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ndmancer of the Scorched Desert RAW novel - Chapter (404)
불탄 사막의 모래술사 404화(404/416)
<h2 data-p-id=”0″ data-original-font-size=”30″ style=”font-size: 27px !important;”>404화</h2>
<p><br></p>
<p><br></p>
<p><br></p>
<p>마정석 발전소는 네오 서울의 가장 중요한 시설 중 하나였다.</p>
<p>네오 서울에서 사용하는 대부분의 전력은 모두 이곳에서 만들어진다.</p>
<p>전력은 시청이 있는 중앙 구역이나, 동 구역, 혹은 서 구역 할 것 없이 차등을 두지 않고 공평하게 공급된다.</p>
<p>모든 구역이 마정석 발전소에 일정 지분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p>
<p>네오 서울의 기반이 되는, 워낙 중요한 시설이다 보니 어느 한 구역이 독점할 수 없는 구조로 만들어졌다.</p>
<p>동서남북, 네 구역은 모두 마정석 발전소 건설에 참여했고, 경계 및 유지 보수할 책임을 갖고 있었다.</p>
<p>그중 남 구역이 건설한 곳이 바로 마정석 발전소 외곽의 방어탑이었다.</p>
<p>방어탑은 결계 발생 장치가 설치되어 있는 주요 시설이었다.</p>
<p>당연히 수많은 각성자들이 상주하고 있었고, 남 구역에서도 주기적으로 사람을 보내 시설을 점검했다.</p>
<p>이 미터가 넘는 엄청난 체구를 자랑하는 데릭은 방어탑의 보안을 책임지는 경비대장이었다.</p>
<p>데릭은 무투계 C급 각성자였다.</p>
<p>단단하고 거대한 체구를 이용한 격투술로 적을 분쇄하는 것이 그의 주특기였다.</p>
<p>데릭은 날카로운 눈빛으로 방어탑을 방문한 이들을 바라봤다.</p>
<p>지금 시간은 밤 12시였다.</p>
<p>모두가 잠자리에 들 시간에 예고도 없이 방문객들이 온 것이다.</p>
<p>데릭이 그들이 내민 출입 카드를 받아 들며 물었다.</p>
<p>“이 시간엔 어쩐 일입니까? 아직 정기 점검까지는 며칠 남은 것으로 알고 있는데?”</p>
<p>“아! 예상치 못하게 일정이 꼬여서 미리 앞당겨서 하기로 했습니다.”</p>
<p>“그래요?”</p>
<p>그래도 데릭이 미심쩍은 표정으로 방문객들을 바라봤다.</p>
<p>하나같이 처음 보는 얼굴들이었다.</p>
<p>“오던 분들이 오지 않고…….”</p>
<p>“말했잖습니까? 일정이 꼬였다고. 이곳에 오기로 한 이들은 다른 곳으로 파견 갔습니다.”</p>
<p>일행의 리더로 보이는 남자는 눈 하나 깜빡하지 않고 태연히 대답했다.</p>
<p>“그쪽의 이름은?”</p>
<p>“장우항입니다. 여기 신분증.”</p>
<p>남자, 장우항은 샤오룬이 만들어 준 신분증을 데릭에게 내밀었다.</p>
<p>신분증은 진짜였기에 판독기에도 무사히 넘어갔다.</p>
<p>데릭은 미간을 찌푸리면서 신분증을 다시 장우항에게 넘겨줬다.</p>
<p>“좋소! 작업 시간은 얼마나 걸릴 것 같소?”</p>
<p>“두 시간 정도?”</p>
<p>“평소보다 오래 걸리는군.”</p>
<p>“일단 예상은 그렇지만, 좀 더 단축될 수도 있습니다.”</p>
<p>“알겠소! 통과!”</p>
<p>데릭은 부하들에게 신호를 보냈다.</p>
<p>출입 카드와 신분증이 확실한 이상 그들을 막을 명분이 없었다.</p>
<p>“그럼 수고하십시오.”</p>
<p>장우항이 서글서글한 표정으로 인사하며 통과했다.</p>
<p>그의 뒤를 따라 전랑대가 걸음을 옮겼다.</p>
<p>데릭은 한쪽에 비켜서서 그들의 모습을 예의 주시했다.</p>
<p>그다지 어울리는 조합은 아니었다.</p>
<p>얼굴에 화상 입은 중년 남자. 왜소한 늙은이, 싸늘한 표정의 젊은 남녀, 그리고 속내를 전혀 읽을 수 없는 남자까지.</p>
<p>장우항과 마찬가지로 그들의 신분도 확실했다. 하지만 묘하게 마음에 걸렸다.</p>
<p>쿵!</p>
<p>그들이 방어탑으로 들어가고 문이 닫히자 데릭이 부하를 불러 말했다.</p>
<p>“아무래도 이상해!”</p>
<p>“무슨 말입니까?”</p>
<p>“하필 이 시간에 점검 나온 것도 그렇고, 모르는 놈들이 온 것도 말이야.”</p>
<p>“그러고 보니 얼마 전에 주요 시설 전부 보안 강화하라는 명령이 떨어졌습니다. 혹시 그와 관련 있을까요?”</p>
<p>“모르지. 일단 안에 있는 이들에게 놈들의 동태를 은밀히 감시하라고 해. 수상한 짓 하면 바로 연락하라 하고.”</p>
<p>“알겠습니다.”</p>
<p>부하가 대답과 함께 안으로 달려갔다.</p>
<p>데릭의 날카로운 시선이 방어탑으로 향했다.</p>
<p>그의 별명 중 하나가 바로 미친 사냥개였다.</p>
<p>위험한 냄새를 맡는 데 도가 텄기 때문이다.</p>
<p><br></p>
<p>***</p>
<p><br></p>
<p>방어탑에 들어온 그 순간 서글서글하던 장우항의 표정이 싹 바뀌었다.</p>
<p>“한 시간 안에 모든 자료를 빼내야 해.”</p>
<p>“한 시간? 두 시간을 보고 왔잖아?”</p>
<p>모용한이 황당하다는 표정으로 장우항을 바라봤다.</p>
<p>“그 새끼 눈빛 못 봤어? 우리를 의심하는 게 분명해.”</p>
<p>“하지만 결계를 뚫고 안에 침투하려면 최소 두세 시간 이상은 필요해.”</p>
<p>“잔말 말고 하라면 해. 네가 해내지 못하면 우리 모두 죽는 거야.”</p>
<p>장우항은 모용한의 항변을 간단히 묵살한 후 당시안과 소우첸을 바라봤다.</p>
<p>“두 사람은 만일을 대비해 이곳에 남아.”</p>
<p>“알았어!”</p>
<p>“명심해! 단 한 놈도 통과시키면 안 돼.”</p>
<p>“맡겨 줘!”</p>
<p>당시안과 소우첸이 섬뜩한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p>
<p>두 사람을 뒤로하고 남은 이들이 안쪽으로 걸음을 옮겼다.</p>
<p>장우항이 모용한에게 물었다.</p>
<p>“탈출로는 확실한 거지?”</p>
<p>“걱정하지 마. 확실하니까.”</p>
<p>“든든하군. 흑노!”</p>
<p>“말하게나.”</p>
<p>“폭귀는 얼마나 준비되어 있지?”</p>
<p>“흐흐! 충분히…….”</p>
<p>“좋군! 주핑!”</p>
<p>장우항이 마지막으로 부른 이는 바로 등주핑이었다.</p>
<p>등주핑이 입을 꾹 다문 채 장우항을 바라봤다.</p>
<p>“너는 방어탑의 방어 장치부터 장악해.”</p>
<p>“흐흐! 알았어.”</p>
<p>등주핑이 음산한 웃음을 흘리며 고개를 끄덕였다.</p>
<p>장우항이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p>
<p>“좋아! 지금부터 행하는 모든 일은 지저성을 위한 것이다. 망설이지도 말고, 죄책감을 느끼지도 마라. 삼십만 명의 목숨이 우리 손에 달렸다. 이곳에서 얼마나 죽든, 절대 신경 쓰지 마라.”</p>
<p>“옛!”</p>
<p>전랑대가 한목소리로 대답했다.</p>
<p>“그럼 시작하자.”</p>
<p><br></p>
<p>***</p>
<p><br></p>
<p>방어탑의 구조는 크게 둘로 나눠진다.</p>
<p>바로 마정석 발전소를 외부와 차단하는 결계 시설과 적들을 물리치려는 공격 시설.</p>
<p>방어탑 안의 비좁은 밀실에 통제 장치가 존재했다.</p>
<p>당연히 각성자들이 상주하며 만일의 사태를 대비한다.</p>
<p>얼마 전 시청에서 주요 시설에 대한 보안 강화 명령이 내려오면서 상주하는 인원이 늘었다.</p>
<p>지잉!</p>
<p>문이 열리고, 전랑대가 밀실로 들어왔다.</p>
<p>책임자가 결계 발생 장치를 가리키며 전랑대에게 말했다.</p>
<p>“저곳에서 작업하면 됩니다.”</p>
<p>“고맙습니다.”</p>
<p>“별말씀…….”</p>
<p>푸욱!</p>
<p>그 순간 단검이 책임자의 복부를 꿰뚫었다.</p>
<p>장우항이 품에 숨겨 온 단검으로 기습한 것이다.</p>
<p>“커억!”</p>
<p>책임자가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눈을 크게 치떴다.</p>
<p>그 모습을 본 각성자들이 놀라 무기를 빼 들었고, 몇몇은 비상사태를 알리는 단추를 누르려 했다. 하지만 그들보다 전랑대의 움직임이 훨씬 빨랐다.</p>
<p>“챠앗!”</p>
<p>“뒈져랏!”</p>
<p>그들은 전광석화처럼 움직여 각성자들을 제압했다.</p>
<p>단순히 제압한 게 아니라 순식간에 숨통을 끊어 버린 것이다.</p>
<p>그야말로 무자비한 손속이었다.</p>
<p>각성자들은 비명도 지르지 못하고 목숨을 잃었다.</p>
<p>장우항이 뺨에 묻은 피를 닦으며 말했다.</p>
<p>“한 시간 안에 모든 것을 처리해야 해. 움직여!”</p>
<p>그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모용한이 결계 발생 장치에 붙었다.</p>
<p>모용한은 바로 오른손을 결계 발생 장치에 대고 정신을 집중했다.</p>
<p>그의 각성 능력은 바로 구조 파악이었다.</p>
<p>어떤 장치든, 설령 그것이 마법으로 보강된 것이라고 해도 손을 대고 마나의 흐름을 파악하면 어렵지 않게 구조를 파악할 수 있었다.</p>
<p>마광량이 도깨비 시장의 결계를 뚫고 들어간 것도 바로 모용한의 그런 능력 덕분이었다.</p>
<p>모용한이 작업하는 동안 나머지 인원은 숨을 죽이고 지켜봤다.</p>
<p>고도의 정신 집중을 요하는 작업이기에 사소한 신경도 쓰게 해선 안 됐다.</p>
<p>모용한의 이마에 구슬 같은 땀방울이 맺혔다.</p>
<p>파르르!</p>
<p>그의 눈썹이 파르르 떨리면서 땀방울이 쉴 새 없이 흘러내렸다.</p>
<p>‘미친!’</p>
<p>결계 구조를 파악하면서 모용한은 경악했다.</p>
<p>그의 상상 이상으로 복잡했기 때문이다.</p>
<p>네오 서울의 기술 수준을 과시라도 하듯 수많은 마법진과 기계 장치가 결합되어 있었다.</p>
<p>이런 수준의 결계는 지저성에 존재하지 않았다.</p>
<p>‘이 결계만 내 것으로 만들 수 있어도 지저성의 수준을 최소 두 단계 이상 높일 수 있을 거야.’</p>
<p>모용한은 호흡을 가다듬으며 더욱 정신을 집중했다.</p>
<p>파지직!</p>
<p>그만 느낄 수 있는 스파크가 튀었다.</p>
<p>그의 손이 맞닿은 곳에서, 그의 머릿속에서 튀는 스파크였다.</p>
<p>파헤치고, 또 파헤치고, 틈을 찾아내고, 흐름을 제어하며 그렇게 모용한은 결계의 구조를 샅샅이 파악했다.</p>
<p>네오 서울의 수많은 결계술사들이 붙어서 만들어 낸 결계의 구조식을 뚫고 핵에 접근했다.</p>
<p>“됐다.”</p>
<p>파츠츠!</p>
<p>모용한이 눈을 떴다.</p>
<p>그의 눈에 문이 보였다.</p>
<p>그가 결계를 조작해 만들어 낸 가상의 문이었다.</p>
<p>마침내 그의 의식이 접촉할 수 있는 통로가 열린 것이다. 그런데 통로의 상태가 이상했다.</p>
<p>물결치는 것이 금방이라도 닫힐 것 같은 것이다.</p>
<p>모용한이 자신도 모르게 욕을 내뱉었다.</p>
<p>“제기랄! 이 개 같은 새끼들!”</p>
<p>“왜?”</p>
<p>“생각보다 저들의 결계가 강해. 통로를 삼십 분밖에 유지하지 못하겠어.”</p>
<p>“진짜야?”</p>
<p>“안 좋은 소식이 하나 더 있어.”</p>
<p>“뭔데?”</p>
<p>“의식이 통로를 비집고 들어가는 순간 경보가 울릴 거야.”</p>
<p>“우회할 방법은?”</p>
<p>“할 수는 있지만, 시간이 너무 많이 걸려.”</p>
<p>“크윽!”</p>
<p>장우항의 얼굴이 일그러졌다.</p>
<p>그의 계획과 달리 너무 촉박했기 때문이다.</p>
<p>모용한이 물었다.</p>
<p>“어떻게 할 거야?”</p>
<p>“여기서 중앙 통제 장치까지 침투 가능한 거지?”</p>
<p>“가능해! 여기서도 구조와 원리는 파악할 수 있어.”</p>
<p>“시작해!”</p>
<p>“진짜?”</p>
<p>“어차피 여기까지 와서 물러날 수도 없어. 우리가 지저성의 마지막 희망이다. 시작해!”</p>
<p>“알았어!”</p>
<p>모용한이 바로 벽에 손을 대고 정신을 집중하기 시작했다.</p>
<p>그가 마정석 발전소의 마나 흐름에 개입한 그 순간이었다.</p>
<p>왜애애앵!</p>
<p>갑자기 사이렌 소리가 발전소 내부에 울려 퍼졌다.</p>
<p>모용한이 이를 악물었다.</p>
<p>“경보 장치가 작동했어. 곧 놈들이 몰려올 거야.”</p>
<p>“놈들은 우리에게 맡기고 마정석 발전소의 모든 정보를 수집해.”</p>
<p>“알았어!”</p>
<p>모용한이 다시 눈을 감고 정신을 집중했다.</p>
<p>장우항이 전랑대에게 말했다.</p>
<p>“이제부터 전쟁이다. 전력을 다해서 놈들을 막는다,”</p>
<p>그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방어탑 쪽에서 각성자들의 비명이 터져 나왔다.</p>
<p>“크악!”</p>
<p>“억! 독이다.”</p>
<p>당시안이 움직인 것이다.</p>
<p>당시안의 집안은 독과 암기의 명가였다.</p>
<p>집안의 비전은 당시안에게 전해졌다.</p>
<p>그녀는 비전에 자신만의 깨달음을 접목했다.</p>
<p>바로 마수들에게서 채취한 독을 조합해 사용하는 것이다.</p>
<p>지금 방어탑 복도엔 그녀가 만든 독이 안개가 되어 퍼져 있을 것이다.</p>
<p>방독면을 써도 소용없다.</p>
<p>그녀가 만든 독은 방독면의 정화 장치마저 녹이고 파고들기 때문이다.</p>
<p>적어도 오러 실드를 펼칠 수 있는 각성자가 아닌 이상 그녀의 독을 견딜 수 없었다.</p>
<p>“…….”</p>
<p>어느 순간 복도에 침묵이 찾아왔다.</p>
<p>독에 중독된 이들이 모두 목숨을 잃은 것이다.</p>
<p>하지만 장우항의 표정은 그리 밝지 않았다.</p>
<p>“공기 정화 장치가 작동하면 독도 소용없을 거야.”</p>
<p>위이잉!</p>
<p>그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밖에서 공기 정화 장치가 작동하는 소리가 울려 퍼졌다.</p>
<p>장우항이 흑노를 바라봤다.</p>
<p>“폭귀 새끼들을 보내.”</p>
<p>“이젠 내 차례군! 흐흐!”</p>
<p>왜애앵!</p>
<p>그가 로브를 들추자 수많은 벌레들이 쏟아져 나왔다.</p>
<p>흑노가 입고 있는 로브에 바로 아공간이 인챈트 되어 있었다.</p>
<p>아공간 속에 키워 두었던 폭귀의 새끼들은 복도를 따라 무서운 속도로 날아갔다.</p>
<p>콰콰쾅!</p>
<p>복도 저편에서 폭음이 울려 퍼지기 시작했다.</p>
<p>재앙의 시작이었다.</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