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ciopaths are good at investigating RAW novel - Chapter 121
121화. 축복.
저도 모르게 어깨를 움츠리고 치헌의 말을 듣고 있던 성용.
그가 번뜩 정신을 차리더니.
“뭐해!? 빨리 이 새끼들 잡아!”
덩치들에게 소리쳤다.
“예 형님!”
“다 죽여!”
덩치들이 큰 소리로 대답하고는 룸 안으로 달려들었다.
저벅- 저벅-
치헌은 긴장한 기색도 없이 문 쪽으로 걸어가더니.
퍼억-!
“우억!”
선두에 있던 덩치 복부에 풀 파워로 주먹을 꽂아 넣었다.
덩치는 그대로 뒤로 튕겨져 날아가 뒤에 있던 덩치들에게 처박혔다.
치헌은 그에 그치지 않고.
퍼억-! 퍼억-! 퍼억-!
뒤에 있던 덩치들에게 기대어져 있는 선두 덩치의 복부에 계속 강펀치를 날렸다.
“으억! 으억! 으… 윽…”
그는 처음엔 비명을 지르다가 나중엔.
“……”
눈이 풀려 그대로 주저앉고 말았다.
“이 씨팔 짭새 새끼가!”
이어 칼을 든 덩치가 치헌에게 달려들었으나.
꽈악-
치헌은 방검장갑을 낀 손으로 칼날을 잡고.
스윽- 쨍그랑-
그대로 비틀어 꺾어 칼을 바닥에 떨어뜨렸다.
그리고는.
“형사한테 칼질할 땐 죽을 각오로 해야 해.”
“…!”
“뒤질 준비 됐다는 거지?”
빠악-!
그대로 팔꿈치로 그의 턱을 뭉개버렸다.
퍼억-! 퍼억-! 퍼억-!
그 뒤에도 그의 얼굴과 몸을 가리지 않고 난타가 이어졌다.
얼마 지나지 않아 그도 앞의 덩치와 똑같이.
“……”
추욱 늘어졌다.
“이… 이런 씨…”
좁은 문에서 일렬로 서서 싸우고 있는 터라 덩치들은 치헌을 감싸고 싸울 수 없었다.
게다가 앞서 있던 조직원들이 반병신이 된 상황.
그들이 겁에 질려 머뭇거리고 있는데.
“……”
자신들을 노려보고 있는 성용과 눈이 마주치고는.
“… 야, 일단 전부 룸 안으로 들어가! 그 다음에 싸잡아!”
다시금 우르르 달려오기 시작했다.
그 거구들이 룸 안으로 들어오는데도 치헌은 겁을 먹기는커녕.
“드루와 이 개새끼들아.”
오히려 이 상황을 즐기고 있었다.
그때부터 그의 신기(神技)가 펼쳐졌다.
퍼억-! 퍼억-! 퍼억-!
우드득-
“으아아악!”
콰당탕탕-!
“억!”
타닥-
두두두두두두두-!
“쿠헉, 쿠헉, 크헤엑…”
빠각-
드득득-
“아아악!!”
나와 경수는 멍하니 그 광경을 가만히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단순히 싸움을 잘 한다, 무력이 뛰어나다는 정도로 표현할 수 없는 움직임이었다.
그것은 행위를 넘어선 기(氣)의 영역이었다.
관우가 내게 했던 말이 십분 이해되었다.
이건 단순히 탁월하거나 출중한 정도의 느낌이 아니라.
‘경이.’
경이로웠다.
그의 기는 상대를 누르고 찢어발겼다.
지금 그는 인간이 아니라 괴수였고, 무기였다.
괴수는 압도적인 힘으로 인간을 파괴했고, 무기는 무차별 적으로 목표물을 폭격했다.
물론 나와 경수가 계속 그 광경을 지켜보고만 있었던 건 아니었다.
“이야압!”
뒤에서 마이크로 치헌의 머리를 찍으려던 덩치를.
“이 돼지 새끼가 어딜!”
경수는 되레 마이크 줄로 그의 목을 묶어 뒤로 잡아끌었다.
스스스스-
바닥을 설설 기어 치헌의 발목에 칼질을 하려던 덩치는.
꽈악- 빠각-
“아악!”
퍼덕턱-
내가 방검 장갑을 낀 손으로 손목을 비튼 뒤 그대로 바닥에 패대기쳤다.
“너흰 뒤로 빠져.”
치헌은 곧장 나와 경수가 제압한 덩치 쪽으로 오더니.
두두두두두두두두-
풀 마운트를 잡고 무차별 양손 폭격을 가했다.
순식간에 덩치의 얼굴이 걸레가 되었다.
퍼억-! 퍼억-! 퍼억-!
우드득-
투두두두두두-
쉬익-
콰광쾅-!
그렇게 덩치들이 달려든 지 채 5분도 되지 않아.
“……”
상황은 다 정리되었다.
우리는… 아니, 치헌은 작은 찰과상 하나 입지 않고 덩치 10명을 때려눕혔다.
“백성용이 너 이리 와.”
이제 치헌은 방향을 틀어 보스에게로 다가갔다.
“이 씹새끼가 끝까지 가오잡고 앉아 있지? 오늘 개박살내줄게.”
괴수의 살기.
그 공포스러운 기운에 성용이 주춤하며 소파 뒤로 바짝 붙었다.
치헌이 그의 멱살을 잡아채려던 바로 그때.
“팀장님.”
내가 그들 사이를 파고들었다.
“그만하시죠. 증거 충분히 입수했으니 백성용은 청으로 데려가서 조사하면 됩니다.”
“뭐? 증거?”
“이거요.”
내가 가슴에 끼워져 있는 펜을 가리켰다.
“백성용이 부하들에게 범행을 지시한 것, 영상으로 다 녹화해놨습니다.”
내 말이 잠시 치헌이 벙져있더니.
“야!!”
마침내 살기를 풀고 걱정스러운 얼굴로 말했다.
“영상녹화를 하면 진즉 말했어야지! 나 얘들 패는 거 다 찍혔을 거 아냐!”
“그건 카메라 돌려놓고 소리만 녹음했습니다. 영상은 백성용 진술 부분만 확보해놨어요.”
“아 그래? 휴, 다행이다.”
그는 금세 ‘인간 장치헌’으로 돌아왔다.
“그럼 이 개새끼 이제 체포해야겠네.”
치헌이 성용에게 다가가려던 그때.
철컥- 철컥-
콰강-!
다다다다다다-
건물 1층 출입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리더니.
“장팀장님!”
정규를 비롯한 금수대 3개 팀 직원들이 우르르 올라왔다.
뒤엔 기섭과 현민도 보였다.
그들의 손엔 빠루와 절단기가 들려 있었다.
정규는 바닥에 널브러져 있는 조직원들을 둘러보더니.
“원래 이런 식으로 수사합니까!?”
대뜸 치헌에게 따지듯 말했다.
“변기섭 경사는 왜 배치장소가 아닌 다른 곳에 있었던 겁니까? 어떻게 엉뚱한 곳에서 나온 전달책 위치를 곧장 알아챈 거예요?”
“……”
“그리고 장팀장님 차도 마찬가지입니다. 본래 배치장소였다면 저희보다 늦게 도착했어야 하는데, 어떻게 미리 와 있을 수 있죠?”
“……”
“저희 금수대를 속이고 따로 작전을 하신 겁니까? 범인 검거 공적을 가로채려고? 하, 참나.”
“……”
“1층 문까지 걸어 잠그고 아주 준비를 단단히 하셨더군요. 이렇게 공적 쌓아서 뭐 나중에 승진이라도 하실…”
“시끄럽고.”
치헌이 그의 말을 끊은 뒤 성용의 멱살을 잡고 정규 앞에 내밀었다.
“최팀장님 수갑 채우세요.”
“… 예?”
“당신 수갑 채우라고요. 그거 바란 거 아닙니까?”
“……”
그러자 정규가 당황한 얼굴로 입을 다물었다.
보통 합동수사 시 검거실적은 ‘수갑을 채운’ 자에게 돌아가는 게 형사들 사이의 불문율이다.
그러니 치헌이 정규에게 당신 수갑을 채우라고 하는 말은.
“작전 총괄하셨으니 공적 가져가시라고요.”
공적을 양보하겠다는 말이다.
“그리고 지방청 팀장 할 정도면 현장 상황 파악 좀 제대로 하세요. 여기 조폭 새끼들이 자기 스스로 이렇게 퍼질러 쓰러졌겠습니까? 건물 1층 문을 내가 잠갔겠어요? 좆같은 작전 피해서 죽을 고비 넘겨가며 범인 검거해놨더니 이상한 뻘소리 하고 있어.”
“……”
“백성용이랑 여기 조폭새끼들 일단 전부 살인교사 및 살인미수 혐의로 체포하시고, 돈세탁 혐의는 천천히 터세요. 검거실적은 다 가져가든 말든 상관없으니까, 나중에 우리 탁경위 원하는 조건이나 몇 개 들어줘요.”
그리고는 치헌이 나를 찾았다.
“정태 얘 어딨냐. 야, 정태야!”
나는 그때 방을 나와 카운터에 있었다.
“……”
홍설희는 그 새 가게를 빠져나가고 없었다.
가게 뒤쪽에 보니 비상문이 있었는데 그리로 나간 모양.
나는 차분히 가게 이곳저곳을 둘러본 뒤.
‘음.’
처음 가게에 들어올 때 설희가 들고 있던 전화기를 세심히 살폈다.
“야, 정태야.”
그때 치헌이 방에서 나와 날 불렀다.
“네.”
“최팀장한테 말할 거 있다며. 미리 얘기해줘.”
치헌을 뒤따라 나온 최정규 팀장.
그가 뻘쭘한 표정으로 내게 물었다.
“원하는 조건이라는 게 뭔지…”
“백성용 조사 시 제가 잠깐 조사에 참여할 수 있게 해주세요. 그리고 백성용 휴대폰 디지털 포렌식 자료도 좀 주시고요.”
“아, 알겠습니다. 그 정도야 당연히 해드려야죠.”
항상 어깨를 펴고 당당히 있던 정규가 고개를 끄덕끄덕하며 굽신거렸다.
“그럼 저희도 도와드릴 테니, 많이 다친 애들은 119 불러서 직원 한 조씩 붙여 병원 보내고.”
치헌이 마지막 지휘를 했다.
“나머지는 수갑 걸어서 청으로 데리고 들어가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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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시각, 서울 어딘가의 한 교회.
“백성용이가 잡혔다네.”
“그게 누구죠?”
안쪽 조용한 방에서 두 남자가 이야기하고 있다.
“버팔로 양대석이랑 사업하는 놈인데, 너 모르니?”
억양이 특이한 장발의 남자가 의자에 엉덩이만 걸치고 축 늘어져 앉은 채 물었다.
맞은편엔 가운과 스톨을 입은 목사의례복 차림의 남자가 앉아있었다.
그가 차분한 얼굴로 답했다.
“들어본 적 있는 것 같네요.”
“자꾸 이래가이 되겠니? 백성용이 타고 양대석이까지 털리면 어쩌려고 그러니? 짭새 한 놈한테 다 잡아맥힐기야?”
“……”
“이래되믄 엄한 우리 애들만 죽어난 거 아이니. 나는 할 몫을 다 했는데, 니기들은 자꾸 이래 위기를 만들어서야 되겠니?”
“그쪽 인력을 쓴 건 제가 아니라 한시호입니다.”
“한시호도 너희랑 같은 패거리 아이니?”
“그렇게 치면 당신도 저희와 같은 패거리죠.”
목사가 차갑게 대답하자 장발 남자가 눈을 번뜩였다.
그의 왼쪽 눈부터 턱까지는 길게 칼자국이 나 있었다.
“한시호와 가깝게 지내는 의원님과 차관님을 찾아가 따지세요.”
“그 양반들은 만나기가 영 힘이 들어서 말이야. 그래도 니는 교회 오면 바로바로 만날 수 있잖니.”
“이렇게 불쑥불쑥 찾아오는 것도 삼가주세요. 여긴 신성한 종교시설입니다. 이런 이야기를 할 곳이 아니에요.”
“풋.”
장발남자가 비소를 흘렸다.
“뭐 신성? 지랄 옘병 떠는 소리 하지 말라. 정신 나간 교주새끼 입에서 어째 그런 단어가 나오니?”
“……”
“명심하라.”
그가 웃음을 싹 거두고는 덧붙였다.
“우리는 비즈니스를 하는 기지 정으로 뭉친 기 아이야.”
“……”
“이 짭새새끼 지금 마지노선까지 온 기야. 이 이상 넘어오면 수를 써야 된다는 기지.”
“……”
“내가 볼 때 본보기를 보여줄 놈은 니놈뿐이야. 니 신자들 중엔 내 동포들도 많고, 또 니랑 내는 색깔이 비슷하니까.”
“……”
“니들 자꾸 무너지면 내도 니기랑 비즈니스 할 이유가 없어. 내 말 뭔 말인지 알아들었니?”
목사는 잠시 그를 가만히 쳐다보다가.
“알겠으니 이제 가세요. 신자들 만나러 가야 합니다.”
덤덤히 대답했다.
그렇게 장발 남자를 떠나보내고.
“후.”
목사는 자리에서 일어나 뒤쪽 문을 통해 교회 안쪽으로 나갔다.
“……”
텅 빈 예배당 구석에 단정한 복장의 소수 신자들이 목사를 기다리고 있었다.
총 다섯 명이었는데, 네 명은 바닥에 무릎을 꿇은 채 눈을 감고 기도를 하고 있었고.
나머지 한 명은.
“오늘은 의식이 있는 날입니다.”
긴 나무 테이블 위에 줄로 결박된 채 누워 있었다.
몸은 결박되어 있지만 그의 얼굴은 편안했다.
입은 양쪽으로 쭉 퍼져 미소까지 짓고 있었다.
“다들 마음을 깨끗이 씻어내셨습니까?”
“아멘.”
“그럼 시작하겠습니다.”
결박된 남자를 사이에 두고 목사가 무릎을 꿇은 채 신자들과 마주 앉았다.
“일신교 36년 14월 49일. 의식을 거행하겠습니다.”
목사가 눈을 감은 채 중얼거렸다.
신자들 또한 소리 없이 입을 중얼거리며 무언가를 간절히 바랐다.
“삶은 고통이요, 천국에서의 영생은 축복입니다.”
이들에게 이 의식은 요식행위가 아니었다.
“하늘의 선택을 받은 자들은 마땅히 그 책임을 다해야 합니다.”
신성하고 숭고한 의무였다.
“우리는 마땅히 삶의 고통을 이겨내며 하나님에게 가고자 하는 이들을 인도해야 합니다.”
“아멘!”
“마귀와 악이 득실거리는 현세에서 성도들을 구원해주어야 합니다.”
“아멘!”
“오늘 저희는 또 다시 기꺼이 구세주가 되려 합니다.”
그때 신자 중 한 명이 앞으로 걸어 나오더니.
슥-
테이블 밑에서 긴 톱을 꺼냈다.
“다 같이 하나님의 이름으로 기도합시다.”
결박된 남자는 이 상황이 기쁜 듯 계속 미소를 유지하고 있었다.
“구원된 성도의 길을 축복하며.”
신자는 덤덤한 표정으로 톱을 테이블 위로 가져가더니.
“아멘.”
서걱- 서걱-
푸슈슈슉-
그대로 결박된 남자의 목을 썰었다.
선의의 거짓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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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지트 소설 (구:아지툰 소설) 에서 배포하였습니다.
웹에서 실시간으로 편리하게 감상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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