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ciopaths are good at investigating RAW novel - Chapter 174
174화. 세상을 사는 사람들.
천천히 눈을 떠보니.
“괜찮아?”
하얀색 네모들 사이로 경수의 얼굴이 보였다.
나는 본능적으로 지금 상황을 파악했다.
저 네모는 천장이고 나는 지금 누워있다.
“어떻게 된 거죠…?”
말이 평소보다 느리게 나왔다.
온몸에 힘이 없었다.
팔을 보니 링겔 주사가 꽂혀 있다.
내가 있는 곳은 1인 병실.
“너 내리 3일을 잤어. 어떻게 사람이 3일이나 자냐?”
3일을 잤다고?
물속에서 헤엄친 건 잠깐인 것 같았는데.
“금주희 과장님 왔다 가셨어. 과로래. 다른 이상이 있는 건 아니니 오늘 하루 푹 쉬고 내일 퇴원하면 돼. 대신 오늘 진짜 푸욱- 쉬어야 해.”
드륵-
그때 치헌이 병실로 들어왔다.
“어? 정태 깼네? 몸 좀 어때?”
그의 이마엔 땀이 송골송골 맺혀 있었다.
“하, 이제 더 이상은 못 막아. 도대체 몇 명이나 오는 건지…”
“…?”
“지금 병원 앞에 너 보러 온 사람 쫙 깔렸어.”
날 보러온 사람?
“여태 우리가 수사한 피해자들이랑 그 가족들은 물론이고 뭐 생전 듣도 보도 못한 서울청 내 서장들, 타 지방경찰청장들까지 왔다고.”
그들이 왜…
“게다가 방송국이란 방송국에선 다 와서 카메라 들이밀지, 심지어 국회의원까지 왔다니까?”
“……”
“물론 보여주기 식으로 표 얻으려고 온 거겠지만, 참 탁정태 대단해. 의원님들까지 행차하게 하고.”
“……”
“아휴, 아무튼 방금 기동대원들 도착해서 겨우 인파 막았어. 안정을 취해야 한다는데도 어찌나 들어오려고 안달인지. 내 살다살다 축복하러 온 사람들 막아보긴 처음이다 야.”
그가 소매로 땀을 슥슥 닦으며 말을 이었다.
“그래도 네가 얼굴 봐야할 사람들은 추려서 들여보내도록 했어. 이제 곧 제수씨랑 같이 들어올 거야.”
그 말이 끝나자마자.
“내를 막는다는 기 말이 되나!”
교철이 씩씩거리며 들어왔다.
그는 나를 보더니 이내 성난 표정을 풀고는.
“하이고 증태야 개안나!? 누가 니 이래 만들었노? 마, 다 패 직이뿌까!”
“저 스스로 그랬습니다. 과로래요.”
“… 아, 글나?”
그 뒤로.
“탁형사님!”
“아… 안녕하세여.”
윤정수 기자와 명호.
“주임님 괜찮아요?”
“탁경위님, 아휴 어쩌다가…”
“정태 씨 일어났구나!”
기섭과 현민, 가락과 은빈도 들어왔다.
나는 그들이 괜찮냐 물을 때마다 고개를 끄덕였다.
정우는 검찰에 피해자조사를 받고 저녁에 올 예정이라고 했다.
잠시 동안 다들 인사를 나눈 뒤엔.
“이호중, 서인혁 얘들 이제 탈탈 털릴 거야.”
내가 잠들어 있던 기간 동안 있었던 일 얘기가 오갔다.
“검거한 다음 날 구속영장이랑 압수수색영장 바로 나왔어. 지금 이호중이랑 서인혁 집 감식만 3일 째 하고 있는데 벌써 의미 있는 증거들이 나오고 있어.”
“…?”
“하남 지하실에서 나왔던 여성 피해자들 머리카락이 집안 곳곳에서 발견됐어. 죽이기 전에 유흥접객원으로 집에 데려 왔었나봐. 죽일 놈들…”
불끈 주먹을 쥐는 치헌.
“지금 이정재 검사가 눈에 불을 켜고 수사하고 있어. 아마 남은 여죄까지 싸그리 다 털어낼…”
“그보다…”
내가 그의 말을 끊고 물었다.
“유관우 청장님은 어떻게 됐습니까?”
그는 잠시 멈칫하고는.
“유청장도 구속됐어.”
한숨을 내쉬며 답했다.
“정태 네가 한 말도 이해가 되지만, 법원 입장에선 물증대로 갈 수밖에 없잖아. 이호중, 서인혁과 같이 백양에 묶인 사람을 봐줄 수가 없는 거지.”
“그건 잘못된 조치입니다. 제가 다시 수사해서 진실을 밝혀내야…”
“알겠어. 알겠으니까…”
이번엔 치헌이 내 말을 끊었다.
“오늘은 푹 쉬라고. 수사는 내일 생각하고.”
그는 표정으로 ‘제발 좀 쉬어라.’고 말하는 듯했다.
주변을 둘러보니.
“……”
다 똑같은 표정.
“이로써 백양 멤버가 다 검거된 거야.”
치헌이 덤덤한 투로 계속 말했다.
“이호중, 서인혁, 홍설희, 양대석, 안동현 거기다 장천까지. 피의자들 싹 다 검거된 데다 숨기고 있는 죄까지 다 털었어. 중범이 30년 동안 매달린 백양을 네가 드디어 해체시킨 거라고.”
백양의 해체.
그 말을 들으니 순간 온몸이 찌릿했다.
“정태 네가 매천파출소 첫 회식 때 그랬잖아.”
옆에 있던 경수가 말을 보탰다.
“숨겨진 것을 밝혀내고 잘못된 것을 바로잡기 위해 경찰이 됐다고.”
그때가 생생히 떠올랐다.
모두 술잔을 들고 내게 집중하고 있던 모습.
“너 지금 대한민국에서 가장 꽁꽁 숨겨진 것을 밝혀낸 거야. 또 대한민국에서 가장 잘못된 것을 바로 잡은 거고.”
“…!”
소름은 더더욱 증폭되었다.
처음 경찰이 되겠다고 마음먹었던 시점과 현재가 겹치며 묘한 분위기가 만들어졌다.
“대한민국 최악의 범죄가 드디어 끝난 거야.”
“……”
“그러니 적어도 오늘은 푹 쉬어. 머리에서 수사 생각 다 지워버리고.”
경수가 말을 끝맺음과 동시에.
또각- 또각-
“탁경위.”
김종직 경찰청장이 부속실 직원들 몇 명과 함께 병실로 들어왔다.
교철과 치헌이 ‘충성!’하며 인사를 했고, 종직은 그러지 않아도 된다며 그들의 손을 내려주었다.
그는 내 앞으로 오더니.
“정말 고생 많았네.”
아련한 표정을 하고 날 봤다.
잠시 인사치레하는 말이 오간 뒤.
“현장에서 자네를 보며 느낀 게 많았네. 경찰의 의무는 무엇이고 어떤 마음을 가지고 근무해야 하는지.”
“……”
“자네가 말했듯 나는 청장에 별로 어울리는 사람이 아니더군.”
그가 잠시 틈을 두고 말을 이었다.
“내일부로 청장직에서 내려오기로 했네.”
“…!”
“더 좋은 사람이 조직을 이끌어줄 걸세.”
나는 조금 놀랐다.
그가 조직을 잘 관리하지 못하긴 했지만, 인천에서 활약이 적지 않았는데.
이렇게 직에서 물러나버리다니.
“퇴직 전에 자네에게 선물을 하나 주고 싶어서 왔네.”
“…?”
“내가 줄 수 있는 게 이런 것 밖에 없네. 좋은 마음으로 받아주게.”
그러자 옆에 있던 부속실 직원이 널따란 판을 가져다주었고.
착-
종직이 판을 펴서 곧은 소리로 외쳤다.
“검거유공 특별승진.”
“…!?”
“경위 탁정태. 위 사람을 경감에 임함.”
“!!”
이어 임명장과 함께.
“받게.”
무궁화 2개가 빛나는 철제 경감 계급장과 근무복 계급장, 꽃다발을 내게 건넸다.
나는 멍한 상태로 그것을 받았고.
“앞으로도 조직의 발전에 힘 써주게.”
또각- 또각- 또각-
종직은 그 말을 끝으로 병실을 나갔다.
잠시 정적 후.
“이게 뭔 상황이고? 잠깐 있어봐라, 그러니까 정태 니 지금…”
교철이 잠시 말을 흐렸다 이었다.
“경감 달아뿟다 이 말이가!!”
그 외침을 시작으로.
“탁정태! 축하한다!”
“정태 나 버리고 한 계급 또 올라가는 거야? 짜식, 축하해!!!”
“어머 정태 씨 경감 완전 대박!”
“와 축하드립니다 주임… 아니 탁경감님!”
“탁형사님 축하드려요! 이 기사는 제가 쓰겠습니다!”
“추… 축하해여 형사님.”
다들 환호를 쏟아냈다.
평소라면 그냥 넘겼을 상황.
하지만 왜일까.
‘하…’
호흡이 조금씩 버거워지고 가슴 안쪽이 간지러웠다.
물고기들이 춤을 출 때 느꼈던 그 느낌이 너무나 강렬히 전해져왔다.
수사를 비워낸 머리에 사람들의 응원과 격려, 웃음과 사랑이 마구 쏟아져 들어왔다.
그렇게 환호가 한참 동안 터진 후.
“내 다음 달 명예퇴직인 거 알제?”
일상 얘기가 이어졌다.
“여기 있는 사람 전부 다 참석해라이.”
“애보기 바빠서 참석할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저도 연애 중이라 못 갈 것 같은데요.”
“뭐시? 장팀장, 고경위! 너거 이딴 식으로 나올기가?”
“하하, 농담입니다 농담.”
나는 아직 경감 임명의 여운이 가시지 않아 정신이 멍했다.
아니, 임명의 여운이 아니라 환호의 쾌감이 가시지 않은 듯했다.
“으… 은빈 님 예뻐여.”
“네? 은빈 님이요? 푸핫. 그냥 제수씨라고 부르세요.”
“제… 제수씨여?”
“정태 씨랑 친하시잖아요. 그럼 그렇게 부르면 돼요.”
“아하…”
그런데 신기하게도 사람들의 표정과 웃음소리는 더 선명하게 인식되었다.
멍한 정신 속에서도 그들의 행복과 기쁨이 명확히 전해져왔다.
이런 기분은 또 처음인데…
“아 참 정태야.”
가만히 허공을 응시하고 있는데 치헌이 날 불렀다.
“너 찾아온 사람 중에 재밌는 제안을 하는 사람도 있었어.”
“…?”
“여기.”
그가 내게 명함을 건넸다.
“출판사 직원인데 네 이야기를 책으로 내보고 싶대.”
내 이야기를… 책으로?
“어디서 들었는지 제수씨가 취미로 글 쓰는 것도 알고 있더라고. 그래서 글은 제수씨가 쓰고, 이야기는 네가 제공하는 걸로. 어때? 이참에 돈 좀 벌어봐. 우리 조직 출판은 허용해주잖아.”
그 말을 듣고 은빈이 수줍게 웃었다.
“야, 정태야. 이거 무조건 오케이 해야 돼. 네 이야기는 있는 그대로만 써도 소설 같다고! 그냥 쓰기만 쓰면 대박일 거야. 네 팬들만 다 사도 수만 권은 팔릴 걸!?”
옆에서 호들갑을 떠는 경수.
그를 보며 내 이야기가 글로 표현되는 것을 상상했다.
내가 겪었던 수많은 사건과 수사는 차치하고서라도.
‘소중한 순간들을 남길 수 있다면.’
내가 경찰생활을 하며 느꼈던 소중한 감정들을 글로 남길 수 있다면.
그 멋진 순간들을 사람들과 나눠 더 깊고 길게 기억될 수 있다면.
“좋네요.”
해보고 싶었다.
“오, 정말!?”
그때부터.
“증태야. 내는 분명히 출연시켜라이. 실명으로다가.”
사람들의 요구가 빗발쳤다.
“야, 나는 좀 덜 험악하게. 알지?”
“나는 똑똑하게! 막 우스운 캐릭터로 하면 안 돼!”
“저도 써주시면 안 됩니까?”
“저도요!”
“……”
분명 내 이야기를 쓰라고 해놓고.
다들 왜 저러는 걸까.
“저랑 정우 얘기도 해주실 거죠?”
은빈도 내게 넌지시 물었다.
“물론입니다. 은빈 씨랑 정우가 없었으면 지금의 저도 없었을 테니까요.”
그렇게 말하고 우리는 서로를 가만히 바라봤다.
수사 외에 다른 쾌락을 처음으로 갈망하게 해준 그녀.
그녀가 없었다면 나는 예전의 딱딱한 탁정태로 영원히 남아있었을 것이다.
이렇게 사건을 해결하지도, 다른 맛의 쾌락을 느끼지도 못했을 것이다.
“그럼 책의 마무리는 오늘이 되겠네. 백양을 탁! 잡고 정태가 탁! 깨어난 오늘로.”
경수가 팔짱을 끼고는 음, 하며 눈을 위로 올렸다.
“정태 넌 에필로그에 뭐라고 쓸 거냐?”
“…?”
“이야기가 끝난 뒤에 작가가 쓰는 말 있잖아. 거기에 뭐라고 쓸 거냐고. 보통 작가들은 이 이야기는 사실 어쩌고 저쩌고 끝나니 감정이 어떻고 이런 거 막 쓰거든.”
아직 글을 쓰지도 않았는데 에필로그를 정하는 게 이상하긴 했지만.
나는 그 상황을 얼른 상상해봤다.
그리고 잠시 후.
“아무 것도 쓰지 않을 겁니다.”
덤덤히 답했다.
“엥? 왜?”
“필요 없으니까요.”
“헐.”
그가 어이없다는 듯 입을 벌렸다.
“에필로그가 왜 필요 없어? 글은 이렇게 표현되었지만 사실은 이러이러하다. 이러이러한 내용을 더 전달하고 싶었다 등등 할 말 많지 않아?”
“다 필요 없는 말들입니다.”
내가 잠시 틈을 두고 덧붙였다.
“제 이야기는 누군가에겐 빨간색으로, 누군가에겐 초록색으로 와 닿을 겁니다. 누군가에겐 장난감 기차로, 누군가에겐 하늘의 별로 와 닿을 수도 있죠. 이야기는 읽는 사람과 맞닿으며 각자의 방식으로 완성되는 것입니다. 제가 함부로 어떻다 저떻다 이야기 할 수 없어요.”
“……”
“굳이 이야기 마지막에 할 말을 적는다면…”
내가 잠시 말을 흐렸다 이었다.
“감사하다고. 이 소중한 이야기를 함께 나눠주셔서 감사하다고 적겠습니다. 그뿐입니다.”
잠시 정적 후.
“이야, 탁정태~!”
경수가 다시 호들갑을 떨었다.
“벌써 작가 다됐네? 완전 작가 같이 이야기하잖아?”
“……”
“하, 나는 말이야. 내가 만약에 작가라면…”
그때부터 또 다시.
“고경수 이놈 실제로 보면 훨씬 잘 생겼다고. 사람도 진짜 멋진 놈이라고 쓸 거야.”
“지랄 말고. 내가 작가라면 장치헌 이 사람은 소프트 아이스크림 같이 부드러운 사람이라고 쓸 거야.”
“내는 하나도 안 촌스럽고, 오히려 고급스러운 서울 사람 같다고 써도고잉.”
시끌벅적 얘기들이 오갔다.
“에이, 소프트아이스크림은 너무했다. 무슨 아이스크림이 이렇게 커요?”
“뭐야!?”
“서장님도 어떻게 서울사람입니까? 써도고잉이 뭐예요 써도고잉이.”
“뭐시!? 고갱수 니 오늘 마이 까부네.”
“갱수가 아니라 경숩니다. 증태가 아니라 정태고요.”
“이 자슥이!”
“푸하하.”
치헌과 경수, 교철이 꽁트 같이 말을 주고받았고, 주위에선 웃음꽃이 폈다.
‘후…’
사실 나는 아직도 정신이 멍한 상태였다.
하지만 뭔가 모르게 지금 상태가 좋았다.
저들의 표정과 웃음소리가 선명하게 와 닿는 기분이 좋았다.
잔잔하면서도 평온한, 하지만 짙은 즐거움이었다.
수사에서 오는 쾌락과는 전혀 다른 느낌이지만.
어쩌면 수사보다 이 즐거움이 더 맛있을 수도 있겠다고 느꼈다.
이 찬란한 즐거움이 계속, 오랫동안 이어졌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때.
쉬이이익-
갑자기 창가에서 따스한 바람이 불어오더니.
스르륵-
커튼이 걷히며.
쏴아아아아아-
햇살이 안으로 파고들었다.
이어서.
샤샥-
샤샥-
‘…!?’
주위의 모든 소리가 멎으며 사람들의 행동이 슬로우 모션으로 보이기 시작했다.
이어 그들이 내뿜는 감정이 햇살에 부딪히며 시각화되었다.
아름다운 감정의 조각들.
그 수만 가지 빛들이 내게로 날아와 온몸을 적셨다.
나는 순식간에 그 감정들에 매료되었다.
‘기쁨과 환호. 즐거움과 웃음. 격려와 응원.’
그들이 느끼는 모든 감정들이 눈에 보였다.
그 감정들은 모두 날 향하고 있었다.
‘하아…’
감당할 수 없는 쾌락이 몰려왔다.
이번엔 눈이 뒤집히거나 입에 거품을 무는 쾌락이 아니었다.
온몸의 세포가 하나하나 살아 움직이는 듯한,
마음이 끊임없이 환기되고 상승되는 듯한,
너무나 짜릿하지만 동시에 길게 유지되는 쾌락이었다.
아마도 이 감정은…
‘내가 행복을 느끼는 건가.’
행복일 것이다.
그렇게 미친 듯 수사하면서도 느끼지 못했던 감정.
모든 사람들이 갈구하며 목표로 삼는 감정.
드디어 나도 이 감정을 느끼고 있는 것이다.
사람들이 왜 그토록 이 감정을 원하는지 이제야 알 것 같았다.
그리고 이젠, 어디서 이 감정을 느낄 수 있는지도 알겠다.
그렇게 행복에 젖은 눈으로 주위를 둘러보니.
‘오오…’
세상이 달라 보였다.
그곳엔 단서와 증거가 아닌 삶이 있었다.
수사와 기소가 아닌 행복이 있었다.
사건과 사물이 아닌 ‘사람’이 있었다.
며칠 전과 다를 바 없는 세상이 완전히 새롭게 보였다.
세상의 이면에 집중되어 있던 내 눈은 드디어 세상의 아름다움을 볼 수 있게 되었다.
경찰생활을 하면서 느꼈던 수많은 쾌락들이 한 번에 몰려왔다.
특히 사건이 아닌 사람에게서 오는 쾌락들.
그 소중한 감정이 마구 발현되며 나도 주변인들에게 행복의 빛을 뿜어냈다.
빛은 그들에게 갔다가 다시 내게 되돌아오며 점점 밝게 빛났다.
빛나면 빛날수록 가슴은 더 벅차올랐다.
눈앞의 장면들이 점점 더 느리게 재생되었다.
아름다운 이 순간이 무한히 느려져 멈춰버렸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환상적인 순간이 그림이 되어 영원히 남았으면 좋겠다고.
“푸하하하.”
“크크크크.”
“크하하하.”
이면이 아닌 세상을 사는 사람들.
그 아름다운 그림을 보며 나도 마침내.
씨익-
옅게 미소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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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지트 소설 (구:아지툰 소설) 에서 배포하였습니다.
웹에서 실시간으로 편리하게 감상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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