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abird and the Wolf RAW novel - Chapter (1)
바다새와 늑대 (0)화(1/347)
작은 섬마을의 새벽 공기는 항상 맑았다. 상쾌하고, 약간의 짠 냄새와 함께 시원한 바람이 불어오는 곳.
한낮이 되면 마을 안의 어머니들은 직물을 짜며 노래를 불렀다. 어부의 노래임에도 아녀자들은 일할 때 똑같이 불러댔다. 이따금 친한 옆집 아주머니가 와서 동생들에게 꿀에 절인 호두를 주었고, 우리는 어머니 몰래 고개를 숙여 호두를 먹으면서 웃음을 터트렸다.
말꼬랑지처럼 흔들리는 머리카락, 색색의 머리카락들을 꾸민 크림색의 바닐라 꽃, 물결소리처럼 울리는 웃음소리들이 가득한 바른낮밤은 그리 분주하지 않았다.
그렇게 수영을 하거나, 모래사장에 의미 없는 글과 그림을 끄적이다가 바닷물이 빨갛게 물들며 타들어 가는 불씨처럼 검게 변할 때쯤, 그 찬란한 노을을 뒤로하고 아버지들이 오신다. 뱃사람의 노래를 부르면서.
우리의 그물은 채우지 못하네
바다가 넓으니 어찌 채우리!
우리의 그물은 채우지 못하네
바다가 깊으니 어찌 채우리!
태양에 그은 피부여 굳은살 박인 이 손이여
바다와 싸우라, 푸른 눈을 찌르라
바다와 싸우라, 검은 물을 헤쳐라
바다의 주인을 찌른 마녀, 땅을 삼키는 바다
마녀를 죽여라, 바다에 피를 담가라
소금 바람의 피부여 바다를 가르는 손이여
기다리는 가족에게 돌아가리라
돌아오는 아버지들을 어머니들과 아이들은 환영했다. 정겨운 풍경이었지만, 멀리서 동떨어져 보는 그 광경은 나에게만큼은 살풍경할 뿐이라 지독하고 쓰라렸다. 그런 내 손을 동생들이 꼭 잡고 있었다.
괜찮아? 여동생이 물어본다. 나는 대꾸했다. 괜찮아.
은은하게 주변을 밝히는 고래기름 등 아래서 가족들은 웃으며 오늘 하루 무사히 돌아온 것에 안도했다. 가족들이 함께 모여 하루 동안의 이야기를 푸는 것은 지나가면 다시는 오지 못할 순간순간들이었고, 내일이면 반복될 일상이었다.
그 순간, 등불이 돌연 떨어져 깨지듯 고요한 공기를 가르고 포성이 울렸다. 수십 가구밖에 살지 않는 작은 섬 전체가 진동할 정도였다. 꺼먼 연기가 피어오른다. 나는 그 가운데에 우두커니 서서 모든 일을 지켜보았다.
밤하늘보다 검은 머리카락을 휘날리며 달려온 자가 섬을 보며 비명을 지르고, 물빛의 파란 눈이 경악으로 물들어 일그러졌다. 흰 얼굴은 창백하게 질리고, 시선은 정처 없이 사방을 헤맸다. 그리고 이내 비틀거리듯 발걸음을 옮긴다.
도망치고 있었다. 다시 그 작은 배로, 노를 힘껏 저으며. 섬의 뒤쪽으로 사라지고 있었다. 비겁하게 도망치는 그 뒷모습을 나는 하염없이 지켜만 보았다.
비명은 계속해서 울리고 커다란 배가 드러났으며, 까만 연기가 이젠 새벽과 황혼마저 볼 수 없게 만들었다. 나는 섬 뒤쪽으로 사라진 작은 배의 자취를 눈으로 좇아보다가 드러난 커다란 배를 노려보았다. 핏빛으로 물든 것 같은 커다랗고 검붉은 배를.
그러다가, 바닷바람에 눈을 감았다…….
(다음 편에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