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abird and the Wolf RAW novel - Chapter (29)
바다새와 늑대 (28)화(29/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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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화
선미루에는 클루스도와 디겔이 서로 대화를 하며 바다를 살피고 있었다. 도멤이 입김을 내뱉으며 말했다. 저 두 분은 항상 바쁘다니까. 요한이나 하몬보다도 더 바쁜 사람이 이 배에 있다면 그건 아마 둘일 거야. 나는 눈을 깜빡이며 물었다.
“하몬?”
키이엘로가 옆에서 대답했다. 본 적 없는 게 정상이야. 함저 구역에서 지내거든. 도멤이 덧붙였다. 마장석 파이프를 다루는 간부진이야. 나는 그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지나가듯 이름을 들은 적이 있는 것 같기도 했다.
손을 담그면 손끝이 푸르게 물들 것 같을 정도로 바다가 푸르렀다. 나는 바람이 스치는 머리칼을 헤집어 귀찮지 않게 치우고 바다를 물끄러미 보았다. 기분이 이상했다. 바다만 보면 가슴이 벅차던 때도 있었는데 지금은 그저 막연하고 지친 기분만 들었다.
그때 갑자기 디겔이 외쳤다.
“유리 바다에 진입한다!”
나는 굳이 그걸 말하는 이유를 모르겠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누군가에게 답을 얻기도 전에 나는 이상한 점을 스스로 깨달았다. 디겔의 외침과 함께 갑자기 바람이 확 솟구치는 것 같더니, 실내에 들어온 것처럼 그것이 뚝 멎은 것이다.
사방이 트인 바다에서 바람이 전혀 없었다. 나는 눈을 깜빡이다가 발카를 보았다. 발카는 고개를 끄덕였다.
『유리 바다는 무풍지대라고 했잖아.』
“말도 안 돼…….”
아무리 그래도 이 정도로 바람이 없다고? 내가 중얼거리는 것과 동시에 신이 난 도멤이 웃으며 난간을 향해 달려갔다. 로트! 이리 와봐! 나는 얼른 그에게 달려가 도멤처럼 난간에 매달려 아래를 보았다. 도멤과 나의 뒤를 따라 키이엘로가 천천히 걸어왔다.
바다의 수면은 놀라우리만치 잔잔했다. 선원들이 돛을 말아 올리는 것을 보며 나는 알아서 납득했다. 바람이 불지 않는다면 돛은 오히려 방해였다. 마장석의 힘으로만 천천히 나아가는 배에 의해 마치 유리판 같은 수면이 갈라졌다.
파동 하나 없는 수면은 마치 거울처럼 하늘을 그대로 비추고 있었다. 거칠게 흩뿌린 깃털처럼 보이는 구름이 수면에 비쳤다. 나는 그제야 이 바다의 이름이 유리 바다인 것을 이해할 수 있었다. 바다에 시선을 빼앗긴 나를 보며 발카는 저가 다 뿌듯한 얼굴을 했다.
감탄하는 나를 보며 키이엘로가 느긋하게 웃었다. 밤에 보면 더 멋있을 거야. 그 말에 도멤 역시 고개를 끄덕이며 웃더니 난간에 기대섰다.
“마장석만 넘쳐나면 평생 여기만 떠돌면서 유람하고 싶을 정도야.”
“아무리 그래도 계속 있을 수는 없지.”
“말이 그렇단 거지, 말이.”
우리는 낄낄거리며 펼쳐진 바다를 감상했다. 낮은 온도에 뺨이 조금 시려왔지만 크게 개의치 않을 정도로 바다는 아름다웠다. 무엇보다 바람이 불지 않아 상대적으로 덜 추웠다. 나와 키이엘로, 도멤은 땅콩을 가져와 바다를 배경으로 시시덕거리며 수다를 떨었다.
내가 던진 땅콩을 멋지게 받은 도멤에게 박수를 쳐주며 그를 침팬지에서 물개로 바꿔주는데, 갑자기 우리 사이를 비집고 다 갈라진 목소리가 울렸다.
“도와주시오!”
우리는 던지던 땅콩을 도로 잡고 서로를 보았다. 방금 무슨 소리지? 갑판 위에는 우리 셋 외에는 아무도 없었다. 돛을 올렸던 선원들도 추위에 대부분 갑판 아래로 내려간 것이 분명했다. 나는 땅콩을 입에 넣고 바다를 살폈다. 그러다가 멀리 보이는 작은 조운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