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ciopaths are good at investigating RAW novel - Chapter 150
150화. 하나라도.
“뭐… 뭐야!?”
부아아앙-
경수도 뒤늦게 기어를 수동으로 바꾸고 엑셀을 밟았다.
“어떻게 우리가 오는지 알고 있었지?”
“이철성 계장이 알려준 겁니다.”
손잡이를 단단히 붙잡은 채 내가 말했다.
“이계장은 영장이 발부된 오늘 급하게 포천에 들렀어요. 여기서 홍설희를 만나 형사들이 곧 들이닥칠 거라고 알려준 거예요.”
“그걸 왜 여기까지 와서 알려줘? 전화로 알려주면 되잖아.”
“여기 꼭 들려야 할 이유가 있었겠죠.”
“이유?”
“고주임님이 말씀하신 ‘중요한 것’을 가져가야 한다거나 그런 거요.”
“…!”
부아아아앙-
끼기기기긱-
빨간 스포츠카는 순식간에 메인 도로로 접어들었다.
산길이라 굴곡이 심한데도 전혀 속도를 줄이지 않았다.
경수는 마력이 딸리는 관용차를 있는 힘껏 밟아 겨우 따라붙고 있었다.
– “홍설희 차량 발견했습니다! 차량번호는 10마XXXX 빨간색 스포츠카입니다. 현재 하산곡동 산 999-11에서 남편으로 도주 중이며 광하나가 추적 중입니다. 1, 2, 3기장들 부대원 통솔해서 차단막 좁히세요!”
치헌이 다급하게 지휘하자.
– “1기장 칠팔!”
– “2기장 칠팔입니다!”
– “3기장 칠팔!”
곧바로 답신이 들려왔다.
“차단막 때문에 도주하진 못할 겁니다. 하지만 저 속도는 너무 위험해요. 주민들이 다칠지도 모릅니다.”
기동대원들이 차벽을 치고 있긴 하지만 다들 거리가 3km 이상 떨어져 있다.
차량 통행을 위해 교차로 부근에 경력을 배치했기 때문이다.
일정 반경 안에 묶어두긴 했지만 그 사이에 갈라지는 많은 길이 있다.
언제 주민들과 사고가 날지 모르는 상황.
“아니, 그런데.”
치헌이 의아하다는 듯 물었다.
“이철성은 왜 홍설희랑 같이 안 있고 떨어져 있는 거지?”
그 말과 동시에.
– “팀장님. 기섭입니다. 이철성 차량도 발견했습니다!”
기섭의 무전이 들려왔다.
– “이철성은 여기서… 북서편으로 갑니다! 팀장님이 가셨던 그 곳이요!”
– “아, 칠팔! 계속 따라 붙어! 실시간으로 위치 구연(연락)하고!”
– “칠팔입니다!”
이로써 우리는 갇힌 공간에서 빙글빙글 도는 형국이 되었다.
나와 치헌, 경수는 북서편에서 남쪽으로,
기섭과 현민은 동쪽에서 북서편으로 추적 중인 상황.
“999-11에서 991, 989…”
그 사이 나는 휴대폰으로 지도를 켜 우리 위치를 확인한 뒤.
– “2기장 여기 광하납니다! 교통 통제 인원 2명 제외한 대원들 전원 기동마(기동대원 버스) 탑승해서 북편으로 쭉 달리세요.”
지휘를 시작했다.
– “북편으로요? 얼만큼 말입니까?”
– “하산곡동 970-35까지 이동하세요!”
– “970-35. 칠팔!”
– “3기장은 1개 제대 마을 쪽으로 빼서 주민들 나오는 거 통제하세요.”
– “주민통제 칠팔입니다!”
– “현재 도주차량 주행 속도가 100km 이상입니다. 1, 2, 3기장 차벽 친 뒤엔 차에서 전원 하차, 도로 바깥으로 병력 다 빼세요. 안전이 최우선입니다!”
‘칠팔’하는 답신이 연속으로 들려왔다.
“고주임님.”
무전을 끝낸 뒤 경수에게 말했다.
“이번 코너에서 최대한 차 앞으로 바싹 붙이세요.”
“뭐? 지금도 속도 너무 빠른데?”
“붙이세요. 왼쪽으로 들어가는 길 막으면 도주로가 하나가 됩니다.”
“야. 아무리 그래도 코너에서 속력을 더 어떻게 내? 차 뒤집어진다니까?”
“보이기엔 급커브처럼 보여도 지도상으론 완만합니다. 믿고 밟으세요.”
“……”
“밟으세요!”
“에잇!”
부아아아앙-
경수가 엑셀을 더 세게 밟아 속력을 올렸다.
스포츠카는 코너에서 속력을 줄였고.
“으아아아아아!”
경수는 소리를 지르면서도 브레이크를 밟지 않았다.
쉬시시시시식-
스윽-
바람을 가르며 차를 붙인 끝에.
“우왓! 바로 코앞까지 왔어!”
정말 바로 앞까지 따라붙는 데 성공했다.
“어휴 씨팔! 간 졸여 죽겠네.”
앞좌석에서 모든 스릴을 다 느끼고 있던 치헌이 두 손으로 손잡이를 꽉 그러쥔 채 욕을 내뱉었다.
그러거나 말거나 나는.
“왼쪽 앞으로 나가서 길 못 들어가게 막으세요!”
계속 지시를 했다.
부앙- 부아아앙-
경수가 왼쪽으로 차선을 이동해 끊어 밟기로 차를 붙여 핸들을 틀지 못하게 막으니.
쌔애애앵-
스포츠카가 그대로 직진 통과 했다.
나는 곧장 다시 무전기를 들었다.
– “2기장 기동마 멈추세요!”
– “멈추라고요?”
– “그 자리에 신속히 차벽 치세요!”
– “아, 차벽. 칠팔입니다!
– “1기장 기동마 2기 쪽으로 신속히 이동하세요! 차벽 2단으로 쳐야 합니다!”
– “칠팔!”
구불구불한 산길이 끝나고 직선도로가 이어졌다.
스포츠카는 계속 가속을 내 몇 분간 앞으로 쭉쭉 뻗어나갔다.
하지만.
끼기기기기긱-
얼마 가지 못해 굉음을 내며 급히 멈춰 섰다.
“어휴, 엄청 빠르네. 차벽 없었으면 백프로 놓쳤겠어.”
전방엔 가로로 길을 막고 서 있는 기동대 버스가 보였다.
도로 옆으로는 수십 명의 기동대원들.
– “1기 2차 차벽설치 완료입니다!”
때맞춰 1기동대 인원들도 도착했다.
– “기동대원들 갓길 따라 도주차량 쪽으로 오세요. 1기동마 차벽 설치했으니 2기동마는 앞으로 접근해 차량 도주로 완전 차단하세요.”
– “도주로 차단 칠팔!”
버스는 차체를 돌려.
우우우웅-
앞으로 다가왔고.
“차에서 나오질 않네.”
우리도 관용차 속도를 늦춰 차량 쪽으로 가까이 다가갔다.
끼익-
그렇게 차를 가까이 붙인 후 하차했다.
똑- 똑- 똑-
“홍설희 씨! 밖으로 나오세요!”
치헌이 창문을 두드리며 소리쳤지만 별 반응이 없었다.
그는 팔을 걷더니.
퍽-! 퍽-! 퍽-!
“나오세요!”
주먹으로 창문을 더 세게 치기 시작했다.
쾅-! 쾅-! 쾅-!
“나오시라니까!”
치헌이 창문을 부술 듯 쳐대자.
스윽-
손가락 한 마디 크기 정도 창문을 내렸다.
“왜 이러시는 거죠?”
좁은 틈 사이로 그녀의 음성이 들려왔다.
조수석은 비어 있었다.
“제가 묻고 싶습니다. 왜 이렇게 위험하게 도망치시는 겁니까?”
“무섭게 따라 오시니까요. 제가 뭘 잘못했나요?”
가까이 가자 그녀의 모습이 더 확연히 보였다.
그런데.
‘충혈된 눈동자, 벌건 목, 단추가 뜯긴 셔츠, 소리를 지른 듯 잠겨있는 목소리.’
그녀의 상태가 좀 이상했다.
“한시호 사망 건부터 사우나 마약사건, 최근 남자 유흥접객원들 실종건까지. 계속 홍설희 씨에 연관된 범죄들이 발생하고 있어요. 뭐 잘못해서 이렇게 급하게 도주한 거 아니에요?”
“저는 다 모르는 일인데요. 제가 죄를 저질렀다는 증거도 없잖아요.”
“하 참나.”
치헌이 인상을 팍 구겼다.
“요즘은 잡았다 하면 개나 소나 증거 증거 거리네.”
“뭐라고요?”
“범인으로 호창되어 추적중인 자는 준현행범으로 간주할 수 있어요. 죄도 없는 사람이 그렇게 도망 칠 이유가 있습니까?”
“제가 호창되고 있는지 어떻게 알아요? 그냥 따라 오길래 무서워서 도망친 거라고요.”
“아니 이 아가씨가 진짜. 나랑 지금 말장난 하자는 겁니까?”
내가 옆에 다가가 덧붙였다.
“중앙선 침범 23회, 전 구간 과속으로 속도위반. 이전 범죄들 따져볼 필요도 없이 방금 도로교통법 위반하셨어요. 내려서 신분증 제시하세요.”
“……”
“안 내리시면 윈도우 브레이커로 창문 부수고 강제 진압합니다.”
두 번째 마주침.
더 퀸에서와 달리 그녀의 눈동자가 흔들렸다.
벼랑 끝에 왔음을 직감한 걸까.
그때.
– “즈즈즈즈… 야 이 샊…”
무전기가 지직거리며 고함소리가 들려왔다.
– “이 새끼야 휘발유 안 놔!?”
휘발유?
– “어어어어 안 돼! 우왁!”
거센 고함소리 후.
– “팀장님!!”
기섭이 다급한 목소리로 무전했다.
– “큰일 났습니다! 이철성이 집에 휘발유를 뿌리고 불을 붙였어요!”
– “뭐!? 거기가 어딘데?”
– “처음에 팀장님이 가려고 했던 목적지, 그 인근에 있는 집입니다! 빠른 속도로 번지고 있어 진입이나 소화도 불가합니다!”
– “야 이씨, 전부 다 대피해! 불 번지면 너희 다 죽어!!”
광수대 1팀과 기동대원들 모두 무전을 듣고 당황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하지만 나는.
‘영장이 발부된 오늘에야 이철성이 포천으로 왔고… 현재 홍설희의 상태… 이철성이 불을 지른 것…’
오늘 있었던 일들을 머릿속에서 겹치는 작업을 했다.
일련의 사건들이 가리키는 사건의 실체는 뭘까.
그렇게 생각하며 주위를 둘러보고 있던 내 시선은.
‘…!?’
홍설희의 얼굴에 멈췄다.
그녀가 이전보다 더 당황한 얼굴로 안절부절 못하고 있었다.
아니, 당황한 게 아니라.
띠이- 띠이- 띠이-
분노하고 있었다.
부와앙-
“어어어 뭐야!? 차 시동 꺼!”
그녀는 다시 차에 시동을 걸더니.
웨애애애앵-
전속력으로 후진을 해.
콰강-!
끼기기기긱-!
“저 미친년이!”
관용차를 들이받고 급회전해서는.
부아아아아앙-!
온길 그대로 다시 달아나기 시작했다.
다다다다다-
나와 치헌, 경수는 약속한 듯 뛰어.
스슥- 탁-
부아아앙-!
차에 올라 타 곧장 추적을 실시했다.
치헌이 무전기를 들었다.
– “경기남부청 상황실 여기 서울청 광하납니다! 광하나 위치하고 있는 포천 하산곡동 999 인근 화재 발생했습니다. 119 연락해 출동 가능한 물차(소방차) 최대한 지원해주세요! 병차(구급차)도 필요합니다!”
– “아 화재 발생, 칠팔입니다! 물차 바로 공발(출발)시키겠습니다.”
– “1, 2, 3기대 기동마 탑승해서 저희 따라오세요! 개인 소화기 전부 챙기고요!”
– “칠팔입니다!”
– “현재 10마XXXX 스포츠카 차량 다시 북서편 방면으로 도주 중인 상황입니다. 상황실 참고하시고 인근 순마까지 전부 지원해주세요!”
– “칠팔입니다!”
다급히 인근 파출소 순찰차에 지원 요청하는 무전이 이어졌다.
끼기기기긱-
웨애애애앵-
설희는 아까보다 더 급하게 차를 몰았고,
경수도 수동모드로 기어를 바꿔 겨우겨우 앞 차를 따라갔다.
‘이미 도주로는 막혔어. 게다가 이 방향은 막다른 곳으로 가는 길. 게다가 무전을 듣고 분노한 걸 보면 지금 설희가 가려는 곳은…’
“이년 갑자기 왜 도주하고 지랄이야? 약 한 거 아냐 이거?”
“이철성이 있는 곳으로 갈 거예요.”
“뭐?”
“지금 불타고 있는 집이 자기 집이거든요.”
“…!?”
“증거를 인멸하고 있는 겁니다. 안에 있는 서류나 기타 자료들을 다 태워 없애려는 거예요.”
내 말에 치헌이 미간을 찌푸렸다.
“갑자기 그게 무슨…”
“저희가 올 때까지 홍설희는 자기 집 근처에 있었고 이철성은 저희 도착 직전에 다른 곳으로 도주했어요. 홍설희는 무언가를 지키려 했고 이철성은 그것을 뺏으려 한 겁니다.”
“!?”
“홍설희 상태 보셨잖아요. 누군가와 실랑이를 벌인 거예요. 정황상 그 누군가는 이철성이 될 수밖에 없고요.”
“실랑이라면…”
“이철성에게 약점이 되는 무언가가 그 집에 있었던 거예요. 지금은 홍설희를 검거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내가 룸미러를 노려보며 재촉했다.
“불 번지기 전에 증거 하나라도 살려야 합니다. 최대한 빨리 가야 해요!”
아주 높은 확률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