨도 대단했다는 뜻이다.
“치료할 수 있겠어?”
“응.”
유피는 시원스럽게 대답했다.
“하지만 치료한 후에는 안정을 취해야 해. 하루 정도.”
“치료해도 돼? 우리를 이렇게 만든 놈인데.”
트리샤가 말했다.
그러니까. 이대로 결정타를 찌르면 도망갈 수도 있는데 뭐하러 치료를 해주겠어?
부옥과 눈이 마주쳤다.
제길….
왜 그런 눈으로 봐.
너 같은 게 말하지 않아도 안다고. 시시한 도덕은.
하지만 세상일이라는 게 단순하지만은 않다.
두메른은 케인을 죽였고, 유피의 원수나 다름없다.
비르를 죽기 직전까지 몰아넣기도 했고.
“유피. 말하는 게 좀 늦었는데.
이 자식이 케인을 죽였어.”
“케인이 죽었어?”
유피는 눈을 동그랗게 떴다.
“그러니까. 안 살려도 돼.”
“시현은 어떻게 하고 싶은데?”
“살리고 싶어.
…받은 호의가 있으니까.”
“그러면 살릴게. 죽은 건 안타깝지만, 내가 신경 쓸 일도 아닌걸.”
그렇게 말할 줄 알았다.
“그레이트 힐.”
나는 두메른의 상처가 나아가는 걸 지켜봤다.
“먼저 가 있을게.”
트리샤와 유피가 떠난 후, 나는 부옥을 방에서 나가게 하고 의자에 앉았다.
“으음….”
“정신이 들어?”
“침대인가. 금방 내려가지.”
“그냥 누워 있어.”
“왜 나를 살려줬지?”
“죽게 두면 찝찝할 것 같아서.”
“하하! 맞는 말이군.”
이놈이 웃기도 하네.
썩어 문드러졌던 상처 부위에 새살이 돋으면서, 피가 흐르는 게 보였다.
시트가 더러워지겠는데?
“몸 일으켜 봐. 붕대 감아줄 테니까.”
나는 서랍을 뒤져서 붕대를 찾아냈다.
한가할 때 방안을 뒤져둔 보람이 있네.
“몸 돌려.”
무슨 가슴이 이렇게 두꺼워?
붕대 한 바퀴 감는데 한세월이다.
“고맙다.”
“그냥 대충 감은 거야. 침대 더러워지지 말라고.”
두메른이 나를 끌어당겼다.
서로 말은 없었다. 두메른은 나한테 입맞춤했고, 나도 당할 줄 알았다.
팔에 휘감긴 채 입술을 맞대고 소극적으로 혀를 섞는다.
“츕…. 츄웁….”
이러려던 게 아닌데.
육욕이 시키는 대로, 힘을 빼고 천천히 받아들인다.
별로 눈이 맞았다거나 그런 게 아니다.
오랫동안 아무것도 안 했더니….
섹스가 그리워졌을 뿐.
“하웁…. 움…. 음….”
부드러운 키스가 계속되었다.
서로 몸을 맞댄 채.
한 삼십 분 후에는, 두메른이 나를 떼어 놓고 말했다.
“싫다고 말한 행위는 하지 않겠다.”
“키스는 하지 마. 싫어.”
“잘 받아주던데.”
“본능적으로…. 그냥 몸에 익은 거야.”
두메른의 팔에 힘줄이 도드라졌다.
“다른 오크가 너한테 가르쳤나?”
“다, 다른 오크라기보다는…. 그냥… 다른… 남자? 수컷?”
아. 이럴 때 다른 놈 얘기하면 안 되는데.
침대 위의 기본적인 매너를 시원하게 걷어찼다는 사실을 알았다.
근데 매너 지키면 뭐 하냐? 상대가 오크인데.
분위기는 왜 잡고 있는 거야?
“깼으면 손 떼.
상처나 돌보라고.”
두메른은 대꾸하지 않았다.
대신 손으로 내 젖가슴을 주물렀다.
간지럽히는 것 같은 부드러운 손길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