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uthless Warrior RAW novel - Chapter 195
-크흐흐흐, 슬슬 때가 되었도다.
리켄티아투스를 지켜보던 무덤에서 웅크리고 있는 자는 음침한 웃음을 흘렸다.
그는 저 멀리 보이는 푸른 행성을 자세히 들여다보지는 않는다. 무덤에서 웅크리고 있는 자가 보기에 표면이 축축한 그 행성은 그런 습기 찬 환경에 의지해 살아가는 벌레들의 징그러운 소굴에 불과했다.
관심을 기울일 가치도 없었다. 벌레집의 흥망성쇠는 무덤에서 웅크리고 있는 자에겐 미시적인 일에 불과했다. 그저 봉인이 하나씩 풀려간다는 것만 알 뿐이었다.
-이제 거대한 싸움이 코앞이다.
우주 어딘가에서 격전을 벌이고 있는 형언할 수 없는 암흑과 끓어오르는 심연은 아무래도 좋았다. 자신은 발버둥치는 죽음을 쓰러뜨린 뒤 영원의 보석을 선점할 테니까.
구우우우우-.
우주에 떠다니는 그의 모습은 마치 시커먼 성운 같았다. 몸 안쪽에는 별을 품은 듯 사이한 빛이 반짝였다.
그는 그런 모습으로 리켄티아투스를 향해 흘러가고 있었는데, 현재는 귀찮은 장벽에 막혀있었다.
바로 리켄티아투스의 만신전이 만든 데펜시오 포시티우스(D?f?ns?o posit?vus)라는 방어진이었다.
얼마 전, 우주적 거물인 무덤에서 웅크리고 있는 자가 리켄티아투스 행성계로 들어오자, 신격들은 대경실색했다.
갑논을박이 오갔는데, 저항을 포기하고 도망가자는 의견이 대세였다. 자신들을 섬기는 인간이나 여타 종족을 버리고 살 길을 찾자는 무책임한 얘기였다.
하지만 리켄티아투스 만신전이 내린 최종 결정은 불명예로 가득 찼던 과거와 달랐다.
“인류는 우리의 기원이자 부모입니다. 어떤 자식이 자기 부모를 버리고 도망갑니까?”
발푸르가 여신격의 주장에 신격들은 스스로의 탄생을 돌아봤다. 그리고 이번만큼은 자신들의 창조주인 인류에게 보답하기로 결의했다.
리켄티아투스 만신전은 마지노선을 그었다. 그 선을 넘어가면 무덤에서 웅크리고 있는 자의 시커먼 존재감이 행성을 좀먹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최후 방어선을 지키기 위해 만신전의 모든 걸 동원했다.
모든 지혜, 모든 성물, 모든 희생.
그 모든 게 합쳐진 방어진이 바로 데펜시오 포시티우스였다.
-크크크, 한줌도 안 되는 것들의 반항이 재밌군.
무덤에서 웅크리고 있는 자는 이 모든 걸 그저 흥미롭게 지켜볼 뿐이었다. 그가 보기에 인간이 벌레라면, 신격은 개나 고양이 정도였다. 감히 자신을 방해할 수 없었으니까.
하지만 진심으로 인류를 수호하기로 결의한 리켄티아투스 만신전의 힘은 생각보다 위대했다.
신격들이 모든 걸 쥐어짠 방어진은 무덤에서 웅크리고 있는 자를 잠시간 묶어둘 정도로 위력적이었다. 무덤에서 웅크리고 있는 자는 속으로 적잖이 놀랄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거기까지였다.
-이제 격의 차이를 알려주지.
무덤에서 웅크리고 있는 자가 진짜 힘을 발휘하자 신격들의 전력을 쥐어짜낸 방어진은 거대한 압력에 점점 찌그러지기 시작했다.
끼기기긱! 꾸직.
방어진을 이루는 마법의 벽이 안쪽으로 찌그러져, 도리어 신격들을 눌릴 것 같은 상황이 됐다. 여기저기서 비명이 터져 나왔다.
“버텨라! 어떻게든 버텨!”
“무리입니다! 행성을 부숴버릴 정도의 위력이라고요!”
“으아아아! 이대론 다 죽어!”
결국 방어진은 폭발하며 깨져나갔다.
콰아아아앙!
거의 백을 헤아리는 신격들이 중상을 입고 사방천지로 흩어졌다. 그 과정에서 빛의 신격 마르가, 정의의 신격 루우벤, 생명의 여신격 오르비아나가 사망했다.
시커먼 우주 공간에 터져나간 신격들의 육체가 둥실둥실 떠다녔다.
-키키키케케!
무덤에서 웅크리고 있는 자의 곁에서 사역하는 기생충 같은 존재들이 한때 위대했던 신격의 잘린 머리를 들고 낄낄거리며 노래를 해댄다.
실로 비참한 몰골이었다.
하지만 이 모든 일을 한 무덤에서 웅크리고 있는 자는 덤덤했다. 그는 그저 길을 걷는 것처럼 무심히 마지노선을 넘었다.
***
황제를 팔아먹은 뒤 일주일. 짧은 사이 참 많은 일이 있었다. 나는 황제가 죽자마자 강철선제후 필립에게 팔츠를 탈환하라 명을 내렸다.
팔츠의 수도인 하이델베르크는 필립이 주둔하고 있는 비텐바이어에서 북쪽으로 겨우 110킬로미터 밖에 안 된다.
군대를 몰고 간 필립은 자신의 상속지를 순식간에 되찾았다. 변변찮은 전투도 없었다. 보헤미아 왕이 된 후 팔츠에게 소홀했던 프리드리히는 인기가 뚝 떨어진 상태였기 때문이다.
게다가 그는 찬탈자가 아닌가. 죽은 줄 알았던 정당한 후계자가 나타나자 팔츠의 시민들은 열광했다.
“필립이 하이델베르크에 입성하는 날 수많은 시민들이 그를 보기 위해 몰려들었다고 하는군요.”
달타냥의 보고에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이제 프리드리히는 돌아갈 곳이 없어진 셈이지. 제대로 된 빈집털이였어.”
보헤미아의 왕 프리드리히가 길길이 날뛴 건 말할 것도 없다. 점점 궁지에 몰리고 있던 그는 내게 급히 도움을 청해왔다. 힘들 때 언제든 의지하라고 평소에 부지런히 사탕발림했던 탓이다.
“멀리서 보는 프라하가 참 아름답군.”
프리드리히의 요청을 들은 나는 바로 살림살이를 빼서 탈출했다.
“내가 프라하에만 있었어도 도움을 줄 텐데, 정말 어쩔 수 없군. 안타까운 일이지만 프리드리히 전하께선 혼자 노력하는 수밖에.”
“애초에 프라하에 있을 생각도 없으셨잖습니까.”
“달타냥, 그대도 참 성실하군. 매번 그렇게 내 헛소리에 대답해 주는 걸 보니까.”
“매번 들어도 어이없는 게 적응이 안 되니 그렇습니다.”
음… 이 여자, 요즘 카운터가 늘었군.
“흠! 뮌헨으로 가자고.”
나와 달타냥을 중심으로 뭉친 가신단이 발푸르기스가 있는 뮌헨으로 출발했다. 여정은 여유가 넘쳤고 아무 문제 없었다. 내 표정만 빼고는.
“흐음…….”
“무슨 불편한 곳이라도 있습니까? 합하.”
내 침음에 달타냥이 민감하게 반응해 왔다. 이러니저러니 해도 그녀는 곁에서 나만 바라보고 있었다.
“상태창이 안 보여.”
“그 뭔가…, 숫자로 몸과 무력의 상태가 표시되는 거라고 하셨죠?”
“그래, 대신격 아퀼라가 내려준 힘이지.”
어찌된 일인지 얼마 전부터 상태창이 열리지 않는다.
“슬슬 견제 들어오는 거 아닙니까? 아퀼라가 영 수상하다고 하셨잖아요?”
“정말 그런 게 아닐까 모르겠어.”
아직 대신격 아퀼라가 내린 다른 능력들은 건재하다. 하지만 상황을 봐서 점점 줄이거나 없애려는 게 아닐까 싶다.
“합하. 한 가지는 알겠네요.”
“뭔데?”
“합하께서 아퀼라에게 받는 가호가 줄어든다는 건, 점점 그의 뜻대로 돼간다는 거겠죠.”
물론 아직 확실한 건 없다. 아퀼라 본인의 말은 들어보지 않았기에 일방적인 판단일 수 있다. 하지만 좋게 생각하기엔 그 대신격은 수상쩍은 구석이 많단 말이지.
물론 상태창이 안 보인다고 해서 내 힘이 약해지거나 한 건 아니다. 일주일 전, 발버둥치는 죽음에게 후원을 받아 ‘멸망의 전령’이란 직업을 얻었다.
S등급 스킬인 <녹아내리는 대지>, <갉아먹는 저주>와 SS등급 스킬인 <성좌의 축복>을 사용할 수 있게 됐다. 다만 예전에 명시적으로 볼 수 있는 스킬 숙련도 같은 걸 볼 수가 없다.
아퀼라 이 새끼 진짜….
“세상에 믿을 놈이 하나도 없어. 쯧.”
혀를 찬 뒤 마법으로 발푸르기스에게 연락을 넣었다.
-발푸르기스.
-발러? 무슨 일인가?
-선제후 회의를 소집해 주세요. 부탁드리겠습니다.
-드디어 황제의 붕어를 알리려는 것이냐?
현재 황제가 죽었다는 사실은 엄정한 기밀이다. 빈의 궁전은 황제의 실종에 당황하면서도 어떻게든 소문이 안 나게 전력투구 중이라고.
-그렇습니다. 황제의 건 뿐만이 아니라, 새로운 선제후 문제로 의논할 일이 많습니다.
-중요한 안건이 여러 개니 충분히 회의를 소집할 만하군. 드디어 선제후 자리에 오르겠구나, 발러.
-투표 때 도와주세요.
-당연한 일이다.
이후 발푸르기스와 잡담을 하다가 연락을 끊었다. 꿀꿀했던 기분도 그녀의 고운 목소리를 들으니 많이 좋아졌다. 콧노래를 부르며 말을 타고 가는데 갑자기 하늘이 어두워졌음을 깨달았다.
“뭐지? 벌써 저녁인가?”
마치 땅거미가 지는 것처럼 사방이 어두침침해졌다.
“아뇨, 그럴 리가요. 방금 점심을 먹지 않았습니까?”
생각해 보니 그렇다. 아직도 배 안에서는 점심때 물 대신 들이킨 포도주가 출렁거리고 있었다. 우리 일행은 어리둥절해서 사방을 둘러봤는데, 역시 위기는 사람보다 동물이 빨리 알아챘다.
히이이이잉!
보폭이 굳건하고 순종적인 짐말들이 갑자기 앞발을 들고 일어났다. 차분하던 눈망울이 충혈돼서는 공포로 덜덜 떨리고 있었다.
“날뛰지 마!”
“이런! 고삐를 어서 잡으라고!”
마부들은 당황해서 말채찍을 휘둘러 봤지만 소용없었다. 흥분한 짐말들이 난리를 부려 짐마차가 넘어가기까지 했다.
“대체 무슨 일이 일어나는 거지?”
대답대신 격렬한 지진이 일대를 덮쳤다.
우르르르르릉! 콰아아아앙!
어찌나 강하게 흔들리던지 저 멀리 보이는 오래된 석재 감시탑이 흙먼지를 일으키며 와르르 무너지기까지 했다.
“수호자가 또 하나 죽은 거 아닐까요?”
달타냥의 말에 나는 고개를 저었다.
“아냐, 이번에는 느낌 자체가 다르다. 수호자가 죽은 게 아니라 종말이 시작된 거 같군.”
“종말입니까….”
“그래, 무덤에서 웅크리고 있는 자가 한층 더 가까이 다가온 거겠지. 그쪽도 마냥 기다려주는 건 아니니까.”
밤하늘에 별이 안 보이는 상황이라 제대로 파악이 안 됐지만, 신격들의 방어진이 무너진 게 확실해 보였다.
“이제 멸망의 카운트다운이로군.”
희망이 있을지 모르겠다.
***
며칠 뒤 뮌헨으로 돌아온 나는 깜짝 놀라고 말았다. 도시의 성벽 한쪽이 박살나 있었기 때문이었다.
“저게 뭐야.”
몸길이가 50미터는 될 듯한 마수가 부서진 성벽에 몸을 걸친 채 죽어있었다. 그 뿐만이 아니었다. 성벽 앞에도 정체불명의 거대 마수가 혀를 빼문 채 쓰러져 있었다.
놈에게서 흘러나온 피로 주변이 호수로 변해버렸다. 농담이 아니라 병사들이 나룻배를 가져와 그 위에서 이동하는 중이었다. 두 마수 근처에는 여러 사람들이 바글바글했다.
“발러!”
그때 금빛 갑옷에 금빛 날개를 가진 여성이 내 앞에 내려앉았다. 발푸르가 여신격의 화신인 발푸르기스였다.
“이게 대체 어떻게 된 겁니까?”
“모르겠다. 갑자기 마수들이 나타났다.”
“부르시지 그랬어요.”
발푸르기스가 대답하기 전 다른 목소리가 끼어들었다.
“우리끼리 상대할 수 있어서다. 발러, 매번 널 부르면 힘들지 않겠느냐.”
하얀 수녀복에 피칠갑을 한 마리였다. 그녀는 드래곤의 뼈로 만든 자신의 쌍검을 땅에 꽂아주고는 털썩 자리에 주저앉는다.
“아이구, 힘들다.”
다행히 뮌헨은 이 둘이 있어 성벽이 무너진 것 빼고는 큰 피해는 없었다고 한다.
“다른 도시는 문제가 없습니까?”
내 물음에 마리는 어두운 얼굴이 됐다.
“왜 없겠느냐. 제국 곳곳이 엉망이라 모든 교단이 힘을 합치고 있다. 섬기던 신격에게 종말의 때가 오고 있다는 경고를 받은 교단이 많다. 힘을 합쳐야 하는 어려운 시절이 온 거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던 마리는 연락을 받은 교단은 그나마 낫다고 했다.
“신격과 연락이 끊긴 교단도 여럿이니까.”
“연락이 끊겼다니 그건….”
나는 뒷말을 삼켰다. 신격들은 무덤에서 웅크리고 있는 자를 막겠다고 했다. 그 뒤로 연락두절이라면… 뻔하다.
“아무튼, 여러 교파의 정보를 취합해 보니 제국 곳곳에 마수들이 갑자기 늘어나 날뛰고 있는 모양이다. 지난번 수호자가 죽었을 때 일시적으로 마수들이 나타난 것과는 차원이 다르다. 현재 완파된 도시만 해도 트리어, 희흐스트, 하노버, 하멜른, 힐데스하임, 베르발데, 퀴스티른, 노이브란덴부르크….”
모두 이름있는 도시인데 폐허로 변해버렸단다. 그냥 쓸려나간 소도시나 마을은 얼마나 될지 파악도 안 됐다.
“하지만 마수만이 문제가 아니니라. 발러.”
나는 이렇게 목소리가 어두운 마리는 처음이었다.
“뭐가 더 문제입니까?”
“제국 북부의 여러 호수들이 산성으로 부글부글 끓어오르고 있다고 한다. 수원 곳곳이 오염되어 사람들이 고통 받는 중이다.”
“물까지 오염되기 시작했다니….”
하지만 이건 시작에 불과했다. 옆에서 듣던 발푸르기스가 추가적인 소식을 알려줬다.
“괴질이나 역병이 창궐해 쓰러진 사람이 부지기수다.”
문제는 민간인보다 군대의 피해가 더 크다고 했다. 군인들은 몰려있는 데다가 위생도 떨어지는 편이니까.
“뷔르츠부르크에 주둔하고있던 헤센-카젤 방백의 군대가 역병으로 거의 해체될 지경이라 들었다.”
“그건 쌤통인데…. 아니? 뷔르츠부르크면 뮌헨에서 그렇게 멀지 않잖습니까.”
발푸르기스는 무거운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
“이미 뮌헨에서도 조짐이 보이고 있다. 그뿐이 아니다. 그대의 군대에도 역병 환자들이 나타나고 있다고 한다.”
“맙소사…….”
군대가 망가지기 시작한 건 적아를 가리지 않는구나. 당연히 이 역병은 자연적인 게 아니라 무덤에서 웅크리고 있는 자가 가까이 오고 있다는 증거다.
“이대로라면 군대를 유지할 수 없겠는데….”
“본녀가 보기에도 군대란 점점 의미를 잃어가고 있다.”
문제는 이것만이 아니었다. 나도 뮌헨으로 오면서 본 게 있다. 하늘이 침침해지고 낮이 급격히 짧아졌다. 날씨가 추워져 곳곳의 식물이 말라죽어갔다.
농가의 소문이긴 하지만 밤이 되면 전에 없던 망령들이 나타나 산 사람을 찢어죽이며 기괴한 축제를 벌인다고 했다.
재앙은 인간과 마족을 가리지 않았다.
“발러, 북쪽의 소식을 들어보니 일부 마왕들이 알 수 없는 광기에 정신이 나가버렸다고 한다. 부하들을 베어 죽이고 아무 목적도 없이 닥치는 대로 파괴하고 다닌다고 그러더군. 인간이고 마족이고 곁에 있으면 살육하고 본다는 얘기다.”
“…….”
“그 외에도 종말론자들이 혹세무민을 하거나, 제국 곳곳에서 약탈과 방화 등의 소요 사태가 끊이질 않는다. 다른 차원으로 이주하게 해주겠다고 거금을 요구하는 마법사들도 있고.”
발푸르기스는 바이에른을 안정시키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지만 쉽지 않다고 한다. 드디어 이 세상이 갈 데까지 가고 있다는 느낌이었다.
“근데 저것들은 왜 태웁니까? 매장하지 않고.”
발푸르기스와 마리가 마수를 훌륭히 막긴 했지만 사망자가 없었던 건 아니다. 병사들이 그들의 시체를 모아 화장하고 있었다. 공성전이 벌어지는 급박한 상황도 아니고 유족이 시체를 수습하고 싶어할 텐데.
“모르는가? 날이 침침해진 이후부터 매장하면 죽은 자가 무덤을 파고 튀어나온다. 이제는 태워버리는 수밖에 없다.”
“…종말 때문에 사령술사들이 모두 실직하겠군요.”
“발러, 농담이 나오는가.”
발푸르기스는 드물게 눈을 흘기며 날 툭 때렸다. 나는 솔직히 사과한 뒤에 검은 구름으로 가득 찬 하늘을 올려다보며 한탄했다.
“이대로라면 이 행성의 문명은 한 달도 못 버티겠군.”
매서운 바람과 함께 마치 재 같은 시커먼 눈발이 흩날리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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