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abird and the Wolf RAW novel - Chapter (8)
바다새와 늑대 (7)화(8/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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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화
『신경 꺼, 새대가리. 그 지능으로 뭘 이해한다고.』
『사족보행 떨거지가 아가리 좀 터네?』
『난 다리가 네 개인 거고. 설마 날개 때문에 발이 두 개인 것으로 직립보행 한다고 착각하는 건 아니지, 날짐승?』
발카가 코웃음 쳤다.
『그래봤자 권능 하나 없이 오래 살 뿐인 개새끼지.』
나는 조금 황당한 기분으로 둘을 보았다.
“너희 왜 싸워?”
『로트, 알잖아. 난 개는 질색이야.』
『누가 할 말을. 나도 날개나 푸드덕거리는 조류는 싫어.』
나는 그러려니 넘기고 돛대 줄을 잡았다. 그때 키이엘로가 아, 하고 무언가를 떠올린 듯 내게 말을 걸었다.
“신고식은 내일까지랬지?”
“…아마 내일까지.”
“그, 아마 내일 낮이면 잔치를 할 거야. 내가 물자를 조달해 와서 오랜만에 음식이 넘치게 많을 테니까.”
그래서? 내가 되묻자 키이엘로는 어색한 듯 뒷목을 연신 문지르며 어물거렸다. 아마 그래서 시끄러울 거고, 장루는 불편하니까 잔치를 틈타서 디겔 아저씨께 갑판 아래 해먹을 주라고 얘기해봐……. 도멤이 너한테 전해주려다 뒤늦게 떠올린 것 같더라.
유용하기는 한 내용이었다. 안 그래도 딱딱한 나무 바닥에서 구르며 자려니 삭신이 다 쑤시던 참이었다. 해먹에서 잔다면 지금보다는 피로감이 덜하겠지.
나는 알았다며 고개를 끄덕이다가 물었다.
“잔치라면 가만히 있기만 해도 돼?”
“물론, 되지. 다만 잔치를 준비할 때는 돕는 편이 좋을 거야. 농땡이 피우다가 들키면 요한에게 좀 고약한 잔소리를 들을 수도 있거든.”
근데 그 전에 아마 도멤이 널 챙겨주지 않을까? 키이엘로의 말에 나는 허어, 하고 내키지 않는 얼굴을 했다. 요한이 누군지는 모르겠지만 성가신 사람 중 하나인 듯했다. 그보다 도멤 그 녀석은 내 어디가 좋다고 계속 챙기려 드는 거지. 이제 신참 뒤치다꺼리는 관둘 때가 되지 않았나?
내 표정을 읽은 듯 키이엘로가 첨언했다. 도멤은 원래 좀 힘이 넘치는 놈이야. 나는 슬슬 그가 사회성이 없는 것과는 별개로 눈치가 좋은 편이라는 것을 깨달아야만 했다.
어쨌거나 내일은 좀 시끄럽겠다 예상하며 고개를 끄덕이는데, 발카가 돌연 고개를 들고 하늘을 보았다. 어깨를 살짝 파고드는 발톱에 몸을 움찔 떨다가 눈을 깜빡이며 발카를 보는데, 발카가 침음을 흘리며 말했다.
『이대로 가면 안 돼.』
“뭐?”
“무슨 일이야?”
키이엘로도 눈을 깜빡이며 발카를 보자, 발카가 날개를 퍼덕였다. 텐이 인상을 찌푸렸지만 그게 문제가 아니었다. 발카가 목을 길게 빼 하늘을 향해 치켜들었다. 바람의 냄새를 맡는 것 같았다. 윤기가 자르르한 깃털이 긴장한 몸을 따라 부르르 흔들렸다. 그러더니 발카가 침착하게 말했다.
『지금 항로로 가면 폭풍과 마주해. 지금은 조금 멀지만, 배의 속도가 천천히 빨라지고 있어. 분명 아래에서 마장석으로 속도를 높이는 중일 거야. 하지만 안 돼! 방향을 틀어야 해!』
나는 그 말을 듣고 눈을 크게 뜨고 키이엘로를 돌아보았다. 그의 표정도 나와 비슷한 상태였다. 아니나 다를까 조금 밝아진 하늘을 보니 아까는 눈치채지 못한 구름이 듬성듬성 짙어지고 있었다.
선수가 향하는 방향에서부터 바람이 불어 머리카락을 흩어놓았다. 수평선 쪽의 하늘은 아예 먹구름이 끼어있었다.
발카가 다시 외쳤다.
『전방으로 직진하면 폭풍의 영향권에 진입한다! 뱃머리를 서북서로 돌려!』
그 말에 나는 잡았던 돛대 줄을 놓았다. 당장 키를 돌릴 생각이었다. 그때 키이엘로가 조금 굳은 얼굴로 내 팔뚝을 잡았다. 내가 깜짝 놀라 키이엘로를 보자, 그가 서둘러 말했다.
“항해사는 디겔 아저씨야! 디겔 아저씨께 가야 해!”
“가자.”
키이엘로가 앞서 달려가고, 나는 팔이 잡혀 얼결에 그의 뒤를 따라 뛰어갔다.
조타실로 향하는 선미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