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ameless martial arts reincarnation RAW novel - Chapter 382
381화 신이 되는 길(9)
콰르릉! 콰아앙! 우지지직!
무전이 주먹을 내지르면 하늘이 울렸고.
사자맹주가 검을 내리찍으면 땅이 갈라졌다.
그야말로 무신들 간의 대결.
그 광경을 보던 정파의 모두는 알 수 있었다.
만약 이 대결에서 무전이 진다면 정파 무림에 희망은 없다고.
‘무전아…….’
태청진인이 언제든지 뛰어나갈 기세를 풍기며 자신의 검을 쥔 손에 힘을 주었다.
비록 사자맹주에게 대적할 순 없겠지만, 한 수는 막을 수 있으리라.
그러던 중, 무전이 고전하는 것이 보였다.
그의 복부가 꿰뚫리며 힘없이 밀려 나간 것이다.
“허어…….”
“이런!”
일촉즉발의 상황.
태청진인이 이형환위를 펼쳐 무전의 곁으로 달려 나가려던 그때.
푸욱!
하얀 빛을 두르고 어디선가 날아온 검이 사자맹주의 심장을 꿰뚫었다.
완벽하고 아름다운 이기어검이었다.
강호 전체를 통틀어 저만한 검공을 펼칠 수 있는 사람은 단 하나뿐.
바로 무황성주였다.
그가 사자맹주의 시체를 확인하러 걸어가자 모두가 환호성을 질렀다.
“우…… 우와아아-!”
“우리가 이겼어! 전룡당주께서 전대 성주님의 원수를 갚으셨다고!”
“오늘부터 무황성을 욕하는 놈은 나의 원수가 될 것이다!”
“사파 놈들 다 뒤졌다!”
하지만, 정파 무림의 지휘부는 긴장을 놓지 않았다.
아직 좋아하긴 이르다는 걸 알기 때문이다.
“이런 비겁한 놈들! 합공을 하다니?!”
“개 같은 새끼들, 뭣들 하느냐! 당장 정파의 위선자들을 죽일 준비를 하거라!”
“맹주가의 무사들은 검을 들어라!”
사자맹으로선 정파의 비겁한 암습에 맹주를 잃은 셈이었으니 분노가 눈을 가림은 당연했다.
이윽고.
덜컹.
사자맹 본단의 정문이 열리고 사파의 무리가 정파 연합을 향해 쏟아져 나왔다.
“전룡당주를 죽여라!”
이에 가장 먼저 반응을 보인 이는 검군이었다.
백전노장인 그는 애초에 사자맹주가 죽는 것으로 전쟁이 끝나지 않을 것을 예상하였던바.
“검을 들어라! 가장 앞서서 적을 막는다!”
사자맹 본단의 문이 열리자마자 칠백의 만련검단을 통솔하여 앞으로 달려 나갔다.
그 뒤로 정도맹과 구룡성이 움직였다.
“정도맹은 사마외도의 무리를 척결하라!”
“화산의 제자들은 나를 따르라!”
정도맹주가 외침과 동시에 진궁은 화산의 제자들을 이끌고 달려 나갔으며.
“한 놈도 살려 두지 마라!”
성주인 적사중이 외치자 구룡성의 오백 결사대가 각자의 무기를 뽑으며 달려 나갔다.
사자맹의 공격으로 스승을 잃은 단운과 위지풍이 당연한 듯 앞장섰다.
그렇게 두 세력이 충돌하기 직전.
후화확!
사자맹주의 시체가 누워 있던 곳에서 막대한 사기의 폭풍이 몰아쳤다.
부르르.
검군은 온몸의 솜털이 곤두서는 것을 느끼고 발을 멈췄다.
그리고.
콰앙!
사기에 휩싸인 검강이 날아와 만련검단의 일백 검수를 참살했다,
“…….”
“…….”
정파 연합은 물론 사자맹조차 경악을 금치 못했다.
분명 사자맹주의 심장이 갈라진 것을 모두가 목격했다. 그런데도 멀쩡히 살아난 것이다.
검군이 작게 탄식했다.
“……이런.”
맹주님께서 부활하셨다-!
사기충천한 사자맹이 정파 연합에 달려들었다.
* * *
남궁무영의 검격이 떨어져 내렸다.
산을 뭉개 버릴 만한 위력.
본래라면 피해야 하겠지만, 지금은 적아가 섞여 있는 상황이었다.
막지 않고 피하려다간 뒤에 있던 아군이 몰살을 피할 수 없었던바, 무황성주가 검을 움직였다.
쿠우웅!
“크헙!”
일전 내게 가르침으로 내려줬던 의지의 검이 제왕검형과 맞섰다.
피슉.
무황성주의 얼굴과 팔에 돋아난 핏줄이 터져 나갔다.
우드득.
오른팔이 부러졌는지 기이한 각도로 꺾임과 동시에 그의 애검이 반으로 부러졌다.
하지만.
이 모든 희생 끝에 그는 남궁무영의 일격을 막는 데 성공했다.
나 역시 가만히 있을 수는 없는 노릇.
무황성주와 남궁무영이 검을 마주하고 있는 사이, 나는 남궁무영의 등 한복판에 최대 출력의 회월을 터뜨렸다.
작은 블랙홀이 생겨나더니 막대한 인력이 발생하여 남궁무영의 몸을 비틀려 했지만.
샤아아!
뱀과 같은 사기가 일어나 통째로 회월을 잡아먹었다.
‘무슨 내공이 AI냐고…….’
아니, 세상에 어떤 내공이 스스로 일어나 공격을 막는단 말인가.
어이없었지만 지금은 그런 것에 불만을 품을 시간조차 없었다.
지금 이 자리에서 싸움을 지속하면 아군의 피해가 걷잡을 수 없이 커진다. 페이즈 2에 진입한 놈을 한시라도 빨리 끝장내야 한다.
“죽어라!”
남은 내공을 탈탈 털어 펼친 마지막 공격.
바로 아끼고 아꼈던 결전기 천왕경의 무전 버전, 천월(天月)이었다.
뻐어어억!
주먹을 쥐고 사기로 뒤덮인 남궁무영의 등을 후려치니.
——!
보름달과 같이 생긴 에너지의 결정체가 생겨나며 빠른 속도로 팽창하기 시작했다.
모든 것을 소멸시키는 힘 앞에 남궁무영의 사기가 힘없이 바스러졌다.
남궁무영 역시 가만히 있지 않았다.
본능적으로 움직이며 천월의 중심을 향해 제왕검형을 펼쳤다.
뻐어어엉!
막대한 충격파가 생겨나 주위의 모든 것들을 날려 버렸다.
“큭!”
막대한 물리력을 지닌 기운이 천월의 팽창을 저지했다.
그 모습을 본 나는 목청을 쥐어짜 외쳤다.
“지금이니!”
미리 약속한 작전을 펼치기 위함이었다.
“으합!”
무황성주가 부러진 오른손 대신 왼손으로 검을 잡았다.
그리고.
화아악!
부러진 검 위로 솟아나는 백색 찬란한 빛.
심검(心劍).
검객으로서 이룰 수 있는 최후의 비전을 펼친 것이다.
완전하고 빠른 검로가 남궁무영의 몸에 수놓아졌다.
무황성주의 검은 놈의 팔을 잘랐고 다리를 찔렀으며 목의 절반을 갈라 내었다.
푸욱! 푸욱! 서걱!
무황성주가 통탄의 한마디를 내뱉었다.
“얕았다!”
“그 정도면 충분합니다!”
말은 이렇게 했지만, 아쉬운 일격이 아닐 수 없었다.
클리셰 범벅인 삶을 살아 본 결과, 목이 떨어질 때까지…… 아니, 아예 머리를 터뜨릴 때까지는 안심해서는 안 되기 때문이다.
치이익…….
실제로 지금도 남궁무영의 상처가 실시간으로 치료되고 있지 않은가.
“모두 물러서!”
사자후와 함께 천월을 터뜨렸다.
콰아아아앙!
커다란 폭발이 일어나며 주위의 모든 것을 파괴했다.
쿠웅…….
남궁무영의 몸이 사자맹 본단의 성벽을 뚫고 처박혔다.
절대지경이라도 즉사할 만한 위력의 폭발.
하나, 놈의 죽음을 직접 눈으로 확인하지 않으면 안심할 수 없다.
‘남은 내공은 일 할 미만.’
고오오오…….
나는 끝장을 내기 위해 사자맹 놈들이 수두룩하게 모여 있는 본단 쪽을 향해 천왕신보를 펼쳤다.
“천룡검대는 맹주님을 지킨다!”
“지호검대는 패군을 막아라!”
“창천검대는……!”
맹주가의 무사들이 온 몸을 던져 나를 막아섰다.
“흡!”
쿠르릉. 콰아앙!
최대한 넓게 퍼뜨린 파월이 전면을 휩쓸었다.
순식간에 시체가 된 자들이 쓰러지며 공간이 생겨났다.
“비켜!”
곧장 천왕신보를 펼쳐 그 사이를 파고들었지만.
“더는 못 지나간다!”
일곱의 노검수가 앞을 가로막았다.
하나하나가 절대지경이 분명한 고수들.
‘여기서 시간을 더 끌면 안 되는데…….’
척.
“맹주님을 해하려거든 우리부터 죽여야 할 것이다!”
그런 그들 뒤로 수많은 무사들이 모여들었다.
일 갑자도 남지 않은 내공.
부족한 시간.
하지만 저들을 무시하고 지나갈 방법이 없었다.
결국 방법은 하나였다. 모두 죽여 뚫고 지나가는 수밖에.
“죽는 게 소원이라면야 들어줘야지!”
그렇게 힘으로 뚫고 들어가려던 순간.
“……!”
후우웅!
등 뒤에서 익숙한 기파가 느껴졌다.
사일검 후예사일.
태양이라도 뚫을 수 있을 듯한 두 줄기의 검강이 일곱의 노검수들을 노리고 쏘아진 것이다.
그뿐만이 아니었다.
쿠르릉. 콰아앙!
단운과 이풍진인의 청운적하검이 그들의 머리 위로 떨어졌고.
부우우웅!
어강충소의 강기가 서린 전백의 태도가 바위라도 쪼갤 기세로 떨어져 내렸으며.
치이이익…….
당두천의 독강이 주변의 적을 차단하였다.
“무전아! 괜찮은 게냐?”
“여기는 우리에게 맡기거라!”
“사파 잡놈들이 이리 설치다니……. 말세구나. 말세야.”
“뒈지기 싫으면 길을 비켜라!”
그 뒤로 장조부님과 적일이삼 처형들을 필두로 구룡성의 오백 정예들이 들이닥쳤다.
하나같이 피투성이가 된 모습.
필시 나를 돕기 위해 혈로를 뚫고 온 것이 분명했다.
그리고 그때, 전장의 기류가 한순간에 변하는 일이 벌어졌다.
우르르르.
일견 보기에도 족히 삼천은 되어 보이는 무인들이 전장에 난입한 것이다.
만약 적이라면 아군이 포위될 게 분명한 상황.
모두가 촉각을 곤두세우던 그때.
“남궁 놈들에게 북궁의 힘을 보여 줘라!”
“호연회는 사마외도의 무리를 처단하라!”
우와아-!
그들이 아군임을 확실히 알려 주는 사자후가 들려왔다.
북궁의 종친회와 호연회가 함께 들이닥친 것이다.
그러자 단운이 자신의 검을 들어 사자맹을 가리켰다.
“가라. 가서 이 싸움을 끝내고 와라.”
이토록 뜨거운 사내들이 목숨을 걸고 나섰는데, 어찌 가만히 있을까.
“금방 올 테니까 다치지나 말고 있으라고.”
“성으로 돌아가면 술이나 한잔하자.”
씨익.
“좋지.”
장조부님의 사자후가 터져 나왔다.
“후방은 아군이 지켜 줄 것이다. 구룡성은 앞만 보고 길을 뚫는다!”
구룡-!
순식간에 벌어진 혈투.
나는 피가 쏟아지는 전장을 뚫고 달려 나갔다.
퍽!
덤벼오는 적의 머리통을 터뜨렸고.
“더는 못 지나간다!”
앞을 가로막는 적의 목을 부러뜨렸으며.
“막아! 막으라고!”
쾅!
몸을 던지는 무리를 폭사시켰다.
그렇게 혈로를 만들어 내며 전진한 끝에.
“남궁무여엉!”
마침내, 남궁무영이 뚫고 들어간 성벽 안으로 몸을 날릴 수 있었다.
그리고 그 순간이었다.
“진무저어언!”
힘없는 검이 나를 노려온 것은.
아무리 지쳤어도 내공 하나 없는 검을 못 막을쏘냐.
콰직, 우드득.
대번에 쥐어 부러뜨리고 검을 휘두른 놈의 가슴을 걷어찼다.
“쿨럭.”
가슴뼈가 부서진 놈이 피를 토하며 날아갔다.
“……백무하?”
“정……말, 끝……까지…… 악……연이구나.”
초절정의 고수라도 가슴이 부서지면 살아날 방도가 없다.
이유는 모르겠지만 내공을 전부 잃은 상태인 백무하가 죽음을 피할 순 없었다.
하지만, 놈의 마지막 유언대로 그와 나의 인연은 끝까지 악연으로 점철되었다.
“……!”
백무하의 등장에 정신이 팔린 찰나, 남궁무영의 검격이 날아왔던 것이다.
쿠우웅!
반응이 늦었던 탓에 제대로 막지 못했고.
우지직.
호신강기를 뚫고 들어온 그의 검이 내 갈비뼈를 통째로 으스러뜨렸다.
쾅!
그대로 날아가 전각에 처박혔다.
“쿨럭! 우웩!”
장기가 상했는지 피가 끝도 없이 역류했다.
“크흐…….”
완전히 사기에 잠식됐는지 눈이 시뻘게진 남궁무영이 나를 향해 걸어왔다.
완전히 잘려 나갔던 팔이 다시 돋아나진 않았지만, 그 외에 모든 상처가 아물어 있었다. 반쯤 잘린 목도 어느새 흉터만 남긴 채 붙어 있었다.
‘일어나야…….’
지금 놈을 해치우지 못하면 다시는 기회가 없을 터.
아니, 가만히 있으면 살아날 방도가 없었기에 나는 온 힘을 다해 일어섰다.
“크윽.”
어떻게든 전왕류를 펼치려 했지만, 어디가 잘못됐는지 내공을 끌어올리기가 힘들었다.
“젠……장!”
그 사이 남궁무영의 검이 내 머리를 향해 떨어져 내렸다.
하지만, 그의 검은 내게 닿지 못했다.
쿠우웅!
어디선가 나타난 두 자루의 소검이 나 대신 그를 막은 것이다.
콰직!
커다란 압력에 나 대신 검을 막아선 이의 팔이 그대로 터져 버렸고.
퍼억!
남궁무영의 검은 무심하게도 그의 가슴을 헤집었다.
그리고 나 대신 검을 맞은 그가 고개를 돌렸다.
“양 노대?”
대체 어떻게 여기 있는지 모르겠으나, 청구서의 묘지기가 나를 살리기 위해 목숨을 버린 것이다.
씨익.
그가 괜찮다는 듯한 웃음을 지었다.
“꼭 이기거라.”
그때였다.
전왕기에 시동이 걸린 것은.
파지직.
남은 내공을 탈탈 털어 내 무공의 시작점인 박룡십삼투를 펼쳤다.
퍼억!
주먹을 날려 남궁무영의 심장을 터뜨렸고.
콰직.
각법으로 목을 부러뜨렸으며.
퍼퍼퍽! 빠아악!
그의 장기를 모조리 부숴 버렸다.
‘살아날지도 모른다.’
즉사를 피할 수 없는 공격이었지만 지금은 방심할 때가 아니었기에.
“으아아!”
나는 남궁무영의 하나밖에 남지 않은 팔을 잡아 뜯었다.
푸화확!
검을 쥔 채 통째로 뜯겨 나간 팔의 단면에서 사기가 터져 나왔다.
그리고 그 순간.
[그……만……하자.]남궁무영이 입을 열었다.
“허억! 허억!”
맑은 눈으로 돌아온 그가 무릎을 꿇은 채 나를 올려다봤다.
[허무하구나. 이럴 줄 알았…….]담담한 어조로 입을 여는 남궁무영.
분위기상 유언을 지껄이려 하는 것 같았지만.
퍼억! 퍼억! 퍼억! 퍼억!
“죽어! 죽어! 죽어!”
[끅……! 그, 그만!]나는 애초에 놈의 유언을 들어 줄 생각 따윈 없었다.
완전히 곤죽이 되어 버린 그의 머리를 바라보며 말했다.
“지랄하고 있네.”
처절했던 싸움이 마침내 끝이 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