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oyal Loader - War of the Gods RAW novel - Chapter 432
00430 Game No. 430 새로운 걸 많이 알게 된 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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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올스타전에서 종족을 바꿔 경기를 하면 어떻겠댜는 제안을 받았을 때 가장 먼저 들었던 생각은 ‘재밌겠다.’였다.
사실 내 주종은 용족이 아니라 환국이었다.
나에게 프로게이머의 꿈은 준 사람도, 가장 존경했던 선수도 임주혁이었으니까 환국을 선택한 건 너무나도 당연한 일이었다.
하지만 생각만큼 실력이 오르지 않아 주종을 용족으로 바꾸게 되었다.
결과적으로 그게 옳은 선택이었다.
어쨌든 간간히 환국으로 팀원들과 경기를 펼쳤기에 환국에 대한 기본 개념은 머리에 남아있다.
문제는 이영우의 의사였다.
내가 알기로 이영우의 부종은 용족이 아닌 마수다.
이미 소문이 자자하다.
수준도 아주 실력 급으로 알고 있다.
이제운이나 삼김 마수까지는 아니지만 중하위권 마수 주전과 비슷한 실력정도?
하지만 용족 실력은 그 정도까지는 아니었다. 그냥 빌드를 조금 알고 있는 정도에 불과하다.
그렇기에 충분히 거절 할 수도 있는 사안이다.
하지만 팬들이 즐거워 할 거라는 생각에 이영우도 흔쾌히 종족을 바꾸는 걸 동의했다.
경기에 출전하는 두 선수가 동의했다면 더 이상 걸림돌은 없다.
그 후 나와 이영우는 각자 환국과 용족으로 연습에 돌입했다.
당연히 이 사실은 모두에게 비밀로 했다.
심지어 감독님에게까지 말이다.
연습실에서 환국으로 경기를 하는 나를 보며 물으셨을 때도 그냥 손을 좀 풀려고 환국을 한다고 답했다.
지금 이 경기를 보며 진실을 알아차리셨겠지.
마음 같아선 여러 가지 빌드를 연습하고 싶었지만 시간이 부족했다.
결국 생 더블 이후 업 환국 하나만 팠다.
올스타전이니 전진 제단 같은 건 하지 않을거란 생각에서 였다.
예상은 적중했다.
빌드에서 이기며 시작한 경기.
그렇게 무난하게 이길 줄 알았는데 왜 이렇게 손 갈 일이 많은 거야?
언제 올지 모르는 공격에 대한 수비도 해줘야하고 생산도 해줘야한다.
거기서 멈추는 게 아니라 끊임없이 화차를 돌려 정찰까지 해줘야했다.
현룡으로 환국의 상태를 훤히 파악할 수 있던 용족보다 훨씬 더 손이 많이 갔다.
이런 걸 아무렇지 않게 해낸 이영우가 새삼 대단하게 느껴졌다.
신경 쓸 곳이 많다보니 조금씩 빈틈이 생겼다.
그럴 거면 차라리 하나에 집중하다는 생각이 들었고 견제보다 확장을 하고 병력을 충원하는데 힘썼다.
뜻밖의 수확도 있었다.
종족을 바꿔 경기를 시작하는 순간.
라는 창이 떴다.
맙소사.
이 창을 보는 순간 나도 모르게 소리를 지를 뻔 했다.
어느 정도 짐작은 했지만 진짜 그렇게 될 줄은 몰랐다.
내 주종이 용족이라서 신들의 전쟁 매니저가 용족에 초점이 맞춰 진게 아닐까 하는 생각을 잠시 했었다.
실험하고 싶어도 기회가 없었는데 이렇게 알게 될 줄이야.
재설정하면 어떤 결과가 나타날지 궁금하긴 하지만 잠깐의 호기심을 채우고자 모험을 할 순 없었다.
다시 용족으로 경기를 치렀을 때 원래 지니고 있던 스킬이 그대로 남아있다면 상관없지만 만약 모든 것이 초기화 된다면?
상상만으로도 끔찍하다.
그런 일은 절대 없어야했다.
다시 지금 경기로 돌아오자면 지금 상황 자체는 나쁘지 않다.
확장을 하나 추가로 늘리며 나온 전진.
추가 확장이 없다면 막히는 순간 끝이지만 어느 정도 보험을 들어놓았기에 전멸만 당하지 않는다면 나쁘지 않다.
자. 그럼 슬슬 전투를 준비해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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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우, 아니 이승우 선수의 진격이 굉장히 묵직합니다.
-오랜시간 모아왔던 병력들이거든요!
-중앙으로 병력을 모으는 이영우! 과연 이영우의 용족 전투력은 어떨지 매우 궁금합니다.
이승우가 지휘하는 기갑병력.
이영우가 지휘하는 용족의 병력.
이 둘이 붙는다?
어떤 결과가 나올지 매우 궁금했다.
사람들의 궁금증은 바로 해소되었다.
-과감하게 붙습니다!
-아. 지뢰가 제대로 매설되지 않았어요!
-지뢰를 가지고 있는 화차는 게으른 화차라는데! 이승우 선수의 화차들은 전부 게으르네요.
-실수는 이영우도 만만치 않습니다. 병력 스텝 꼬였죠. 그리고 나가가 저 멀리 떨어져 있습니다. 얼른 와서 천자총통을 얼려버려야죠!
아무래도 서로 주종이 아니다보니 조금씩 실수들이 나왔다.
이승우는 화차의 지뢰를 미리 매설해주지 못했고 천자총통이 뭉쳐서 진천형으로 변했다.
환국 선수라면 절대 해서는 안 되는 두 가지가 동시에 나온 것이다.
지뢰가 없다면 용아가 달려드는 걸 막을 수 없고 천자총통이 몰려서 진천형을 해버리면 다른 천자총통의 공격에 서로 폭사해버릴 위험이 크다.
나중엔 비렴의 천벌에도 취약하고 말이다.
만약 지금 덮치는 용족을 플레이하는 선수가 칠룡 중 한 명이었다면 더 이상 볼 것도 없이 용족의 승리로 끝났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 용족을 잡고 있는 선수는 이영우였다.
이영우는 덮치는 병력의 순서가 약간 꼬였다. 용아보다 앞서나가는 바람에 허무하게 죽어나간 용혼.
그리고 나가의 술법도 한 타이밍 늦게 써졌다.
본인들의 실수를 알고 있는지 민망한 표정을 짓는 양 선수.
이승우는 혀를 살짝 내밀었다 집어넣기도 했다.
그리 완벽한 전투는 아니지만 관중들은 아낌없이 박수를 보냈다.
이 둘이 종족을 바꿔 경기를 펼치는 것이 팬들을 위한 것임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진짜 환국의 업그레이드는 진짜 엄청나네요!
-지뢰도 없고 천자총통도 몰려 있었는데 이 전투에서 승리를 따냅니다.
-너무 들이받았어요. 진짜 엄재웅 해설께서 말씀해주신대로 지뢰도 없고 천자총통도 없었기 때문에 조금 시간을 끌면서 전투를 했다면 오히려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었거든요!
-이러면 용족의 확장이 위험해집니다. 화차가 많이 줄긴 했지만 천자총통은 여전히 많이 살아남았어요!
조금 순화했지만 이런 상황을 커뮤니티에서 ‘꼬라박’이라고 한다. 어감에서 느껴지듯 썩 좋은 뜻은 아니다.
용족 선수라면 절대 해서는 안되는 전투 구도.
이영우는 그걸 잘 몰랐다.
그 순간.
-이영우 : 역시 환국의 업그레이드는 사기네요. 제가 하고 있지만 너프해야할 듯.
이영우, 아니 이승우의 채팅이 화면에 올라왔다.
이미 환국을 하는 선수가 이승우라는 걸 알고 있기에 다시 한 번 관중석에서 웃음이 터졌다.
-아. 이승우 선수. 도발을 시전하네요.
-한 쪽 눈썹이 씰룩거리는 이영우!
-아무리 주종이 아니더라고 하더라도 저런 말 들으면 짜증이 나죠!
-그 짜증이 사라지려면 어떻게 해야 합니까? 너무나도 간단합니다. 이기면 되는 겁니다!
살짝 삐긋하던 이승우와 이영우.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점차 안정을 되찾기 시작했다.
이승우도 화차의 지뢰를 아낌없이 매설해주며 용족의 추가 병력을 막았고 이영우 역시 나가의 소환을 통해 환국의 확장을 견제해주는데 성공했다.
이벤트전이라는 걸 잊고 모두 경기에 집중했다.
20분 여분간 계속 된 혈전.
승자는 이승우였다.
동시 3군데 확장 타격.
이영우의 전매특허가 이승우의 손에서 꽃을 피웠다.
본인이 상대를 공포로 몰아넣었던 운영에 패배하기 일보 직전이 상황에 처했다.
그래도 부종이 환국인 이승우가 마수가 부종인 이영우보다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었다.
-확실히 정상급 선수들은 다르네요. 처음엔 어설픈 모습을 보여줬지만 시간이 갈수록 폼을 회복하네요.
-진짜 제대로 연습을 한다면, 다음에 부종으로 리그를 나와도 높은 자리까지 올라갈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냥 하는 말이 아닙니다. 이건. 진짜 수준 높아요. 이 선수들!
높은 수준의 경기력 덕에 제대로 해설에 집중할 수 있었던 중계진들이 입을 모아 선수들을 칭찬했다.
스타팅 포인트 확장은 살아있었지만 나머지 확장이 모두 밀린 이영우가 GG를 선언했다. 헤드셋을 벗는 그의 얼굴엔 아쉬움이 진하게 묻어있었다. 부종전이긴 하지만 모든 걸 쏟아 부었기 때문이었다.
-이승우 선수 웃어요!
-기분 좋죠! 방송경기에서 환국으로 첫 승리를 따낸 것 아닙니까?!
용족 데뷔전을 패배로 장식했던 이승우.
비록 이벤트전이긴 하지만 환국 데뷔전에서 멋지게 승리를 따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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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스타전이 도전팀의 승리로 마무리 되며 올해 모든 이벤트전이 마무리 되었다. 이제 남은 경기는 없었다.
12월 29일 2015 이 스포츠 대상만이 남아있을 뿐이었다.
이번 종족최강전과 올스타전의 주인공은 이승우였다.
종족최강전에선 용족판 111빌드를 선보이며 오랜만에 전략전술 게시판을 후끈 달아오르게 만들었다.
새로운 형태의 빌드가 나올 줄 예상한 사람은 거의 없었기 때문이었다.
그 것도 종족 최강전에서 말이다.
10년이 훌쩍 넘는 세월동안 리그가 진행되었기에 나올만한 빌드는 전부 나왔다고 생각했는데 아니었다.
이승우가 선보인 빌드에 대한 연구가 속속들이 게시판에 올라왔다. 그 중 몇몇 자료는 벌써 베스트 게시물에 올라 있었다.
일단 이승우가 선보인 빌드가 굉장히 짜임새 있는 전략임은 분명하지만 아직은 이 빌드를 다룰 수 있는 선수가 이승우나 김택윤 정도 밖에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물론 앞으로 지속적인 보완, 발전 과정을 거친다면 선수를 넘어 아마추어들도 마수를 상대로 쓸 수 있는 빌드가 될수도 있다.
실제로 김택윤이 만들어낸 비수류도 처음엔 김택윤 밖에 사용하지 못했었다. 김택윤을 비롯하여 많은 용족 선수들이 연구를 한 끝에 보편화 된 빌드가 된 것이다.
이승우의 111빌드가 그러지 말란 법이 없었다.
내년 용마전의 패러다임을 바꿔버릴 전략이 될지도 몰랐다.
올스타전에서 보여준 이승우의 부종 실력도 화젯거리였다.
물론 이영우의 부종이 용족이었다면 더 좋은 경기가 나왔겠지만 결과적으로 의미없는 이야기였다.
그래도 짧은 시간 연습을 꽤 했는지 완성도 높은 경기가 나왔다.
예상치 못한 반전에 많은 이들이 놀라워했고 즐거워했다.
목적은 충분히 달성한 셈이었다.
이제 모든 사람들의 관심은 이 스포츠 대상으로 옮겨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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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스타전이 끝나고 숙소로 돌아오자마자 나를 반겨준 건 감독님의 헤드락이었다.
발버둥 치며 다급하게 감독님의 팔을 손으로 탭했지만 팔에 전혀 힘을 빼지 않으시는 감독님.
감..감독님? 제가 조금 당황스럽네요?
“이야. 나까지 속일줄은 몰랐다. 진짜 내가 호랑이 새끼를 키웠어! 배신이라니!”
배신에 화나셨는지 몸 뒤로 불길이 화르륵 치솟는 환상이 언뜻 보였다.
배신이라뇨. 너무 섭섭하네요.
나도 할 말은 있었다.
PD님이 아무한테도 이야기 하지 말라고 하셨단 말입니다. 감독님뿐만 아니라 가족들에게까지 숨긴 사실인데 저한테 이러면 곤란합니다.
1분 후 헤드락에서 풀려났지만 더 고통스런 순간이 찾아왔다.
“감독이 좋아? 이영우가 좋아?”
“당연히 감독님이죠.”
“감독이 좋아? 온게임TV PD가 좋아?”
“에이. 당연히 감독님이 더 좋죠!”
“근데 왜 나 속였냐?”
할 말이 없다.
내가 할 수 있는 말은.
“…..죄송합니다.”
뿐이었다.
끝없는 질문 러시.
내가 당해본 러시 중 가장 강력한 위력을 지닌 러시였다.
차라리 헤드락 해주실래요?
제가 어리석었네요.
감독님 팔을 들어 내 머리에 감싸고 싶은 심정이다.
하지만.
“아니 내가 듣고 싶은 건 죄송하다는 말이 아냐. 네가 무슨 잘못했어? 아니잖아. 내가 궁금한 건 나한테 왜 숨겼냐니까?”
“…….죄..아니. 그게 어쩌다보니… PD님이 그렇게 시키셔서….”
말을 하는 순간 실수를 했다는 걸 깨달았다. 황급히 말을 주워 담으려고 했지만.
“그래? PD님이 시키셔서 그랬다고? 승우야. 한 번 더 물을게. 내가 좋아? PD님이 더 좋아?”
감독님이 한 발 더 빨랐다.
개미지옥에 빠진 개미의 심정이 이럴까?
감독님의 표정을 슬쩍 보니 지금 이 순간을 즐기고 계신 것 같았다.
어째 오늘 하루가 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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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 좋은 하루 되시길!
이제 이스포츠 대상 하나만 지나면 올해도 끝이네요.
질질 끌지 않고 포인트만 짚고 넘어가겠습니다.
그럼 모두 좋은 하루 되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