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oyal Loader - War of the Gods RAW novel - Chapter 470
00468 Game No. 468 어? 어? 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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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전장에 대해 분석한 결과 후반 견제에 특화되어 있는 정명혁을 상대로 극 후반을 무난하게 가는 건 썩 좋지 못하다는 결론이 나왔다.
그러면 답은 하나다.
후반으로 넘어가기 전에 든든한 무기를 마련해야한다.
그래서 이번에 선택한 빌드는 앞마당 이후 바로 천왕랑을 가는 것이었다.
중앙이 운동장처럼 넓어 한 방 전투에 천왕랑을 쓰면 큰 힘을 발휘하지 못하지만 이동로 사이사이에 지상 병력이 이동이 불가능한 지형이 많아 잘만 활용해주면 요긴하게 쓰인다. 신기전이 천왕랑을 잘 잡긴 하지만 그건 개활지에서의 이야기.
지형을 끼고 싸우면 신기전이 많아도 크게 무섭지 않다.
무엇보다 각각 앞마당 뒤편에 언덕이 있어 수비를 할 때나 공격을 나갔을 때 좋은 포지션을 확보할 수 있다.
아예 세 번째 확장을 12시에 확보하는 것도 방법이다.
상대 기지를 견제할 수 있는, 천왕랑의 전진 기지로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어설프게 먹었다가 천왕랑이 고립되는 최악의 상황이 연출될 수 있다. 지상 병력이 앞서는 상황에서만 허락된다.
지상 병력이 부족하다면 수비하기 용이한 6시를 확보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
언덕에 용광포를 잔뜩 지어놓고 천왕랑이 앞마당과 6시 확장 지역을 왔다 갔다 하면서 수비를 하면 된다.
육로로는 크게 돌아와야 하지만 공중상의 거리는 굉장히 가깝다.
동시에 환국의 세 번째 금광 확장인 5시를 견제할 수 있는 통로를 개척할 수 있다.
지금 같은 상황에선 굳이 11시를 먹을 이유가 없다.
11시를 먹게 되면 1자 형태의 진영을 갖추게 되는데 이건 나가 테크를 가며 지상 병력에 힘을 줬을 때 좋은 진영이다. 지금처럼 천왕랑을 선택했을 땐 괜히 동선만 멀어진다. 역으로 환국의 기동성에 털리는 경우가 나올지도 모른다.
더군다나 상대는 정명혁.
화차를 기가 막히게 쓰는 선수다.
괜히 테러리스트라는 별명이 붙었던 게 아니다.
지금은 용안이 충분히 붙어있지 않은 상황. 용안이 상하는 일은 절대 없어야한다.
가장 최악은 천왕랑은 천왕랑대로 떨어져 신기전과 싸우고 지상병력은 화차와 천자총통과 맞닥뜨리는 거다. 서로 반대로 만나야할 유닛들이다.
사실 지금 천왕랑은 약간 불안하다.
최소 3개의 신전을 돌릴 때 천왕랑을 가야 지상 병력과 천왕랑을 동시에 확보할 수 있다. 즉 앞마당만을 먹은 지금 천왕랑을 간다는 건 지상 병력이 상대적으로 매우 부족해진다는 걸 뜻한다.
그 공백을 메워줘야 하는 유닛이 바로 지룡이다.
당장 환국이 진출하지 못하도록, 천왕랑이 생산될 때까지 시간을 벌어야한다.
어떻게?
뻔하지.
아주 잘.
천왕랑이 4기까지만 생산되면 어느 정도 함께 모인 용혼과 함께 수비를 한 차례 해낼 수 있다. 그러면 경기의 주도권을 잡아오는 것이 가능하다.
6기가 모이면 공격이 된다.
그때까지 별다른 변수 없이 무난하게 경기가 흐르는 것이 내가 가장 바라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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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무리하지 않죠. 이승우.
-딱 적절한 타이밍에 운룡에 지룡을 태워 밖으로 빼줍니다. 이러면 환국이 당장 진출할 수가 없죠.
-완급 조절이 능수능란합니다!
-어느새 경기가 중반으로 접어들고 있습니다.
얼핏 무난한 듯 보이는 경기.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변수가 나왔다.
-천왕랑!!!!
-이승우 선수 천왕랑을 갑니다!
-앞마당 먹고 천왕랑!!! 이야. 이거 어마어마한 수를 던져넣는데요?!
중계진이 합창하듯 천왕랑을 외쳤다. 마치 새해를 맞이하는 카운트다운을 외치는 것 처럼.
그 중 김태영 해설의 얼굴이 가장 밝았다.
천왕랑이다. 천왕랑.
싱글벙글. 미소가 떠나지 않는다.
1세트 경기가 치러진 미궁의 숲은 천왕랑이 자주 나오는 전장. 이번에 천왕랑을 볼 수 있지 않을까 기대했던 그지만 아쉽게도 1세트에선 천왕랑을 볼 수 없었다. 천왕랑을 커녕 나가조차 보지 못했다.
그렇게 실망하고 있는 그에게 이승우가 천왕랑을 딱 들고 나왔다.
-김태영 해설 표정이 아주 살아나는데요?
-여러분들은 모르시겠지만 1세트에서 천왕랑이 안 나왔다고 엄청 투덜댔었거든요. 이제 천왕랑 나오니 기분 좋으시겠습니다?
-좋습니다. 아주 좋습니다.
건수를 잡은 엄재웅 해설과 전현석 캐스터가 김태영 해설을 놀려댔지만 김태영 해설의 표정을 해맑기 그지없었다. 첫 사랑을 만나러 가는 사춘기 소년의 표정이 이러할까?
자신을 놀리건 말건 상관없다는 마인드.
그저 천왕랑을 보는 것만으로 좋았다.
-보통 세 번째 금광 확장을 확보한 이후 천왕랑을 가는데 지금 이승우 선수는 아주 빠르게 천왕랑을 가고 있습니다. 타이밍을 빠르게 잡아당긴 만큼 살짝 위험한 빌드입니다.
-그렇죠. 이걸 환국이 눈치 채면 바로 안티 천왕랑 체제로 체제 전환합니다. 업 환국 구사하면서 신기전 떼로 모으면 천하의 이승우라도 감당해내기 힘들거든요?
-그렇게 경기가 흐르면 용족이 할 수 있는 건 하나입니다. 죽어라 천왕랑 모으고 죽어라 천왕랑 컨트롤하면서 상대의 모든 확장과 신기전을 터트리는거죠.
-말은 쉽지 실제로 하기 굉장히 힘든 운영이죠. 특히 정명혁 같은 최정상급 환국에겐 더욱 더 그렇고요.
바람의 계곡은 중앙이 굉장히 넓다. 운동장이라 불리는 형태의 지형이 2개나 있다. 비록 언덕을 끼고 있긴 하지만 환국의 기갑병력이 밀려 들어오면 용족이 활용하기가 쉽지 않다.
그래서 안티 천왕랑 체제를 구사하기 좋은 전장.
물론 환국의 병력이 용족의 병력보다 우위에 있을 때 하는 말이다.
상황이 역전되면 용족이 굳이 천왕랑을 주 병력에 합류시키지 않고 따로 활동하게 둔다.
그럼 자연스레 본진 혹은 확장이 위험해지는 거다.
-정명혁 선수 당장 러시를 갈 생각이 없습니다. 추가 철광 확장 안전하게 확보하고 5시까지 확장을 이어갈 생각입니다.
-업 환국이죠. 이러면 빌드 싸움에선 이승우 선수보다 정명혁 선수가 더 좋아 보이는데요.
-분명 빌드는 그렇지만 천왕랑이 쌓이면 모릅니다. 업 잘 된 신기전에 천왕랑이 추풍낙엽처럼 우수수 떨어지면 환국에게 좋은 그림이 나오지만 어쨌든 확장 2개 이상 돌리면서 천왕랑이 죽지 않고 신기전을 갉아먹으면 또 모르거든요. 이승우는 그럴 능력을 충분히 가지고 있습니다!
김태영 해설의 천왕랑에 대한 믿음은 확고해보였다.
아무래도 이승우의 천왕랑이라서 더 그런 듯 했다. 천왕랑보다 나가를 선호하는 이승우지만 천왕랑을 사용할 때마다 기가 막힌 움직임으로 환국을 무너뜨리곤 했다.
송병호에 버금가는, 아니 오히려 송병호보다 뛰어난 모습을 보여줬었다.
김태영 해설과 이승우를 응원하는 이들은 거기에 모든 걸 걸고 있었다.
그때였다.
-천리안!!!
-이게 딱 공중제단이 있는 곳에 떨어지네요!
-아. 정명혁 선수도 감 좋은 선수거든요!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이겁니다! 바로 천왕랑을 가고 있는 것을 파악해냅니다!
-이러면 상황이 조금 애매해지죠. 상대가 천왕랑을 갈지도 모른다라고 생각하는 것과 천왕랑을 가고 있다라고 직접 두 눈으로 확인하는 건 천지차이입니다. 천지차이!
-이러면 상황 급변합니다! 정명혁 선수에게 좋아도 너무 좋죠!
정명혁의 천리안이 딱 공중제단이 있는 곳이 뿌려진 것이다.
심각한 표정을 짓고 있던 임주혁 감독의 얼굴에 미소가 번졌다. 엄지와 검지를 튕겨 딱 하고 소리를 냈다.
이 것만으로 지금 정명혁의 천리안이 경기의 판도를 얼마나 뒤바꾸어놓았는지 알 수 있다.
1세트에서 아쉽게 패배하긴 했지만 정명혁도 감이 좋다.
쉽게 발견할 수없는 위치에 지어진 공중제단.
저기에 천리안을 뿌렸다는 건 이승우가 천왕랑을 생산할 수도 있다는 걸 어느 정도 예상했다는 것이다.
그 예상이 정확히 맞아 떨어졌다.
반면 이승우 팬들의 얼굴엔 그늘이 드리워졌다. 한숨을 푹 내쉬는 이도 있었다. 이번 경기는 더 이상 볼 필요 없다. 이길 수 없다는 반응까지 나왔다.
좋지 않다.
들켜도 너무 빨리 들켰다.
이러면 환국이 할 수 있는 것이 너무나 많다. 타이밍을 잡고 내려와도 되고 확장을 펼치며 2/1업까지 기다려도 된다.
정명혁의 선택은 후자였다. 굳이 급하게 하지 않겠다는 거다.
빨리 먹는 밥은 체한다.
이미 한 번 체했다. 같은 실수를 두 번 할 필요는 없다.
-안전하게 간다는 마인드죠. 러시 거리도 멀고 괜히 타이밍 잡았다가 애매하게 막히면 천왕랑은 천왕랑대로 모이니 차라리 5시에 확장 펼치며 물량 모으겠다는 겁니다.
-아. 이승우 선수 이러면 상황 안 좋아요. 안 그래도 천왕랑 가느라 확장이 느린 상태인데 환국은 벌써 5시 확장까지 가져가고 있습니다.
아직 5시가 완성된 건 아니지만 현재 용족은 철광 확장도 확보하지 못한 상태.
5시 군영이 완성되면 2개의 확장이 차이 나게 된다.
이승우는 아직 확장을 하려는 움직임조차 보이고 있지 않았다.
이게 지금 해줄 수 있는 최선의 판단이다.
괜히 환국 따라간다고 확장을 했다간 수비 범위를 늘리는 꼴 밖에 안된다. 일단 지상 병력과 천왕랑의 조합을 쥐어 짜내는 게 우선이다. 천왕랑이 6기만 모이면 컨트롤 여하에 따라 2부대 이상의 신기전을 잡아내는 것이 가능하다.
이승우는 거기까지 바라봐야 한다.
천왕랑에 혼을 불어넣어야 한다.
시간이 흐를수록 경기는 환국에게 기울었다. 천왕랑을 너무 빨리 들켜버렸기 때문이다. 천왕랑을 확인한 정명혁이 바로 5시 확장을 가져간 것도 주효했다. 거기서 망설였다면 지금처럼 차이를 벌릴 수 없었을 거다.
어차피 용족이 공격을 못 온다는 걸 알고 있기에 과감히 확장을 한 정명혁에게 칭찬이 쏟아졌다.
이승우도 지룡을 활용해 정명혁의 신경을 건드려주고 있긴 했지만 말 그대로 신경을 건드려주는 정도에 불과하다.
정명혁 입장에서 이 정도 견제는 피해라고 부를 없을 정도도 미미했다.
환국이 5시 확장을 돌리고 있는 지금 용족은 이제야 추가 확장에 신전을 소환하고 있는 것만 봐도 경기가 얼마나 용족에게 어려운지 알 수 있다.
자원 차이가 어마어마하다.
그 차이는 곧 병력의 차이로 이어졌다.
정명혁의 기갑 병력이 화면에 잡히는 순간 감탄이 터져 나왔다.
엄청난 물량.
그 동안 소모하지 않고 차곡차곡 모아둔 병력이 중앙으로 쏟아지고 있었다.
이승우도 최대한 쥐어 짜내 병력을 모았지만 상대적으로 너무 초라해 보인다. 중앙에서 전투가 벌어진다면 상대가 되지 않는다. 그나마 공2업 천왕랑을 6기 모았다는 걸 위안 삼아야했다.
정면 승부는 피해야한다.
계란으로 바위치기가 따로 없다.
어떻게든 천왕랑에게 유리한 지형으로 신기전을 끌고 들어와야 한다.
-아직 공1업인데 나온다는 건 곧 2/1업이 완성된다는 것이거든요?
-물량 차이가 너무 심합니다.
-도대체 이걸 어떻게 막죠?!
절규에 가까운 중계진의 외침이 경기장에 울려 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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흠. 상황이 어쩌다 이렇게 되었지?
천왕랑이 들키는 순간 경기가 크게 기울었다.
천왕랑 때문에 경기가 힘들어졌지만 이 난관을 헤쳐 나갈 수 있는 유닛도 천왕랑이다.
아주 주인공의 조건을 다 갖췄구만?
일단 두 번째 확장은 철광 확장이 아닌 6시 쪽으로 가져갔다.
어쨌든 철광 확장은 개방되어 있다.
환국의 기갑 병력이 힘을 쓰기 좋은 형태.
그래도 6시는 언덕을 끼고 있어 천왕랑의 컨트롤 여하에 따라 수비가 가능하다.
하지만 여기서 끝나면 안 된다.
공격을 가야한다.
공격을 가지 못하면 아무리 수비를 해도 의미가 없다. 그냥 타워 디펜스나 마찬가지다. 조금 차이가 있다면 타워 디펜스는 내가 잘 하면 이길 수 있지만 이건 막다가 끝난다는 정도?
끝이 보이는 시나리오다.
그 것도 패배로.
그런 시나리오의 배우가 되고 싶은 마음은 개미 눈곱만큼도 없다.
멋있는 건 내가 할 거다.
주인공은 나다.
옛 말에 아주 좋은 말이 있다.
하늘이 무너져도 솟아날 구멍이 있다고.
그간 위기에서 빠져나갈 길을 잘 찾아냈던 나다.
이번에도 분명 구멍은 있다.
내가 완벽히 빠져나가서 상대의 하늘을 무너뜨릴 수 있는 구멍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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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에겐 아직 8기의 천왕랑이 남아있습니다!
과연 이승우가 어떤 전략을 선택할 것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