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UST RAW novel - Chapter (90)
러스트 [RUST]-90
엘리베이터에서 내리자마자, 사방을 경계하던 아저씨들이 눈빛으로 ‘뭐할까요?’ 신호를 보냈다.
“일단 여기 사람들 좀 내려보내시고요.”
“이 사람들 전부 말입니까?”
“예. 전부 15층으로요.”
“알겠습니다. 다들 이쪽으로 오십시오.”
“다 들으셨죠. 이분들 통제에 따라서 15층으로 내려가시고. 올라오지 마세요. 그리고 거기 닥터 헬기 조종하신 분. 이리 오실까요?”
헬기에서 막 내려 어리둥절하고 있던 헬기 조종사가 ‘뭔 일이래?’ 하는 표정으로 바라봤다.
“예. 조종사님 이쪽으로 오세요.”
중년 의사가 조종사를 보더니, 마루를 뜯어말렸다.
“저 사람도 던지려고 그러나? 그럼 헬기는 누가 조종하고. 안 돼.”
“아. 헬기 조종사가 있으면 어디 데려다 달라, 지금 나가겠다. 그래서 밖으로 보내주면 또 좀 있다가, 살려달라 데리러 와달라 이러고 그럴 게 뻔해서요. 그럼 또 의료진 한 명이 아쉬운데 어떡하든 데려와야 하지 않냐? 그럴 거고. 골치 아파지잖아요? 그냥 예방 차원이요. 예방 차원.”
“예방은 무슨 예방! 그게 예방인가? 그건 예방이 아니지. 그러지 말게, 저 조종사도 사람들이랑 같이 내려보내겠네, 나중에라도 무슨 일 생기면 어쩌려고 그러나? 예비 조종사라도 있어야 하지 않겠나.”
“이런 거 저런 거 생각하다 코 꿰이기 싫은데요.”
“누가 자네의 코를 꿰겠어. 내가 책임지고 내가 데려가겠네.”
“뭐. 책임지신다니까 조종사분은 그렇다 치고, 헬기에서 내린 사람들 어쩔까요? 다 편히 보내드릴까요?”
편하게 보내준다는 말에 중년 의사가 ‘이게 뭔 소린가?’ 했다가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
“편히? 아니야. 아닐세. 그 사람들도 전부 15층으로 데려가겠네. 일주일에서 열흘이라면서. 그동안 아무 일 없게 할 테니, 그냥 내려 보내주게. 저기 밑으로 말고, 15층으로.”
“뭐. 선생님 믿고 그냥 보내드리는 겁니다. 아시죠? 이상하면 그냥 편히 가는 거.”
“그래. 다른 소리 나지 않게 하겠네.”
“믿어 봅니다? 책임지신다고 했습니다?”
마루를 뜯어말린 중년 의사가 참의원 낙하 생방송으로 충격받은 사람들을 이끌고 계단으로 내려갔다.
사람들을 통제해서 15층으로 내려보냈는지, 아저씨들이 올라왔다.
“거기 방화문은 어떻습니까? 용접할 수 있는 구조인가요?”
“가능합니다. 단단하게 용접하려면 철물이 좀 필요하겠지만, 용접하는 데 무리 없는 구조입니다.”
“15층에서 헬기 착륙장으로 올라오는 다른 통로는 없나요?”
“저쪽에 비상계단이 하나 더 있는 것 같던데?”
“그래요? 건물 규모상 더 있을 수 있으니까 모두 찾아주세요. 15층에서 헬기 착륙장으로 올라오는 계단이랑 철문 전부 막으려고요. 전부 막고 용접해 주시면 됩니다.”
“전부 막으란 말입니까?”
“예. 비상용이든 뭐든 완전히 막아주세요.”
“완전히?”
“예.”
아저씨들이 바로 철문에 철물을 덧대 용접을 시작했다.
“이거 용접하라고 하니까 하기는 하겠는데, 비상사태 생기면 어떻게 하려고 합니까?”
“비상사태는 뭘요. 미쳐서 14층 내려가겠다고 바리케이드 치우고 지랄하지 않으면 문제 생길 일 없겠죠. 아- 혹시 이상한 생각하는 사람들 나올지 모르니까. 용접은 최대한 단단히 해버리세요. 힘으로 뚫으니 어쩌니 하다가 열려서 피곤해지는 것보다 그냥 할 때 제대로 하는 게 낫겠네요.”
“괜찮겠습니까?”
“나중에 우리 떠나면서 엘리베이터 열어주면 알아서 뜯겠죠. 그전까지는 완전히 꽉 막아버리는 게 신경 쓸 일도 없고 좋겠네요.”
“그렇다면야.”
치지칙- 치지지직-
용접봉에서 불똥이 튀었다.
마루는 헬기 조종할 수 있다는 아저씨를 불렀다.
“헬기 조종하실 줄 아신다고 하셨죠?”
고개를 끄덕이는 사내에게 곧바로 물었다.
“바로 사장님 싣고 오실 수 있겠어요?”
“가와사키 BK 117이었으면 연식이 있어서 점검하기 힘들었겠지만, 벨 429 모델이라 큰 문제는 없을 것 같습니다. 일단 연료 채우고 확인부터 하고 이야기하지요.”
“그러죠. 문제없이 준비되면, 바로 말해주세요. 아래 내려가서 준비하고 있을 테니까요.”
“알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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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양은 글록 17을 분해해 청소하고 있었다.
뿌샥뿌샥 소리가 나도록 총열을 쑤시고, 기름칠한 부품들이 뽀득 소리가 나도록 닦고 또 닦았다. 미묘한 느낌. 뭔가 감각이 좀 이상한 느낌이었다.
아까 병실에 갔다가 그냥 온 뒤로 이랬다. 눈을 감고서도 조립 분해 할 수 있는 총이었는데, 느낌이 어색하다고 할까? 이게 무슨 느낌이고 기분인지 알 수 없었다.
‘흐음.’
백정 때문일까?
십정 정도로 올려주는 약이 있으니까 약 한 번 꽂아 넣고 비벼보라는 기분인가? 십정급 약을 꽂았다고 치고 백정이랑 1:1하는 장면을 상상했다. 멋있게 총을 뽑았다. 십정급 속도로 뽑은 총! 정말 빠른 속도지만. 푹- 칼 맞고 뒈지는 엔딩이 보였다.
도리도리.
‘아니야. 이건.’
근거리 교전은 십정으론 턱도 없었다.
그럼 저격은?
십정급 능력을 풀로 사용해 저격하기에 최적의 위치를 찾았다. 순식간에 저격 준비를 마친 뒤, 스코프로 백정을 보는 순간. 백정이 힐끗 이쪽을 바라보더니 시야에서 사라졌다? 아! 기시감. 이거 어디서 봤던··· 스코프로 백정을 바라봤더니, 곧바로 백정이 이쪽을 봤던 기억이 떠올랐다. 그때의 기억과 상상이 겹쳤다. 이후 푹- 찍- 엔딩.
도리도리.
이것도 아니야.
십정급 능력에 총만 들고 있으면 수십 명이랑 싸울 수 있겠다 싶었는데, 백정에게는 도무지 견적이 나오지 않았다.
‘응?’
백정이랑 어떻게 비벼볼까 생각했더니, 미묘했던 기분이 좀 정리되는 느낌.
역시 백정을 생각하니까. 뭔가 미묘한 느낌이 사라지면서 어쩐지 착해지는 기분이었다. 미망이 사라지고 열반의 경지에 다다르는 것 같은···. 이유는 알 수 없지만 평안해지는 느낌? 어라?
도리도리.
이것도 아니고. 갑자기 왜 이러지?
김 양은 순식간에 조립했던 글록 17을 다시 분해했다가, 다시 조립했다.
철컥- 멀쩡한 오른팔. 며칠 달고 다니지 않았는데 그새 깁스가 없다고 가벼웠다. 한 손 그립과 양손 그립을 번갈아 가며 자세를 잡고 감각을 되살렸다. 왼손으로 발터 P22를 쐈던 감각에서 다시 본래대로 감각을 돌리는 작업.
‘친구···.’
백정과 기순이 웃고 떠드는 모습이 떠올랐다. 옆에서 봤을 땐 지독하게 어울리지 않는 두 사람이었다. 근데 친구라니. 그것도 서로 목숨을 구해준 친구.
‘서로 목숨을 구해준.’
그럼 나도 기순이랑 친구인가? 응. 친구. 친구가 될 수 있을까? 갑자기 기순이 했던 말이 떠올랐다.
‘말로만?’
아- 역시 그런 거랑 친구는 아니었다. 모름지기 친구란 ‘이익’ 같은 거보다 ‘의리’ 그래. ‘의리’ 같은 거로 뭉친 거 아니겠는가?
‘어라?’
이익? 돈을 주면 목숨을 걸 수 있었을까? 만약 나였다면, 기순이가 죽을 위협에서 아무 생각 없이 몸을 날릴 수 있었을까? 왜 그랬을까? 기순이는. 내가 자기 취향도 아니라면서. 백정도 자길 여러 번 살려주더니 기순도 그러고 있었다. 왤까?
백정에서 기순으로 다시 백정을 떠올리자, 김 양은 기분이 진짜 이상했다. 오소소 소름이 돋다가도. 부럽기도 했다가도. 자긴 그런 친구 만들지 못할 것 같아서 쓸쓸하기도 했다가도.
철컥- 탁- 틱!
철컥- 탁- 틱!
[치직-]아- 백정이다.
[기순이 병실로 와.- 치직]“알겠음.”
철컥- 틱!
철컥- 틱!
좋아. 이상 없고.
백정이 오라고 했으니까, 또 뭔가 일이 생길지도?
준비 단단히. 저격총도 챙기고, 수류탄도 2발 정도? 연막탄도 2개.
아 맞다. C4랑 혹시 모르니까 크레모아도 하나 챙겨야지.
방독면? 방독면 어디 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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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루가 병실로 들어오는 김 양을 보고 툭 말했다.
“어디 전쟁 가냐?”
“······.”
종간나 샛키!
“아니, 왜 또 그래. 둘 다 눈에 힘 좀 빼고, 잘하다가 왜 갑자기 한 번씩 이러는데?”
“내가 뭘? 잠깐 이야기 좀 하려고 오라고 했더니. 중무장하고 왔길래, 한마디 한 걸 가지고.”
“······.”
기순이 ‘이걸 어쩌나.’ 하는 표정으로 고개를 저었다.
“일단 너···. 그거 말고, 여기 원장, 부원장, 연구과장에 헬기 타고 온 의원을 밖으로 던졌다며?”
“어. 안 죽었어.”
부드럽게 미끄러져 연못에 빠지는 걸 봤다. 어두워서 확실하지는 않지만.
“아니. 제발 좀. 아놔. 죽고 안 죽고 그 문제가 아니잖아! 또 왜? 왜? 때문인데? ”
기순이 자기 가슴을 토닥였다. 김 양도 같이 고개를 끄덕였다.
“바로 안 죽었으면 됐지 뭘.”
“야 여기 15층이야. 3m만 잡아도 45m라고. 경사 따라 내려갔으니까 퍽 괜찮겠다. 연못 있었다고? 살아도 산 거 같냐? 영화야? 후- 밑에서 소리 났다고 했지? 그게 정상적인 소리 같았냐?”
“엄청 욕하는 거 같던데?”
“진짜. 플리즈. 님아 자비 좀. 무섭게 왜 이러시는데요? 게다가 이 병원 샬롯에서 투자한 병원이라고 했잖아. 근데 그렇게 관계자들 전부 던져버리고 나면 어쩌려고?”
“안타깝지만 어쩔 수 없지, 누가 또라이들 키우라고 했나?”
기순은 순간 숨이···. 후- 숨을 골랐다.
“그건 그렇다고 쳐. 근데 의원은 왜 던졌는데? 일본 국회의원들은 지역 유지인 경우가 많아, 한 동네에서 대를 이어서 국회의원 하는 애들이라고. 그래서 대체로 지역 큰 병원의 대주주나 실제 주인인 경우도 많고. 샬롯이 투자자라면, 그 동네 참의원은 병원 실소유주 그런 관계가 많다고. 그렇게 따지면 너는 지금 실질적인 병원 주인을 냅다 밖으로 던진 거다.”
설명을 잠자코 듣던 마루가 갸웃하더니 웃었다. 기순은 진짜 무서워해야 하나 싶었다.
“음- 잘됐네. 다른 사람들이 어떻게 생각하겠어? ‘와 진짜 여차하면 던지는 놈이었네. 조심해야겠다.’ 그러겠지. 앞으로 개념 없이 설치는 놈들은 없겠네.”
기순은 어질어질했다, 내 친구가 어쩌다 이렇게 됐지?
“야. 너 뒷감당할 생각 전혀 없는 거지?”
“당연한 이야길. 뒷감당? 그게 뭔데? 신분 파서 뜰 생각만 하기로 했다.”
그 말에 크흐흐흣 웃던 기순이 갑자기 버럭 했다.
“되겠냐!”
“그렇지 않아도 꼬였는데, 여기에 일본 의원까지 던져버리면 그걸 어떻게 하겠다고.”
잠깐 발작하던 기순이 다시 숨을 골랐다.
“진짜 이유가 뭐냐? 결론은 그랬지만 뭔가 이유가 있을 거 아니냐?”
“예방 차원.”
“뭔 예방···. 의원이 딴지 걸까 싶으니까 일단 던진 거냐?”
“그런 것도 있고. 이 병원의 실질적인 주인인지는 몰랐는데, 분위기가 거지 같더라고. 여기 병원 직원들 의료진들 전부 헬기 착륙장으로 나와서 인사 준비하고 있는 걸 보니까. 그 양반 그냥 두 면 개판 되겠다 싶더라. 1층 지랄 낸 애들이 인사하겠다고 준비하는 사람. 그거 그냥 둬야겠냐? 그래서 뒤 끝없게 던졌다.”
기순이 한숨을 깊게 쉬었다.
“헬기 타고 왔으면 의원 가족들도 같이 왔을 텐데?”
“아- 그래서 사람들이 많이 있었구나? 그러니까 이왕 손을 댔으면 뿌리까지 뽑으라고? 오- 킹기순이. 이여-”
“아니, 좀. 그 말이 아니라, 아 됐다. 사장 누나 오면 어떻게 하게?”
“뭘 어떡해. 헬기 갈 때, 나랑 김 양이랑 타고 가서 사장 싣고 바로 도쿄로 가는 거지. 여기 들리지 않고 바로 직행해 버리면 알 게 뭐냐?”
“왜 없어. 올 때 들리자고 하겠지. 여기 병원이랑 야마츠키 신약 회사랑 조인해서 연구하는 연구실도 있다며. 샬롯도 여기 병원이랑 야마츠키 신약, 다카이치 제약이랑 투자했는데 여길 그냥 가겠어? 여기서 뭐든 챙기려고 하겠지.”
“그건 도쿄 갔다 와서 하든지 말든지 하라고 하고. 일단 도쿄 야마츠키 신약 본사에 데려다주고. 우리는 신분 만들고. 후딱 처리했으면 좋겠어.”
“진짜 계획은 일사천리야. 그럼 사람들이랑 의원 던진 건 사장 누님 모르게 그냥 바로 도쿄행이라 이거지?”
“굳이 말할 필요 있냐?”
“위에 아저씨들은 모르고?”
“알겠어? 올라오기 전에 해결했는데.”
“나는 알았는데?”
“그러게, 넌 어떻게 알았냐?”
기순이 무전기를 흔들었다.
“아주 15층 사람들이 나한테 하소연하더라. 너 왜 그러냐고.”
“다음부터는 그냥 안전에 아주 민감해서 그런다고 해줘.”
기순이 헛웃음을 지었다.
“아래로 던진 사람들 죽지는 않았지?”
“안 죽었다니까. 왜? 확실히 처리했어야 했냐?”
마루가 수확을 앞둔 농부의 얼굴로 말했다. 기순이 팔뚝에 돋은 소름을 문지르며 말했다.
“아 씨 소름 돋아. 깜빡이 좀 켜고 들어오든가. 처리하니 어쩌니, 그런 말 그런 표정으로 하지 마라. 깜짝 놀란다고 진짜.”
“아니 뭐가 어때서. 나도 생각해서 던진 거다. 손써서 죽이면 여기 사람들이 혹시라도 오해하고 극단적인 선택을 할까 싶어서 적당히 추락 정도로 끝낸 거야.”
“그래 잘했다. 잘했어. 다음에는 추락이고 추방이고 지지고 자시고 할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
“이럴 일이 또 있겠냐? 그런데 여기 병원 실질적 주인이 그 의원이라면 좀 이상하네.”
“뭐가?
“너 수술할 때 급속치료제를 썼잖아. 근데 의료진들 대부분 처음 보는 눈치더라고.”
기순이 잠시 생각에 잠겼다.
김 양은 둘이서만 이야기할 거면 나는 왜 오라고 했소? 하는 표정으로 마루를 노려봤다. 김 양의 눈매가 가늘어졌다. 마루도 실눈을 만들어 김 양을 봤다.
“급속치료제는 야마츠키 신약에서 개발한 게 아닌가 보네, 아마도 그 전투자극제? 전술 마약? 그걸 위주로 연구한 회사가 야마츠키 신약 같다.”
“그쪽이면 중화제는 야마츠키 신약 연구소 가면 구할 수 있겠네?”
“그렇겠지. 급속치료제도 구할 수 있으면 좋겠는데. 지금 기회 놓치면 영영 구경도 못 할 약 아니냐?”
“확실히 그렇기는 하지, 여벌 목숨이니까.”
세상이 이렇게 개판 나지 않았다면 평생 모르고 살았을 약들이었다.
“여기 이거.”
가만히 있던 김 양이 앰풀 주사기 3개를 내밀었다.
“응? 이거 그 약이잖아?”
마루가 바로 반응했다.
“이게 그 전투자극제인지 전술 마약인지 그거라고?”
기순도 흥미를 보였다. 어쩐지 김 양은 어깨가 으쓱해졌다.
“효과는 어떤데? 써봤고?”
“써보지 않았음. 효과는 그러니까 일반인이 맞아도 십정 정도의 움직일 수 있게 해주는 정도? 막 흥분하는 거 같지는 않았고. 부작용도 잘 확인했음.”
흐음- 마루는 김 양의 말투가 좀 변했다는 걸 알아챘다.
뭐- 이것도 괜찮겠지. 어떻게 말하든 그게 무슨 상관인가? 상관있나? 거리감 같은 거?
“십정? 십정이 뭐지?”
기순의 중얼거림에 김 양이 백정을 힐끔 쳐다보는 찰나, 마루가 들고 있던 무전기에 불이 들어왔다.
[치직-헬기 확인 결과 운행에 문제없습니다.]“그럼 바로 출발할 수 있는 겁니까?”
[치- 예. 그렇습니다.]“지금 올라갑니다. 올라가면 바로 가는 거로 하지요.”
[-삐- 예. 준비하겠습니다.]통신을 끝낸 마루가 김 양이 주렁주렁 달고 있는 장비를 위아래로 훑어보며 엄지손가락을 척 올렸다.
역시 김 양. 준비성이 철저하군.
종간나 샛키. 아까는 전쟁 나가냐며?
김 양이 고개를 팩 돌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